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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에서 지은 누구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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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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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상구에서 누구나의 집 지은

움직이는청소년센터 엑시트와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그 10년의 기록

(2)

[기획]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2011년부터 버스를 기반으로 한 아웃리치 방식으로 탈가정/거리 청소년을 만나왔다. 청소 년들이 거리에서 처한 위기적 상황을 안전하게 넘어 존엄하고,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 록 ‘함께’ 움직인다. ‘자유/자기결정’, ‘평화’,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청소년들과 나누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차별과 혐오, 무시 없는 세상에서 청소년들과 ‘동료 시민’으로 나란 히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는 18세~24세 여성 청소년들이 사는 주거공간이다. 탈가정 청 소년의 주거권 보장을 고민하며 2013년에 만들었다. 자립팸은 청소년들에게 ‘이것저것 해 보고 싶은 집’, ‘고정된 규칙이 아닌 움직이는 관계가 있는 집’, ‘두발 뻗고 맘 편히 쉴 수 있는 집’, 그리하여 ‘살고 싶은 집’이 되고자 노력한다.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집다운 집’이 생길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를 함께 만들었다.

[기록]

인권기록센터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역사와 현재 사이에서 세상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차별받는 자, 저항하 는 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잇는 인권기록활동을 지향한다.

강끈

희망은 인간의 불완전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말, 그리고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답보다 질 문이 궁금한 삶을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

박희정

나를 둘러싼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는 목소리를 따라 이 길에 들어섰다. 다른 세상을 알 고 싶고 다른 세상을 만들고 싶어 기록한다.

홍세미

사람과 이야기, 함께 사는 삶에 관심이 있다.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듣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곰곰

많이 넘어졌지만 좋은 어른들의 손을 붙잡아 일어난 탈가정 청소년 당사자. 더 많은 사람이 서로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 이 책은 인권재단 사람 인권프로젝트-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3)

움직이는청소년센터 엑시트와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그 10년의 기록

엑시트 × 자립팸 기획 인권기록센터 사이 × 곰곰 지음

비상구에서

누구나의 집 지은

(4)
(5)

책을 펴내며

 “누구나의 집”을 위한 기록

안녕하세요.저는청소년당사자이자,기록자로함께한곰곰입니다.

제가엑시트를처음만난지벌써10년이흘렀다니믿기지않습니다.

엑시트를만나고자립팸을거쳐저만의집을꾸린지금,어느덧스물

중반의나이가됐습니다.아,엑시트와자립팸을잘모르시는분들을

위해먼저두곳을소개해드리도록할게요.

거리청소년의 비상구와 ‘집다운 집’

움직이는청소년센터엑시트(EXIT)는2011년,사단법인들꽃청소년 세상과사회복지법인함께걷는아이들(이하함걷아)이거리청소년을

지원하기위해만든기관입니다.38인승버스내부를청소년들이놀 고,먹고,쉴수있는곳으로개조해정해진장소에서주1~2회아웃리 치를진행했습니다.부천북부역에서시작해안산성어공원,수원역,

최근에는신림봉림교를주된활동장소로삼았습니다.버스활동을하 지않는날에도청소년들이처한다양한위기상황과문제들에함께

(6)

대처해나갔지요.더나아가청소년을위기로내모는사회를바꾸기

위한활동에도함께했습니다.

청소년자립팸이상한나라는엄격한규칙과프로그램이수등으로

꽉짜인시설이아닌,‘집다운집’을만들고자2013년태어난공간입 니다.동화「이상한나라의앨리스」를모티브로‘입소’를‘입국’으로

‘퇴소’를‘출국’으로지칭합니다.거주자는‘앨리스’,활동가와앨리스 는모두‘이상한나라의시민’이지요.통제와관리가아닌‘권리로서의

돌봄’을제공하기위해작은것하나에도고민을놓치지않았습니다.

보통의시설과달리정해진규칙이없으며,함께사는데필요한약속 을구성원들끼리논의해정합니다.18세부터24세의여성청소년들이

한번에최대5명까지,최장2년2개월동안함께살며자립을위한힘 을길러왔습니다.

청소년들에대한신뢰와존중을바탕으로인권적관계를맺기위 해애써온엑시트와자립팸은아쉽게도올해를끝으로활동을중단합 니다.활동에들어가는비용을더이상마련할수없게되었기때문입 니다.이소식은제게큰상실감을안겼습니다.

엑시트와자립팸의활동은우리사회가청소년문제를인권의관 점으로바라보게하고,거리청소년의존엄을보장하기위해어떤조 건들이갖추어져야하는지경험과지식을갖게해주었습니다.그시 도가계속이어지고발전할수있다면굉장히좋은일일겁니다.또 다시‘누군가의집’이될기둥을세우는마음으로저는인권기록센터

‘사이’와함께기록을시작했습니다.인권기록센터‘사이’는사람과

사람사이,역사와현재사이에서세상은만들어진다고믿으며차별 받는자,저항하는자의목소리를기록하는인권단체입니다.

(7)

청소년, 활동가, 연대하는 이들이 함께 만든 곳

지난반년간여러사람과만나며아주무겁고많이아프고끊임없이

슬프기만했던제마음을잘다듬어책에담을수있었습니다.그동안

엑시트와자립팸이청소년의삶과마음을읽어내기위해부단히노력 했다면,이제는제가엑시트와자립팸의삶과마음을묻고,듣고,읽는

시간이었습니다.

두단체의시작이자존재이유는청소년입니다.활동의마무리역 시청소년과함께였습니다.기록자로다른청소년들과만날때는공 감과추억에젖었고,활동가들을만날땐나라는존재를지키기위해

온마음을다해무던히노력한그들의모습에울지않을수없었습니 다.연대자들을만났을땐그누구도이현장을‘일’로만바라보지않 았다는것,그들역시청소년인우리의존재를지키기위해무던히노 력했다는것,앞으로올공간의부재에우리와똑같이마음아파하고

있다는것을알았습니다.엑시트,자립팸과연결된모든사람이마음 을모아이현장을지켰다는것을외면할수없을정도로느끼고야말 았습니다.늘같은시간같은자리에서어김없이나를환대하는그들 의모습이당연했지만,사실어느한순간도당연한것은아무것도없 었다는것을깨달았습니다.

이책은엑시트와자립팸의활동이갖는의미를사회적으로드러 내는것을목표로합니다.엑시트와자립팸은‘가출청소년’이아닌

‘탈가정청소년’또는‘거리청소년’이라는표현을씁니다.가출이문 제상황이라는사회의주류인식과는다른출발점에서청소년문제에

접근하는겁니다.청소년관점에서존엄한삶이란무엇인지차근차근

살펴보았고청소년자립에관한새로운인식과경험을쌓아왔습니다.

(8)

그과정에서탈가정청소년들과활동가들사이에오고간다양한역 동이무엇이었고어떤변화를만들어왔으며그의미는무엇이었는지

전하고자합니다.

이책은3장으로구성되어있습니다.첫장은청소년들의이야기 입니다.엑시트와자립팸이라는공간을청소년들이어떻게경험했고

어떤변화가생겼는지담아내고자했습니다.두번째장은엑시트와

자립팸의청소년지원활동원칙과활동방식에관한이야기입니다.세

번째장은이현장의방향성과원칙이다른연대자/기관들과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드러내고자했습니다.

청소년이 존재하는 곳이 곧 현장

머물곳이필요해시설을찾은청소년들은보호라는이름을가진불 평등을마주하게됩니다.아주사소한것부터어른들에게삶을인질 로잡혀있는상황이지만사회는그것을보호라고포장합니다.문제라 고생각되는일이많지만‘이게문제인가?’생각하지못하게만듭니 다.어른들에게많은물음을던졌지만돌아오는것은‘본분을지켜라’

라는질책뿐이었습니다.보호라는이름의폭력에순응할수없다,청 소년인우리의관점으로변화해라아무리외쳐도그저집단에순응하 지않는한별난아이의의미없는외침으로사라져갔습니다.

청소년지원현장은청소년을위해서존재한다고생각합니다.청 소년이존재하는곳이곧청소년현장입니다.현장을지킨다는것은

곧청소년의존재를지키는것입니다.기록을마치며청소년과활동 가는서로가서로에게어느특정한시간에만함께했던것이아님을

알았습니다.일생어느곳에서나존재하기때문에우리는끝이아닌

(9)

또다른시작을기대하게됐습니다.더다양한사람들이청소년과동 료로서서로묻고답하는‘누구나의집’을만들어가길소망합니다.

엑시터라는,앨리스라는이름을가질수있어서행복했습니다.그

이름덕분에지금의제가존재할수있었습니다.제일생에가장뜻깊 었던한페이지를여러사람과나눌수있어서이기록이참소중합니 다.이현장을비가오나눈이오나,추석이나설날에나버티고지켜 줘서그모든날,모든순간이영광이었습니다.제존재가치를증명 하는것,쓸모를증명하는것이아니라삶을살아내는것,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충분하다고이야기한엑시트와자립팸에게감사했습니 다.두곳은제게우산이었고쉼이었고집이었습니다.가족이고돌아 갈곳입니다.

 2021년가을,

 곰곰드림

(10)

책을 ‘함께’ 펴내며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기록

우리는목격자입니다.현장활동가라는직업이고된이유는타인의

고통을매일같이목격해야하기때문입니다.커다란절규나비명소리 와함께찾아오는고통도있습니다.그러나우리는이곳에서숨죽인,

침묵하는,꿋꿋한,그래서그저살아내는고통을더자주만났습니다.

안정적으로뿌리내릴집이없는삶이,그날의잠자리와끼니조차하 루하루걱정해야하는삶이‘일상’이된청소년들을마주하는일은늘

쉽지않았습니다.이곳에서우리는‘위기’가무엇인지깊게깨달았습 니다.빈곤,질병,폭력,주거불안등이곧장위기를초래하는것이아 닙니다.이러한요소로인해어려운처지에놓이고도의지할사람이

없을때,연락할곳이하나도없을때,가까스로연락해도환대받지

못하고적절한지원책과연결되지못할때사람은위기에처합니다.

‘위기청소년’은없습니다.청소년을위기에내모는제도와환경,사 회가있을뿐입니다.

현실은척박하고,황량하기그지없지만우리는다른관계,다른

(11)

장소를만들고싶었습니다.서로가서로에게믿을사람,믿을구석이

되어보려노력했습니다.청소년들이짊어진고통의무게를감히덜어 내진못하더라도,편히숨이라도돌리기를,덜외롭기를,살아남기위 해애쓴이들의수고가조금이라도위로받기를바랐습니다.우리가

아무리노력해도우리차원으로는해결할수없는문제들이있다는

것역시잊지않았습니다.고통의원인을직시하고,제대로된표적을

찾아청소년들과함께분노했던날들을기억합니다.416세월호참사 의진실을추궁했던자리에서,퀴어퍼레이드행렬에뒤섞여함께춤 을췄던거리에서,지원하는자와지원받는자의간격은훌쩍좁혀졌 습니다.어느때보다도선명하게,서로의삶에연대하는동료시민으 로나란히설수있었습니다.

활동을정리하는마음이복잡하지않을수없습니다.비록사업은

종료되더라도,우리가10년간일궈온현장활동의문화와원칙이기 록으로남을수있길바랐습니다.우리의소식을접한‘사이’가선뜻

이방대한작업을맡아주셨습니다.20명이넘는인터뷰이를만나질 문하고,듣고,기록하는시간을6개월넘게보냈습니다.출국앨리스

곰곰에게공동작업을먼저제안한것도‘사이’였습니다.책을만드는

과정내내엑시터,앨리스이자기록자로서곰곰이내어준통찰은너 무도든든했습니다.당신이우리를기록해주어서감사합니다.고생했 다는말을서로주고받을수있어서다행이고,기쁨입니다.

인터뷰이로참여한청소년들의이야기를보면서한참을웃고,울 었습니다.엑시트,자립팸과의인연을풀어내기위해다시금인생의

곡절을꺼내어들려준청소년들께고마움을전합니다.그대들의용기

있는삶의흔적이모여이곳의역사를그려볼수있었습니다.본명기

(12)

재를원했던청소년을제외하고,글속에등장하는모든청소년의이 름은가명처리되어있습니다.청소년들의이야기가혹여나제멋대 로각색된채회자되거나평가절하될까봐염려됐습니다.우리에게 는가리고싶지않은존경스러운이름이라는것,비록책에실리지는

않았지만이곳을함께채워나간모든청소년들의이야기가소중하다 는것을강조하고싶습니다.

‘환대와질문이살아있는’,‘책임과부담을나눠갖는’,‘사람대사 람으로만나는’,‘변화의근거를만드는’,‘경계넘기를두려워하지않 는’청소년현장을만들고싶었습니다.우리가정답이라거나완벽하 다고생각한적은한번도없습니다.다만,몸이좀고되더라도영혼 이편한방식을선택했습니다.우리가고생을선택할때마다답없는

고민을함께나눠주고,자신의품을내어같이행동해준연대자분들 께진한동료애를느낍니다.마지막까지기록으로연대해주셔서감사 합니다.

우리는이책이또다른고통의곁에선현장활동가들에게도움이

될수있길진심으로원합니다.어느현장도실천의방식이똑같을수 는없습니다.다만,‘이건좀아닌것같은데.다른방법은없을까?’를

질문하고있을당신에게,어쩌면고립감을느끼고있을당신에게,당 신과같은마음으로이렇게좌충우돌했던사람들이있다고,당신혼 자싸우고있는것은아니라고,작지만소중한이야기를건네고싶습 니다.바로당신을믿고,우리가이렇게정리할수있는거라고.그어 느자리에서든다시만나자고.

10년동안저희와함께버티고,싸우고,움직였던모든청소년,활 동가들께다시한번감사드립니다.끝으로이기록이세상에나올수

(13)

있도록지원해준인권재단사람에게도감사의마음을전합니다.

 2021년가을,

 엑시트X자립팸활동가드림

(14)

일러두기_용어설명

엑시터EXIT+ER.엑시트를이용하는청소년을지칭한다.

앨리스 자립팸에입국한청소년을지칭한다.

입/출국 시설에서흔히사용하는입/퇴소를대체하는표현이다.자

립팸은‘이상한나라’여서어색하지않게대안적용어로정착했다.

시설 「청소년복지지원법」제31조(청소년복지시설의종류)와「아동

복지법」제52조(아동복지시설의종류)에따른아동·청소년거주시설 을아울러지칭한다.청소년쉼터,청소년회복지원시설,공동생활가정 (그룹홈),보육원등이포함된다.

자립팸 청소년자립팸이상한나라의공식약칭은‘자립팸’이지만본

문중에는‘이상한나라’와‘앨리스집’이라는명칭이혼용된다.앨리

(15)

스들이스스로‘앨리스집’이라고표현할때는이곳이‘나의집’이라 는인식과전환과의지가담긴것이라수정하지않았다.

416기억과행동청소년실천단

416세월호참사당시엑시트는안산에 서활동하고있었다.당시세월호참사희생자들중엑시터의지인들 이다수있었고,다수의희생자들이청소년이라는공통점도있어청 소년들과함께참사에대한이야기를현장에서자주나누게되었다.

세월호참사의진실을밝히는공동의활동을해보자는제안을청소년 과활동가들이나누고2014년엑시트/자립팸의청소년과활동가들 이실천단을꾸렸다.매년416추모기간에맞춰청소년과활동가들이

함께도보행진,유가족간담회,진실규명을위한서명운동등의추모 와실천을위한활동을기획하고진행했다.해가거듭되며실천단에 서함께고민을나누고싶은사회적의제들을확장시켜나갔고,성소 수자/반성매매/동물권/청소년참정권/장애인권/강정평화운동등의

이슈활동에함께연대해왔다.보통‘416실천단’이라부른다.

‘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자몽 自懜’ 프로젝트

함께걷는아이들이2015 년부터2019년까지현장의다양한시도들을북돋기위해운영한재 정지원사업.매해프로젝트를공모해지원했다.인권교육센터‘들’

이사업모니터링,현장네트워킹및교육을담당했고,엑시트와자립 팸이협력기관으로참여했다.자몽에참여했던현장기관청소년과

실무자(활동가)를‘들’이인터뷰하고,현장활동의원칙을정리한책 으로『그런자립은없다』(2019)가있다.

(16)

차례

책을 펴내며 “누구나의 집”을 위한 기록 5

책을 ‘함께’ 펴내며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기록 10

일러두기_ 용어설명 14

1장 청소년의 방 / 엑시터, 또는 앨리스

나를 살리는 사람들 ‣ 제로의 이야기 25

청소년들도 일자리가 필요해 ‣ 하나의 이야기 32 사소하게 웃긴 일들이 기억에 남아요 ‣ 수영의 이야기 38

같이 나이 먹고 있어요 ‣ 도리의 이야기 44

함부로 대하지도 봐주지도 않았어요 ‣ 하마와 경순의 이야기 49 이곳은 ‘진짜’ 내가 되는 곳이에요 ‣ 지안과 도윤과 지호의 이야기 59 내 삶의 소중한 것이 여기 있어요 ‣ 곰곰의 이야기 68

2장 활동가의 방 / 선생님도 친구도 아닌, 그냥 사람

엑시트는 삶이었고 세상이었죠 ‣ 변미혜의 이야기 80

엑시트와 물음표 ‣ 인성의 이야기 94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물이었다 ‣ 지연의 이야기 101 엑시트가 내 삶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 제제의 이야기 108

(17)

한껏 엑시트에 젖어들다 ‣ 유리의 이야기 116

안부를 묻는 일 ‣ 찬욱의 이야기 122

#개미는_오늘도_일을_하네 ‣ 개미의 이야기 130

질문하고 고민하는 일 ‣ 꽁의 이야기 137

함께 살아야 하니까요 ‣ 쏭쏭의 이야기 145

모두가 견뎌서 만들어온 곳이었어 ‣ 윤경과 한낱의 이야기 154

3장 연대의 방 / 엮고 엮이는 날들

민들레 홀씨처럼 멀리 퍼져나가길 ‣ 최홍복의 이야기 174

‘모두’를 위한 띵동과 엑시트의 시간 ‣ 에디의 이야기 181 길을 잃은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 유원선의 이야기 189 상상을 현실로, 가능성으로 만든 사람들 ‣ 신선웅의 이야기 194 현장을 지원하는 현장연구자가 하는 일 ‣ 호연의 이야기 202

엑시트×자립팸 뜨겁게 안녕!

10주년 기록집 축하 메시지

(18)
(19)

청소년의 방/ 1장 엑시터, 또는

앨리스

(20)
(21)

작가의십대시절경험을바탕으로한만화앙꼬의「나쁜친구」에는

이런대목이나온다.주인공왕진주는큰풍파없는중산층가정의딸 이다.언젠가부터‘나쁜친구들’과어울리는딸을아버지는두들겨패 서라도지켜야한다고여긴다.그에게는진주의행동이그저일탈에

불과하다.호통과손찌검이이어지던어느날진주는처음으로“잘못 했어요”라는말을꺼낸다.아버지는딸의‘반성’을환영했을까?폭행 은오히려가혹해졌다.

앙꼬작가는폭력의속성을예리하게파고든다.부모와자식관계 는평등하지않다.평등하지않다는건다시말해‘사람대사람’이아 니라‘힘대힘’의관계라는뜻이다.권위와자원을쥔쪽이그렇지못 한쪽을통제하는구도다.평소에는아름다운말로포장되기도하지 만,자식이부모의뜻과다른선택을하는순간에는선명하게실체를

드러내고만다.이러한세계에서‘잘못했다’는말은항복선언과다름 없다.자기의힘을확인하자아버지는마음놓고무자비해진다.폭력

(22)

은자기보다센상대를찾아기어오르지않는다.늘약한곳으로흘러 내린다.약자가된다는건이러한세상의법칙을몸에새기는일이다.

「나쁜친구」속어른들은아무도묻지않는다.왜어떤이들이‘나 쁜친구’가되는지.아니,애초에그들이정말‘나쁜친구’인지를.이

청소년들은불평등하고폭력적인구조안에서아주제한적인선택지 만허락된곳으로내몰린다.진주는아무것도묻지않는어른들의시 선을‘나쁜친구’들이놓인현실로옮긴다.더정확히는‘시점’(視點) 을이동시킨다.누군가를구경하는것이아니라,누군가의자리에서 보려고애쓸때그삶에대한이해가시작되기때문이다.진주는벗어 나기힘든구조속에갇힌친구들에게자기가건넬수있는가장최선 의연대를수행한다.

엑시트와자립팸의활동가들이거리청소년을지원하는활동을

시작하면서가장먼저한일도시점을이동하는일이었다.청소년의

자리에서세상을보려애쓸때청소년이선현실이보인다.무엇을채 워야할지,혹은우리가어떻게변해야할지그때서야알수있다.그 러므로엑시트와자립팸10년의기록역시청소년의이야기로시작한 다.이장에는엑시터혹은앨리스로자기를소개하는청소년들의목 소리가담겼다.이소중한목소리와만나기위해당신이가장먼저해 야할일은자기안에있는탈가정청소년에대한통념과마주하는것 이다.

이야기를읽다보면당신은무엇인가빠져있다고생각하게될지

모른다.탈가정청소년들이사회로부터지겹도록받아온질문하나를

우리가뺐기때문이다.바로“왜집을나왔나?”라는물음이다.기록자 들은청소년이먼저이야기하지않는이상집을나온이유를캐묻지

(23)

않았다.우리사회에는‘청소년이라면성인이될때까지안전한집에 서보호받아야한다’는인식이강하게자리잡고있다.그러므로특별 한이유가있어야집을나올수있다고생각한다.가장나쁜건그이 유를섣부르게판단한다는점이다.

타인의삶은뻔한통념이나자기의좁은경험을잣대삼아판단할

만큼만만하지않다.집이란누군가에겐몹시도가혹한곳이다.청소 년이집을나오게되는이유는‘집안’에만있는것도아니다.그러므 로청소년이집을나오게되는이유를정말로알고싶다면,아주복잡 한이야기를읽어낼준비가필요하다.어떤청소년에게부모의집이

편안한곳이아니라면마땅히사회가그이유와해결방안을함께고 민해야한다.집은결코사회구조와매끈히분리된사적이기만한공 간이아니기때문이다.어떤면에서집이란모든사회적억압이교차 하는곳이다.더구나‘사적’이라는이유로그안에서일어나는나쁜

일들이드러나기어려운곳이기도하다.

그러나그와별개로우리는,어떤이유로든집을나와야하는청 소년이있다는사실을받아들일필요가있다.누군가자신의집을,삶 을새롭게구성하기를원한다면그권리를최대한보장하기위해함 께고민하고행동해야한다.그것이우리가사회를이룬이유이기때 문이다.거리청소년에게는당장살아남기위한기반이절실하다.내 일을꿈꿀힘을채워넣을삶의여유또한허락되어야한다.이것은

살아있는존재라면누구나누려야할지극히기본적인권리에대한

이야기다.

이장에서만나게될청소년들의목소리는우리가관념적으로이 해하기쉬운인권의원칙들이실제삶에서어떻게구현될수있는가

(24)

에대한아주구체적이고실질적인답을담고있기도하다.평등하게

만난다는것.나다움을지키면서도함께산다는것.그일이어떻게

가능한지,그것이이루어질때한사람의삶에얼마나커다란변화가

가능한지이제만나게될것이다.

 글:인권기록센터사이박희정

(25)

나를 살리는 사람들



제로의 이야기

엑시트가이제10주년이잖아요.저도엑시트와알게된지10년됐어 요.올해23살이니까13살때부터엑시트랑알고지낸거죠.엑시트를

통해서도움받은게많은그냥23살제로라고소개하면될까요?

이 세상에 친구 같은 ‘선생님’도 있구나

저랑오빠를키워주신분은증조할머니세요.그러다증조할머니께서

몸이안좋아지셔서저희가갈데가없어져버렸어요.재혼한아버지

집에갈수밖에없었는데제가새어머니하고관계가좋지않았어요.

그러다집을나오게된거죠.13살때였어요.

엑시트만날때가그무렵이었어요.어느날부천역광장에버스 가서있었어요.버스가엄청눈에띄었어요.엑시트라고써있는데

저건뭐지?무슨행사하는건가?이렇게생각했어요.그게첫만남이 었어요.쉼터에다닐때라경계심이많았어요.엑시트에가면친구들 을만날수있어서친구들보러가거나밥을먹으러갔어요.처음에는

(26)

활동가들을엄청경계했어요.다뻔한선생님들이라고생각하고딱

인사만했어요.당시에제별명이‘10초제로’였어요.활동가들얼굴

보고“어?누구안녕?”인사하는딱10초만대화가능한제로였다고 요.(웃음)금요일만되면엑시트에가서밥먹고친구들이랑놀고이 게일상이돼서진짜많이갔어요.거의매주갔어요.

그때는화가많아서어딜가나싸우고다녔어요.그냥평범하게

중학교도졸업하고,고등학교도가고싶고그랬는데….가족들상황 이좋지않으니까제가기대했던것들을다잃어버린느낌이었어요.

뭔가에얽매여서제지당하고그런게너무싫어서그냥다화를냈어 요.저를지키기위해서였지않았나싶어요.친구네집에가거나나이

속이고찜질방가고그런식으로지냈어요.친구들이랑몰려다니면 서바깥생활하는게집에있는것보다훨씬좋아가지고그렇게2년 을보냈어요.경찰서에가게됐을때집주소를말하지않으면쉼터로

보내요.당시쉼터는진짜규칙이심했어요.쉼터에갔는데이틀동안

못나가게해서2층에서뛰어내려서나온적도있어요.지금생각하 니까너무부끄러워요.

위험한상황을많이겪기도했어요.밖에서지내면서돈을벌어야

된다는생각이드니까대담하게문제도저지르고요.그러다15살에

소년원을가게됐어요.들어가있는동안엑시트활동가들이저한테

와줬어요.번갈아가면서많이왔어요.그전까지는제가마음을안열 었거든요.진지한대화도무조건거부하고뭐물어보면은왜물어보 냐고승질내고그랬어요.그런데엑시트사람들은믿어도된다는끈 끈한게생겼어요.앉아서이야기를많이했죠.엄청엄청힘이됐어 요.완전처음으로든든한어른이생긴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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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어른은그냥꼰대였거든요.왜나를가르치려들지?내사 정을하나도모르면서겉모습만보고왜저런말을하지?무슨오지 랖으로나한테저렇게얘기하지?싶은사람들밖에없었어요.사회복 지사라고도와준다어쩐다이래놓고결국에쉼터로보내거나,네가

이렇게하면이렇게해줄게라고요구하는어른들이많았어요.맨날

싸웠어요.욕을하면서폭력적으로밀치면서엄청싸웠죠.

엑시트활동가들은저한테와서뭘캐묻는사람들이아니었어요.

친구처럼안부묻는정도였어요.다른선생님들은같이있으면제가

학생같은기분이드는데친구같은선생님들이처음이었어요.우리

서로별명이나이름으로부를까?편하게반말할까?처음에는이상하 게봤죠.왜저러지?(웃음)10년전과지금도똑같아요.더친해지고

서로더편해진것밖에다른건없어요.

새로운 말과 새로운 눈이 생겼어요

19살인가?그때앨리스집에들어갔어요.앨리스집에서도같이사는

사람끼리서로를배려하자는정도의약속은있어요.그걸못지켰어 요.제가공동생활을힘들어하니까활동가들이정보를알려줘서LH

임대주택으로자립하게됐어요.출국한지는1년9개월됐어요.안정 적으로집이생긴건처음이었어요.

우울해서맨날술먹고사고치며살다가안정적인집이생겼으 니까나아질거라고기대를많이했어요.변할수있을거라는마음도

있었어요.그런데계속혼자있으니까사람들이랑교류를안하게되 더라고요.심하면몇개월동안집에서안나가고.그러다보니까우 울증이더심해졌어요.우울증은소년원나올무렵생긴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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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빨리나오고싶어서소년원생활을진짜열심히했어요.다 행히가퇴원이되어서마음을다잡고나왔는데,세상은하나도안변 해있었어요.가족들도마찬가지고요.허탈하고,상실감이엄청컸어 요.얼마안가다시무너졌던것같아요.

최근에손을다쳤어요.수술해야해서자립팸에서긴급지원을해 줬어요.우울증이심해서술에의지하는데술을먹으니까감정이격 해져가지고친구랑말다툼을했거든요.저는화가나면제몸에상처 를주는스타일이라창문을깼어요.손을좀다쳤어요.다친채로방 치해서더안좋아졌어요.쏭쏭,한낱(자립팸활동가)이랑만나기로

한날이었는데와서제손상태를본거죠.제가괜찮다고낫고있다 고말했는데그래도병원을한번가보자고했어요.동네병원에갔더 니큰병원으로가야한대요.다음날바로수술했어요.병원에서심 각하다고하니까도망가고싶었어요.그날활동가들안만났으면계 속방치하고있었을거예요.나를자꾸살려줘요.나를매번살리는

생명의은인들이에요.

이번에다친것때문에술을끊어보기로결심했어요.오늘이3주 째인데너무힘드네요.하루도쉬지않고먹다가이렇게살면안될

것같아서치료받기로했어요.운동도시작했어요.활동가들이권해 서상담도받아보려고요.16살에우울증이시작돼서매번고비를잘

못넘기고다시돌아가곤했는데활동가들이3개월만잘버티자고했 어요.

엑시트활동가들은평등한거에되게집착하는사람들이에요.모 든사람들은인권적이고평등해야된다에엄청집착해요.(웃음)청소 년들한테가장중요한게뭘까?필요한게뭘까?뭐때문에이렇게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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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한삶을살지?이고민을계속해요.10년째곁에서봐왔지만정 말달라지는거없이엄청싸우는사람들이에요.여기오는청소년들 은활동가들보면서배워가지고안좋은거있으면못참아요.제가

여기말고다른곳도많이다녀봤지만이런마인드를가진사람들이

진짜없거든요.대부분어른과청소년들의관계에위아래가있는느 낌이너무많았었는데이사람들한테는그런게없어요.그냥친구예 요.나이는달라도그냥친구.난좋은이야기만하고싶은건아닌데,

욕할것도좀찾아봐야되는데왜없지?10년째알고지내본결과욕 할게별로없어가지고.욕할게뭐있어요?고생만많이했지.

저는엑시트를만나고진짜많이변했어요.변화가너무큰데이 걸어떻게말로설명해야될지모르겠어요.엑시트처음만났을땐저

사람의태도가마음에안들면그냥싸웠어요.대화가안됐어요.지 켜야되는선을조금만넘어도바로싸움이됐었어요.지금은표현하 는거를배웠어요.‘당신이이렇게얘기해서내가기분나빠요.’이렇 게말하는법을배웠어요.평상시에말하는것도성격도너무많이달 라졌어요.지금저보고나긋나긋한제로가됐다고그래요.이친구가

이런사정이있구나를생각하면서행동이많이바뀌었어요.다른사 람을보는눈이좀생긴것같아요.엑시트에서는아직애같지만평 상시에친구들사이에서는되게어른같아요.예전에는나를위해서

산다기보다는어쩔수없이살아야되니까살았어요.되는대로일하 고걸리지만않는다면불법이어도상관없다고생각했는데,요새는다 른사람들한테얘기했을때떳떳하고싶어요.

눈썰미도엄청좋아졌어요.어렸을때는앞에보이는것만보고

살았는데이것도신경쓰고저것도신경써요.주변에신경쓰기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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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까제가바뀐것같아요.원래는세상돌아가는거아무것도신경

안쓰는데엑시트와자립팸만나면서그런데관심갖게되었어요.세 월호가처음시작이었어요.‘416실천단’활동을하면서세상에진짜

문제가많구나를느꼈어요.매년가면서주변에관심도생기고,제성 격도마인드도달라지고그런것같아요.

아직 당신들이 필요해

엑시트랑자립팸이종료한다는이야기를들은지는몇개월됐어요.

아직은모르겠어요.막상그순간이오면슬플텐데,음…오히려잘

된부분도있어요.활동가들은쉬지않고일했으니까.그래,너네도쉬 어야지.근데아예사라진다니까…그동안도움도많이받았고그래 서이정도까지살았는데.앞으로엑시트를거쳐가야할청소년들이

너무많잖아요.정말필요한게자꾸사라지니까아쉬워요.엑시트나

자립팸은억압없이청소년들이하고싶은걸할수있는공간이잖아 요.저처럼막막한삶을살았던청소년들은엑시트같은곳이너무필 요해요.사실저도아직필요하고요.아직어리광부릴곳이좀필요 해요.도움필요하면여기밖에없는데….이제나이가들었으니혼자 서살아갈힘을길러야하긴하지만…저도아직엑시트,자립팸이필 요해요.기대거나이야기할수있는사람들은정말중요해요.그런사 람은청소년때아니어도계속필요한거같아요.

제가엑시트랑자립팸활동가들한테예전에는사고치는걸로걱 정시켰다면지금은자포자기하는모습들때문에엄청신경쓰이게

하고있어요.엑시트활동가들이저한테맨날그래요.‘제로는아픈

손가락이다.’이번에술을끊기로결심한것도엑시트랑자립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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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니까.나이를조금이라도더먹은내가걱정을덜시켜야하지않 을까하는것도있었어요.제가이사람들을알아요.저한테바라는

거는그냥제가잘사는거라는걸잘아니까이제잘살아야죠.잘사 는모습을보여주고싶어요.

활동가들한테마지막으로하고싶은말은,정말수고했다는말이에 요.이사람들은정말많은청소년들을만나고겪었거든요.쉬지도않 고일했어요.아이또울컥하네.(눈물)

“너희들덕분에내가잘살수있었어.그동안너무고생했어.푹

쉬고다시엑시트시즌2,자립팸시즌2만들자.당신들이필요한청 소년들이아직많다고!”

 기록:홍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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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도 일자리가 필요해

하나의 이야기

부천에처음버스가온게2011년이죠?내가첫이용자일걸요.그때

가출상태였는데…(웃음)가출이라고하니까쪽팔리네(작게혼잣 말).그때나진짜답이없이살았거든요.생각없이사고치고그랬지.

(웃음)어느날인가부천역에신기하게생긴버스가하나있더라고요.

롯데리아쿠폰도주고그랬는데.버스에가면친구들을만날수있고

활동가들이편하게대해줬어요.그뒤로버스에자주갔지.

규칙이 없는 자립팸

2013년에처음으로자립팸에들어갔어요.활동가한명이랑둘이3개 월살다가개인적인사정으로나가게됐고2018년에다시들어갔어 요.다른쉼터에비해서편했어요.활동가들이랑친구처럼지냈지.자 립팸은규칙이란게없어.자유로워요.규칙은앨리스들이정하는데

청소구역정하는정도밖에없어요.통금시간도따로없고담배도내 가알아서하면되고외박은단톡방에알려주기만하면돼요.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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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명이같이사니까갈등이없진않지.나도많이싸웠던것같아 요.청소를잘안하는사람이있거나설거지는바로해야되는데계 속쌓아두는사람도있고.그런걸로다투죠.

자립팸은방이4개인데하나는활동가들방이고나머지를2명,2 명,1명이썼어요.처음에는뻘쭘했는데2,3일지나니까적응이됐지.

한달에한번가족회의하는거말고정해진프로그램도없었어요.

가족회의때청소당번정하거나놀러가거나그런일정정하는거죠.

나는자립팸에살면서도계속일을했거든요.집이해결되어도쓸돈 은필요하잖아요.카페에서도일했고,편의점알바도했고,사무직일 도했어요.2년2개월꽉채워살고스물셋에출국을했어요.

쓰리잡을 해도 빠듯한 생계

살면서가장힘들었을때가자립팸에서막출국하고난후예요.처음

자취하는거였는데집에들어가기싫었어.집이랑친하지않아서잘

안들어갔어요.처음엔집도마음에안들었어요.집구할때활동가 들이랑열심히보러다녔거든.수압도확인하고햇빛이잘들어오는 지를봤어요.나중에보니까햇빛이잘안들고주변에뭐가없었어 요.번화가였으면좋았을텐데골목안이라주변에편의점1개밖에없 어.지금은적응해서괜찮아지긴했어요.

청소년들한테도제일필요한거는집이랑일자리지.일자리가있 어야방세를내니까일자리가제일중요해요.지금LH임대주택에사 는데한달에15만원씩내야하거든.임대주택이라집세가싼편이에 요.집세말고도전기랑수도랑도시가스,식비,들어갈게많아.돈이

필요하니까일을해야하는데청소년이라고하면써주는곳이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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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요.‘미자(미성년자)’였을때는할수있는일이더없었던것같 아요.그나마고깃집서빙정도가구할수있는일자리지.

나이가좀드니까일구하는게전보다나아요.나쓰리잡하고있 잖아.일하느라쉴시간도없어.잠잘시간도없어요.자취하니까혼 자살아도돈들어갈일이너무많아.돈때문에쓰리잡하는거지.밥 을해먹을시간이없으니까사먹어야하고술은안마시지만교통비 랑담뱃값이들어가죠.강아지를한마리키우고있어서강아지먹을

거랑장난감,매달먹어야하는심장사상충약값도벌어야해요.강아 지는7,8개월키웠어요.보더콜리랑진돗개믹스인데이름이구칠이 에요.원래작은강아지를입양하려고했는데구칠이를본거지.믹스 견이라사람들이안데려가서오래남아있었대.그래서데려왔어.강 아지랑같이사니까좋은점도있고안좋은점도있어요.강아지가

있어서재밌고좋은데일끝나고가도바로쉴수가없어.산책도시 켜주고놀아주기도해야하니까.

월화수는72시간동안깨있어요.월요일부터금요일까지아침9 시부터저녁6시까지사무실에서일하고,월화야간에는편의점알바

뛰고,금토야간은다른편의점알바를해요.월요일은퇴근해서씻고

집에서대기하다가밤11시까지편의점에가요.집에들어오면아침6 시인데자면못일어날까봐씻고앉아있다가9시까지출근하고.주 중에일하면서금토야간알바를같이한지는1년반이넘었고쓰리 잡까지한지는이제두달째예요.아직까진괜찮아요.아니안괜찮 아.(한숨)너무피곤해.

휴식이필요하다고느끼는데쉴수가없어.월부터토요일야간까 지일을하고집에오면일요일아침6시거든.일요일딱하루만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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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하루종일잠만자.시간을맞춰서생활하는걸원래잘못했는 데요새는그래도익숙해졌어요.음…사실은요즘주간일이출결이

안좋아요.피곤해서그런지늦게일어난날이좀있어.원래안자야

하는데잠든거예요.5분만자야지했는데1시간,2시간되어버린거 야.잠을5분도안잤어야했어.

요새스타일이바뀌었어요.전에는염색도자주하고타투도많았 는데나이가들어서그런가조금씩바꾸게되더라고.원래는머리가

파란색이었는데검정색으로덮었거든.그런데색이빠지면서의도치

않게그린이되더라고.머리색을자주바꾸는데요즘은머리엄청짧 게자르고다시기르는중이에요.머릿결이부드러웠으면좋겠어서

이제염색안할것같아.내가타투도많이했잖아.손가락,팔,목에

있는데보이는데는지우는중이에요.보이는데있으면취업할때안

좋거든.2번지웠고다다음달에또지우러가야돼요.생각보다잘안

지워져요.엄청아팠어.타투할때보다10배는아팠어.마취크림발 랐는데도진짜아파요.타투를지우고싶다는생각은올해들어했던

것같아.타투가있으면면접에떨어질확률이높잖아.그래서지우는

게나은거같아.

미래계획은딱히크게잡아둔건없어.코로나끝나면호주로워 킹홀리데이가고싶어요.호주가시급을젤많이준대.해외에서일해 보고싶어.새로운경험을해보고싶어요.계속일만했으니까여행을

가고싶기도하고.나는원래많이노는스타일이라어렸을때엄청

놀았는데(웃음).요즘몇년동안못놀고있잖아.저녁6시에일끝나 고약속이있어도알바갈시간되면중간에빠져요.좀놀고싶어.여 행도가고.요새스위스에너무가보고싶어.요즘엔자연이좋아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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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이들어서그런가?(웃음)

나진짜돈벌어야해.쓰리잡을해도나가는돈이많아서모으는

게쉽지않아.난술도안마시는데돈이잘안모이더라고.LH임대 주택계약기간이6년이거든.지금4년남았어.집보증금을마련하려 면돈을모아야해.걱정이야.

무지개가 떠올라

엑시트,자립팸생각하면무지개가떠올라.다양한사람들이모여있 잖아.엑시트,자립팸은나한테사람들이거든.여러가지색깔의사람 들.나한테편하고안정적인공간과굴곡없는시간이되어준사람들.

전에는내가굴곡이많았는데지금은안정적으로살고있잖아.자립 팸에서살고,출국해서혼자살아보면서조금씩지금처럼살게된것

같아.

엑시트,자립팸이올해말까지만운영하고중단이된다는이야기 는작년말에들었어.처음엔믿기지않았지.너무아쉽지.10년이나

유지했는데갑자기없어진다니까적응이안될것같아.활동가들한 테그동안고생했다고이야기해주고싶어.이제휴식을취하면서즐 기라고.버스활동은밤에나와서해야하니까평소에도얘네들제대 로쉰적이없었던것같은데다시오픈할때까지좀쉬었으면좋겠 어.다시오픈해야지.다시오픈할것같은데?다시오픈하겠죠?다시

오픈하면버스1대가아니라버스를2대를배치하면좋겠어.다시오 픈하면이용하는청소년들이늘어날거니까대기해야되고신림에천 막도좁아터지잖아.코로나가끝나면점점더많이올거란말이지.

신림엑시트버스에청소년들이진짜많이가요.소문이나서점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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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지는것같아.애들이모여있으니까친구만나러도가고밥먹으 러가거나활동가들이랑수다떨러가거나아니면상담이필요해서

오는사람도있을것이고,필요한게다있고분위기가편안하니까많 이갈거야.

근데나이거너무신경쓰여.여기(엑시트회의실)멀티탭에코드가

엄청꽂혀있네.안쓰는건뽑아야해.(안쓰는코드선을정리하며)

이거잘못하면감전돼.나불에민감하단말이야.불나는게무서워요.

10대때잠시있던곳컴퓨터실에서폭발해가지고불난적이있었어.

어렸을때도살던집에서도불이났어요.가는곳마다불잘나요.불 나는것도자주보고.우리집바로앞상가가탄적도있어요.어디가 면이런코드선이랑멀티탭이가장먼저눈에잘들어와.처음혼자

자취할때모르고전자레인지에은박지돌렸다가폭발할뻔한적이

있어.(웃음)그래서전자레인지에뭐돌릴때네이버에검색해봐요.

이젠다외웠어.너희들도진짜불조심해.

 기록:홍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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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게 웃긴 일들이 기억에 남아요

수영의 이야기

사업종료한다고해서예상치못하게올해5월에일찍출국했어요.

출국후에좀더안정적으로지내려면일찍나가서지내보는게더나 을것같았어요.활동가들이출국후상황을봐줄수있으니까요.일 찍출국한만큼자립팸에서월세지원을해주기도했어요.그럼에도

사업종료는갑작스러웠던것같아요.여기활동가분들도예산을구 하려고노력을했는데결국에안되니까저희한테얘기한거잖아요.

대한민국진짜쪼잔하고더럽고그렇구나.이런생각을했었던것같 아요.

늘푸른을 알면 엑시트도 알아야 해!

다다를통해관악늘푸른교육센터*(이하늘푸른)를18살겨울에알게

* 2009년9월서울마포구에서개교한‘늘푸른자립학교’는10대여성이라면누구 나수시입학이가능한대안교육기관.2017년7월서울관악구로이전해현재는

‘관악늘푸른교육센터’로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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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요.그때부터지금까지다니고있어요.늘푸른끝나면다다랑같 이쉼터가고그랬으니까그날도같이쉼터로가려고했어요.그런데

다다가갑자기“언니,6시까지만우리신림역에애들이랑같이있자”

라고했어요.애들도만나고돌아다니다가다다가엑시트로데려갔어 요.늘푸른을알면엑시트는무조건알아야한다면서끌고갔는데,초 록색천막이있더라고요.엑시트가활동중이었어요.처음에너무정 신이없는거예요.다다는이미다아는사람들이니까자기왔다고인 사하고다니는데저는주변상황파악하기바빠서눈동자만또르르

굴리고있었어요.

“안녕하세요!선생님!”

안녕하세요선생님?뭐지?활동가들이진짜너무텐션이높은거 예요.제가감당하기힘들만큼.

“네…안녕하세요.”

“이름이뭐예요?”

“저수영이에요.”

그리고갑자기메뉴판*을쓰래요.

“네?메뉴판이요?”

그게뭔지몰라서가만히있으니까다다가알려줬어요.그리고활 동가들이같이버스돌아다니면서여기가어떤곳인지설명해줬어요.

꼬박꼬박존댓말해주면서존중해주는곳이처음이었어요.적응이

* 청소년이엑시트버스에방문하면필요한것을체크하는종이.내용은밥먹기,간 식,친구,수다,휴식,보드게임,생필품,콘돔,임테기,병원,법률지원등이있음.

메뉴판은청소년에게무엇이필요한지선제적으로확인할수있고,이후청소년 들의이용현황을통계적으로분석하는데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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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서약간거부감이들었는데,몇번가다보니까그냥이사람들 은원래그런사람들이라는생각이들었어요.여기는좋은곳이라는

걸알게됐어요.

청소문제는 정말 골치 아팠어요

자립팸은집이죠.입국하고2주정도지난뒤부터집이라고느꼈던

것같아요.그냥자연스럽게집이라고생각했던것같아요.친구들한 테“우리집에놀러올래?”라고말하지“앨리스집에놀러올래?”이 렇게말하지는않잖아요.그렇게자연스럽게그냥집이라고생각했던

것같아요.시설처럼맨날숙직선생님이있는것도아니고휴대전화 를걷어가는것도아니고담배피우고싶을때피울수있고자고싶 을때잘수있고밥먹고싶을때밥먹을수있고그게집이죠.소중 한곳이에요.

하지만같이사는게쉽지않죠.근데원래다그렇게처음부터잘

맞을수는없잖아요.그사람은그사람나름대로저도저나름대로

21년을살았으니까요.부딪칠수밖에없는거죠.자립팸에는그런문 제를해결할수있는가족회의*가있어요.그리고그때같이살던세 정이랑희연,세진이도원래알던사이여서인간관계에서그렇게막

불편한점은없었어요.많이부딪히지는않았던것같아요.만약에제 가아예모르는다른사람이들어왔으면좀불편했을수도있을것같 아요.

* 자립팸구성원들이공유하고싶은소식,요구및건의사항등을스스로,함께논의 해서조정하고결정하는시간.가족회의시간과횟수는정해져있지않고,자립팸

구성원이라면누구나가족회의를제안할수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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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청소문제는불편한점이많죠.초반에는다같이청소하고

설거지를잘했어요.근데가면갈수록귀찮아지는지공용공간에개 인물건이너무많이쌓이는거예요.청소하자고계속얘기를하지만

결국에활동가들이다하게되는순간도있었죠.그때는‘이런모습이

자립팸은아닌데’라고생각했죠.청소와관련해서활동가들과많은

대화를나눴어요.내가하지않은것을왜치워야하는지그때는바로

이해못했죠.어느날또활동가셋이서만청소하고있길래그냥옆 에서조용히함께청소했죠.이집에직접살지않는활동가도청소하 고있는데,살고있는내가함께해야지그런마음이었어요.다른앨 리스들이하지않아도.나도앨리스니까.여긴앨리스의집이니까.그 리고활동가들이고생하는게눈에보이기도했죠.

그리고제가잠잘때예민해요.조그만소리에도깨고그런단말 이에요.근데하필또방음이잘안되는집이고.제가그때2층침대

있는방을썼어요.혼자쓰니까일단은좋았죠.근데이방이모든소 리가잘들리더라고요.그런점은불편했죠.

기억에남는일들도많이있어요.앨리스하고활동가랑다같이제 주도에갔었던일이나,숙직초반에활동가와시간을보냈던일이나

제생일에고기로만든케이크받은거.그리고이거는활동가들이같 이있었던건아닌데,밤낮이바뀌어서뭘할까하다가앨리스셋이서

진짜이상한거많이했어요.TV보면서놀고블루투스마이크로놀 고그러다가세진이가갑자기틱톡으로웃긴거를막하는거예요.마 침세정이왔어요.그래서세정이한테뭘시키자그러면서탄생한웃 긴동영상이있어요.그거를단톡방에올렸더니아침이돼서활동가 들이도대체새벽에무슨일이있었던거냐고그러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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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아니고아침7시였어요.그거찍고다들돌아가서잤어요.그 런사소하게웃긴일들이기억에남는것같아요.

공부가 필요해요

사업종료때문에자립팸에서일찍출국하게돼서당황은했는데어 차피출국이후에도활동가들과계속만나고있어서그렇게막당황 한건아니었던것같아요.출국이후에LH주거취약계층지원사업 에신청하려고고시원에3개월동안살아야하는상황이었거든요.오 히려출국을빨리하고자립팸에서출국이후에일상을같이챙겨줘서

다행이다싶었던것같아요.

이곳의좋은점은,일단사람대사람으로존중해주는곳인것같 아서좋고불합리한상황이나그럴때는없었던것같아요.한번도

활동가한테실망한적은없었던것같아요.

시설에있을때는가끔어리다고함부로대한다는느낌을받기도

했어요.“나는청소년들이너무좋고애들을좀잘크게하고싶어”,“굳 이왜나와서고생해?그냥집에들어가서살면되지”이런이야기를듣 기도했는데,청소년들이놓인상황을100%이해를못했기때문에그 런말을한다고생각해요.청소년을존중해줄수있고청소년인권에관 심이있는사람들이많이일했으면좋겠어요.청소년주거권이뭔지,청 소년들이시설을왜이용하기싫어하는지,왜원가정으로복귀하라고 만하는것이문제인지.이런문제점을잘공부하면될것같아요.청소 년에관해공부하면은이런문제점이다보이지않을까요?

 기록: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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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같이 나이 먹고 있어요

도리의 이야기

열살이에요.(웃음)엑시트는나이나성별이런거에얽매이지않게

우리모두열살이라고해요.엑시트가나이를한살더먹으면우리 도한살씩더먹는거죠.10년전에엑시트가만들어졌잖아요.(웃음)

저는03년생,열아홉살입니다.

“나는 한창 놀 나이니까!”

엑시트에처음오게된것은중학교3학년때,언니랑같이왔어요.언 니가앨리스였거든요.그래서언니랑엑시트사무실에놀러왔다가떡 볶이먹고,나중에초대받아자립팸도가봤어요.정확히기억은안나 는데“거기되게재밌는사람들이많아.너랑잘맞을거야.”그랬던

거같아요.언니랑은여섯살차이에요.제게는엄마같은사람이죠.

엑시트의첫인상은그냥푸근한느낌.그리고그때되게시끄러 운활동가들이많아서일단활발한느낌을받았어요.처음갔을때도

되게재밌었어요.그때교회에다녔는데교회에있던친구들이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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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에있더라고요.아는사람들이있어서그렇게막어색하거나그렇 지는않았어요.

그뒤로한달에한번빠질까말까,매주,웬만하면버스에가죠.

버스안하는날은홍대로놀러가고.한창놀나이잖아요.(웃음)코 로나19터지기전까지는홍대가서새벽까지엠프로노래틀어놓고

춤추고,그런데어쨌든버스안하는날은그렇게홍대에서놀지만그 것보다엑시트가더재밌으니까버스하는날은버스로오는거죠.또

엑시트에서놀다성에안차면버스끝나고다시홍대로가는날도있 고.나는한창놀나이니까!

재미있고 신기한

말도마요.엑시트말고다른기관들,너무많이다녔죠.한달에적으 면2번,많으면4번씩바꿨어요.쉼터에도갔다가,다른시설에도갔 다가.다마음에안들어서.한달넘긴데가거의없어요.한서너군 데정도한달을넘겼던거같고나머지는다한달도못채우고나왔 죠.통금이나휴대폰사용이나그런거제약은어디에나다있고세세 한규칙들도있었어요.

그래서자립팸에갔을때정말신기하고좋았어요.언니덕분에

한달을같이살았거든요.막원하는시간에내마음대로할수있는

것들이되게많았어요.그런점들이되게좋았고,또실무자가매일

같이살지않는다는것.그리고청소년들이각방을쓴다는것.보통

쉼터에서는한방에최대네명에서여섯명정도가쓰고한집에10 명에서20명정도있거든요.한달이지나고언니가자립팸‘친초’*를

다써서나왔죠.

(46)

코로나19때문에버스를찾는청소년들이많이줄었어요.어떨때 는청소년들보다활동가들이더많은느낌?(웃음)그래서좀조용해 졌고그래서졸려요.청소년이많이와야아는사람들도많아지고그 러면그만큼이야기할사람도늘어나는데.

싸움같은것은별로신경안써요.누가싸운다고그러면,어~구 경가자.엑시트버스가일주일에금요일하루니까일주일동안있었 던일들막수다떨고그런재미가있죠.다양한일을하는활동가들 도오고.이들은뭔가궁금한거를툭던지면내가모르는것들을되 게자세하게알려줘요.그것도재밌는거같아요.

인권활동중에서는재작년에엑시트랑퀴어퍼레이드에간게기 억에남아요.그날이제생일이었거든요.솔직히퀴어퍼레이드에대 해잘몰랐어요.활동가들이‘성소수자의인권을지지하는거다,한

번가볼래?’그래서,솔직히‘성소수자,너무싫어’정도는아닌데또

좋아하지도않았고,‘그래,당신도사람이니까,사람마다다르니까’

이런생각이었는데.그냥놀러가는것처럼갔는데되게재밌었어요.

그런데반대파들이너무심하게하니까.쓰레기를막던지고.이정도 로심하게해야하나?

그때엑시트에서깃발들고20명정도가같이갔어요.엑시트깃 발이랑무지개깃발이랑4.16청소년실천단깃발.퀴어퍼레이드에참

* 앨리스들이협의해한달에친구초대(약칭‘친초’)할수있는횟수를정함.친초

제도는주거가불안정한가족이나친구에게임시거처를마련해주는기능을자연 스럽게했음.그러나너무잦은친초가있을경우,거주하는앨리스들의생활에불 편/부담이발생할수밖에없으므로서로가감당가능한만큼친초횟수를가족회 의를통해조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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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한성소수자부모님들이운영하는부스를보고도되게신기했어요.

아,성소수자청소년을둔부모도있구나.참대단하다.그리고심심해 서찾아봤는데퀴어좋아하는아이돌팬덤이형성되어있는것도되 게신기했고.다만옷들이너무화려하고그래가지고눈을어디다둬 야할지모르겠더라고요.(웃음)저는약간엑시트내에서그나마좀

보수적이라고해야하나,그런사람이어서너무부끄러웠어요.(웃음)

야시시한옷들입고,그냥너무야해서어떡하지.‘그래도1년에한번 이니까뭐’,이런느낌?

내년 생일 뒤에 답이 있을까요?

요즘엔청소년주거권활동에도참여하고있어요.청소년주거권에

관심을갖고있는분들,국회의원들도좀관심을갖고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인권에대해대학에강의하러가면반응이되게재밌어요.

거기는공부하는분들이니까,청소년들에게이렇게해줘야하는데현 실은이렇다고이야기하면,‘오~내가알던것과전혀다른데’이런반 응이다반사에요.저는무대체질이라강의가힘들거나그렇지는않 아요.또거의비슷한레퍼토리로하고있으니까.내가어떤시설에서

살아봤고나는앞으로어떻게살고싶다,만약제가지금있는시설에 서나가게되면리뷰하듯이지금경험을사례로덧붙일수있을것

같고.

어쨌든제게지금은혼자살수있는공간,주거가제일중요한문 제거든요.열아홉살.이제곧시설에서나와야하니까.내년생일까 지시설에있을수있고그뒤에는.나온뒤에집은마련할수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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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어떻게유지할수있을지답이없는거예요.일도한번도안해 봤지,무슨자격증이있는것도아니지.그러니까답이없죠.그리고

코로나19때문에청소년이일자리를찾는게더힘들어졌어요.내년

생일까지얼마남지않았는데,그래도‘일단놀자!’예요.(웃음)하루 살이.

지금엑시트한테서운하고아쉬운것은활동가들과따로만나거 나직접연락하고싶은데꼭엑시트를중간에끼고페메(페이스북메 시지)를통해서연락을해야한다는것.*뭐엑시트가중간에끼어야

어떤문제가생겼을때도와줄수있으니이해는하지만.그리고그만 둔활동가가나중에놀러온다고했는데한번도놀러온사람이없다 는것.

작년9월인가10월인가엑시트가끝난다고버스에서편지가돌 았어요.제가받고바로읽지않고시설에가져가서나중에읽었어요.

거기나뒀더니뿅하고사라졌더라고요.아마청소해주시는할머니들 이버렸나봐요.편지를읽고는,뭐?올해끝난다고?장난치나?어,어 떡해.엑시트시즌2를만들어야죠.제2의엑시트를만들어야죠.엑시 트버스라도남겨둬야지.하여튼우리엑시트시즌2를준비하자!

 기록:강끈

* 엑시트는청소년과활동가의사적인관계맺기를지양하고있음.젠더이슈,권력

관계,영리활동으로의이용,관계에대한부담등청소년과활동가사이에서벌어 질수있는다양한상황의어려움을예방하고자엑시트가중간소통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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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대하지도 봐주지도 않았어요

하마와 경순의 이야기

하마와경순은초등학교때부터친구사이다.둘은중학교1학년때

동네친구들을통해서함께엑시트에왔다.엑시트가부천에서활동 할무렵이다.고등학교에들어간뒤비슷한시기에탈학교했고,지금 은같은자활기관에서함께일하고있다.

엑시트 버스 오면 주로 뭘 하면서 놀았어요?

하마 배드민턴?

경순 아니면안에서영화보거나.그땐코로나도없었으니까.아니

면천막에서밥전*만드는거도와주거나아니면다같이얘

* 엑시트는매주현장에서청소년들과밥을나눴음.남은밥은얼렸다가현장에서

청소년들과참치나계란등여러토핑을얹어부침개처럼부쳐천막간식으로함 께먹었음.현재는코로나19감염확산의여파로도시락을제공하거나,인근식당 을이용할수있는쿠폰을제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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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고.

하마 거기서딱무슨재미있는일을해서라기보다는그냥활동가

들이랑너무편해지다보니까.정말친구같을땐친구같고

내보호자가되기도하고그래서마음놓을수있는곳이기

때문에간거예요.그때는진짜빼먹지않고갔던거같아요.

경순 신림으로바뀌고나서는한달에한번.한6개월안오다가

다시오기도하고.

하마 부천에있을때보다멀어지기도했고이제성인되고일하다

보니까피곤하기도했어요.그리고활동가들이많이바뀌었 으니까.지금활동가들이랑도친하지만어렸을때만난활동 가들과는정말동네친구같았어요.

엑시트와의 시간이 나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요?

경순 저희는또래에비해뭔가다른경험을한거잖아요.여기서는

인권…약자를위해…이런게크잖아요.그런걸배운것도

많고느낀것도많아서…음…지금의저를만들어준거죠.

아직도편견은있지만그래도심하지는않게,갇혀있는사람 이되지않도록더넓은걸볼수있게해준것같아요.

하마 부모님한테는말못하는걸엑시트한테는말할수있었어요.

만약에사기를당하거나하면‘우리이렇게해보자’라는조 언도해주고.그런데그것도‘왜그런걸했냐’고그냥타박만

하는게아니라‘그럴수있지.그사람들이나쁜거지네가

나쁜건아니야.근데계속하면너도나쁜사람이야~’(웃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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