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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서구의 복지레짐과 동아시아 복지레짐

세계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을 겪은 유럽국가들은 전후복구사업에 주력 하면서 동시에 전쟁으로 인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 구제,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제시 등을 목표로 복지국가 건설을 시작하였다. 영국의 경우 노 동당 정권이 집권하면서 기업들에 대한 국유화 정책과 더불어 베버리지 에 의한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영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국가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 다1). 동시에 스웨덴은 사민당 정권하에서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루며 이 를 바탕으로 주요 사회보장제도를 구비하고 역시 복지국가의 길로 나서 게 되었다. 이와 같이 20세기 들어 나타난 유럽국가들의 사회보장 확충과 정을 지켜보며 여러 학자들은 복지국가의 기원, 유형 분류 등을 위한 연 구들을 시작하였다.

많은 학자들에 의해 복지국가 유형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며, 대표적으 로 윌렌스키와 로보의 2구분법(제도적 사회복지와 잔여적 사회복지), 티

1) 2차세계대전 직후 진행된 영국 선거에서 노동당 클레멘트 애틀리(Clement Richard Attlee, 1883-1967, 노동당당수로 영국 총리(1945-1951)를 역임)는 당시 보수당 당수 이며 전쟁영웅이기도 한 체어칠 수상을 이기고 새롭게 정권을 차지하게 되었다. 당시 노 동당의 애틀리 정부는 2차대전이후 사회적 혼란과 비전제시를 위해, 국민에게 절약을 호 소하고 영국은행, 철도, 석탄, 가스, 전신전화 등 주요한 기간산업에 대해 국유화 추진하 였으며, 사회보장제도(1946년)를 도입하면서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성립시키게 되었다.

제2장 이론적 검토 29

트머스(Titmuss)의 3구분법(잔여적 모형, 산업적 업적과 수행능력 모형, 제도적 재분배 모형), 퍼니스 틸톤의 3구분법(적극적 국가, 사회보장국 가, 사회복지국가), 에스핑-안데르센의 탈상품화 및 계층화 이론은 통한 복지국가 구분(보수적 모형, 자유주의적 모형, 잔여적 모형)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복지국가 유형분류를 양적 및 질적 인 방식으로 구분하 여 유형화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선행연구들이 복지국가를 분류함에 있 어 양적으로 사회복지비 지출수준과 제도 도입시기를 중심으로 복지국가 를 유형화하는 경우와 사회복지의 생산과 분배 및 복지제도의 질적인 차 이를 구분하여 복지국가를 유형화하기도 하고 있다(김연명, 2009). 양적 연구로는 윌렌스키의 복지국가 유형화를 들 수 있으며, 질적 연구로는 티 트머스와 에시핑-안데르센의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표 2-1〉 복지체제 구분

구분 자유주의체제 사회민주주의체제 보수주의체제

역할

가족 주변적 주변적 주변적

시장 중심적 주변적 중심적

국가 주변적 중심적 보조적

복지국가 특징

중심적 연대양식 개인주의 보편주의 친족, 조합, 국가

중심적 연대근거 시장 국가 가족

탈상품화 정도 최소 최대 높음

전형적 국가 미국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자료: 박천익(2004), 동아시아 복지모델의 재검토, 영상저널 2권 1호, 재인용

복지국가 유형화 작업에서 가장 대표적인 연구로는 에스핑-안데르센 의 복지국가 유형화 방법이다. 연구자는 탈상품화와 계층화의 개념을 통 해 기존 복지국가들을 유형화하였으며 복지국가 분류는 자유주의 체제, 사회민주주의 체제 및 보수주의체제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다2).

30 고용‧복지 연계정책의 국제비교연구 - 한‧중‧일 비교를 중심으로

위와 같은 복지국가 유형화 작업은 서구 선진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1960년대 일본, 1970년대 이후 한국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국 가, 1990년대 들어 중국 등은 비약적인 산업발전을 통한 자본축적을 통 해 내부적 결속과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 사회보장제도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이들 아시아국가 특히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루어 진 산업발전과 사회보장제도 확충에 대해 학자들은 기존 서구 유럽중심 의 복지국가 유형화와는 다른 동아시아 복지국가(East Asian Welfare State)라는 명명하에 새로운 복지국가 유형으로 구분하려는 노력들이 이 루어졌다.

동아시아 복지국가 모델에 대한 연구에서 주목되는 연구는 C.

Jones(1993)에 의한 연구로, 그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지니고 있는 특징 을 유교문화에 바탕을 두고, 가족적 전통, 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초한 가족 적 복지국가(Oikonomic Welfare State), 유교적 복지국가(Confucian Welfare State)라는 말을 통해 동아시아 복지국가 모델을 설명하고자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Gough(2004)의 사회투자국가(Social Investment State), Holiway(2005)의 생산적 복지국가(Productive Welfare State) 등의 개념을 통해 동아시아국가들이 지니고 있는 복지모델의 특징 을 설명하고자 하였다(박천익, 2009). 특히 Jones(1993)는 일본,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5개국가를 기준으로 이들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지 니고 있는 유교적 전통이 복지국가 형성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부정적인 요소로는 자연자원의 부족, 바다와 의 인접, 과잉인구 등을 지적하고, 긍정적 요소로 산업발전, 생활원칙, 가

2) 에스핑-안데르센의 복지국가 유형화 작업에 대해 지적되는 점은 복지국가 유형화 작업시 가족과 젠더적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에스 핑-앤더슨 역시 인정하며 1999년 새롭게 가족 및 젠더를 포함한 복지모델(탈가족화 모델 을 포함)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존 연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연명, 2009; 송다영, 2013).

제2장 이론적 검토 31

치관 등을 들고 있다(박천익, 2009). 동 연구가 1990년대에 수행되었으 며, 당시 이들 국가들의 산업발전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 있는 분석이라 할 수 있지만, 현재에 와서 보면 국가 규모나 인 구적 측면 등이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었으며, 특히 중국의 역할을 간 과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연구에서도 외국의 선행연구들과 동일하게 “유교적 복지국가(김상 균‧홍경준,1997; 홍경준, 2002), 에스핑-앤더슨의 탈상품화와 계층화 정 도를 기준으로 동아시아 복지국가를 “보수적 복지체제(강명세, 2002)”,

“자유주의 복지체제(남찬섭, 2002)”, 보수주의, 자유주의, 사민주의의

“혼합형” 혹은 “발전주의 복지체제(정무권b, 2002)” 등으로 구분하여 분 석하고 있다(권순미, 2004).

이들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특징들은 서구국가들과는 다르게 성장해온 동아시아 국가들의 독특한 발전양상을 통해 설명되고 있다. 서구복지국가들은 사회적 혁명 혹은 개혁 등을 통해 하위로부터의 요구(프랑스)와 상위로 부터의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독일, 영국 등)과 시민사회 계급의 발전을 통해 자연적으로 복지국가에 대한 목표와 정책 들이 수립되어 왔다. 반면에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이 아래로부터의 변화보다는 위에서도부터의 필요3)와 경제적 발전에 기반한 소득 증대 및 노동시장 참여 확대(완전고용과 종신고용)를 중심으로 하여 사회보장제 도들이 갖추어져 왔다는 점이다4).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사회보험제도

3) 일본은 1960년대부터 보통선거에 의해 집권세력이 정권을 유지하였지만, 다당제 보다는 보수연합인 자민당정권을 토대로 정부가 유지되어 왔으며, 한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군부독재에 의한 정권들이 지속되어 왔다. 대만 역시 특징적으로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졌으며, 대부분이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미국주도의 반 공연합의 형태로 지배계급이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반공적 이데올로기는 노동조합, 시민 사회 등 정권에 반하는 계급, 계층을 허용하지 않는 형태로 국가지배체제를 구축해 왔다 고 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중국공산당에 의한 일당지배의 형태가 2차대전이후 지금까지 도 지속되고 있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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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으로 복지제도들이 형성되고, 공공부조제도의 도입은 국가의 개입이 최소화되는 형태에서 복지국가들이 발전해 왔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는 동아시아 복지국가들은 잔여적인 복지국가의 형태를 유지하며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한국,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별도의 동아시아 복지국가체계 가 존재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분류하는 것이 좋은지를 검토해보고 자 한다. 기존 동아시아 복지국가에 대한 연구들이 중국을 제외하고 연구 되어 왔다는 점에서 새롭게 중국의 사회복지제도의 형성과 그 영향에 대 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이제 경제발전이 급 격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형성이 미비하며, 그 활 용할 수 있는 통계 역시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닐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3국의 경제적 상황과 주요복지제도에 대한 개괄을 통해 세 국가를 중심으로 한 복지체제의 특징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