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적 경음화와 비자동적 경음화를 표기에 반영할 경우 표음주의 지향 표기가 발생한다. <웃기지>를 <웃끼지>, <줄넘기>를 <줄넘끼>로 표기한 사례가 해당한 다. 경음자를 과도하게 표기한 사례이므로, 과도 경음자 표기라고 명명할 수 있다.
태음소나 기저형을 밝혀서 적는 일은 결국 표면형과 표기형이 달라지는 요인이 된다.
88) 중철(重綴)은 형태소 결합 과정에서 어떤 자음으로 끝난 형태소가 뒤에 ‘모음으로 시 작하는 형태소’와 만날 때 앞 형태소의 자음을 받침과 다음 음절의 초성 자리에 모두 나타나게 적는 표기 방식이다(민현식, 1999: 77-78). 중철 표기는 연철 표기에서의 어 간 형태소 분리 및 보존이 어렵다는 점과 분철 표기에서의 표음적 불충실이라는 점을 보충하기 위한 보완적 표기 방식(김소연, 2011: 207)이다.
그리고 <맷돌>을 <매똘>과 같이 표기한 사례도 수집되어, 과도 경음자 표기가 일어 나고 사이시옷이 누락되는 양상도 포착되었다. 현행 한글 맞춤법에서 경음화는 표기 에 반영하지 않으므로, 표기 교육 시 경음화를 반영하지 않는 형태론적 근거를 확인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으로 자동적 경음화 현상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본래 형태소에 있는 경음을 표 기에 반영하지 않는 사례도 발견됐다. <햅쌀>을 <햅살>로 쓴 사례가 해당한다.
자동적 경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이 표기에 표상되어 있으므로, <햅살>을 발음할 때, 경음화를 적용하여 [햅쌀]로 발음할 가능성이 크다. <빗방울>을 <비방울>로 표기하는 것처럼, 사잇소리에 의한 경음화가 일어나는 단어에서 사이시옷을 누락한 표기형도 수집되었다.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더라도 <순대국>을 [순대꾹]으로 발 음하듯이, 사이시옷을 누락한 표기도 발음할 때 비자동적 경음화가 적용되어 표준 발음을 표상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상의 사례는 과도 경음자 표기에 대비하여 과 도 평음자 표기라고 할 수 있다.
발음할 때 자동적 경음화가 적용되는 중철 표기도 수집되었다. 중철은 주로 역사 적 측면에서 논의되었다. 하지만 중철은 비단 역사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넋을>을 <넋슬>로 표기한 사례처럼, 학습자가 산출한 비규범 표기에도 등장한다.
김소연(2011: 207-209)에서는 중철 표기를 해석한 그간의 관점을 종합하며, ‘형태음 소적 표기와 음소적 표기가 혼합된 형식’, ‘어간 분리 의식이 반영된 표기’로 정리하 였는데, <넋슬>에서도 <넋>의 표기가 보존되어 있으면서도 <ㅇ>이 <ㅅ>으로
<그림 6> 표준 발음을 표상하는 비규범 표기와 경음화의 관련 양상
대체되면서 연음이 불완전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초성 자리의
<ㅇ>을 과도하게 평음자로 표기한 것이므로 자소 표상 측면에서 과도 평음자 표 기라고 할 수 있다. 이상 논의한 내용을 도식화하면 <그림 6>과 같다.
<그림 6>은 경음화와 관련하여 표준 발음을 표상하는 표기가 어떻게 존재하는 지 보여 준다. 화살표는 음운론적 지식을 경유하여 표기형을 향하도록 그려졌으며, 개념의 서로 다른 경로는 선의 모양으로 구분하였다. 자동적 경음화, 비자동적 경 음화가 산출 표기에 반영되면 과도 경음자가 만들어진다. 비자동적 경음화가 적용 됐을 때 사이시옷 누락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동적 경음화가 적용될 현상이 될 때 에는 과도 평음자 표기가 산출되며, 비자동적 경음화가 적용될 표기는 사이시옷을 누락한 표기이다. 자동적 경음화가 적용될 현상이면서 연음이 반영되어 있는 표기 는 중철 표기로서 표음표의주의 지향 표기가 된다.
문법 교육에서 경음화와 관련된 학습은 주로 경음화가 일어나는 세부적인 조건 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표기에서 경음화는 반영하지 않으므로, 표기할 때에는 경음화를 반영하지 않는 형태론적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잡 꼬]와 [감꼬]의 발음을 일으키는 음운론적 세부 조건을 아는 것보다, [하고], [날고]
와 같이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활용형의 발음과 비교해 봄으로써, 경음화를 표기 에 반영하지 않는 원리를 학습하는 내용을 표기 교육에서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태론적 지식은 경음화를 표기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 된다. 표준 발음을 표상하는 표기 가운데 경음화를 중심으로 관련된 사례 를 형태론적 지식과 같이 정리하여 제시하면 <표 27>과 같다.89)
89) 사이시옷 누락 사례는 다른 사이시옷 관련 사례와 같이 관습적 표기로 정리하였다.
표기 양상 음운론적 지식 자소 변동 형태론적 지식 사례 [산출 표기(목표 표기)]
과도 경음자 자동적 경음화
∅→ㄱ
명사 한자어 입꾸(입구)
특이 형태소 고유어 떡깔나무(떡갈나무)90) 형용사 단일어 어간 어근 똑깥다(똑같다)
사동 접미사 웃끼지(웃기지) 명사형 어미 맡끼로(맡기로)
부사형 어미 늦께(늦게)
연결 어미 걷꼬(걷고)
∅→ㄷ 연결 어미 듣또록(듣도록)
종결 어미 즐거웠따(즐거웠다)
∅→ㅅ 명사 한자어 법썩(법석)91)
<표 27> 표준 발음을 표상하는 비규범 표기 중 경음화와 관련된 사례
표기 양상 음운론적 지식 자소 변동 형태론적 지식 사례 [산출 표기(목표 표기)]
명사 어근 고유어 햇쌀(햇살)
의존 명사 한자어 9씨(시)
부사 명사 어근 고유어 샅쌑이(샅샅이) 명사 파생 접미사 개막씩이(개막식이) 형용사 파생 접미사 쑥쓰러운(쑥스러운)
종결 어미 보였씁니다(보였습니다)
∅→ㅈ 명사 한자어 각짜(각자)
명사 어근 고유어 맞짱구치다(맞장구치다) 형용사 파생 접미사 멋찐(멋진)
비자동적 경음화
∅→ㄱ
명사 한자어 대까(대가)
명사 어근 고유어 눈꼽을(눈곱을)
명사/부사 한자어 무조껀(무조건)
의존 명사 고유어 구경할 꺼다(거다) 명사 파생 접미사 고유어 줄넘끼(줄넘기)
연결 어미 감꼬(감고)
∅→ㄷ
명사 명사 어근 고유어 갈때(갈대)
명사/부사 한자어 절때(절대)
의존 명사/조사 고유어 지칠 때로(대로)
형용사 명사 어근 고유어 그럴뜻하게(그럴듯하게) 부사 명사 어근 한자어 절때로(절대로)
∅→ㅅ
명사 명사 어근 고유어 눈쌀을(눈살을) 의존 명사 고유어 쓸 쑤가(수가)
부사 명사 어근 한자어 열씸히(열심히)
∅→ㅈ 명사
한자어 걸짝(걸작)
명사 어근 고유어 발짜국만(발자국만) 한자어 글짜(글자) 부사 특이 형태소 한자어 솔찍히(솔직히)
과도 평음자
자동적 경음화
ㄱ→∅ 명사 명사 어근 고유어 빛갈(빛깔) 특이 형태소 고유어 짝궁(짝꿍)
조사 보조사 끝가지(끝까지)
ㄷ→∅ 명사 명사 어근 고유어 액댐(액땜) 동사 파생 접미사 젖드리다(젖뜨리다) ㅅ→∅ 명사 명사 어근 고유어 찹살(찹쌀)
부사 부사 어근 고유어 쓱싹쓱삭(쓱싹쓱싹) 자동적 경음화
연음 ㅇ→ㅅ
조사 주격 조사 값시(값이)
목적격 조사 넋슬(넋을) 부사 파생 접미사 힘없시(힘없이)
(2) 평파열음화 및 비음화 관련 표기
평파열음화와 비음화는 긴밀하게 관련된 음운 현상이다. 비음화의 적용을 받는 장애음은 음절의 종성에 놓여 평파열음화의 적용을 먼저 받기 때문이다(이진호, 2014: 169).92) 비규범 표기의 양상에서도 이러한 관련성은 유지된다. <맞나요>를
<만나요>로 표기한 경우 평파열음화와 비음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음화는 ㄹ의 비음화가 적용된 후 일어나기도 한다. 표기할 때에는 비음화를 표 기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비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원인을 아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ㄹ의 비음화는 <ㄹ>의 표기와 관련하여 별도로 정리되는 것이 효율적이고, ㄹ의 비음화를 제외하면 비음화는 평파열음화 와 개념 연결의 경로를 공유한다.
평파열음화는 비음화 이외에도 유기음화 및 구개음화와도 관련된다. <비슷하 다>를 <비스타다>로 표기한 사례의 경우, /ㅅ/과 /ㅎ/이 연쇄할 때, 평파열음화가 일어난 후 유기음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되고, 이러한 음운 과정이 표기에 반 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햇볕이>를 <햇볕히>로 표기한 사례의 경우, 과도 하게 <ㅎ>을 표기하여, 표기형에 평파열음화가 적용되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었 다. 이때 평파열음화는 표기형에 이끌려 추론되는 것이므로 구어에 실재하는 현상 이라고 할 수 없는 유사(類似)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이진호(2014: 141)에서는 현실 발음에서 /ㅆ/ 앞에 /ㄷ/이 올 수 없 는 음소 배열 제약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견해를 따라 ㄷ 탈락을 설정하였다.
90) ‘갈나무’의 일종으로 보면, 발음 시 자동적 경음화가 일어나는 단어로 분석할 수 있다.
91) 한자어라는 의식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고유어로 취급하면 관습적 표기가 된다.
92) 배주채(2018: 150)에서는 이 같은 해석의 합리성을 음성학적 근거에서 찾는다. 비음 화는 음성학적으로 불파 폐쇄음 [p>, t>. k>]가 불파 비음 [m>, n>, ŋ>]으로 바뀌는 것 이므로, 경음, 유기음, 파찰음, 마찰음은 평파열음화 과정을 거쳐 불파한 후에 비음화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음성학적으로 자연스러운 음운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표기 양상 음운론적 지식 자소 변동 형태론적 지식 사례 [산출 표기(목표 표기)]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 왔섰다(왔었다)
명사형 어미 없슴(없음)
관형사형 어미 없슬(없을) 연결 어미 컸스면(컸으면) 종결 어미 지으셨서요(지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