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김일성 동상들은 실제 세계 10대 종교로 지정된 수령에 대한 숭배 에 빠진 북한 주민들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63) 또한 북한에는 지하교회 교인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순교 자의 자녀들로 태어나면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마을에 모여 살며 주로 기독교인들끼리 점조직을 통해 중매결혼하고 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와 같은 계급 제도 하에서 교묘하게 차별받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64) 이러 한 지하교인들과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기독교인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 이 재미교포 기독인들의 지원활동을 이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재미교포의 북한에 대한 장소감의 한 축에는 한민족 공간으로 서 평양과 열악한 상황을 가리기 위한 전시도시로서의 평양이라는 이중 성 그리고 잃어버린 교회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공존하고 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북한은 남한의 기독교인들을 배금주의에 물들었다고 비판하고, 탈북자를 면담한 CIA 극동문제전문가였던 헬렌 루이즈 헌터는 북한 사 람들이 청교도적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 점이다.
이러한 평양의 이중적 장소감과 기독교적 노스탤지어는 한국(모국)의 기독교 NGO가 형성한 북한에 대한 장소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재미교포의 북한에 대한 장소감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서 오는 일반성 과 미국 시민이라는 사회적 요인에 의한 특수성이라는 이중적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포포비아(Topophobia)의 중첩된 장소감을 형성하고 있다. 장소에 대한 사랑인 토포필리아는 원초적인 민족의식과 재미교포사회의 기독교적 문 화를 바탕으로 형성된 지속적인 장소에 대한 관심과 사랑, 연민 등을 말 한다. 장소에 대한 두려움인 토포포비아는 북한 지배층에 의한 심문, 고 문, 강압적 행동, 감시라는 직접적인 경험과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 굶주림, 정치범 수용소, 공개처형과 같은 간접적 경험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가지는 혼존공간성으로 인해 이중적 시선을 갖게 된다. 즉 반만년의 한민족공간이면서 동시에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실험, 정치범 수용소와 공개처형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즉 북한의 공간성은 고통을 호 소하며 긍휼을 원하는 타인의 얼굴이자 전쟁 가운데 있는 적으로 중첩된 다(강연안, 2005).
본 연구에서는 먼저 재미교포 대북지원활동가들이 북한에 대해 어떠한 장소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서 토포필리아와 토포포비 아적 경향성을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설문을 통해 6가지 장소 이미지를 제시하고 가장 동의하는 것 하나를 선택하게 하였다. '악의 축', '박애와 긍휼의 공간', '잃어버린 고향', '반만년 한민족 공간', '투자 가치로서의 공간', '금강산․백두산이 있는 관광지' 총 6개의 보기를 제시하였다. 이 가운데 악의 축을 제외하고 모두 토포필리아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결 과 가장 지배적인 장소 이미지는 '악의 축'으로서 전체 44.8%를 차지했 다. 이것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인식과 유사하며 부시정부 의 ‘악의 축’ 발언이 재미교포의 북한에 대한 인식에 깊이 파고들었다 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토포포비아적 경향은 사실상 종축만을 고려한 것 으로서 횡축을 포함하여 4개의 장소감으로 유형화하여 분석한다면 '악의 축'의 기저에 깔린 민족애를 포함한 다층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밖에 토포필리아적 경향을 나타내는 장소 이미지는 '반만년 한민족 공간' 22.41%, '잃어버리 고향' 12.9%, '박애와 긍휼의 공간'은 11.2%, '금강산과 백두산이 있는 관광지'는 6.89%를 차지했다.
[그림 3-11] 북한에 대한 장소 이미지 자료: 설문조사
북한관련 기도모임이나 NGO에 가입하고 있는 재미교포 가운데 실향 민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한민족과 고향에 대한 이미지가 더 높았다고 사료된다. 이러한 장소 이미지는 4장에서 장소감 유형과 비교하여 다시 분석해보고자 한다.
재미교포 대북지원 활동가들은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장소 경험을 통 해 장소에 대한 사랑과 공포감을 형성하고 있다.
재미교포 대북지원 활동가들은 미국의 인권과 자유의 존중, 기독교적 인류애를 바탕으로 하는 기부문화와 시민권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자국 민 보호 정책 등 사회․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자유롭게 지원활동을 펼치 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한 지원시 미국정부의 간섭을 받게 되고, 북한 으로부터 선교편지나 이메일 등을 감시받거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 고 눈에 보이는 어떤 변화도 감지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교포사회나 한국사회로부터 간첩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소감이 지원으로 연결되는 것에는 장기적인 지역 발전기 대에 대한 기대, 주민에 대한 연민,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자 하는 열정 등, 북한에 대한 감정적 연계가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으며, 장소감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방향과 행위로 지향된다고 할 수 있다.
거리이름 위치 거리주변의 명소 승리거리 대동강변-대동교-옥류
교- 능라다리
노동신문사, 정무원청사, 김일성광장, 평양제1백 화점, 평양학생 소년궁전, 아동백화점, 옥류관 등 천리마거리 보통문-충성의 다리 청광산여관, 평양체육관, 창광원, 남원백화점 등
창광거리 천리마거리-평양역-보 통문
노동당사, 김정일 26호관저, 당창건사적관, 고려 호텔, 평양역전백화점, 대단위식당가(창광거리 음 식점들) 등
개선거리 개선문-전우역 김일성경기장, 중국대사관, 전승혁명사적관 등 [표 3-12] 평양시가의 중심거리와 명소
1) 토포필리아와 토포포비아적 장소감
(1) 토포필리아(Topophilia)적 장소감의 형성
토포필리아는 이론적 배경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 소한 사건과 경험을 토대로 한 인간의 심리적, 감정적, 인지적 반응이며 장소에 대한 애착이나 사랑을 말한다.
재미교포 대북지원 활동가들은 지속적인 방북을 통해 북한이 점차 친 숙한 장소로 변해 가면서 토포필리아를 형성한다. 즉 북한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북한주민들과 신뢰관계를 쌓고 북한에서의 긍정적 경험들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애착과 전문성을 점증시켜 나간다.
① 경관에 대한 긍정적 경험
외국인이 북한에서 방문할 수 있는 지역은 매우 제한적으로 평양과 개 성, 나진, 선봉, 금강산과 백두산, 묘향산 등에 불과하다. 그러나 앞서 언 급한 것과 같이 평양은 전시도시로서의 의미가 강하여 다수의 볼거리를 제공하며 금강산, 백두산, 묘향산 등의 자연경관은 매우 아름답다는 평 가를 받고 있다.
재미교포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고 있는 평양의 중심거리와 명소는 아래 표와 같다.
광복거리 팔골사거리-만경대 만경대 학생궁전, 교예극장 등의 문화위락 시설, 12-30층 규모의 아파트
통일거리 낙랑구역 신시가지 각종 문화후생시설과 여러 개의 입체교차로, 폭 120m, 길이 5km의 주요도로 등
청춘거리 광복거리-안골입체다
리
1개의 주 경기장과 9개의 크고 작은 경기장 및 부대시설
출처: 제13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LA지역협의회, 2008, 재미교포 북한 탐방기 남한에 소속된 헌법기구로서 LA민주평화통일자문회 자문위원들이 평 양을 방문한 소감을 밝힌 글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일행을) 부드럽고 환한 미소로 환영했고…공 항 내부시설도 화한 페인트로 칠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LA평통 남북교류분과위원장, 최재현, 북한 탐방기 중 발췌)
"길 옆에 한줄로 서있는 가로수가 인상적이며 어릴 적에 시골길을 달리는 듯 한 느낌을 주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로수들은 어쩌면 우리 일행을 환영해 주 는 듯한 착각에 잠겼다…평양시내가 가까워지면서 도로 주변으로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보이고 개선문과 인민 대학습당 등 귀에 익히 들어본 건물들과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는 여성 교통 안내원의 모습도 이국적이었다…대동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가끔 주민들이 산책하는 모습 도 볼 수 있고, 공해가 없어서 공기가 상쾌했다…묘향산 관광을 떠났다. 국제 친선 관람관을 참관하고 남북 5대 사찰중 하나인 보현사를 들러보고 북한의 국 보 23호인 8각 13층 석탑을 볼 수 있었다…묘향산 계곡에서 점심을 들고 시원 한 계곡물에서 휴식을 취하고 주변의 경치를 감상했다."
(민주평통 뉴멕시코분회장, 이정우, 북한 탐방기 중 발췌)
재미교포들의 다양한 지원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나진․선봉 지역이다. 본 연구자가 참여 관찰한 VOWE선교회의 경우에도 이 지역에 유치원, 빵공장, 공책공장 등을 짓고 정기적인 방문과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VOWE선교회의 대표는 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였 으며, 조선족과 재중 재미교포 2세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대북지
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재미교포 활동가들은 이 지역의 재방문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감지하기도 하고, 사람 사는 모습이 같은 것에 익숙함을 느끼기도 한다. 통일선교대학에 참석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방북 체험기 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08년 방문하고 2011년 다시 방문했다. 3년 전 보다 생동감이 넘쳤 다. 안내원들이 생글생글 맞이해주고 편안해 보이고 아름답게 보였다. 그 럼에도 여전히 70년대를 보여주는 영화 세트장 같았다. 원산까지 고속버스 를 타고 이동했는데 차가 거의 지나가지 않았고 마을도 없었다. 새로운 건 물이 들어선 것이 변화를 말해주기 보다는 거대한 장마당이 변화를 말해주 었다. 나진․선봉은 50~60년대 우리나라 모습 같았고 아직도 석탄을 사용했 으니 북한이 보여줄 수 없는 공개되지 않은 다른 지역의 낙후된 모습과 배 고픔은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통일선교대학 수강생의 방북체험 강연내용 중 발췌, 가정주부)
“2011년 봄 뜻밖의 사람들의 후원으로 연변 현지 사역자들을 만나고 나 진․선봉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조선족들은 6개월은 연변에, 6개월은 나 진․선봉에 머물렀다. 나진․선봉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나와 너무 다를 바 없었다. 시장에서 흥정하는 모습이나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모습 등이 익숙했다.”
(통일선교대학 수강생의 방북체험 강연내용 중 발췌, 여, UCLA 졸업생)
이상 재미교포들이 전시도시로서 평양과 나진․선봉 등을 방문하면서 토포필리아적 장소감을 형성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북한의 국가적 잠재의식이 담겨진 다양한 상징물과 건축물-소년학생궁전이나 개선문, 주체사상탑-들은 서양 건축가들에게 새롭게 평가되기도 한다. 장마당과 거리들 속에서 익숙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러한 장소체험은 북한이 공 개한 지역에 한하는 제약성이 있지만 동시에 공개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참혹함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