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인 지역의식은 지역의 급변과 지역단위의 로컬리티의 중요성이 확대 되면서 오늘날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구동회, 2010). 지역의식 은 지역 소속감이 확대되면서 향토애, 애향심의 연장선에서 궁극적으로 애국심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지역의식은 부정적 측면에서 갈등과 분열, 공격성이 강화되지만 긍정적 측면에서 다양성이 인정되고 투자를 이끌어 내는 기저가 된다(류우익, 1981; Giuliani & Feldman 1993). 따라서 지역의식은 사회적 집단 구성원 내면의 장소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동과 연계한 장소심리학적 해석이 필요하다.
개념이 인간주의 지리학의 오랜 연구 주제인 장소정체성, 장소애착, 환 경의식, 행태환경 등이라는 점이다.
환경심리학이 환경과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환경에 의한 인 과적 결과로서 행태변화에 주목한다면 장소심리학은 자극의 원인으로서 의 환경을 초월해서 야기되는 행태에 관심을 갖는다. 어떤 장소가 갖는 본질이 장소에 대해 느끼고 인식하는 주체의 심리상태에 따라 비본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경험한 극한 식량난이나 중국에서 경험한 신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렬했던 탈북자가 미국에 거주하면서 자살을 선택하게 된 것은 장소가 갖는 본질(장소가 주는 자 극)과 비인과적인 인간의 행태가 존재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12) 환경 심리학의 행동제약이론에서는 행동의 자유를 억압받았을 때 통제력을 상 실함으로써 학습된 무력감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나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인과론적 해석을 내리고 있다. White(1945)는 왜 사 람들이 연례행사와 같이 홍수가 범람하는 곳에 지속적으로 거주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홍수에 대한 위험인식의 부재, 정보(지식)의 부족, 불 확실성과 예측 불가능, 예방의 어려움 그리고 홍수로 인해 비옥해지는 토지 때문이라는 행태지리학적 관점에서 인과적 결론을 내렸다.13)
12) 2004년 북한인권법(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of 2004)이 통과되고 미국에서 탈북 난민을 처음 받아들인 것은 2006년이며 첫해 9명, 2007년 22명, 2008년 37명, 2009년 25명, 2010년 8명, 2011년 23명으로 현재까지 총 124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였다(U.S. Department Homeland Security, 2011 Yearbook of Immigration Statistics). 이 가운데 3명이 스스로 목 숨을 끊었다(유코리아 뉴스 2012.7.6, 2012.7.25). 탈북자들이 중국의 감옥소를 '이 곳은 내가 잠시 거쳐 가는 곳이다.'라고 위안을 삼았다면, 한국이나 미국에서는'이곳은 너무나 외롭고 나 를 받아주지 않는 곳이다'라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사료된다.
현재 미국에는 약 130여 명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인사회는 말하지만 국토안전부 통계에 의하면 북한출신 시민권자 54명(2009년 28명, 2010년 13명, 2011년 13명), 영주권자 138명(2009년 67명, 2010년 35명, 2011년 3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 귀화한 북한출신인들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또한 탈북 난민의 숫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 할 수 있다. 교포신문에는 종종 남미에서 미국으로 불법입국하려다 검거되는 탈북자 기사가 실 리기도 한다. 결국 탈북 난민을 미국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재미교포 사회가 그들을 품고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될 것이다.
13) 행태지리학에서는 보통사람들이 위험상황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객관성을 갖지 못한다고 지 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It can't happen to me" 신드롬과 같은 잘못된 정보처리과정이 위험 상황에 놓이게 한다는 것이다(Edwards, 1954).
그러나 고문과, 굶주림을 경험한 탈북자 혹은 북한 선교사가 위험을 인식하고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 다시 북한에 들 어가서 선교 및 구제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행태지리학에서의 인지과정과 구별되는 장소심리학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14) 즉 자극으로서 환경의 제약을 초월하는 행위가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북한의 수용소나 중국의 감옥에서 억압과 폭력을 경험하면서도 견뎌온 탈북자가 자유의 땅인 남한이나 미국에 정착한 이후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장소가 갖는 본질 즉 객관적 특성 보다는 장소를 바라보는 심리적 상태의 중요 성을 말해준다.15) Billig(2006)은 가자(Gaza)지구에 살고 있는 유태인 들이 위험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확고한 신념과 장 소애착, 신앙심을 나타낸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인간이 스스로 부여한 삶의 장소에 대한 주관적 의미는 존재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장소심리학적 접근 시각을 보여준다.
이러한 장소심리학적 접근은 결국 장소감의 주체, 즉 누구의 장소감인 가, 그리고 그 존재의 생애주기적 인간생태환경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간다. 인간의 행동은 세상을 보는 각각의 인식에 따라 무 한히 많은 점들이 퍼져있는 것처럼 다양하지만 이러한 주관성에 대한 이 해는 결국 세상(사회체계)이 객관적 실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 (Nisbett, 2003). 다시 말해 특정한 장소감을 형성하게 된 각각의 독특 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과의 개연성을 설명하는 단서가 되 고 나아가 북한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리는데 준거가 된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신체, 심리, 행동적 속성을 이해하고, 전 생애적으로 개인적 요소의 변화 뿐 아니라 생애주기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Ashford
et al.
, 2001). 즉 재미교포의 북한에14) 재미교포인 로버트 박 선교사는 2009년 12월 스스로 조·중접경을 넘었으며, 이후 42일간 억 류되었고 미국에 돌아온 이후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현재 북 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크리스천헤럴드, 2011. 4. 28 참조).
15) 미국에서 일어난 탈북 남성의 자살은 북한, 탈북, 미국으로 급변한 장소이동에 따른 존재의식 의 상실이자 영구 정착지였던 미국이라는 삶의 장소로부터 언어와 사회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소외되었기 때문이라는 장소심리학적 해석을 내려볼 수 있다.
대한 장소감은 모국에서의 교육, 이민을 통한 사회문화적 변화 등 생애 주기적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북전문가의 경우 생애주기의 한 부분에서 북한과 관 련한 강렬한 경험을 통해 장소감의 변화를 겪고 이후의 행동까지 연계된 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제5장에서 개인의 신 체․심리․행동과 사회․자연 환경의 상호작용과 생애주기적 발달에 따른 대 북전문가의 행동 특성을 해석해보고자 한다.
[그림 2-3] 신체․심리․행동과 사회․자연 환경의 상호작용과 생애주기적 발달 출처: 강상경(2011), p. 32를 재구성
이러한 생애주기적 인간행동과 자연․사회 환경에 대한 이해의 횡단면 은 이정만(1998)의 인간생태학 모델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림 2-4] 인간 생태시스템의 개념적 구조 출처: 이정만(1998), p. 682.
* 점선은 또 다른 개인의 인간 생태시스템으로서 사회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음을 표시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형이상학적 환경과 물리적 환경과의 상호작용, 그리 고 인식적․심리적 환경과 행태환경의 상호작용을 생애에 걸쳐 지속하고, 다양한 인간생태시스템 속에서 각자의 다른 삶을 영위하는 타인과 사회 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