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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에게는 연목구어 (緣木求魚) 의 발상도 필요하다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18-126)

연구자에게는 연목구어 (緣木求魚) 의 발상도 필요하다

ReSEAT 전문연구위원 김영식

계 구조물의 설계와 제작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 물의 기능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는 것이다.

여기서 안전 사용 방법을 확보하는 일은 그 구조물의 사용 수명 기간 동안 파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구조물의 파괴로 인한 사고는 18세기에 증기 기관의 등장으로 대량 수송 시대가 열린 이후 수도 없이 발생해왔고, 이로 인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1912년 4월 10일, 대서양에서 파괴 침몰되어 많은 이야기를 남긴 타이타닉 호가 가장 대표적인 구조물 파괴 사고의 예라고 할 수 있다.

타이타닉뿐만 아니라, 많은 파괴 사고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특히

결함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구조물 재료 안에 균열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가정을 하고

강재 구조물의 급작스러운 취성 파괴(변형 또는 에너지의 흡수가 없이 급속하게 일어나는 파괴를 말한다. 유리나 도자기의 파괴가 이에 속한다.) 를 방지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균열 선단 영역의 변형을 X-Y 평면상이 아닌 판 두께 방향 즉, Z 방향의 변형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균열 끝 부분의 미세한 두께 방향 변형을 측정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을 때, 바로 옆 연구실에서는 Optical Fat을 이용하여 금속 표면의 평탄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Optical Fat은 두께가 10~15mm의 광학 유리로 만들어진 정확한 평행 평면 정반으로, 나트륨 같은 단색광(單色光)을 비추어 간섭 줄무늬를 만들고 금속 표면의 평탄도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측정구이다.

빛은 일정한 파장을 갖고 있다. 보통의 빛은 백색광으로, 여러 가지 파장의 빛들이 섞여 있어서 색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레이저나 나트륨 램프의 빛은 단색광으로, 파장에 따라 적색이나 황색의 색을 띤다. 이와 같은 단색광은 Optical Fat을 통해 금속의 표면에 비추면, 반사 빛은 반사 경로의 차이에 따라 간섭 줄무늬를 만든다. 따라서 금속 표면에 육안으로는 판별이 불가능한 미세한 요철이 존재하면 Optical Fat을 통한 빛이 반사 경로에 차이가 생겨 빛의 파장 단위로 줄무늬를 만든다.

이 줄무늬를 이용해서 금속의 평탄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단색광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서 균열 선단의 두께 방향 미소 변형 측정에, 금속의 평탄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적용해보았다. 즉,

균열이 존재하는 구조물 재료에 외부로부터 부하가 걸리면 균열 선단 에는 반드시 판 두께 방향으로 미세한 요철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금속 표면의 평탄도를 측정하는 방법대로 요철을 측정하면, 균열 선단 의 미소변형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균열을 가진 시험편 표면을 연마해서 반사면을 만들고 Optical Fat을 표면에 접촉 시킨 후, 시험편에 하중을 가해 나트륨램프 빛을 비추 었더니 균열 선단에 아름다운 줄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가! 그 때의 감동을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 줄무늬가 바로 균열 선단의 두께 방향 변형 량을 빛의 파장 단위로 나타내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빛의 간섭 시스템 설계는 렌즈와 미러 또는 하프 미러 같은 광학 시스템의 적정 배열, 균열을 포함한 시험편과 Optical Fat의 배치, 거기에 하중을 부가하는 하중 부가 시스템의 제작 및 이의 적정 배치에 대한 여러 가지 고려가 필요했다.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 장치의 제작에 성공했다. 그리고 시험편의 균열 선단에서 발생하는 두께 방향 미소 변형 량을 빛의 파장 단위로 최초로 측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서 균열 선단 영역의 Z방향 변형 량을 알게 되면, 이를 이용해서 균열 선단 미소 영역의 응력 분포 또한 평가가 가능하게 된다.

강(Steel)의 취성 파괴는 특히 저온 환경에서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면 저온 환경에서의 균열 선단의 Z 방향 변형 량의

측정이 필요하다. 극저온 환경에서 재료의 파괴에 앞서 발생하는 변형

파괴 메카니즘 해석에 공헌했다고 자부한다.

빛의 간섭현상과 재료의 파괴는 전혀 상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상관성이 없어 보이는 현상을 융합,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결과를 창출해 낼 수 있었다.그래서 연구자에게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의 발상도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의 균열 선단의 변형에 관한 고정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사고영역의 확대가 새로운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아울러 추구하고자 하는 연구 목표가 정해지면, 기존의 실험 장치에 구애 받지 않고 새로운 장치를 직접 설계 제작해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970

연구자에겐 융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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