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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2. 통합적 현장사찰

북한 핵에 대한 검증에 대한 합의는 2008년 7월 12일에 제6차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언론 발표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내용으로 ① 검증체제는 6자의 전문가들로 구성 되며 비핵화 실무 그룹에 대해 책임을 지며, ② 검증 체제의 검증 조치는 시설 방문, 문 서 검토, 기술 인력 인터뷰 및 6자가 만장일치로 합의한 기타 조치를 포함하고, ③ 필요 시 검증체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관련 검증에 대해 자문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 을 환영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농축우라늄프로그램과 핵확산 문제를 염두에 둔 ‘감시체 제 구축’과 관련하여 6자회담의 틀 내에서 감시체제를 수립하기로 합의하였고 감시체제 는 6자 수석대표들로 구성되고 적절한 당국자에게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하였다.316) 315) 전성훈, 앞의 책(1992), p. 167.

316) 통일연구원, 주간 통일정세 6월호, 서울: 통일연구원, 2008, pp. 30-31.

이후 검증의정서에 관한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북한은 형식적인 검증을 내심 바라고 있었으나 미국에선 ‘허술한 북핵 검증은 안 된다’라는 강경파들의 요구가 거세어졌고, 이 에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불시사찰’, ‘시료채취’, ‘IAEA의 검증 참여’ 제안으로 북한을 압 박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도 지연시켰다. 북한은 동년 8월 27일에

‘불능화 중단 및 핵시설 원상복구’라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힐 차관보가 10월 1일에서 3 일까지 북한을 방문하여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였다. 10월 11일 미 국무부는 “북한이 신 고한 시설에 접근하고, 미신고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합의하에 접근하기로 하였으며 시 료채취, 핵 감식 등 과학적 절차에 의한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서 잠정적으로 해제했다”고 발표하였으나 북한은 “우리는 시료채취에 합의한 바 없다”

고 즉각 반박하였다. 이 시료채취 및 분석은 마치 나무의 나이테를 보듯 북한 핵프로그 램의 과거와 현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검증의 핵심적인 기술이나 북한 입장에서는 치 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검증의정서 채택이 불발되 었다.317) 비록 검증의정서에 합의를 보지 못하였지만 6자가 의견을 모은 검증 체제의 핵 심은 핵프로그램에 대한 현장 방문 즉 사찰을 의미하며 시설 가동일지, 재료 물질의 반 입, 사용, 재고량 등에 관한 장부 검사, 핵관련 연구 및 개발에 관련된 문서를 확인하며 핵관련 종사자 가운데 기술 전문 인력에 인터뷰 등을 실시하고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감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의가 6자 회담 참여국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검증 수단과 검증 방법을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합의 사항에 대한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이행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UN의 검증 원칙 가운데 하나인 ‘적절하고 효과적인 검증을 위해서는 국가기술수단, 국제기술수단, 기타 국가적 절차 및 현장검사와 같은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사항에 부합하는 합의를 도 출한 것이었다.

남·북한 및 미국은 북한 핵사찰에 대해 원칙적인 면에서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검증에 있어 결국에는 핵사찰 문제로 귀결되어진다고 볼 수 있 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가장 핵심은 핵사찰에 대한 의견 접근을 하는 것이 다. 사찰은 관련 전문가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눈으로 보고 관련 장부, 가동 서류 및 기록들을 확인하며 관계관들과 인터뷰를 실시하고 과학적인 장비로 분석하는 과정 으로 적대국 사이에 합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북한은 과거 IAEA로부터 임시사찰을 수용한 경험이 있다. 북한은 사찰의 과학적인 접근과 분석, 그 결과가 미치

317) 김태우, “오바마 행정부의 시험대 오른 북핵검증의정서,” 자유공론 1월호, 2009, p. 14.

는 파급 효과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사찰에 대해 민감한 반 응을 보이고 협상에서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셀프 검증하여 보여주 고 싶은 핵관련 시설만을 보여주기를 원할 것이고 이를 통해 자신들이 최대한의 양보 를 하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검증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찰을 어느 선에 서 북한이 수용하도록 할 것인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핵사찰을 외부 국가와 기구에서 일방적으로 들어 와서 주권을 침해하며 조약 위반사항을 캐내려 고 하는 것이 아닌 조약 준수를 확인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라는 인식을 갖도 록 하는 지속적인 노력 또한 필요하다.

사찰을 시행함에 있어 사찰 목적에 맞게 다양한 유형이 적용되어야 한다. INF 조약 이행과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초사찰, 폐기사찰, 폐쇄사찰, 특별사찰, 상주감시소 운 영 등의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미·소간에 INF 조약을 이행하면서 다섯 가지 사찰의 유형을 적용하였다. 즉, 기초(baseline), 제거(elimination), 폐쇄(closeout), 단기통고 (short notice), 출입구 감시(portal perimeter) 방법을 적용하였다.318) 추가적으로 1997 년 사찰 기능이 대폭 강화된 IAEA의 안전조치체제(strengthened safeguards system) 이행을 위한 추가의정서에 따라 북한 핵에 대해 사찰을 실시해야 한다. 미신고 시설 또는 의심 시설에 대한 특별사찰 수용, 특정 장소(specific location) 환경 또는 광역 (wide area) 환경 샘플링 허용, 사찰관 접근 시간 단축 등 핵심적인 사찰 내용은 반드 시 포함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사찰 측면에서 발전방안은 아래와 같다. 먼저, 향후 검증은 현장사찰을 기술집약적 검증 기술과 통합시키는 검증이 요구될 것이다.319) 기 술집약적 검증은 조약 상대국의 자발적 또는 강제적인 핵 리스트 신고서를 토대로 그 동안의 축적된 위성사진, 항공정찰 자료 등을 수집하여 검토하고 다양한 감시수단을 활용하여 지진파, 방사능, 핵물질, 핵관련 시설 등의 원격·환경 감시결과와 검증 전문 가들로 구성된 현장사찰을 통하여 장부검사, 전문 기술인력 인터뷰와 시료채취 및 분 석 등 통합적 현장사찰을 실시하여 조약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운영 개념을 보면 지하에서는 고폭장치 실험과 추가적인 핵실험에 대한 지 진파 감시, 지상에서는 특정 핵프로그램 관련 시설에 대한 원격 감시, 핵심 핵시설에 대한 상주감시소 운영, 목적에 맞는 다양한 현장사찰 실시, 해상에서는 핵관련 시설에 서 사용되는 냉각수 감시 및 방사능 오염물 감시 및 분석, 공중에서는 대기 중 방사능 318) 국방부, 앞의 책(2009), p. 10.

319) 남만권, 앞의 책(2004), p. 45.

물질에 대한 감시 및 분석, 주기적이고 불규칙적인 인공위성 정찰과 항공기, 무인기 등 에 대한 감시 등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즉, 향후 핵검증은 지하, 지상, 해상, 공중,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기술적 수단을 활용하고 감시, 사찰, 정밀분석 등을 실시하여 상 대방의 조약 준수 여부에 대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기술집약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도식으로 나타내면 <그림 5-3>와 같다.

<그림 5-3> 기술집약적 검증 개념도

* 출처 : 필자가 정리한 내용임.

검증 대상과 세부 검증 적용 범위는 검증 수단과 검증 방법의 기술 가용성에 의해 영 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북한이 6차 핵실험 직후 ‘대륙간 탄도 로켓 장착용 수 소탄 시험 성공’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 검증할 것인가?

수소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수소, 삼중수소, 리튬(Li-6) 생산시설 등을 확인해 야 한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핵탄두의 소형화 여부와 대기권 재진입 여부 기술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국가 또는 국제적으로 보유 하고 있는 기술적 검증 수단과 이 수단을 운용하고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기술적 검 증 전문 인력 유무에 따라 검증의 범위와 대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영역에서의 검증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 야 한다. 기존 IT에서 취급하던 데이터가 1차원 정보라면 정지 영상은 평면으로 구성 되는 2차원 데이터가 되고, 동영상 데이터는 3차원 데이터이다. 군의 정보 자산인 인공 위성, 항공기, 무인기 등의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획득 센 서에 따라 데이터의 특성과 포맷이 다양하다. 이 MMF(Multi Model and Format) 데 이터는 목표 대상물과 센서 간의 기하학적 관계, 다양한 파라미터, 센서의 특징, 기상 조건 등에 따라 다르게 얻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군이 운용하고 있는 군사정보통합처리체 계(MIMS: Military Intelligence Management System)는 다차원적인 영상정보수집수단으 로부터 수집되는 고용량의 영상데이터에 대한 자동화된 통합 분석 기술이 반영되어 있 지 않기 때문에 이를 자동화 처리하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320) 또한 한 국은 2021년까지 합성개구레이더(SAR)위성,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 등 군사 정 찰위성을 보유하고자 하는 ‘425사업’을 추진 중이다.321) 그러나 이 사업도 정찰위성 운 영 주체를 두고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개발 주체를 두고 국방과학연구소와 항공우주연 구원 등으로 의견이 대립하여 계속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 주관으로 일원화된 개발과 운영 체계를 갖춰 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하여 추진함으로써 기술 집약적 검증 방법의 발전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