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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절 출산력 영향 요인

1. 사회문화적 요인

가족개념의 변화(Aries, 1980; Caldwell, 1982)나 종교x윤리제도의 쇠퇴

(Lestaeghe, 1983)와 같이 문화와 가치관의 변화가 출산력 변화의 주요 원 인이라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있다. 출산은 모든 문화권에서 강력한 종교 적x도덕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의미가 변화하기는 매우 어렵다.

사회문화적 관점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에 의하여 설명할 수 없는 요인들, 즉 가족의 형성에 대한 사회의 가치체계나 신념, 규범 등이 출산 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세속화, 도덕의 약화, 개인의 자 율성 강화, 후기물질주의, 평등적 성역할, 여성해방, 동성애에 대한 수용, 동거에 대한 선호, 부모됨의 연기(만산) 등과 같은 가치들은 저출산과 관 련성이 높다.

몇 십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사회는 유교주의의 전통적인 사고관에 의해 강한 영향을 받아 가족생활에서 혈통을 중시하여 왔다. 그 결과, 대부분 조기에 결혼을 하였으며, 출산은 모든 남녀의 중요한 의무로 여겨져 왔다 (Kwon, 1977). 그러나 이와 같은 결혼 및 출산에 관한 보편적인 가치관은 현대에 들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고학력과 독립적 주체성을 나타내 는 사회적 원자화(social atomization) 및 여권주의는 여성들로 하여금 결혼 이나 출산보다 개인적 성취에 초점을 두도록 한다. 또한 많은 유럽국가에 서 독신주의와 이혼의 결과로 여성이 압도적인 독신가구의 증가세를 보여 왔다(Chesnais, 2000).

결혼과 가족제도의 변화는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이다.

선진국에서는 이혼이 보편적이며, 부부가 개인적 경력을 추구하거나 기타 목적을 위해 장기간 별거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혼화, 자발적 무자 녀부부와 독신주의자의 증가, 높은 이혼율 등은 포스트모던사회의 특징이 다(Dorbitz & Hohn, 2000). 또한 결혼, 가족, 자녀에 대한 사회의 인식 및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현재의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인식을 가질 수 있다. 특히 향후 가족을 형성할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사회x경제적 환경에 노출되어왔으며,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기성세대와

같이 가족형성에 자신의 인생계획을 전적으로 종속시키기보다는 자신의 계획에 따라서 가족형성 여부나 시기를 결정한다.

가치관 변화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많은 연구들은 교육 을 들고 있다. 실증적인 연구들에 의하면, 교육 참여가 증가하고, 이에 따 라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하면서 혼인시기가 연기되고 있으며, 독신의 경 향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 참여는 결혼을 포함한 일반적인 사회생활의 시 작 시기를 지연시키는 작용을 할뿐 아니라, 개인의 여러 조건과 능력을 변경시키고 심리적 가치관의 변화를 추구하여, 결혼과 출산 행태에 직접 혹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육수준이 결혼 여부와 시기에 미치 는 영향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 Moon(1990), Noriko와 Kim(1991) 등은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의 잠재적 혜택을 초과하는 단점(한 계성)을 인식하고 결혼을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이와 달리, Choe와 Li(1997)에 따르면,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가치관이 감소하고 있을지라도, 대부분 여성은 교육수준과 관계없이 보편혼의 사회규범을 따르되, 미혼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연령을 늦추고 있다.

박민자(2004)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변 화하고 있으며, 이를 세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이 제도 나 규범상으로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용납 됨과 동시에 개인들이 재빠르게 이를 수용하고 있다. 둘째, 개인의 욕구나 필요에 의해서 결혼이 선택되며, 선택의 기준은 철저하게 본인의 손익계 산에 따르고 있다. 셋째, 개인의 욕구나 가치는 보다 더 구체화되면서 애 정은 전제조건이고 그것을 통해서 행복한 삶을 누려보겠다는 의지가 강해 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사회에서 결혼이나 가족형성의 의미가 제도적 압박에서 벗어나 합리적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되 었다는 점에서 신가정경제론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에 대 한 사회문화적 압박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어들었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비혼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혼 의미의 변화는 오히려 적절한 상대 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만혼으로 나타나고 있다.

Oppenheimer(1997)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결혼에 대한 매력을 감소시킴 에 따라 결혼 불안정성(marital instability)이 증가하고, 이것이 저출산을 야 기하고 있다는 합리적 선택이론을 반박한다. 그에 따르면, 맞벌이 가족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가내 성별 분화에 따른 노동은 더 이상 현재의 결 혼 생활에 맞지 않으며 오히려 결혼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킨다고 한다. 따 라서 교육수준과 경제활동 참가 기회가 높은 집단일수록 결혼으로 인한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가진 배우자를 원 하고, 이것이 만혼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결혼연령의 변화를 산업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가족 수준의 전략으로 보고 있는 한경혜(1990) 의 연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결혼과 출산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김경신과 이선미(1998)의 연구는 결혼의 필요성이나 결혼의 목적, 가사분담이나 여성취업 등에서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경향을 보 여주면서도 가부장적 결혼이데올로기가 미혼남녀의 결혼가치관 속에 여전 히 작동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결혼과정에 근대적 요소와 전통적 요소, 가부장적 관점과 양성평등적 관점이 여전히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동시성의 비동시성”으로 이러한 이중적인 경향은 상황에 따라 진보적이거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함인희 2001).

따라서 결혼 의미의 변화를 결혼의 필요성이나 가족의 가치에 대한 부 정으로 보는 관점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일정 연령이 되면 무조건 결 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규범이 효용성을 상실하게 된 상황에 주목할 필 요가 있다. 사회적 규범이 효용성을 상실하는 순간, 개인들에게 강요하는 압박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결혼과 가족 형성에 따른

선택의 범위와 유보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넓어졌으며, 이것이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만혼현상을 빚어냈다고 볼 수 있다.

Roussel(1994)는 출산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효과)들을 경제적 요인, 문화적 요인, 그리고 역사적 동태 및 생활주기 요인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 요인 중 문화적 요인(cultural effects)으로 사회계층간 규범의 차이가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발생한 ‘제2의 출산율 저하’는 가치관의 변화, 학생 및 여성의 이동 증가 등이 결혼뿐만 아니라 이혼 및 출산에 영향을 미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 이되고 있다.

Beets(1997)에 의하면 교육은 지식과 정보 및 새로운 사상에 대한 접근 성을 높인다. 이는 노동시장과 사회적 지위에서의 여성의 능력과 기회를 고양시키는 역할을 하여, 태도와 행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에 의하 면, 교육은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고 결혼선호도를 낮추어 궁극적으로 자 녀수에 영향을 미친다.

저출산의 원인으로 그 국가나 국민을 사상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문화적 환경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데에 대부분 연구들이 동의하고 있다. 많은 학 자들은 현재 초저출산현상을 겪고 있는 국가들 대부분 가부장적이고 성분 업적 역할규범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문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밝히고 있 다. 예를 들어,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은 가부장적 인 유교주의적 문화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왔던 국가들이며, 독일어권국 가과 남부유럽국가들도 전통 보수적인 가톨릭문화의 영향을 받아왔다(이 삼식 외, 2005). 가족이나 노동시장에서의 양성평등 실현 정도는 개인,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일x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개인 및 가족의 생애전략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양성평등한 가족 및 직장 관행 은 미혼자들에게 결혼 및 출산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기혼자에게는 출산시점을 앞당기고 희망 자녀수와 실제자녀수의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

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박수미, 2005).

Atoh(1998)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주된 저출산 원인으로 출산 및 양육의 기회비용과 일-가정의 양립 곤란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 여성들은 전일제로 일하기를 원하고 직장에서 승진을 추구하고 있으나, 결혼과 출산시에 가사와 자녀양육을 도맡게 되어 취업을 중단하게 되는 이른바 경력단절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여성들이 자녀성장 후 재취업을 원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직업이나 소득을 가지는 것이 아주 어렵다고 한다. 이는 가구소득의 감소를 가져오며 기회비용으로 인식되어, 여성들은 결국 혼인 및 출산을 기피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고학력 여성 일수록 행정, 경영, 전문가 등 상위직종에 종사할 개연성이 크고, 남성과

Atoh(1998)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주된 저출산 원인으로 출산 및 양육의 기회비용과 일-가정의 양립 곤란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 여성들은 전일제로 일하기를 원하고 직장에서 승진을 추구하고 있으나, 결혼과 출산시에 가사와 자녀양육을 도맡게 되어 취업을 중단하게 되는 이른바 경력단절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여성들이 자녀성장 후 재취업을 원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직업이나 소득을 가지는 것이 아주 어렵다고 한다. 이는 가구소득의 감소를 가져오며 기회비용으로 인식되어, 여성들은 결국 혼인 및 출산을 기피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고학력 여성 일수록 행정, 경영, 전문가 등 상위직종에 종사할 개연성이 크고, 남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