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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의 영향으로 인한 오류

Ⅴ. 중국어권 학습자들의 연어 습득 양상에 대한 조사와 분석

2. 한·중 언어 대조 관점에서의 중국어권 학습자들의 연어 오류 분석

2.1. 모국어의 영향으로 인한 오류

대조분석 가설에서는 모국어와 목표어의 체계가 다른 경우 부정적 전이 현상 이 일어난다고 보면서 모국어의 간섭을 강조하였다. Brown(2000)에서는 언어 간 전이는 모든 학습자 오류의 중요한 원인이 되며, 특히 제2언어 학습 초기 단계에 모국어로부터의 언어 간 전이, 즉 모국어 간섭이 특히 많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는 제2언어 체계에 익숙해지기 전에 학습자가 자신의 언어 학습에 끌어들일 수 있는 언어적 체계는 모국어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휘적 측면에서 볼 때 한국어 어휘에는 중국어의 한자어를 차용하는 것이 많 다. 모국어가 중국어인 중국어권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자어를 만날 때 그 한자어 가 중국어와 발음, 형태, 의미 등 면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권 학습자들 보다 더욱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한자어 중에 중국어와 의미가 일치 하거나 비슷한 경우도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미의 축소, 확장, 전이 등 변화 과정을 거쳐서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변한 것도 많다. 이런 한자어에 대해

중국어 학습자들이 쉽게 생각하고 중국어 어휘와 일대일적 관계로 대응하면 오 류를 범할 수 있다. 본고에서 이런 모국어의 영향으로 인한 연어 오류를 다시 한·중 의미 차이로 인한 오류와 중국어 어휘 직역으로 인한 오류로 분류하여 논 의하겠다.

(1) 한·중 의미 차이로 인한 오류

한·중 의미 차이로 인한 오류는 연어를 구성하는 한자어가 의미 변화의 과정을 거쳐서 한국어에서 다르게 쓰이는 경우를 말한다. 현대 중국어 어휘와 의미가 다 르지만 중국인 학습자들이 이런 한·중 어휘 대응 관계에 대해 중국어와 같은 의 미로 착각해서 범하는 오류를 가리킨다. 한·중 의미 차이로 인한 오류는 주로 한 자어의 의미와 관련되는 문제이다.

설문 조사를 통해서 집계된 오류 중에서 한자어의 한·중 의미 차이로 인한 오 류는 모두 5개가 있고 전체 오류 유형에서 1.4%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오류의 예는 아래와 같다.

(1) 가. 欠人情 *인정빚을 지다, *인정을 빚지다, *인정을 받다 (√신세를 지다) 나. 造成/产生/施加影响 *영향을 조성하다(√영향을 미치다)

'가'는 체언인 한자어가 한·중 두 언어에서 의미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나 타난 오류이다. '欠人情' 중에서 '人情'의 형태와 발음과 일치하는 한국어 한자어 는 '인정[人情]'이다. 따라서 중국인 학습자들이 '人情'와 '인정[人情]'의 의미에 대해도 쉽게 1대1의 관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어 명사 '人情'는 '은혜.

정의(情誼). 호의. 선심.'라는 의미로 동사 '欠(빚지다)'와 결합하여 '다른 사람에 게 은혜를 받거나 도움을 받다'의 뜻을 표현한다. 그러나 한국어 한자어 '인정' 은 보통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심정.'을 가리키는 것임으로 중국어 의 '人情'처럼 '은혜'의 의미를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인정빚을 지다'와 '인정 을 빚지다'와 같은 학습자들의 실제적인 오류가 나타난 원인은 학습자들이 한국 어와 중국어에서 의미가 서로 다른 한자어 명사인 [人情]의 차이를 잘 몰라서 완 전 대응적 의미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용언인 한자어가 한·중 두 언어에서 의미가 부분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오류이다. 중국어 원문 '造成影响' 중에서 '造成'의 형태와 발음을 그대로 대응하는 한국어 한자어는 '조성[造成]하다'이다. 중국인 학습자들이 의미적 측면 에서 '조성하다'를 '造成'와 똑같이 생각하면 '영향을 조성하다'와 같은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 중국어에서 '영향(影响)'과 '조성(造成)'이 같이 결합하여 호응 관계를 이룰 수 있지만 한국어에서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한·중 두 언어에서 한자어 '[造成]'의 의미는 겹치는 부분도 있고 겹치지 않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 다. 두 언어에서 '[造成]'은 모두 '무엇을 만들어서 이루다.'라는 의미가 있다. 중 국어에서만 '(좋지 않은 사태 따위를) 발생시키다. 야기하다. 초래하다.'와 같은 의미가 있다. 따라서 중국어에서 '造成'는 '影响'와 결합해 '나쁜 영향을 끼치고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와 같은 뜻을 표현할 수 있지만 한국어에서 '영향을 조성하다'와 같은 표현은 어색한 표현이다.

(2) 중국어 어휘 직역으로 인한 오류

중국어 어휘 직역으로 인한 오류란 중국어 표현을 한국어로 표현하려고 할 때 중국어의 의미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중국어의 발음이나 의 미를 직역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런 오류 중에 중국어의 발음이나 형태 그대로 한국어 한자어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고 중국어의 의미에 따라 그 의미와 비슷한 한국어 고유어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어 어휘를 한국어 한자어로 직역한 데서 비롯된 오류는 앞에서 제시한 한·중 한자어의 의미 차이로 인한 오류와 달 리 직역된 한자어는 한국어 사전에 존재하지 않거나 의미의 순화를 거쳐 현재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에 오류가 형성된다. 또한 중국어 어휘를 한국어 고 유어로 직역한 데서 비롯된 오류는 주로 특정한 의미를 표현할 때 한국어와 중 국어의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오류이다. 이때 학습자들이 번역 과정 에서 선택한 한국어 고유어 어휘는 한국어 화자의 언어 체계와 사유 방식에 있 는 어휘가 아니라 자기의 모국어의 표현 방식이나 의미와 비슷한 한국어 고유어 로 직역하는 것이다.

설문 조사를 통해서 집계된 오류 중에서 중국어 어휘 직역으로 인한 오류는 모두 74개가 있고 전체 오류 유형에서 20.8%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오류의 예는

아래와 같다.

가. (1) 抽烟、吸烟 *연을 피다 (√담배를 피우다) (2) 关灯 *등을 끄다 (√불을 끄다) (3) 害怕;胆小,胆怯 *담이 작다 (√겁이 나다)

나. (1) 取钱 *돈을 가져가다, *돈을 갖다, *돈을 꺼내다 (√돈을 찾다) (2) 关灯 *등을 닫다, *불을 닫다 (√불을 끄다)

(3) 背书包 *배낭을 업다, *가방을 업다 (√가방을 메다) (4) 洗头 *머리를 씻다 (√머리를 감다)

(5) 停车, 泊车 *차가 멈추다, *차를 멈춘다 (√차를 세우다) (6) 掉进水里、落水 *물에 떨어지다 (√물에 빠지다)

(7) 怕热、不耐热 *더위를 무서워하다 (√더위를 타다) (8) 找借口 *핑계를 찾다 (√핑계를 대다)

위에서 제시한 오류의 예시 중에 '가'는 학습자들이 중국어와 대응하는 한국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중국어 어휘의 발음이나 형태에 따라 직역해서 한국어에 없는 한자어를 만들어내는 것들이다. 한국어 어휘 체계에는 한자어가 상당한 비 중을 차지하는 특성상에 중국인 학습자들이 목적어인 한국어로 문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중국어 어휘의 발음이나 형태를 그대로 번역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중국어를 한국어 한자어로 직역하는 오류도 적지 않다. '나'는 학습자들이 중국 어 표현을 한국어 연어로 번역할 때 중국어 용언과 가장 대응하는 한국어 표현 을 이해하지 못해 중국어 어휘의 의미에 따라 의미가 비슷한 한국어 고유어로 직역하는 것들이다. 의미에 따라 연어를 직역하는 번역 방식으로 인해 용언 의미 의 범위, 유의어 의미의 내부적 차이, 그리고 한·중 표현 방식의 차이 등 세부적 인 정보를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언과 어울리지 않는 용언로 연어를 형성하 는 오류가 많다. 위의 두 가지 오류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다음과 같다.

'가'의 경우, '抽烟, 关灯, 胆小'와 같은 중국어 구 표현 중에서 체언은 각각 ' 烟, 灯, 胆'에 해당한다. 중국인 학습자들이 명사 '烟, 灯, 胆'와 대응하는 한국어 고유어 어휘를 잘 모르면 쉽게 한자어 '연(煙), 등(燈), 담(膽)'과 대응시킨다. 따 라서 중국어 의미에 대응하는 한국어 용언을 결합하여 '연을 피우다', '등을 끄 다', '담이 작다'와 같은 표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한자어 '연(煙), 등

(燈), 담(膽)'은 아직 중국어 한자의 뜻을 남지만 비슷한 의미를 가진 고유어 '담 배, 불, 겁'처럼 독립성이 있는 명사로 쓰이지 못하고 용언 '피우다, 끄다, 나다' 와 결합 관계도 이루지 못한다. 이런 오류는 중국인 학습자들이 정확한 한국어 어휘를 이해하지 못해 중국어 한자의 발음에 따라 한국어와 대응하여 사전에 없 거나 현실 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어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중에서 (1),(7),(8)는 중국인 학습자들이 특정 의미를 한국어로 표현하려고 할 때 한·중 언어의 표현 방식이 다른 점도 불구하고 단순히 중국어의 의미에 따 라 직역해서 나타난 오류이다. (2)~(6)는 한·중 유의어 간의 의미 범위나 구체적 인 용법의 차이를 잘 몰라서 이루는 오류이다. '取钱'와 대응하는 한국어 연어는 '돈을 찾다'에 해당한다. 그러나 한국어 용언 '찾다'는 중국어에서 '取'가 아니라 '找'와 의미적으로 대응한다. 이를 보면 '돈을 찾다'의 의미를 표현할 때 한국어 로 하면 '找钱'인데 중국어에서 '取钱'에 해당한다. 한·중 두 언어로 동일한 의미 를 표현하지만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인 학습자들이 한국어로 '取钱'의 의미를 표현할 때 '찾다'와 같은 대역어를 연상하기가 어렵다.

보통 중국인 학습자들은 단순이 '取'의 의미에 따라 한국어 용언 '가지다, 꺼 내다'로 직역하는 경향이 많다. 이처럼 '돈을 가지다/가져가다/꺼내다'와 같은 오 류가 나타난다. '取钱'와 '돈을 찾다'의 경우는 똑같은 의미를 표현할 때 한·중 두 언어에서 의미가 서로 다른 용언을 선택해서 표현 방식의 차이가 나타난 예 이다. 그러나 '怕热'와 '더위를 타다', '找借口'와 '핑계를 대다'는 한국어로 특정 의미를 표현할 때 그 의미에 맞는 전문적인 용어가 있지만 중국어에서 그 용어 에 대응하는 어휘가 없기 때문에 의미가 비슷한 다른 용어를 차용하여 표현하는 경우이다. '이유나 구실을 들어 보이다.'와 같은 의미를 나타날 때 한국어 용언 ' 대다'로 표현한다. 그러나 중국어에서 '대다'와 대응하는 어휘가 따로 없고 '找

((이유/핑계 등을) 찾다)'로 표현한다. 따라서 한국어와 표현 방식이 다른 중국 어 표현인 '找借口'를 직역하면 '핑계를 찾다'와 같은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

((이유/핑계 등을) 찾다)'로 표현한다. 따라서 한국어와 표현 방식이 다른 중국 어 표현인 '找借口'를 직역하면 '핑계를 찾다'와 같은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