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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3. 비핵화 방식

고 판단되며 사찰(inspection)과 감시(monitoring)는 검증의 한 방법으로 보는 것이 타 당하겠고, 검증은 비핵화의 전 단계에 적용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신고 (declaration)를 가동중단(shutdown) 및 봉인(sealing) 단계 이전에 하느냐 이후에 하느 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비핵화 약속의 출발은 핵시설의 가동중단(shutdown) 및 봉 인(sealing) 조치를 먼저하고 관련되는 모든 핵시설을 신고(declaration)하는 것이 일반 적이라고 판단된다. 추가하여 NPT 체제하에서 비핵 보유국은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핵무기 등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핵보유국으로 반출(taking out)하는 조치가 폐기 (dismantlement) 조치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비핵화의 과정은 ‘가동중단 (shutdown) 및 봉인(sealing) → 신고(declaration) → 불능화(disablement) 및 해체 (dismantlement) → 폐기(dismantlement) 및 반출(taking out)’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 하다고 판단되며 이 모든 과정의 시작과 종료 단계까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 다.

해 나온 한·미 양국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에서 비핵화라는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 다.63) 1991년 12월에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한국은 노태우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 화와 평화 정착에 관한 선언’을 보완하여 한반도 비핵화 등에 관한 선언을 제안하였다.

이에 남·북한은 몇 차례의 협상 끝에 북한이 기존 조선반도 비핵지대화 주장을 철회하 고 1991년 12월 31일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하였다. 이는 북한의 김일성이 정 권수립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여 한국과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와 기대에 잠시 손을 내민 생존을 위한 전술적 후퇴였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2009년 2월 2일 북한 외 무성 대변인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남조선에서의 핵무기의 생산과 반입, 그 배비와 이용,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서의 조선에 가해지고 있는 모든 핵위협에 대한 근원적 인 청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라고 주장하였다.64) 다시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를 주장한 것이다. 2018년 12월 20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에 서도 “6·12 북·미공동성명에는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명시돼 있지 ‘북한 비핵화’라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면서 미국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북한의 비핵화로 어물쩍 간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비핵화라는 용어를 남·북한이 사용하고 있 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 또는 ‘완전한 비핵화’는 과거 북한이 주장한 ‘조선반도 비핵지대화’와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2018년 4월 21일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핵실험 중지는 세계 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실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 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이란 표현 을 사용한 바 있다.65) 완전한 비핵화 보다는 향후 핵군축을 협상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66) 이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가 아닌 핵위협을 감소시키는 핵군축을 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하면서 “완 전한 의미의 비핵화는 북한 정권이 붕괴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하 63) 전성훈, “북한의 ‘비핵화 국가전략’과 한·미의 ‘비핵화 외교’: 북핵 장기화에 대비한 중장기 국가전

략의 필요성,” 국가전략 제25권 1호, 2019, pp. 93-94.

64) 김진환, “북한의 안보 전략 변화: ‘핵무기-안보 교환 전략’의 등장, 진화, 전환,” 동북아연구 제28 권 1호, 2013, p. 99.

65) 조선중앙TV , 2018년 4월 21일.

66) 군축(disarmament)은 ‘군비의 축소 또는 제한’을 의미한다. 즉, 보유중인 군사력 전반 또는 특정 무기 체계를 감축 또는 폐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핵군축은 ‘핵무기를 포함하는 핵프로그램에 대 한 축소, 제한, 폐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용호, 현대 국제군축법의 이론과 실제 , 서울: 박영사, 2019, pp. 3-7.

였다. 2019년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이 된 배경에 대한 분석에서 북한과 미국의 비 핵화 개념에 상당한 이견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협상에 임한 북한의 비핵화 개념은 핵보유 상태에서 핵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즉, ‘핵군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북한 스스로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핵군축 협상 차원에서 영변 핵시설의 ‘부분적인 비핵화’만 내놓아도 통 크게 양보하였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미국의 비핵화 개념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은 물론이고 기타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신고, 검증, 폐기 등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의 핵군축 시도에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동의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9월 17일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소 장도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을 주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을 하기도 하였다.

만약 북한이 주장하는 핵군축은 한국의 핵과 북한의 핵을 상호 축소, 제한하는 것이 아닌 북한의 핵과 미국의 핵을 상호, 축소하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는 요 원해지고 계속하여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되어 항구적인 평화체제하고는 더욱 더 멀어 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부분적인 비핵화’ 또는 ‘핵군축’ 추진은 한 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경계해야 할 개념이다.

남·북한 정부가 각각 주장하는 비핵화의 개념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 가 주로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핵전력의 한반도 전개 및 훈련 금지 등을 요구하는 ‘조선반도 비핵지대화’ 개념이 포함되어 혼란을 줄 수 있 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6차례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 일 발사 시험을 하고 지속적으로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면서 핵무장을 고도 화하고 있는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을 비핵화 대상으로 하는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 를 사용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북한 비핵화는 어떠한 방식으로 추진해야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핵 문제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중요한 안보 이슈가 된 이래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의 비핵화 방식에 대한 용어는 세 가지 정 도가 거론되어 왔다. 첫 번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이다. 2003년 5월 5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CVID가 미국이 추진하는 방식이라고 처음 언급한 바 있다.67) 이후 폐기(dismantlement)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이 커지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로 통용되었다. 두 번째,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폐기(PVID: 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이다. 2018년 5월 3일에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사에서 “우리는 PVID에 전념하 고 있다”고 하면서 PVID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도 하였다. PVID가 CVID 보다 더 강화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비슷한 수준의 방 식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세 번째,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이된 비핵화(FFVD: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2018년 7월 4일 패트 릭 크로닌(Patric Cronin) 미국 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선임국장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과 미사일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이 현재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에 미 행정부는 조용하게 FFVD를 강조하기 시작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전 북한의 비핵화 방식으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이 극도 로 싫어하는 CVID 용어 사용을 피하고 북한 비핵화의 관건인 검증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일보 후퇴라고 볼 수 있다.68)

2018년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기까지 미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방식은 CVID 또는 PVID이었다. 이에 대해 북한은 CVID 또는 PVID는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강하게 반대를 하였다. 결국 북·미는 2018년 1차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CVID, PVID란 용어를 포함하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CD: Complete Denuclearization)’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6·12 북·미정상회담 하루 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검증가능한(V)와 불가역적인(I)가 빠져 있다는 언론 기자들의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CD)는 검증가능한(V)와 불가역적인(I)를 다 아우르는 내용이다’고 불편 한 마음으로 답변을 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폼페이오 장관이 이틀간 비핵화 협 상을 마치고 평양을 떠난 2018년 7월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CVID 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강 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은 CVID를 염두에 두고 다른 표현을 했을 것으로 예상이 되나 북한은 PVID나 FFVD를 모두 CVID와 동일 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69)

67) 이수혁, 전환적 사건 , 서울: 중앙북스, 2008, p. 285.

68) 박재완,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함의 분석을 통한 북한 비핵화 방안,” 군사발전연구 제12권 제1호, 2018(C), pp. 3-9.

69) 「비핵화 용어의 정치학...CVID·FFVD에 담긴 남북·미일 ‘속내’」, 연합뉴스 , 2018년 7월 9일.

UN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인 방식도 CVID 이다. 2018년 10월 13일에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시 “북한이 CVID 수준의 비핵화를 추진할 시 제재 를 완화할 수 있다”고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이탈리아, 덴마크 정상회담 시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어서 동년 10월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 럽정상회의(ASEM: Asia-Europe Meeting) 의장 성명에서도 “북한은 UN 안보리 결의 에 따라 모든 핵무기, 여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및 관련 프로그램과 시설을 CVID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비핵화 방식 용어 자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불만스러워 하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면서 북 한과의 비핵화 협상 모멘텀 유지에 고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핵 신고에서 부터 핵폐기 완료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통하는 문제가 검증이 다.70) 미국은 북한 비핵화 방식을 CVID, PVID, FFVD로 혼용해서 사용해도 ‘검증 (verification)’에 방점이 모두 찍혀 있다.

‘검증’이란 조약 상대국과 상호 합의한 대상에 대해 허용한 수단과 방법으로 상대국 의 조약 준수 여부에 대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화려하고 수사적인 정치적인 행위보다 과학적 사실과 근거에 기반한 기술적 검증이 무엇보다 중 요하다. 예를 들어 ‘북한은 핵탄두를 몇 기를 생산하여 어느 장소에 저장하고 있을 것 인가?’ 하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원광에서 채광, 정련, 변환, 금속화 과정 에서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획득 과정, 이를 무기화하는 조립 및 생산과정, 투발수단 과 연계하여 작전배치 및 저장과정 등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없이는 조약 준수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 핵에 대한 비핵화 방식은 ‘완전한 기술적 검증이 보장되는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완전한 기술적 검증에 돌이킬 수 없고, 검증 가능하고, 영구적 인 비핵화의 의미가 모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북한의 비핵화의 방식도 검증은 반드시 포함되고 실천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전 검증 과정에서 기 술적 평가에 의한 검증 대상 선정과 기술적 검증 수단과 기술적 검증 방법이 완전히 보장이 되는 비핵화 방식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70) 핵문제 해법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빠른 비핵화(CVFD: Complete Verifiable Fast Denuclearization)를 주장 하기도 하였다. 정욱식, “북·미 비핵화 협상: CVID아닌 CVFD가 대안,” 통일한국 6월호, 2018, p.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