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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1. 연구 목적과 필요성

본 연구는 대조언어학의 이론을 활용하여 '체언+용언'형 한국어 연어를 중국어 에서의 대응 양상과 비교함으로써 중국어권 한국어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 는 연어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한국어 교육에서의 연어의 정의를 재규명하고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용 연어 목록을 선정할 것이다. 한국어 연어와 중국어에서의 대응 양상 간의 비교를 통해 중국인 학습자들의 연어 사용 오류에 대한 분석과 효율적인 맞춤형 연어 교육 방안 제시를 시도할 것이다.

Wilkins(1972)가 “문법이 없이는 의미가 거의 전달되지 않지만 어휘가 없이는 의미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라고 한 점은 외국어 교육에 있어서 어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문법 교육보다 어휘 교육에 대해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교수법을 수용 하는 중국에서 한국어 교육 활동을 진행할 때 어휘를 위해 할애하는 시간이 많 지 않고 새로운 어휘를 공부할 때 해당된 개별 어휘가 중국어에서의 대응 의미 만 제시하고 학습자들은 암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의사소통 능 력을 목적으로 한 외국어 교육활동에서는 어휘의 형태와 의미뿐만 아니라 어휘 의 구체적인 용법에 대해 더 중요시하고 있다. Richards(1976)가 한 단어를 아는 것은 그 단어의 정의를 아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하며 어휘 능력은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과 더불어 그 단어와 함께 사용되는 단어의 종류와 의미를 아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허용(2008)에서도 어휘 교육에 있어 개별 단어의 학습뿐 만 아니라 구 단위 이상의 고정 표현을 교육해야 유창하고 적절한 언어사용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연어는 두 어휘 요소가 습관적으로 공기하는 어휘의 결합 관계로서 개별 어휘의 용법을 배울 수

있는 취소의 단위라고 할 수도 있다. 연어는 어휘를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로서 현재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 다.

연어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한국어 연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국내에서의 한국어 연어 연구는 '연어는 무엇인가?'라는 쟁점에 대해 1990년대부터 논쟁이 시작되어 최근 10여 년간에 다방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연구는 대체로 순수언어학적 연구와 응용언어학적 연구 두 가지로 나 눌 수 있다. 연어에 대한 순수언어학적 연구는 주로 연어의 정의, 특징, 그리고 범위를 밝히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연어에 대한 응용언어학적 연구에 는 말뭉치의 구축 및 분석을 비롯한 자연언어처리 측면의 연구, 사전 편찬할 때 표제어의 결합 관계를 정립하는 사전학적 측면의 연구, 한국어 어휘 교육에서 연 어 관계를 활용할 수 있는 교육 방안을 모색하는 한국어 교육학적 연구 등 다방 면의 연구가 있다. 다음 소절에서 선행연구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그 외 에 요즘 연어 연구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는 대조언어학적 연어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어 연어와 다른 언어에서의 대응 양상을 서로 비교하는 것을 통해 순수언어학에서의 연어에 대한 사변 형식의 논의보다 한국어 연어의 본질적인 특징과 다른 언어와 비교할 때의 차이점을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구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서의 활용에도 용이하다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어휘의 결합 관계와 달리 한국어 연어 관계에는 특별한 통사·의미 측 면의 제한적 요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이 연어를 배울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먼저, 관습적으로 공기하는 연어 구조 중의 어휘 결합 관계는 한국어 모 국어 화자들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표현이지만 외국인 학습자들에게는 별도로 배 우지 않으면 이런 특정한 어휘 결합 관계를 스스로 예측하기가 어려우며 의사소 통에서 활용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한·중 언어적 차이와 문화적 차 이로 인해 연어의 대응 관계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중국어 권 학습자들은 모국어의 영향으로 인해 연어를 사용할 때 오류도 나타날 수 있 다. 예를 들면, 학생들이 타동사 ‘먹다’를 배운 후, '음식 따위를 입을 통하여 배 속에 들여보내다'라는 '먹다'의 기본 의미에 따라 ‘명사(목적어)+을/를(목적어 격 조사)+타동사(서술어)’의 통사적 구조에서 음식물의 명칭을 나타내는 ‘사과, 고기,

비빔밥’ 등 명사를 '먹다'와 결합하여 ‘사과를 먹다, 고기를 먹다, 비빔밥을 먹다’

와 같은 구 단위의 표현으로 자유롭게 결합하여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먹다’로 구성하는 ‘나이를 먹다, 욕을 먹다’와 같은 연어 표현에 대해서는 학습 없이 스스 로 파악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때 구 단위 중의 ‘먹다’의 의미 는 앞에서 나오는 명사에 의해 기본 의미가 아닌, 확장된 비유적 의미로 변하여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의화된 동사 '먹다'는 중국어에서의 대응양상도 다 르다1). 따라서 중국인 학습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연어 구성을 배우는 학 습에 대하여 어렵게 생각할 수 있다.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어 연어를 배울 때 여러 가지의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한국어 연어 교육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현재 한국어 교육 학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허용(2013)에서 외국어를 교육하 는 교사가 학습자들의 모국어와 학습 대상 언어 간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이해하 고 이를 교수·학습에 이용하면 언어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였다. 원극 연(2014:140)에서도 '한국어 교육의 시각에서 볼 때, 국어학 측면에서 통사·의미 규칙을 설명하는 것보다 연어와 중국어 대조(對照)를 통해 연어를 이해하고 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어 교육하는 데에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제언한 바가 있다. 위에서 제시한 관점에서 알 수 있듯이 대조언어학의 이론을 한국어 연어 교육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가치도 크다. 따라서 대조언어학 이론을 바탕으 로 한 한국어 교육의 구체적인 방면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모든 언어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진다. 언어가 가지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비 교·대조하는 언어학의 분야에는 비교언어학, 대조언어학이 있다. 통시적 시각으로 언어의 변천을 연구하는 비교언어학과 달리 대조언어학은 공시적인 시각으로 대 상이 되는 언어의 특징을 파악하고 다른 언어들과의 차이점을 파악한다. 그리고

1) 한국어 타동사 '먹다'는 '음식 따위를 입을 통하여 배 속에 들여보내다'라는 기본 의미로 중국 어에서 '吃'과 대응한다. 그러나 연어 구성 중에서 동사 의미의 전이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의 미를 취급하게 되면서 중국어와의 대응 양상도 달라졌다. '나이를 먹다' 중에서 '먹다'는 ''일정 한 나이에 이르거나 나이를 더하다.'라는 의미로 중국어에서 '长'과 대응된다. '욕을 먹다' 중에 서 '먹다'는 ''욕, 핀잔 따위를 듣거나 당하다.'라는 수동적인 의미로 중국어에서 '挨'와 대응된 다. 이처럼 연어 구성에서 '먹다'의 예만으로도 중국어 대응 양상이 다양하고 서로 다르다는 특 징을 살펴볼 수 있다.

비교언어학은 이론언어학적 성격이 강하지만 대조언어학은 외국어 교육 등 실용 적인 목적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응용언어학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한·중 연어 를 비교하면서 교육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대조언어학의 이론이다.

외국인 학습자, 특히 초급 학습자들이 학습 대상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먼저 자신의 모국어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이때 두 언어 간의 대조언어학 적 지식은 오류의 생산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전략을 선택하는 데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대조언어학적 지식은 모국어의 간 섭이 심한 성인 학습자들에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기존의 연어 교육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연어 교육 목록 선정, 연어 교 육방안 제시, 그리고 연어 사용 오류 분석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중에 한국어 연어와 다른 언어에서의 대응 양상을 비교하는 대조언어학적 연구도 있지만 논 의를 통해 얻은 결과를 연어 교육 분야에서 접목시키는 연구가 많지 않다. 지금 까지의 한·중 연어의 대조 연구의 상황을 보면 비록 수량이 많지 않지만 대부분 연구는 한·중 이중 언어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인 한국어 학자들에 의해 진 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최순희(2005), 紀丹鳳(2009), 王曉輝(2011), 이 목자(2013), 원극연 (2014), 陳晶晶(2016)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최순희(2005)는 한·중 연어 대조 연구의 첫 시도이며 향후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는 점에서 가장 의의가 있는 연구이다. 王曉輝(2011)는 사전에서 수록된 연어를 가지고 대응 된 중국어와 통사적·의미적 측면에서 대조 분석을 진행한다. 하지만 대응 양상의 유 형을 다소 복잡하게 분류하고 있고 통사와 의미적 두 측면의 비교에서 중복되는

그런데 기존의 연어 교육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연어 교육 목록 선정, 연어 교 육방안 제시, 그리고 연어 사용 오류 분석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중에 한국어 연어와 다른 언어에서의 대응 양상을 비교하는 대조언어학적 연구도 있지만 논 의를 통해 얻은 결과를 연어 교육 분야에서 접목시키는 연구가 많지 않다. 지금 까지의 한·중 연어의 대조 연구의 상황을 보면 비록 수량이 많지 않지만 대부분 연구는 한·중 이중 언어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인 한국어 학자들에 의해 진 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최순희(2005), 紀丹鳳(2009), 王曉輝(2011), 이 목자(2013), 원극연 (2014), 陳晶晶(2016)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최순희(2005)는 한·중 연어 대조 연구의 첫 시도이며 향후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는 점에서 가장 의의가 있는 연구이다. 王曉輝(2011)는 사전에서 수록된 연어를 가지고 대응 된 중국어와 통사적·의미적 측면에서 대조 분석을 진행한다. 하지만 대응 양상의 유 형을 다소 복잡하게 분류하고 있고 통사와 의미적 두 측면의 비교에서 중복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