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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시대사조의 변화

관련이론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패러다임의 변화과정에는 불확실성과 복잡성 이 따르는데 인간·기술·환경에 대한 문제는 불확실성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전 지구적 관점이라는 보다 광의적 차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토마스 쿤도 패러다임의 중요한 요소로서 세계관(world view)을 들었다. 즉, 한 시대를 지배하 는 특정한 이론과 설명체계로서의 패러다임이 종전의 것과 구별되면서도 추종자 (follower)들로부터 자발적 지지와 수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밑에 깔려 있는 세계관이 널리 공유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전적 의미의 세계관은 “형이 상학적 관점에서의 세계에 관한 통일적 파악”을 뜻한다. 여기서 세계관은 반드시

철학적 명제만은 아니다. 특정시대의 사회구성원들이 내면화하면서 인문학적 사고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실천의 준거로 삼을 때, 세계관은 이른바 사조(思潮) 즉, 한 시대의 일반적인 사상을 이룬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까지의 세계적 사조는 프리모던(pre-modern), 모더니즘(modernism), 포스트 모더니즘(post modernism)이라 는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견해에 따라 모더니즘에 산업 모더니즘(industrial modernism), 포스트 모더니즘에 회고적 모더니티(reflexive modernity)를 추가하여 세분하기도 한다.

(1) 프리모던

19세기 초까지는 의식세계를 지배하는 가치관으로 세상이 자연 속의 일부로서 인식되었으며, 낭만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적 사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귀족 등 지배계급 중심의 사회로서 모두가 공유하는 인식세계라는 개념이 없었으 며, 자연의 완전성과 고결성을 중시하였다.

(2) 모더니즘

프리모던 시대는 산업혁명을 계기로 기능적·기계중심적인 모더니즘 시대로 전환되었다. 모더니즘이란 넓은 의미로는 과학이나 합리성을 중시하고 근대화를 지향하는 것을 말하며, 좁은 의미로는 기계문명과 도회적 감각을 중시하여 현대풍 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모더니즘이란 18세기 계몽주의로부터 시작된 이성중심 주의의 시대를 일컬으며, 종교나 외적인 힘보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 였다. 정치적으로는 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경제적으로는 자급자족 사회 에서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로, 귀족중심 문화에서 민주주의 문화로 전환되었다.

견해에 따라서는 기계의 발명에 따른 산업혁명이 끼친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모더니즘 시대를 지배한 경제이념은 포디즘(Fordism)으로 대변 된다. 포디즘이란 자동차 생산공장의 조립라인 및 연속공정 기술을 이용한 표준화 된 제품의 “대량생산 및 대량소비 체제”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고투자-고생산 성-고이윤-고임금”을 통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결합되는 호순환이 이루어져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였다. 기계화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단일품종 혹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저비용을 추구하였다.

반면에 포디즘적 경제체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었다. 즉, 포디즘에 의한 대량생산은 에너지와 자원의 고갈, 대량의 산업폐기물을 발생시켰고, 대량소 비는 생활폐기물의 엄청난 증가로 이어져 결국 에너지와 생태환경의 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는 패러다임의 변화논리에 따라 모더니즘의 이러한 부작용들 은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변화하는 동인이 되었다.

(3) 포스트 모더니즘

모더니즘 시대가 기계중심적·반자연주의적·획일적 기능주의에 머문다는 비판 과 함께 포스트 모더니즘이 등장하였다. 근대 산업사회에서 기계·기술문명이 더욱 발달하였고, 이것이 전자·기술문명시대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현대사회는 다양화되었고, 대중매체의 발달, 정보화 시대, 안정주의 경제 등이 나타남으로써 대중의 다양한 목소리와 요구들이 표출되기 시작하였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1960년대부터 일어난 문화이념이면서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영역과 관련되는 한 시대의 사조이다.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학생·여성·흑인인권·제3세계운동 등과 같은 사회운동, 전위예술, 해체(deconstruction) 혹은 후기 구조주의 사상들 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사상들은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점검과 반성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과 우리나라를 동일시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 이후에 각종 예술이 본격적으로 발달되었 기 때문에 사조가 발달되었다기 보다는 모더니즘, 포스트 모더니즘, 해체주의 등과 같은 다양한 사조들이 한꺼번에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포스트 포디즘(Post Fordism)은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를 지배한 경제이념으로 서 포드식 대량생산체제에서 벗어나 로봇이나 정보공학에 의거한 소규모 다종생 산으로의 이행 또는 그러한 사고방식을 말한다. 즉, 미숙련 노동자를 투입하여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하던 경직된 생산라인에서 시장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범용적인 기계와 숙련된 노동자들로 구성되는 혁신적인 생산체제를

말한다. 포스트 포디즘은 분업을 최소화시켜 직무를 통합하고, 수평적 의사결정구 조를 가진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직무에 대한 폭넓은 자율권을 보장하여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보다 인간적인 작업환경을 제공하였으나 획일화된 생산성 위주 의 방식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즉,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는 포디즘적 경영관리로 인해 노동의 파편화, 단조로움, 노동강도 강화, 노동 의 위계적 차별을 야기하여 “노동의 비인간화”를 초래하였다. 또한, 극단적 표준화 에 의한 경직성, 부품생산과 최종조립의 불균형, 부품의 과잉생산, 노동의 세분화 등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부작용은 패러다임 변화의 동인이 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전자기술의 발달, 정보화 시대, 과학과 물리학의 발달로 인해 모더니즘과 는 다른 새로운 인식체계 즉, 회고적 모더니티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회고적 모더니티는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 출발되었으며, 인간의 다의적 사고를 더욱 중요시한다.

포스트 모더니즘을 당연시하는 미국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건축 등의 분야에서 해체주의가 논의되면서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해체 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절대성의 거부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성주 의 보다는 비이성적인 부분에 주목하고, 절대적 존재뿐만 아니라 본질의 재현을 거부한다는데 있다. 둘째, 탈중심화와 해체의 시도이다. 즉, 근대성이 갖는 획일성 과 억압성에 주목하여 소외된 계층, 분열과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고 다양성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셋째, 타인과 지역에의 주목이다. 해체적 인식의 결과로 인해 다원적 자아와 탈계급적인 주체를 중시하고, 다른 사람의 위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즉, 남성과 백인보다는 여성과 유색인이 부각되고, 중심으로부터 소외된 지방적이 고 주변적인 것에 대해 주목한다는 점이다. 넷째, 사회적 실재로서의 소비, 문화, 미학 등과 관련된 의미를 중요하게 여긴다. 즉, 생산이나 노동보다는 소비나 언어·문화, 필요보다는 욕망, 추상과 논리보다는 구체와 상상에 더 주목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의 사조는 아직까지는 지배적 패러다임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구 분 모더니즘 포스트 모더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