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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의 한국어 연어 교육 양상

Ⅲ. 중국어권 학습자들을 위한 교육용 연어 목록 선정

2. 중국에서의 한국어 연어 교육 양상

중국어권 학습자를 위한 교육용 연어 목록을 선정하기 전에 우선 중국 현지의 한국어 연어 교육의 실제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중국 현지의 연어 교육의 내용과 양상을 잘 알고 있어야 중국인 학습자들이 실제적으로 필요한 연어 교육 내용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교재분석을 통해 중국에서의 연어 교육 현황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분석하는 교재는 중국인 학습자들이 중국 현 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어 교재들이다. 이 중에는 북경대학교 한국어 교 재 『한국어』, 『연세 한국어』,『서울대 한국어』, 『신표준 한국어』, 『신시 선 한국어』등이 있다. 이 중에는 중국 현지의 교수진으로 편찬된 교재도 있고 중국에서 출간된 한국의 대표적인 한국어 교재의 중국어판도 포함되었다.

북경대학교 한국어 교재 『한국어』는 중국 북경대학교 조선문화연구소와 한 국국립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원이 공동으로 편찬한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재이다. 2000년 중국에서 출간된 이래 중국 각 지역 200 여개 대학교의 한국어과에서 이 교재를 주된 교재로 쓰고 있다. 『한국어』의 외 적 구성은 1~4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로 한국어를 전공하는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종합 한국어 교재이다. 교재는 한국어 수준 등급별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나 난이도를 보면 그중에서 『한국어1』과 『한국어2』는 초급과 중급 수 준의 교재에 해당하고 『한국어3』은 고급 수준의 교재로 볼 수 있다. 『한국어 4』에는 문화와 문학에 관련된 내용이 많으며 난이도는 TOPIK시험으로 보면 6 급 수준보다 더 높다. 제1권29) 외에 모두 15과의 분과 내용으로 구성된다. 내부 구성은 ‘본문-단어-발음-어휘 활용-어법 및 관용형-연습문제-보충단어’로 되어

29) 제1권은 모두 20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0과까지는 발음과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수록

정신이 없다, 마음에 들다, 신경을 쓰다

있다. 이 가운데 연어 교육 항목은 ‘단어’, ‘어휘 활용’, ‘보충 단어’ 3부분에서 명 시되어 있고 본문이나 예문에서도 명시된 연어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아래부터 권별로 북경대 교재에서 제시된 연어 항목을 정리하고 제시 양상에 대해 분석할 것이다.

<표-11>한국어1의 연어 목록

『한국어1』에 나타난 연어 항목은 3개 밖에 없고 제1권 전체 어휘량(1085개) 중에서 0.2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 어휘들은 ‘단어’ 부분에서 개별로 제 시되고 있지만 연어는 ‘어휘 활용’ 부분에서만 제시하였다. 연어 항목은 일반 어 휘와 따로 제시할 뿐만 아니라 어휘 의미를 설명해 주는 방법도 다르다. 연어를 제시할 때 해당되는 중국어 의미 해석뿐만 아니라 의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용법 및 예문도 동시에 제시되어 있다. 교재에서 연어 항목을 가리키는 용어는

‘連語(연어)’ 대신에 연어 교육 항목을 모두 ‘慣用語(관용어)’로 표시한다. 이렇게 되면 학습자들이 연어에 대해 인식이 부족하거나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는 결과 를 초래하여 관용 표현과 혼동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재에서 연어를 표시할 때 일관되고 분명한 용어가 필요하다. 한편, 교재 전체 1,000여 개 학습 어휘 중에서 연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작다. 연어와 같은 어휘적 결합에 잘 익숙하지 않으면 어휘량이 아직 부족한 초급 학습자들이 의사소통을 진행할 때 어휘 사용 의 오류가 많이 나타날 것이다. 왜냐하면 연어는 어휘적 결합 관계이지만 연어의 의미적 특성으로 인하여 학습자들이 연어의 구성 요소를 예측하기에 어렵다. 따 라서 학습자가 이미 알고 있는 유한한 어휘들로 서로 어울리지 않지만 결합 관 계를 만들어 같이 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잘못된 어휘의 결합 방식과 용법이 초 급 단계에서 고정되면 나중에 중·고급 단계에 들어가도 언어 표현의 숙달도, 정 확성 및 유창성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어1』에서 초급 학습자들의 수 준에 맞는 연어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표-12>한국어2의 연어 목록30)

*상을 차리다, 감사를 드리다, 나이를 먹다, *상처를 입다, *신경을 쓰다, 밤을 새우다, 조예가 깊다, *해를 끼치다, *고개를 숙이다, *사건이 벌어지다, 생각이 들다, *예의를 갖추다, 말씀을 드리다, 화가 나다, 게으름을 피우다, 느낌이 들다, *바둑을 두다, 정이 들다, 수다를 떨다, 마음 에 들다, 마음(을) 먹다, *꿈을 꾸다, 흉을 보다, 소리(를) 내다, *발걸음을 내딛다, 길이 막히다, 겁(이) 나다, 예를 들다, 예절이 밝다, 예의가 밝다, 정신이 팔리다, 녹이 슬다, 사진을 찍다, 잠 이 들다, 경황이 없다, 무리가 되다, 열(을) 띠다, 신이 나다, 말썽을 뿌리다, 시집을 가다, 시를 짓다, 애를 쓰다, 판단을 내리다, 전화를 드리다, 각광(을) 받다, 천대(을) 받다, 단풍이 들다, 숨 이 막히다, 한숨을 짓다, 한숨을 쉬다, 일을 저지르다, 끝을 보다, 오해를 받다, 영문을 모르다, 자리를 굳히다, 느낌이 들다, 힘을 합하다, 발길이 끊이다, 재미가 붙다, 기승을 부리다, 휴식을 취하다, 더위(를) 먹다, 수다를 떨다, 후회가 들다, 미소를 짓다

『한국어2』에서 제시한 연어 항목은 65개가 있으며 제2권 전체 어휘량(2088 개) 중에서 3.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어1』보다 전체 학습 어휘량에서 차지한 비중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이를 통해 학습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연어 의 양도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제시 방법과 제시 내용 을 보면 역시 문제점이 있다. 연어 항목을 ‘단어’ 와 ‘보충 단어’부분에 제시하는 것도 있고, ‘어휘 활용’부분에서 제시한 상황도 있다. 그 차이는 구체적인 용법 설명 및 예문의 유무에 있다. 그리고 제1권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어 항목을 제시할 때 ‘慣用句(관용구)’와 같은 애매한 용어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제1권에서 연어를 ‘관용어’로 표기하였다가 제2권에서 다시 ‘관용구’로 표기되면 학습자들의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교재 중에서 연어를 제시할 때 연어(连 语연어, 固定搭配고정결합, 词组동사구)와 같은 일관된 용어도 필요하다.

제시양상을 보면 단어장에서 연어를 마치 한 어휘처럼 구 표현을 통사적 의미 와 같이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상황도 있고, 본문이나 예문 속에서 분명히 ‘명사+

용언’형의 연어 관계이지만 단어장에서 이 연어의 구성요소인 명사와 동사/형용 사를 나누어서 개별 어휘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통해 연어의 제시 방법 을 통일시키지 못한 점을 알 수 있다. 연어를 통사적 구성이 아닌 개별 구성요소 로 배우게 되면 학습자들이 그 연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스럽다.

30) <표 12>에서 별표*를 찍은 연어 항목은 교재의 본문이나 예문에서 나왔지만 단어장에서 이 연어 표현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연어를 구성한 명사와 동사를 개별 어휘로 제시한다.

갈증이 나다, 인기를 끌다, 실감이 나다, 소름이 끼치다, 마음이 놓이다, ▲인상 깊다32), 판을

△멍들다, 권세를 부리다, 경기가 풀리다, 이민을 가다, 눈치가 빠르다, ▲주눅 들다, ☆가꾸다 (몸을 가꾸다 등), 말을 걸다, 성에 차다, 손가락질을 받다/ 하다, 말이 아니다, ☆챙기다(짐을 챙기다 등), 이름을 떨치다, ☆올리다(소득을 올리다/결혼식을 올리다/무대에 올리다 등), ☆치 르다(잔치를 치르다/ 대가를 치르다 등), 돈이 떨어지다, 빚더미에 앉다, 신방을 차리다, ▲주의 깊다, 혜택을 보다, ▲피눈물 나다, 자존심을 건드리다, 바람이 불다, ☆뜨이다/띄다(눈에 띄다

사용할 때 격조사를 흔히 생략할 수 있지만 한국어 어법 체계와 연어의 통사적 구성에 대해 생소한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표현을 명시해야 한다. 따 라서 ‘인상 깊다’에서 명사가 주격조사와 결합하여 ‘인상이 깊다’와 같은 주술관 계 연어로, ‘마음 놓다’는 '마음'과 목적격조사와 결합하여 ‘마음을 놓다’와 같은 목술관계 연어의 통사적 구성을 제대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조사를 흔히 생략할 수 있는 연어 항목에 대해 표에서 제시한 항목 중의 ‘진심(이) 어리다’와 같이 괄 호를 쓰고 조사 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학습자들이 직접 연어 표현을 사용할 때 연어의 구성요소인 명사와 동사의 통사적 관계를 잘 모 르면 조사 부분에 오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제3권에서 또 다른 하나의 특이한 연어의 제시 방법은 연어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구성요소로 이루는 합성어 만 제시하는 것이다. ‘흠잡다, 손보다, 공들이다, 도망치다’와 같은 합성어는 이 에 해당한다. 이런 합성어의 구조를 분석해 보면 모두 하나의 명사와 하나의 동 사로 합성된 것이다. 이런 합성어의 구성 어휘소 간에 두 어휘소의 통사적 의미 에 따라 조사 성분을 삽입하면 대부분 연어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공 들이다[공+들이다]'에서 목적격 조사 '-을'을 넣으면 연어 '공을 들이다'가 형성 된다. 이처럼 두 어휘 요소로 연어와 합성어를 모두 형성할 수 있는 경우에 합성 어의 형태뿐만 아니라 연어 형태도 동시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합성어와 연어의 관계 제시를 통해 학습자들에게 축자적인 의미와 공기성을 가지고 있는 연어를 마치 한 단어처럼 쓸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마지 막에 제3권은 고급 한국어 교재인데도 불구하고 '욕을 먹다, 마음을 먹다'와 같 은 중급 수준에 해당한 연어 항목들을 수록하였다. 이런 문제점을 감안하여 교재

사용할 때 격조사를 흔히 생략할 수 있지만 한국어 어법 체계와 연어의 통사적 구성에 대해 생소한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표현을 명시해야 한다. 따 라서 ‘인상 깊다’에서 명사가 주격조사와 결합하여 ‘인상이 깊다’와 같은 주술관 계 연어로, ‘마음 놓다’는 '마음'과 목적격조사와 결합하여 ‘마음을 놓다’와 같은 목술관계 연어의 통사적 구성을 제대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조사를 흔히 생략할 수 있는 연어 항목에 대해 표에서 제시한 항목 중의 ‘진심(이) 어리다’와 같이 괄 호를 쓰고 조사 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학습자들이 직접 연어 표현을 사용할 때 연어의 구성요소인 명사와 동사의 통사적 관계를 잘 모 르면 조사 부분에 오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제3권에서 또 다른 하나의 특이한 연어의 제시 방법은 연어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구성요소로 이루는 합성어 만 제시하는 것이다. ‘흠잡다, 손보다, 공들이다, 도망치다’와 같은 합성어는 이 에 해당한다. 이런 합성어의 구조를 분석해 보면 모두 하나의 명사와 하나의 동 사로 합성된 것이다. 이런 합성어의 구성 어휘소 간에 두 어휘소의 통사적 의미 에 따라 조사 성분을 삽입하면 대부분 연어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공 들이다[공+들이다]'에서 목적격 조사 '-을'을 넣으면 연어 '공을 들이다'가 형성 된다. 이처럼 두 어휘 요소로 연어와 합성어를 모두 형성할 수 있는 경우에 합성 어의 형태뿐만 아니라 연어 형태도 동시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합성어와 연어의 관계 제시를 통해 학습자들에게 축자적인 의미와 공기성을 가지고 있는 연어를 마치 한 단어처럼 쓸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마지 막에 제3권은 고급 한국어 교재인데도 불구하고 '욕을 먹다, 마음을 먹다'와 같 은 중급 수준에 해당한 연어 항목들을 수록하였다. 이런 문제점을 감안하여 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