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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하천관리 패러다임 동향

(1) 일본

하천관리 전체를 포괄적으로 지정하고 있는 하천법은 1896년 처음으로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1964년과 1997년 두 차례의 전면개정이 이루어 졌는데 이러한 개정의 배경을 토대로 일본의 하천관리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

1896년 당시에는 수해가 빈번하게 발생되어 수해방지를 위한 치수정책을 목표로 하천법이 제정되었다.

그 후 1960년대부터 급속한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생·공용수 수요가 증가되어 1964년 치수 외에 이수목적을 추가한 하천법이 개정되었다. 개정된 하천법에서는 기존의 구간별 관리방식에서 수계별 관리방식으로 관리방식이 전환되었으며, 하천의 구분도 수계단위로 1급 하천, 2급 하천, 준용하천, 보통하천으로 새로이 구분하였다. 또한, 수계별 물이용이라는 측면에서 하천정책 수립과정에 관련 지자체 의 참여를 규정하고 있으며, 지정구간이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동일 수계내 하천관리를 중앙과 지방이 분담하고, 국가의 역할(조정관리, 관리비용의 분담 등)을 강화하였다.

법 개정과 아울러 하천관리조직도 개편하였는데 각 지방정비국 아래 수계별로 하천관 리사무소·출장소 등을 두어 현장에서 직접 하천을 유지·관리하고 있다. 하천관리계획 에 있어서도 치수적 안전성과 이수적 이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천정비계획과 유역수 해대책계획, 하수도·도로, 토지이용 계획 등이 연계되도록 정비하였다. 또한, 하천관리 자는 수계별로 공사실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건설장관은 하천심의회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1964년 개정 하천법에서는 이·치수적 관점에서의 하천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경제·사회적 여건이 급속히 변화되면서 하천환경의 정비와 보전을 추구 하는 국민의 요구도 증대되었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나가라카와 하구의 갯벌에 서식하던 망둥어가 자연보호의 상징이 되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였 고, TV의 스페셜 다큐멘터리는 물론 심야토론 프로그램까지 연일 관련내용을 보도하는 등 하구둑과 댐 건설이 국가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국민의 마음은 환경보호로 서서히 움직였다. 결국 이러한 사회적‧환경적 요구에 의해 1997년 치수·이수 외에 하천환경의 정비와 보전이라 는 개념이 추가된 하천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또한, 사람과 환경이 공존하는 “다자연형 하천 만들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특히, 하천복원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그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게 하였다. 즉, 공사실시 기본계획으로서 수계별로 일괄하여 수립하던 과거의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하천정비 기본방침과 하천정비계획 으로 세분화하였다. 하천정비 기본방침에서는 기술적·전문적 관점에서 치수안전도를 산정하며, 하천정비계획에서는 지역의 상황과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구체적인 하천사업이나 시책을 결정한다. 그동안 정부주도로 진행했던 하천정비사업이 지역에 서 갈등을 야기하였기 때문이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국가가 관리하는 하천에 하천사무소를 설치하고, 민관합동의 유역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든 하천행정에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정부, 지역주민, 환경단체, 하천전문가 등이 주기적으로 모여 일상적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상호 신뢰를 토대로 파트너쉽을 형성하고 있다. 개정 하천법에는 이 이외에 도 갈수조정을 위한 법적 장치, 수림대구역의 지정, 수원함양 보안림의 조성근거, 도시지역 토지의 고밀도 이용 및 하천관리에 필요한 시설공간 확보를 위한 고규격 제방 특별구역, 하천입체구역 등의 제도를 도입하였다.

구 분 1896년 제정 1964년 개정 1997년 개정

특 징 -치수 위주의 근대적 -치수‧이수를 고려한 체계적 -치수‧이수‧환경을 고려한 종합적

하천제도 마련 제도 정비 하천제도 정비

개정 골자 - -수계별 관리제도 도입 -하천환경의 정비와 보전

-이수 관련규정 정비 -지역의견을 반영한 하천정비 계획‧제도 도입

핵심 가치 -치수 -치수, 이수 -치수, 이수, 환경

<표 3-6> 일본 하천법의 개정 골자

(2) 미국

미국은 200여 년에 걸쳐 댐과 제방을 쌓고 하천을 지속적으로 직강화해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댐, 제방, 보 건설에 따른 직강화·준설·성토로 하천의 생태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는 댐과 제방 등 강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제거하고 있다. 1988년에는 위스콘신주의 울런밀스댐, 1995년에는 샌드스톤댐, 1996년에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윌리엄즈버그댐을 철거했다. 2007년에는 오리건주 마못댐, 2008년부터는 사우스캘리포니아주 벤투라강의 마틸리하댐(높이 58m), 워싱 턴주의 엘와댐(30m), 캘리포니아주의 샌크레멘테댐(30.7m)등을 철거하고 있다. 이 처럼 20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하천의 인위적 변형이 가져올 피해를 고려하여 1970년 대에 20개, 1980년대에 91개, 1990년대에 177개의 댐을 철거하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15년(1990년~2004년) 동안 댐을 허물고 하천을 복원하는 3만 7,000건의 하천복 원사업에 170억 달러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강에 인공물을 세우는 것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하천전문가들 사이에서 “역사적 생태복원사례”로 꼽히는 플로리다주 남부의 에버글레이즈 습지(Everglades Swamp)의 복원사례를 들 수 있다. 풀의 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던 이 습지에 처음으로 개발이 시작된 것은 1880년대이다. 그 후 1947년 미국의회는 홍수피해 를 줄이고 남부 플로리다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중남부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습지의 원류인 오키초비 호수(Lake Okeechobee)에 제방을 쌓았고, 사행천인 키시미강(Kissimmee River)의 물이 대서양으로 빨리 빠지도록 직강화해 하천연장은 165㎞에서 90㎞로, 하폭은 2~3m에서 9m로 단축되었고, 수심 은 3m에서 10m로 깊어졌다. 또한, 18㎞마다 6개의 갑문이 들어서 물의 움직임을 차단했다. 이처럼 거대한 수로공사와 개발이 진행되자 하루 600만㎥의 물이 바다로 빠르게 유출되어 습지 내 물의 양이 70% 가까이 줄고, 수질도 악화되었으며, 습지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습지에 서식하던 조류의 90%, 척추동물의 80~90%

가 자취를 감췄다. 또한, 10m 깊이의 준설로 인해 하상생태계가 파괴되고, 지하수위가 낮아져 지하수가 고갈되었다. 1971년 키시미강의 운하가 완공되던 그 해에 복원

논의가 시작되었고, 1999년에는 “에버글레이즈 종합복원계획(CERP)”이 의회에 제 출되었다. 직강화된 구간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고, 400㎞에 이르는 수로와 제방을 철거했다. 복원계획에는 정부 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 시민단체, 보호구역 내 원주민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했다. 30여 개 기관에서 생태학·공학·경제학 등 분야별의 전문가 100여 명이 6년간 계획마련에 참여했으며, 이해집단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의 접근과 참여가 보장됐다. 이 복원계획에는 약 30년간 100억 달러가 소요될 예정이다.

이러한 복원사업의 목표는 개발행위로 피해를 입은 하천생태계의 기능을 복구하고 건전성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3) 독일

운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독일은 강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하천 재자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9세기부터 운하 건설과 직강화 등 대규모 하천개발을 벌여온 독일은 개발 이후 오히려 홍수피해가 증가되자 하천을 다시 자연상태로 되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위스·오스트리아·독일·프랑스·네덜란드를 관통하는 중부유럽 최대의 하천인 라인강(Rhine River)이다. 라인강의 직강화는 19세기부터 홍수예방과 운하건설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결과, 과거보다 100㎞ 정도 짧아졌 고, 유속은 1/3 정도 증가되었으며, 습지의 85%가 사라졌다. 또한, 유속이 증가되어 1993년, 1995년, 1998년, 2002년, 2003년 대홍수로 강 하류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라인강 인접국가들은 1950년부터 “라인강 보호를 위한 국제위원회(ICPR : International Commission for the Protection of the Rhine)”를 구성해 공동의 하천관리를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1996년 “친환경 홍수방어”와 “자연에 가까운 홍수 터 복원”을 목표로 통합적 라인강 프로그램(IRP : Integrated Rhine Program)을 수립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라인강의 옛 물길을 복원해 지류와 본류를 다시 연결하고, 제방을 바깥쪽으로 후퇴시켜 홍수 시 침수면적을 넓혀 유속을 저감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005년까지 25㎢의 홍수터를 복원하였고, 2020년까지 160㎢의 땅을 확보해 홍수터를 복원할 계획이다.

(4) 호주

호주는 19세기에 물산업관련법을 제정하여 제도적인 물관리정책에 착수하였 으며, 이후 주정부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호주는 하천연장이 길어 제방을 축조하여 홍수를 관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홍수시 저지대를 중심으로 자연생태계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또한, 개척시대에는 유목민 과 이주민들을 정착시키고 도시를 개발하기 위해 물이용에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수자원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건조하고 강우량이 적은 기후적 특성 때문에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 여러 가지 하천시설을 설치하였다.

호주는 19세기에 물산업관련법을 제정하여 제도적인 물관리정책에 착수하였 으며, 이후 주정부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호주는 하천연장이 길어 제방을 축조하여 홍수를 관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홍수시 저지대를 중심으로 자연생태계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또한, 개척시대에는 유목민 과 이주민들을 정착시키고 도시를 개발하기 위해 물이용에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수자원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건조하고 강우량이 적은 기후적 특성 때문에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 여러 가지 하천시설을 설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