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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의 전환!!

문서에서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페이지 139-143)

140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21세기 정보화 시대’라는 거대한 고정관념 속에서 생각하고 있었 던 것이었다. 고정관념을 깬 우리는 그 다음부터 바이오 사회, 우 주 사회, 로봇 사회 등 유치하지만 여러 가지 답을 외쳤다. 그 다음 에는 나 홀로 무인도에 갇혔을 때 허리띠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물 건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조별 토론이었고, 앞에서 고정관념을 깬 우리는 먼저와는 다르게 수십 가지의 물건을 만들어냈다. 처음 이 강의는 나에게 고정 관념을 깨고 상상하라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여기서 교수님께서 해 주신 예화 하나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면 누가 이길까? 이야기의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듯 거북이다. 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 지 배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토끼는 거북이보다 잘 뛰는데, 왜 졌을 까? 이유는 자만해서 이다. 거북이가 이긴 이유는? 성실해서이다.

거북이는 자만하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했다. `능력`, `성실`, `노력`,

`땀` 많이 듣던 키워드이다. “성실하게 살아라!, 땀 흘리며 노력 해!, 자만하지 말고!, 능력보다 그게 더 중요한 것이야!” 틀린 주장 은 아니다. 오히려 위 예화의 교훈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단번 에 반감이 들었다. 교수님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났다면 나는 이 강의를 인상 깊게 기억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 있던 경주에서 진 토끼는 너무 분했다. 그래서 거북이에게 재경기를 요청하고, 다시 내려가서 올라오기는 귀찮으 니 여기서 ‘누가 빨리 내려가는가.’를 제안한다. 결과는? 이번에도 승자는 거북이이다. 거북이는 어떻게, 자만하지 않고 만반의 준비 를 하고 경기에 임한 토끼를 이겼을까? 정답은 등껍질 속에 다리 와 목을 숨기고 굴러 내려왔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게임’에서는 성실해서 이겼고, ‘내려오는 게임’에서는 필요로 하는 능력이 뛰어 나 이겼다. 화가 치밀어 오른 토끼는 거북이에게 세 번째 경기를 제안하고, 그 세 번째 경기 역시 거북이가 이긴다. 거북이 왈, “그 래, 지금까지 내가 이겼으니, 이번 게임의 룰은 내가 정한다. 이번 에는 반대편 섬까지 건너기로 하자.” 예화에서 거북이가 이긴 이유 는 ‘패러다임(Paradigm)’이 변했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 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이다.

“상대방이 잘 하는 분야에 들어가면 죽는다!” 예화의 결론은 인 생에서 승부를 낼 때 상대가 잘하는 분야에서는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산을 올라가는 능력, 산을 내려가는 능력, 바다를 헤 엄치는 능력은 서로 다른 능력이다. 내가 잘하는 영역에서 게임을 해야 하는 것, 이것이 이 강의의 주제이자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Paradigm Shift’이다. 이 예화는 모두가 아는 내용과 교훈을 가지 고 있지만 나는 조금 특이할 수도 있는 이 이야기에서 뭔지 모를 감동과 자신감을 얻었다. 교수님은 매 강의마다 이런 엉뚱한 예화 나 질문들을 예로 들어 학생들을 재미있게, 때론 당황하게 하셨다.

이후 강의들도 경제적인 상식과 사건들, 지금까지 알아야 하지만 어려울 것 같아 겁부터 먹고 접근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과제로써 알아볼 수밖에 없게 해 주셨고 덕분에 사회 이슈와 시사, 경제 용 어 등 꽤 많은 일반 상식들을 조사해 보고 접하게 되었다.

강의 기간 중 까다로웠던 과제가 있었다. “26세의 갓 졸업한 나 는 어떻게 준비하여 어떤 회사에 들어갈 것이고 3년 뒤인 29살의 나는 무슨 자격증과 무슨 계획을 이루겠다.”라는 식으로 현재부터 20 ~ 30년 뒤의 자신의 미래를 일정한 년수로 끊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보는 과제였다. 당시 형식적으로 제출해 두 번이나 재 작성 했던지라 귀찮게 여겼던 이 과제는 아직 먼 일로만 생각하고 막연하게 계획했던 나의 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가능할 것 같은 계획과 그렇지 않은 계획을 가려내게 했다. 또 내가 앞으로 선택 하고자 하는 직종에서 현재 근무하고 계시는 선배님 들과 인터뷰를 하며 과연 나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내가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게 되었다. 결과적으 로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값진 경험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강의 기간 중에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축제였다. 강의 중에 교수님께서는 젊은 대학시절에는 추억을 많이 남겨야 한다고 하시 며 축제 때는 젊음을 즐겨보자는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었다. 나

142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는 지나가는 말로 듣고 잊어 버렸었다. 축제 당일 교수님은 수업 이후 정말로 지갑을 여셨고 엄청난 먹을거리를 사 주셨다. 그날은 대표 학생이 준비해온 게임과 모두의 음주가무로 서로 어색하기만 했던 관계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고 다른 학과 선후배들과 친 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나는 입학 이래 교수님과 학생이라는 벽을 허물고, 타 학과 학생들과의 친목도모를 처음 경험해 보았다.

강의의 마지막 과제는 팀 프로젝트로 실제 실행 가능한 창의적인 창업을 계획해 보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학교를 벗어나 카페에서 조원들을 만나 자료 조사와 토의를 하고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며 많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우리 조의 아이템은 학교 내의 학생들을 위한 저렴하고 효율적인 음식점이었는데 사실, 장소는 지금의 한솥 도시락이 있는 자리에 오픈을 하고 꽤나 구체적인 계획을 했었다. 결과는 아쉽게 2등을 했었지만 조별 과제를 하면서 정말 대학생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Dream Society’라는 강의를 들으며 경험하고 느 꼈던 이야기를 해 보았다. 이 강의는 시사부분과 경제적인 주제를 다루지만 주로 그날 교수님의 분위기와 학생들의 수업태도에 따라 여러 주제로 바뀌기도 한다. 그렇지만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고, 흥 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들로 진행되어 그것이 무엇인가 귀 기울이게 된다. 또 강의 방식이, 교수님이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라는 패러다 임을 전환시켜 준다. 어려운 전공 강의에 지치고 이번 학기에는 무슨 교양을 들을까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신선하고 자유로운 정두 환 교수님의 ‘Dream Society'이라는 강의를 추천해 주고 싶다. 학 점도 무려 3학점이다. 수업 초기에 교수님께서는 매년 자신의 강 의를 들었던 학생들에게 10년 뒤에 연락을 하기로 했다고 말씀하 셨다. 1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정말 연락을 하실지 모르지만 글을 마치며 무심코 나의 10년 후의 미래를 한번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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