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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연어의 개념과 유형

2. 연어의 유형

2. 연어의 유형

연어의 유형을 결합하는 구성 요소들의 성분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어휘 요소 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어휘적 연어와 어휘 요소와 문법 요소의 결합으로 이루 어진 문법적 연어로 구분할 수 있다23).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어휘적 연어에만 한정한다. 그 이유는 외국어로서 한 한국어 교육에는 문법적 연어를 문장에서의 호응 관계로 보고 문법 항목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어휘적 연어의 하위 분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어휘적 연어의 유형에 대해 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기준에 의해 분류하기 때문 에 의견이 상당히 많다. 최순희(2005)에서 어종, 통사 구조, 선택성, 제약성, 그리 고 의미의 투명성 등 다양한 분류 기준을 종합하여 어휘적 연어를 다양하게 분 류하였다. 어종에 따라 연어의 구성 요소 중에서 체언을 중심으로 하여 고유어 연어, 한자어 연어, 외래어 연어로 분류되었다. 그리고 통사 구조에 따라 주술관 계 연어, 목술관계 연어, 부술관계 연어, 그리고 수식관계 연어로 분류되었다. 연 어의 구성 요소의 중심, 즉 선택어(연어핵)가 되는 요소가 무엇인가에 따라 체언

23) 어휘적 연어와 문법적 연어의 이분법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많다. 김진해(2000)는 연어 구성은 구성 요소들의 통사적 특성에 따라서 명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와 같은 내용어끼리 의 결합인 어휘적 연어와 내용어에 어미나 조사와 같은 기능어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통사적 연 어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이때 내용어는 본 연구에서 말하고 있는 어휘 요소를 말하며 기능 어는 문법 요소를 의미한다. 문금현(2002)에서도 연어를 어휘의 의미 결합에 의해 공기 관계가 형성된 어휘적 연어와 어휘 간의 문법적 결합에 의해서 공기관계가 형성된 문법적 연어로 구분 하고 있다. 임근석(2006)도 광의의 연어를 통사적 기능에 따라 협의의 연어와 공기어로 분류하 고 협의의 연어를 다시 어휘적 연어와 문법적 연어로 분류했다.

연어의 유형 하위 범주의 유형 예시

문금현(2002)의 분류 임금석(2002)의 분류

문금현(2002)과 임근석(2002)에서의 어휘적 연어 유형의 제시 양상을 비교한 결과, 두 연구의 차이점은 '부사어'-에'+용언'형 연어에 대한 분류 방법에만 있 다. 문금현(2002)에서는 '부사어+용언'형 연어를 수식관계 연어의 하위 범주로 보 고 있으며 임근석(2002)에서 '부사어+용언'형 연어를 주술관계 연어, 목술관계 연 어, 그리고 수식관계 연어와 병렬한 또 다른 한 가지의 유형으로 보고 있다. '부 사어+용언'형 연어에 대한 두 가지의 분류 방법의 타당성을 논의하기 위해서 먼 저 두 연구에서 모두 인정하고 있는 일반적인 수식관계 연어의 예시부터 분석해 보겠다. 수식관계 연어 중에서 '불후의 명작'과 '새빨간 거짓말'은 [체언+관형격 조사+체언]형 연어와 [용언+관형형어미+체언]형 연어에 해당된다. 연어 구성에서 '불후의' 와 '새빨간'은 관형어로서 뒤에 나오는 명사 '명작'과 '거짓말'을 수식 하고 있다. 반면에, [부사+용언]형 연어인 '깜짝 놀랐다'에서는 '깜짝'은 부사로서 '놀랐다'를 수식하고 있다. 이를 보면, 수식관계 연어에는 후행요소가 체언인 경 우, 수식 성분(관형어)은 '그 체언(명사)은 어떠한 것이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 하며 후행요소가 용언인 경우, 수식 성분(부사)은 '그 용언(동사)는 어떻게 한 것 인지'라는 질문을 대답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수식관계 연어의 선행요소는 후행 요소를 수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부사어+용언]형 연어의 상황은 위에 서 제시한 것과 다르다. '감기에 걸리다'와 같은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선행 요소인 부사어 '감기에'는 후행요소인 동사 '걸리다'에 대해 이 동작을 어떻게 하는지를 설명하는 역할이 아니다. 이는 '감기에 걸리다'와 의미가 비슷한 어휘 적 결합인 '감기가 걸리다/ 들다', '감기를 앓다'를 통해 알 수 있다. 따라서 '[부 사어(체언+에)+용어]' 형 연어 중 선행요소와 후행요소 간의 특수한 의미 관계이 므로 수식관계 연어에서 포함되면 안 되고 수식관계와 대등하는 또 다른 하나의 유형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임근석(2002)에서 제시한 연어의 분류 방법에 따른다.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 연어를 통사 구조에 따른 분류로 제시하는 게 효율적이 다. 통사 구조는 직관적이기 때문에 연어 구성 중의 어휘 및 문법 요소를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명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연어 구성 요소 간의 선 택성, 제약성, 그리고 투명성에 따라 유형화된 연어는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이런 연어의 성질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역시 한국어 교육에서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

전제적 연어 관습적 연어

예시 머리를 감다 욕을 먹다

선택성 특징 용언 중심 연어(동사 연어핵) 체언 중심 연어 (명사 연어핵)

제약성 특징 제약 연어 준-제약 연어 (욕을 듣다/ 당하다)

의미 투명성 정도 투명 연어 반투명 연어('먹다'의 의미 불투명)

이다.

김진해(2000)는 어휘 요소의 결합이 어휘 개념 구조에 따라 특정 어휘가 내적 으로 다른 어휘를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연어를 전제적 연어라 하였다. 예를 들어 동사 ‘감다’는 ‘머리나 몸을 물로 씻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머리’

나 '멱/미역'이라는 어휘와 공기 관계를 형성한다. 이와 달리 어휘들 간의 긴밀 한 결합을 어휘 개념 구조로 이해하기 어렵고, 국어 사용자의 습관적이고 반복적 인 사용으로 공고한 공기 관계를 형성하는 연어는 관습적 연어로 부른다. 관습적 연어가 나타나는 이유는 구성 요소 중의 하나가 의미 전이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욕을 먹다'에는 서술어가 왜 '마시다, 드시다' 등 다른 동사는 안 되고 반드시 '먹다'이어야 하는지를 어휘 개념 구조로 설명할 수 없 다. 이때 '먹다'의 의미는 기본 의미가 아닌 '욕, 핀잔 따위를 듣거나 당하다.'라 는 전이적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목적어 '욕'과 같이 관습적 연어 구조를 형성한 다. 전제적 연어와 관습적 연어의 정의에서 요구하는 선택성, 제약성, 그리고 의 미의 투명성 등 연어의 특성을 아래 <표-8>과 같이 제시한다.

<표-8> 전제적 연어와 관습적 연어의 특성 차이

위와 같이 전제적 연어와 관습적 연어와 같은 연어 유형에 대한 양분법은 어 종과 통사적 구성 외의 다른 연어의 특성을 문제로 보고 다루고 있다. 한국어 교 육 현장에서 이런 분류 기준에 따라 연어를 제시한다면 통사적 구성에 의한 제 시 방법에 따라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는 연어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전제 적 연어와 관습적 연어는 연어 교육에서 활용하는 예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 해 보겠다.

<표-9> 전제적 연어 '머리를 감다'의 중국어에서의 대응 양상

<표-9>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전제적 연어 '머리를 감다'는 중국어에서의 대 응은 동빈(動賓)관계26) 구인 '洗头'이다. 그러나 역방향으로 중국어의 '洗头'를 한국어에서 대응시킬 때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목적어가 된 명사 '头' 는 역시 '머리'와 대응하고 있지만 서술어 동사인 '洗'는 한국어에서 '감다'보다 '씻다'를 먼저 연상할 수 있고 의미적으로 서로 대등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중 국어 '洗'의 기본 의미는 '물로 때나 더러운 것을 없게 하다.'라는 '씻다'의 기본 의미와 완전히 대응된다. 한국어 학습 현장에서도 학습 난이도에 따라 '감다'보 다 '씻다'를 먼저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중국인 학습자들의 입장에서 봤 을 때 '洗头'의 뜻을 한국어에서 표현하려면 '머리를 감다'보다 '머리를 씻다'와 같은 잘못된 표현을 머릿속에 먼저 떠올린다. '머리를 감다'는 전제적 연어로서 '감다'의 의미는 반드시 앞에 나오는 '머리, 멱/미역' 등 유한적 명사에 의해 ‘머 리나 몸을 물로 씻다.’라는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 지금 다시 '씻다'와 비교하면 '감다'의 의미는 '씻다'보다 적용 범위가 좁으며 같이 결합할 수 있는 명사에 대 해도 강제적 요구 제한이 있다. 그래서 중국어에는 동사 '洗'와 결합하여 목술관

26) 중국어 문법 중 동빈(動賓)관계는 한국어의 목술관계에 해당한다. 다만 한국어와 달리 중국어 는 SVO언어로서 한국어의 어순과 다르다. 그리고 한국어와 달리 목적어와 서술어 동사의 관계 에 있어서 목적격조사가 필요없고 어순만에 의해 문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동빈 (動賓)관계는 '동사+빈어', 즉 '서술어 동사+ 먹적어'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머리를 감다'는 중국어에서의 대응 양상은 '头洗‘가 아니고, '洗头에 해당한다. 비록 한·중 어순의 차이 가 있지만 본고에서 '머리를 감다'와 '洗头'의 관계처럼 한국어 목술관계 연어는 중국어에서 1

1) 연어 '머리를 감다' 중국어에서의 대응

머리를 감다 洗头

(头) (洗) 2) '洗头' 한국어에서의 대응

头 → 머리 *머리를 씻다

洗 → 씻다, 감다... 머리를 감다

계 구를 형성할 수 있는 명사는 '手(손),脸(얼굴), 头(머리) 등은 모두 가능하 지만 한국어에서 대응하면 유독 '머리(头)'는 반드시 '감다'와 결합해야 하고 '씻 다'와 같이 공기하면 비문이 된다. 다시 말하면 '씻다'는 '감다'와 유의어이지만 '머리를 감다'와 같은 전제적 연어 구조에서 교체로 쓸 수 없다. 이런 전제적 연 어에 대해 따로 배우지 않으면 중국어 학습자들이 쉽게 '머리를 씻다'와 같은 오 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 교육에서 특정 용언에 의해 앞에 나오는 체언

계 구를 형성할 수 있는 명사는 '手(손),脸(얼굴), 头(머리) 등은 모두 가능하 지만 한국어에서 대응하면 유독 '머리(头)'는 반드시 '감다'와 결합해야 하고 '씻 다'와 같이 공기하면 비문이 된다. 다시 말하면 '씻다'는 '감다'와 유의어이지만 '머리를 감다'와 같은 전제적 연어 구조에서 교체로 쓸 수 없다. 이런 전제적 연 어에 대해 따로 배우지 않으면 중국어 학습자들이 쉽게 '머리를 씻다'와 같은 오 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 교육에서 특정 용언에 의해 앞에 나오는 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