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나. 현행 사립 실업계 고교의 난제 1) 실업계 기피 현상으로 인한 학생 모집의 어려움

2001년 현재 실업계 고교는 전체 759개이며, 이 가운데 사학은 317개로 전 체 실업계 학교의 41.7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립을 불문하고, 실 업계 고교는 진학 기피로 인한 지원 학생 수의 감소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사립 실업계 고교의 지원률이 공립에 비해 더욱 낮은 수준을 보여 학 교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비 전액이 국고에서 지원돼 학생 수 증감이 학교 운영 경비 확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립과 달리, 사립은 학생 수 감소는 그에 따른 수업료 수입의 감소를 불러와 그만큼 학 교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지명도 있는 사립학교들은 그나마 정원 모집에 성공하고 있으나, 그 외의 대부분의 학교들은 높은 정원 미달 현상을 보이고 있다(참조 <표 Ⅲ-19>).

<표 Ⅲ-19> 서울지역 일부 상업계 고교 지원 현황(2000학년도)

(단위: 명)

주: 학교명은 임의로 설정함.

현실적으로 서울지역에서 사립 상업계 학교는 32개교인 데 비해 공립은 16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립 상업계 학교의 미달자 수가 총량적으로 더욱 클

학교명 설립별 모집인원 지원자 수 미달자 수 지원율 비고

A상고 공립 630 645 -15 102 정원모집

B여상 사립 420 426 -6 101

C여상 사립 504 511 -7 101

D여상 사립 378 380 -2 101

E정산 공립 504 506 -2 100

F여상 사립 1008 1009 -1 100

G여정산 공립 588 588 0 100

H 여정산 사립 504 301 203 60 정원미달

I정산 공립 252 148 104 59

J정보고 사립 630 615 18 98

K여전산 사립 840 725 115 86

L여정산 사립 252 108 144 43

M여정산 공립 714 250 464 35

N 여정산 공립 630 203 427 32

68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공업계의 경우도 사립이 22개교이고, 공립이 13개교 인 점을 고려하면, 학생 부족현상은 사립에서 훨씬 심각한 문제로 인식될 개 연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 학생의 기초학습능력 부족 및 여학생의 부적응 현상 심화

실업계 고교생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학업 동기가 낮고, 기초학력이 떨어 질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중도 탈락률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 다. 2001년도 실업계 학생 651,198명 가운데, 학적 변동 학생 수는 33,215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중퇴 학생 수는 32,071명으로 전체의 약 4.9%를 차지하고 있다. <표 Ⅲ-20>에서는 사립학교의 학생 변동율이 국・공립과 비 슷한 수치로 나타나고 있으나, 특이한 점은 사립에 재학하는 여학생의 변동 율이 공립에 비하여 매우 높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참조 <표

Ⅲ-21>).

<표 Ⅲ-20> 실업계 학교의 학생 변동률

(단위: 명)

: 변동 사유에는 제적, 중퇴(질병, 가사, 품행, 부적응, 사망), 휴학, 유급, 복학, 전출, 전입 등을 포함함.

자료: 교육인적자원부・교육개발원(1999-2001). 교육통계연보.

설립별

년도 변동 학생 수 국공립 사립 사립 변동률

2001년 33,215 17,215 16,000 48.17%

2000년 32,188 16,125 16,063 49.9%

1999년 33,714 16,277 17,437 51.7%

<표 Ⅲ-21> 사립 실업계 여학생의 변동률(2001학년도)

(단위: 만명)

자료: 교육인적자원부・교육개발원(2001). 교육통계연보.

위의 <표 Ⅲ-2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2001년도 국・공・사립별 남녀학 생의 변동사항을 보면, 전체 33,215명 가운데 사립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 8,315명이나 되었고, 이는 국・공립 여학생의 변동 수 4,851명에 비하면, 약 2 배 가까이 높은 숫자이다. 여학생의 변동 사유로는 부적응이 가장 높고, 다 음이 가사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사립학교 여학생의 학교 적응력이 공 립 여학생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구체적인 원 인에 대해서는 명확한 자료가 제시되지 않고 있어 향후 보다 심도 있게 다 루어 볼 문제라고 할 수 있다.

3) 진로지도 체계의 미흡

많은 실업계 고교생들이 부적응 현상으로 인하여 중도탈락하는 것은 학습 능력의 부족에도 원인이 있지만, 일반계 고교 진학에 실패한 학생들이 실업 계에 진학한 경우7)가 많은데도, 이들에 대한 적절한 적성검사 및 진로지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데서 비롯된 결과일 것으로 사료된다. 이처럼 공립과 사립을 불문하고, 실업계 고교에서는 낮은 학력 때문에 실업계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올바로 진로지도를 해 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 못한 실정이다. 진로상담실이 설치되어 있으나 전문상담

7) 임천순・진미석(1997)의 연구에 의하면, 교원들은 실업계 고등학교의 주요 기능으 로 기술인력을 제공하여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는 기능, 불우한 가정환경 학생을 위한 교육기회 제공, 성적 부진 학생을 위한 교육기회의 제공 등을 제시하였다.

특히, 농업계열의 교사들은 공업계나 상업계에 비하여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학습기회의 제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실업 계 고교교육의 진단과 과제: 실업고교 특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p358-9>.

성별

설립별 전체 남학생 여학생 변동률

국공립 17,215 12,364 4,851 28.17%

사립 16,000 7,685 8,315 51.96%

33,215 20,049 13,166 39.63 %

70

-교사 부족과 학생들의 인식 부족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상담이 이루어지 지 않고 있으며, 주로 3학년 학생들에 대해서만 일시적인 취업 알선과 진학 정보 제공 등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학생들 스스로 자신에 대 한 이해와 진로 목표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진로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 보통 이다(강무섭 외, 2000:78).

결국, 실업계 고교 진학생들은 원하지 않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함으로써 학교생활 적응이 어렵게 되고, 그에 따른 부적응현상이 심화되는 등 악순환 을 거듭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개별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 줄 수 있는 일관된 적성검사의 실시, 활용이나 학교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상 담 및 진로지도의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는 각 학교 자체의 노 력만으론 실현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사립의 경우는 전담 진로지원팀 을 학교들이 연합으로 조직하여 중학교 3학년 단계부터 실업계 지원이 불가 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 진로지도를 실시하고, 고교 입학 이후부터는 구체적인 심화 진로지도를 본격 시행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교원의 사기 저하 - 과원교사 및 상치교사의 좌절

사립학교에서는 실업계 고교의 구조 조정이나 교육과정 개편 시 발생하는 과원 및 상치교사 문제로 교원의 사기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특성화 전환 이나 산업현장의 수요 변화에 따른 전공이나 교과의 대체 신설 시, 폐지되는 교과나 전공의 담당교사들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많은 교원들 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신분을 유지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주기적 전보나 순회교사 임용 등 과원 및 상치교사 해결 에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공립과 달리, 임용과 함께 장기간 한 학교에서 직을 유지해 가는 교사들이 대부분인 사립에서 이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길은 매우 제한적이다. 공립으로의 특별 채용이 부분적으로 시행 되고는 있으나, 사립의 과원・상치교사를 근본적으로 해소시켜 주기에는 역 부족인 형편이다. 이에 따라 학교 운영체제의 변경을 통해 고용환경의 변화 에 대응해 나가고자 하는 학교들조차도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새로운 전 문교과 교사의 채용마저 이미 정해진 한도의 교사 배정 정원을 넘을 수 없

는 현실적 난관 때문에 보류 혹은 백지화하는 등 학교의 중장기 발전계획 자체를 세우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기간제 교사로 새로운 교과의 교사를 채용하고 있고, 과원・상치교사는 복수/ 부전공 연수를 받도록 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으나, 연수 경비의 학교 부담에 무 리가 따르고, 연수 후의 새로운 교과 수업시 사실상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교사들의 기술 수당이 과소해 기술교과 교사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 는 현실도 문제이다. 이론과 실무를 담당하는 전문교과 교사들은 일반교과 교사에 비하여 더 많은 시간을 수업에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 수당이 현재보다 상향・조정되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5) 불충분한 시설・설비와 자원 문제

실업계 고교의 중요 문제들을 외부요인(낙오생 학교라는 인식, 대학 진학 에 불리하다는 인식, 실업계 출신의 차별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함께, 내 적 요인(실습에 불충분한 시설과 재원, 유능한 교사 부족, 학생의 낮은 질 등)에서 초래되는 문제로 인식할 때, 공립학교의 교사들은 내적 요인 중 유 능한 교사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 사립학교 교사들은 불 충분한 시설과 자원의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임천 순・진미석, 1997:361-362).

이것은 재정이 많이 소요되는 시설・설비 문제가 특히 사립학교의 운영에 서 큰 어려움이 되고 있는 현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서, 이 문제가 해결 되지 않으면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서도 공립과는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일부 경기지역에서 인근의 공립학교에 비하여 시 설 및 설비가 낙후한 사립학교들이 두드러지게 학생 모집에 곤란을 겪는 현 상도 뒤떨어진 교육 환경에 대한 지역 학부모들의 불신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특성화 전환을 통해 해당 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하드웨어 환경을 크게 개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공립학교에 비해서 는 여전히 질적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로 공・사립간의 교육 환 경에는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8).

72

-6) 정부의 미온적인 행・재정적 지원

사립 실업계 고교의 학교 운영상 어려움이나 난관을 매우 미온적이고 소 극적으로 바라보고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도 사립학교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평생학습 차원에서 학교 시설을 개방하여 주민의 학 습장으로 사용하고자 해도,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대해서는 협의조차 꺼리는 등 미온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즉, 교 육 대상을 실업 상태의 저학력 중・장년층에게까지 확대시켜 사립 실업계 고교가 처한 교육 및 운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해 보고자 하는 자구 노력마저 도 정부의 방관과 비협조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한 공업계 고교에서 199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지역의 중・장년층 대상 정보소 양교육에는 중학교 졸업 이하의 실직자 등 교육 취약계층이 다수 참여하면 서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재정적인 면에서 교육 당국이나 지역 자치단체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강사료나 교재비, 시설 운영비 등을 고스란히 학 교측에서 떠맡아야 하는 부담으로 오히려 학교 경영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는 형편이다(참조 <표 Ⅲ-22>). 이런 현실은 사립 실업계 고교들이 독자적으로 수립한 발전 계획에 따라, 주 교육 대상을 고교 수준의 학령 인 구는 물론, 기초 직업교육을 필요로 하는 전 연령층의 실직자 등으로 확대함 으로써 학교의 경영 개선 효과와 함께, 국가적인 평생학습 체제의 성립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의도를 완전히 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립 공업계 학교의 전기료가 영업용 요금으로 고지돼, 학생 수 감소로 인 해 적정 수입을 기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로서 기본 교육시설조차 유지하기 힘든 것도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사립학교의 전기 요금 체계를 산업용으로 전환시켜 시설・유지비의 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하는 등의 행정적 배려가 매우 시급한 실정이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가시적 반응은 아직 나타나고 있

8) 연구진의 현장조사에 의하면, 실업계 학교가 집중되어 있는 경기지역의 한 사립학 교의 경우, 학교시설을 평생교육 학습의 장으로 개방해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대 다수 주민들은 인근의 시설이 양호한 공립 학교를 보다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 런 활동에 있어서도 사립의 경쟁력은 높을 수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