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다양한 질감의 면구성
4.2. 작품 연구
몬드리안이 기본색들의 관계를 탐구 했다면, 영국 화가 벤 니콜슨(Ben Nicholson, 1894∼1982)은 원이나 사각형 같은 단순 한 형태들 간의 관계에 관심을 가졌 다.202) 그는 색을 배제한 흰색 판지만 으로 <January 1962 (white relief–Paros)>
를 포함한 일련의 시리즈 작업을 제작 하였다.
벤 니콜슨의 작업처럼 조각보의 면구 성은 제작자의 미적 기호에 따라 감각 적으로 선택된 자투리의 조합이다. 이 와 마찬가지로 판형 왁스에 다양한 방 식으로 표현된 무늬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데에는 감각적 선택이 절대적이다. 질 감을 달리하는 판재들을 조합하는 선택적 연결 고리를 찾는 일에는 직관이 우선 적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선택한 판재들을 하나씩 겹쳐 봄으로써 무늬의 조화와 분위기의 통일을 재확인해야 한다.
판형 왁스를 0.7mm로 제작하려면 압연기를 사용해 두께를 조절해야 한다. 여 러 번 압연하는 과정에서 왁스가 휘거나 뒤틀리고 때때로 가장자리가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압연기에 달라붙지 않도록 종이나, 질감을 내기 위해 함께 누 르는 물체가 그대로 왁스에 박혀 주조되기도 한다. 이 모든 우연적 결과를 가능 한 범위 내에서 그대로 활용하고자 노력하였다. 주조된 판재를 연장하는 과정에 서도 동일한 무늬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무늬를 자유롭게 연결하였다. 정은이나 황동이라는 동일 재료를 유지할 뿐, 다양한 가변적 시각 효과를 실험하였다. 그 러므로 지금까지 살펴 본 질감 표현의 방법들은 한 기물에 독립적으로 사용되기 도, 혹은 2가지 이상이 혼합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그림 5-86]과 [그림 5-87]은 다른 질감의 자투리 조각을 조합해 면구성한 예 이다. [그림 5-86]은 <질감의 면구성 20-1>의 일부분으로 스탬핑과 롤프린팅으 202) E. H. 곰브리치, 백승길, 이종승 역, op. cit., p.581.
[그림 5-85] Ben Nicholson, <January 1962 (white relief-Paros)>, 1962, Oil on Carved Board, 62.6x64cm, National Galleries Scotland
로 질감를 표현한 판재들을 연결해 기하학적 면구성을 시도하였다. 종이테이프 와 원형 스티커를 롤프린팅에 사용했는데, 종이테이프는 가장자리를 찢어 자연 스러운 테두리를 만든 후 판형 왁스에 여러 겹 붙이고 압연해 질감을 얻었다.
이 경우 자투리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3∼4곳의 단면을 동시에 맞추는 정 교한 땜 작업이 필요했다. 낮은 굽으로 안정감을 추구한 형태로 기물을 완성하 였다.
한편 <질감의 면구성 19-1>은 열선 드 로잉과 스탬핑에 의한 질감이 기벽의 내외 면을 고르게 장식한다. 여러 조각이 연결 된 것처럼 보이나, 판형 왁스의 가공에서 발생된 면적인 요철을 그대로 사용해 보기 보다는 땜 작업이 적었다. 같은 크기의 원 통 2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키를 높였는데, 단면을 정확히 맞춰 때우지 않고 아래의 것을 위의 원통에 끼워 넣고 때움으로써 허리가 잘록한 형태가 구현되었다. 스탬핑 에 의한 요철 무늬가 하단을 채우고 경쾌
한 느낌의 열선 드로잉 질감을 상단에 배 [그림 5-88] <질감의 면구성 19-1>의 내면
[그림 5-86] 질감의 혼합 1 [그림 5-87] 질감의 혼합 2
치해 얇은 기벽과 더불어 가벼운 느낌이 배가되도록 의도하였다. 아울러 기물 내벽에 인두기로 불꽃놀이 폭죽처럼 사방으로 분사되는 질감을 집중적으로 만들 었다.[그림 5-88]
<질감의 면구성 19-2> 역시 아래위 2개의 원통을 연결한 실린더 모양의 작품 이다. <질감의 면구성 19-1>과 다르게 두 원통을 동일 크기로 제작해 땜질했는 데, 전체를 둘러 0.7m의 단면을 일치시키기가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주물 판재 표면에 장식된 질감과 요철 때문에 작업이 더욱 어려웠다. 연구 작품 가운데 가 장 단순한 기형으로 질감 표현 외의 일체의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였다.
[작품 23] <질감의 면구성 20-1>, 정은, ∅13.5×11cm, 2020
[작품 24] <질감의 면구성 19-1>, 정은, ∅15.5×17cm, 2019
[작품 25] <질감의 면구성 19-2>, 정은, ∅14.5×14.5cm, 2019
[작품 26] <질감의 면구성 20-2>, 정은, 21.5×17.5×12cm,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