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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프로세스가 제주 프로세스에 주는 함의

CSCE와 OSCE의 기구로서의 경험이 일반화되고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될

수 있는 교훈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데 대해 헬싱키 프로세스의 창립자들 모두가 동 의하는 것은 아니다.본질적으로는 모든 지역적 프로세스가 해당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러한 분명한 특수성에도 불구하고,다른 지역이 CSCE/OSCE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 다.28)마찬가지로,35년 전에 시작되었던,그것도 유럽이라는 특정 지역의 경험을 토대로 동북아 지역의 다자적 안보협의체 창설을 위한 제주프로세스를 추진한다는 데는 그 적실성 문제와 함께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프 로세스가 제4회 제주포럼에서 유럽 다자안보협력 성공사례의 경험,즉 ‘헬싱키프로 세스’를 참고하여 추진하기로 선언했다.필리핀의 피델 라모스(FidelValdez Ramos)전 대통령은 그러한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언급한 바 있다.29)

긴장상태가 다소나마 완화된 동북아시아의 상황은 장기적 평화와 번영의 기반 이 되기에 충분치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그러나 지난 50년 동안의 서유럽 역사 를 살펴보면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70년 동안 세 차례의 전쟁 을 치른 유럽의 강대국 프랑스와 독일에 현재 어떠한 분쟁의 가능성도 없기 때 문입니다.서유럽이 주는 교훈은 바로 이것입니다.‘분쟁을 해결하는 장기 해결 책은 주변국과 강력한 경제,정치,안보관계를 유지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충족 시키는 지역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포럼에서 도출된 헬싱키 프로세스의 교훈은 다음 네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30)

∙‘헬싱키프로세스’의 성공적인 경험은 동북아 지역 국가들로 하여금 대립과 갈등의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협력적 안보와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방 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도록 자극함.

∙유럽의 경험은 다자안보 대화를 통해 회원국들이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 오해와 불신의 위험성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음.

∙OSCE의 경우 56개 회원국 외에 한국,일본,이집트,이스라엘 등 타 지역 11 28)Lynch,Dov,“유럽안보협력기구의 정치·군사적 함의,”제주평화연구원 편,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유럽 경험의 탐색 ,제1권(제주:제주평화연구원,2008),p.215.

29)FidelValdezRamos,“동북아에서의 화합,평화와 번영:역사적 경험의 탐색,”제주평화연구 원 편,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유럽 경험의 탐색 ,제1권(제주:제주평화연구원,2008), p.58.

30)“제4회 제주평화포럼이 남긴 과제:제주프로세스 구상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JPINews&

Views ,Vol.I,No.4,(2007년 12월).

개 국을 협력 파트너로 삼을 만큼 조직이 매우 유연하고 포괄적이어서 냉전 구조의 해체 등 큰 전세변화에도 융통성 있게 적응함.

∙대화의 습관화와 신뢰의 조성을 통해 규범을 만들고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때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인내와 타협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구 조 있으며 핀란드,유고슬라비아,스위스와 같은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 처럼 상대적으로 견제와 거부감을 덕 받는 한국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임.

앞서 검토한 ‘헬싱키프로세스’와의 비교적 함의를 ‘제주프로세스’의 향후 미시적 인 전략적 방향 설정은 물론 거시적인 실현 조건을 찾는 데도 중요하다.‘헬싱키 프 로세스’가 ‘제주 프로세스’에 주는 함의는 단순하지 않다.‘헬싱키프로세스’가 추진 되었던 당시의 조건과 ‘제주프로세스’를 추진하려고 하는 최근 조건 사이에는 유사 성과 차이가 함께 있으며,이를 보는 학자에 따라 가능성과 한계라는 상이한 전망을 제시한다.여기서는 유럽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추진된 ‘헬싱키 프로세스’가 동 북아를 중심 무대로 하여 추진될 ‘제주프로세스’와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를 검토할 것이다.

가.차이점

제4회 제주평화포럼에서 유럽의 다자안보협력 경험을 가지고 발표한 전 OSCE 상임이사회 의장 버트란드 크롬브루게(BertranddeCrombrugghe)대사는 유럽과 동북아 사이의 유사점뿐만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인 부분 외에도 다른 여러 차이 점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동북아시아의 상황은 단순히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형성된 것은 아니다.중국 공산주의 혁명과 한국전쟁,그리고 그 이후 일련의 전개 과정들이 현재 이 지역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특히 오늘날 동북아에는 당시 유럽과는 달리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명확한 양대 진영이 존재하지 않으며,1975년 유럽 에 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의 수가 적다는 차이가 있다.동맹체제 역시 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대립하던 유럽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또한 현재 동북아는 당시 유럽과 비견될 만한 구조가 갖추어지지 않아서 당시 유럽 에 존재했던 유럽공동체,유럽위원회,유럽경제개발협력기구 등에 상응하는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31)

31)위의 글,p.105.

톨로라야(GeorgyToloraya)도 유럽에서는 신뢰구축 조치(CBM)와 군축을 통해 다자안보협력을 추진할 수 있었지만,동북아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32)이러한 유럽과 동북아의 ‘차이점’에 대한 지적은 다 음과 같은 몇 가지 핵심 논제를 중심으로 강조되어 왔다.여기서는 그러한 논제들을 중심으로 다자안보협의체 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동북아와 유럽의 차 이를 재검토할 것이다.

첫째,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유럽과 동북아 각각의 지역 세력균형 여부의 차이가 종종 지적되곤 한다.유럽에서는 미국과 소련 간에 세력균형이 존재했고 이 세력균형 속에서 NATO와 WTO 간에 군사력도 균형을 이루었다는 것이다.또한 미․소를 중심으로 한 각 진영은 상대 진영에 대해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양 진영이 공통 위협의 존재를 인식했고,그 때문에 결국 상호 협상을 통해 신뢰구축과 군축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 반해 동북아에서는 아직 세력균형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중국의 급속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과 대적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 지 못하고 있으며,러시아 역시 구 소련의 붕괴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과 위상은 회 복 불능의 수준으로 추락했다.더 나아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과 소련이 협력 움직이 있기는 하나 아직 동북아에서 미국과 경쟁할 정도는 아니다.또한 NATO와 WTO에 비견될 수 있는 적대적 동맹세력 간의 군사력 경쟁도 없다.한․미 및 미․

일 동맹이 중국과 러시아 북한 3국을 공동의 적으로 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국 가가 북․중․러 각국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인지를 보는 시각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자안보협력의 기본 구도 형성의 조건이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

둘째,첫 번째와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로 다자안보협력을 위한 채널의 존재 여부 에서의 차이가 있다.유럽에서는 냉전 시기에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역내 국가 들 모두,즉 3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안보협력 채널이 만들어졌으며,특히 NATO와 WTO를 중심으로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의 집단방위동맹에 속한 국가들은 다자안 보대화의 습관이 배양되었기 때문에 다자안보협의체가 성공할 수 있었다.그러나 동북아에서는 역내 국가들이 다자적으로 참여하는 대화 채널이 부재하다.또한 한․미․일 간 및 북․중․러 간 양자동맹은 있으나 다자동맹체가 구성되어 있지

32)GeorgyToloraya,“WhitherInstitutionalizationofCooperationinNortheastAsia?”Korean JournalofSecurityAffairs,Vol.12,No.1(December2007),pp.93-108.

않다.따라서 동북아 지역에서는 유럽과 같은 습관화된 다자안보대화의 경험이 부 재하기 때문에 다자안보협력의 가능성이 낮다.또한 유럽 국가들은 법치주의와 합 의 존중의 행동습관이 있기 때문에 협상의 결과를 조약이나 합의문으로 만들어 상 호 준수하는 경향을 보이지만,동북아 국가들은 이런 문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역내 국가 간의 신뢰구축과 안보협력이 더 어렵다.33)

셋째,협력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서 다자간 협상의 경험 또는 제도화 여부 수준이 유럽과 동북아의 차이점으로 지적된다.유럽은 안보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다자 적 기구와 관련해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지역이며,그래서 유럽을 세계에서 ‘기구 가 가장 많은’지역으로 언급된다.유럽 전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각종 기구들의 네트워크가 안보협력을 촉진한다.군사적 측면에서의 NATO,경제 및 기술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정치․안보․사법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EU,대 체로 인권,민주적 지배,환경과 관련된 유럽회의(CouncilofEurope),그리고 헬싱 키 프로세스의 주축인 CSCE/OSCE도 설립되었다.34)이러한 다자적 기구 이외에도 유럽에서는 역내 국가들의 정상이 함께 참여하는 정상회의가 정기적으로 개최되어 왔다.그러나 이에 비해 동북아에서는 이러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기구나 그것들 간의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또 다자간 정상회담의 개최도 쉽지 않 은 상황이다.이러한 동북아에서의 다자적 기구의 형성과 정상회담의 경험 부재는

셋째,협력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서 다자간 협상의 경험 또는 제도화 여부 수준이 유럽과 동북아의 차이점으로 지적된다.유럽은 안보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다자 적 기구와 관련해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지역이며,그래서 유럽을 세계에서 ‘기구 가 가장 많은’지역으로 언급된다.유럽 전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각종 기구들의 네트워크가 안보협력을 촉진한다.군사적 측면에서의 NATO,경제 및 기술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정치․안보․사법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EU,대 체로 인권,민주적 지배,환경과 관련된 유럽회의(CouncilofEurope),그리고 헬싱 키 프로세스의 주축인 CSCE/OSCE도 설립되었다.34)이러한 다자적 기구 이외에도 유럽에서는 역내 국가들의 정상이 함께 참여하는 정상회의가 정기적으로 개최되어 왔다.그러나 이에 비해 동북아에서는 이러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기구나 그것들 간의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또 다자간 정상회담의 개최도 쉽지 않 은 상황이다.이러한 동북아에서의 다자적 기구의 형성과 정상회담의 경험 부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