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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공 개방을 통한 국가·국제기술수단

ABSTRACT

1. 영공 개방을 통한 국가·국제기술수단

제3절 검증 수단: 첨단화 검증

검증 수단에 대한 ‘첨단화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첨단화된 검증 수단의 비약적 인 발전으로 검증 대상과 방법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핵물질의 동 위원소 비율을 측정하는 첨단화된 분석 장비로 아래와 같이 기술적 핵검증에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정보들을 제공받을 수 있다.297) 첫째,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비율을 측정하 는 장비로 신고량과 물질 출입량의 일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둘째, 플루토늄-240과 플루토늄의 비율을 측정하는 장비로 운전 이력과 연소도를 판단할 수 있다. 셋째, 아메 리슘-241과 플루토늄-241의 비율을 측정하는 장비로 재처리 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

넷째, 세슘-134과 세슘-137 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하는 장비로 원자로에서 연료 인출 시 기를 판단할 수 있다. 다섯째, 우라늄-235와 우라늄 비율을 측정하는 장비로 농축우라 늄도를 판단할 수 있다.

북한 핵에 대한 검증에는 남·북한과 제3국이 각각 독자적으로 운용 가능한 독자 검 증 수단과 남·북한과 제3국의 상호 동의와 협조가 필요한 상호협력적 검증 수단이 있 을 수 있다. 독자적으로 운용 가능한 기술적 검증 수단에는 군사 및 상업용 위성, 지 상·해상·공중에서의 레이더, 기타 부수적인 정보수집 등이 있을 수 있고 남·북한과 제3 국의 상호 협의 및 동의가 필요한 현장 감시 장비 운용, 원격 감시 장비 운용, 국제기 술수단(MTM) 운용, 영공개방협정을 통한 위성 및 항공 정찰기 운용 등이 있을 수 있 다. 핵검증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국가기술수단(NTM) 또는 국제기술수단(MTM)인 인공 위성은 해상도 1∼4㎝의 능력을 구비할 정도로 첨단화되어 가고 있다. 직경 30㎝의 크 기의 지상물체도 식별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도 운용이 가능하다. 전자광학, 적외선, 합성 개구레이더 등의 탐지 센서를 항공기 등에 탑재하여 선명한 영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국, 프랑스, 소련 간의 제네바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가 소련에게 영공개방을 제안하였다. 주요 제안 내용은 자국의 모든 군 사 기지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상호 교환하고 이를 근거로 상대국의 영공을 비행 정찰 하여 수집된 정보를 검증 당사국이 가져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련은 영공개방만으 로 상대방의 기습공격을 막을 수 없고 이는 스파이 행위라고 제안을 거부하였다. 34년 이 지난 1989년 5월 12일 텍사스 A&M 대학교 졸업식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과 거 아이젠하워가 주장한 영공개방을 다시 제안하였다. NATO와 WTO 가입국들에 대 한 상호 영공정찰을 실시하여 상호간에 투명성을 제고시켜 신뢰증진으로 안보 위협을 감소시키자는 것이었다. 이 제안은 많은 국가들의 호응을 받았고, 1990년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NATO와 WTO 외무장관 23명이 참석하는 제1차 영공개방 협상으로 이어졌다. 이틀간의 협상 결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 은 ① 가능한 최대의 영공개방과 정찰 비행에 관한 최소한의 제한, ② 연간 할당량에 준해서 정찰 허용, ③ 비무장 항공기와 탐지장비 사용, ④ 비동맹 중립국의 참여 보장,

⑤ 미래 다른 영역에서도 개방 증대 등이었다.298) 그러나 NATO와 WTO 양측은 비행 횟수, 비행경로, 감시 및 탐지장비의 종류와 성능, 사용 항공기의 국적, 수집된 자료의 배부 및 공유 문제 등 기술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하고 차후 회담으로 넘겼다. 동년 4월 23일부터 5월 14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실시된 2차 회담에서 도 영공개방의 침투성(intrusiveness)을 높이려는 미국과 이를 제한하려는 소련의 반대 로 쉽게 합의를 보지 못하였다. 그 후 NATO와 WTO 측의 계속된 협상을 통해 의견 차 이를 좁혀 드디어 1992년 3월 24일 헬싱키 CSCE(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정상회담에서 ‘영공개방조약’이 체결되었다.299) 이 조약의 주요 내용은 ① 조약 가맹국들의 모든 영토를 공중 정찰 비행을 위해 개방 허용, ② 매년 각 조약 당사국은 영공정찰 대상 국가를 필요에 의해 변경 가능, ③ 조약 가맹국은 자 국의 영토 면적에 비례하여 연간 영공정찰 수용 의무 부과, ④ 탑재 장비는 해상도 30

㎝의 카메라, 해상도 50㎝의 적외선 탐지장비, 해상도 3m의 합성개구레이더(SAR), 비 디오 등으로 허용하고 개선된 탐지장비도 추가 허용, ⑤ 항공촬영 시 2개의 테이프를

298) Jonathan Tucker, "Back to the Future: the Open Skies Talks," Arms Control Today, Vol. 20, No.

8, 1990, p. 22.

299) NATO 16개국과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체코, 독립국가연합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벨라루시 등 총 25개국이 가입하였다.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CSCE 회원국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가입할 수 있었다. Vertic, Trusty and Vertic, No. 26, 1992, p. 2.

사용하여 촬영하고 1개는 촬영국이 1개는 수검국이 보관 및 관리하며 다른 국가에서 요구 시 복사본을 제공하여 자료의 공유도 허용하였다.300)

‘영공개방조약’의 세부 시행절차는 수검국에게 영공정찰 의사를 최소 72시간 전에 통보함으로써 시작이 되었다. 검사국은 수검국에 도착하여 군사시설이나 핵시설 주변 의 안전 비행을 위한 비행고도, 경로, 시간 등이 포함된 비행계획서를 제출하면 수검국 은 검사국과 협의를 거쳐 8시간 내에 승인을 하도록 해야 했다. 비행계획서에 합의하 면 24시간 이내에 비행을 의무화하여 수검국의 거부 권한을 제한하며 단시간 내에 영 공정찰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수검국의 관련 요원들은 검사국의 항공기에 탑승하여 허 가되지 않은 장비의 탑재 여부를 조사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항공정찰 비행의 시간과 거리는 조약 당사국의 영토 면적에 따라 상이하며 정찰비행 후 검사국과 수검국은 수 집된 정보를 서로 공유하게 되었다.301)

또 다른 사례로 1991년 5월 11일에 헝가리와 루마니아가 ‘영공개방협정’을 체결하였 다. 양국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회원국이면서도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상호 불신이 높 았었는데 상호 침략 의혹을 불식시키며 신뢰구축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영공개방 협정’을 체결하였다. 주요 내용은 ① 연간 4회의 영공정찰 상호 허용, ② 정찰 비행 한 도는 비행거리 1,200㎞나 비행시간 3시간 중에서 먼저 해당되는 것을 적용, ③ 정찰 항 공기는 카메라와 비디오를 탑재할 수 있으며 기술적 능력이 향상된 탐지장비도 허용,

④ 수검국은 항공기 이륙 전에 비행계획서를 검토하고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었다.302) 영공개방은 남·북한이 독자적인 인공위성 감시능력이나 원거리 감시 및 탐지 능력 이 제한된 상태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효과적이면서 경제적인 검증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이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영공개방에 부담을 느낀다면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영공개방 방안을 추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항공정찰 비행고도와 횟수, 지역을 제한하면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정찰을 시행하는 것이다. 비행고도에 따라 상대측 감시 지역의 규모가 결정되므로 최초에는 제한을 두고 상호 군사적 긴장 완화 를 조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로 신고된 핵시설에 대한 제한된 영공정찰을 실시하 300) 전성훈, 앞의 책(1994), pp. 105-106.

301) Amy E. Smithson, "Open Skies Ready for Takeoff," 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Vol.

48, No. 1, 1992, pp. 17-21.

302) Marton Krasnai, Cooperative Bilateral Aerial Inspections: The Hungarian-Rumanian Experience, in Open Skies, Arms Control, and Cooperative Security, New York: St. Martin's Press, 1992, pp.

137-148.

는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주한 미군 시설과 핵 확장 억제전력이 전개될 수 있는 주 요시설에 대한 항공정찰과 북한이 신고한 핵시설에 대한 정찰을 교환하여 상호주의에 따라 항공정찰을 허용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로 남·북한 쌍방 영공에 대한 전면적 인 개방을 하여 비핵화 대상인 핵관련 연구 및 생산시설, 핵무기 저장시설, 핵투발체 계, 약속한 핵시설 폐쇄 및 폐기 등에 대한 항공정찰을 주기적으로 허용하여 조약 이 행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여 한반도 신뢰구축을 공고히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영공개방에 대한 합의를 통해 국가기술수단(NTM)과 국제기술수단 (MTM) 사용을 제한 없이 보장하여야 한다. 인공위성, 항공기 등에 합성개구레이더 영 상, 전자광학 영상, 레이더 영상, 적외선 영상 등의 탐지 센서를 탑재하여 영상, 신호 등의 정보를 상호간에 자유롭게 수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무인 정찰기의 감 시 및 탐지 성능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수단도 향후 협상에서는 포함이 되어야 할 것이다. 헬싱키 ‘영공개방협정’에서와 같이 남·북한 당국 은 물론 제3국의 참여도 보장하여 객관성과 공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남·북 한에 중립적이고 인공위성 감시능력을 보유하고 기상에 제한을 덜 받고 해상도가 높은 탐지장비 능력을 구비한 국가들의 참여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소 중거리핵 미사일폐기조약(INF Treaty)에서 부수방안까지 포함하여 영공개방에 대한 항공정찰 시 핵미사일 저장시설의 지붕까지 개방하여 상대국에 조약 이행의 투명성을 보장함으 로써 성공적으로 핵·미사일 폐기까지 이루었던 역사적 사례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영 공개방을 통한 국가기술수단(NTM)과 국제기술수단(MTM) 사용은 남·북한 쌍방이 비 핵화를 이루기 위한 신뢰구축에 대단히 유용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