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치료학과 09학번 이현빈
강 의 명 : 작업과학 담당교수 : 김 지 현
4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수많은 과목들을 수강해 왔다. 교양 과목, 통섭, 전공 등 수많은 과목들을 수강을 해왔지만 항상 '작업 치료'에 관해 배웠지, '작업'이라는 단어에 관해 궁극적인 해답을 준 과목은 많지 않았다. ‘작업'이란 무슨 뜻일까?, '작업치료'는 또 무엇인가? 작업치료학과를 다니면서 수도 없이 많이 듣는 질문 두 가지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말 곤란하다. 일반적으로 '작업', 남자가 여자한테 수작부리는 행동, 이 정도의 저급한 장난 섞인 말이 자주 나온다. ’작업‘은 국어사전에 ’1. 일을 함 또는 그 일, 2. 일정한 목적 아래 하는 일‘ 정도로 명시되어 있다. 작업치료학 개론에서는 ’작업이란 일반적으로 한 개인의 삶에서 유일한 의미와 목적을 가진 활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작업이란 개인의 정체성과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작업'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수업이 하나 있었다. '작업과학' 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이 수업은 '작업'에 관련된 주제를 일주일 마다 하나씩 정하여 그 주제에 관한 자기 생각을 말하고 토론해보 는 수업이었다. 지금 와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수업인 것 같다.
일단 수업자체가 일방적 정보전달이 아닌 토론식의 수업이었다는 것이 큰 이유인 것 같다. 3학년에 올라가면서 발표 수업이 많아지
고 선배가 되어가면서 대중들 앞에서 말하고 발표해야 할 때가 많 아졌다. 나는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은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항 상 발표 시간이 두렵고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작업과학을 수강하 며 내 생각을 남들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되고 의견제시 후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고 하니 자연스럽게 남들에게 의견 전달 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다른 좋았던 점은 '작업'에 관하여 다양한 관점과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업에 있어 필요한 요소들 작업적 균형, 흐름, 정신적 요소, 문화적 요소 등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의 개념으로는 Occupational Balance와 내가 토론장으로 준비를 했던 Space &
Place였다.
첫 번째로 Occupational Balance라는 개념은 한 사람은 살아가 면서 하나가 아닌 다양한 역할의 작업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한쪽에 치우치게 되면 다른 작업이 소홀해져 Balance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아주 적합한 개념이라 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현재 나는 작업치료학과 4학년 학생 으로서 임상실습을 하고 있는 중이므로 실습생의 역할을 맡고 있 다. 실습생으로서 여러 가지 발표 및 과제들을 해야 하고 병원에 나가 오전, 오후 치료 보조일을 맡아서 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 사 람들에게 친구의 역할로서 밥도 함께 먹고, 운동도 같이 하는 등의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습생으로서 과제를 하고, 병원을 나가 는 일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되어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결론적으로 친구라는 다른 역할에 소홀해지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Space & Place는 내가 처음으로 토론 준비를 했던 것이라 기억에 남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소홀한 준비를 해 갔던 것 같다. 지금도 기억나는 핵심 내용으로는 Space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보통 장소라는 개념이다. 하지만 그 Space 라는 곳에 나의 추억, 경험, 나의 중요한 작업이 관련이 되면 그 Space는 단순한 장소를 벗어나 Place라는 나에게 있어 중요한 공 간이 된다는 개념이다. 작업치료를 함에 있어 환자 본인에게 익숙한
90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장소가 치료의 진행, 치료의 결과, 라포 형성 등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새롭게 알게 해준 내용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이 수업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다른 학생들과 교수님의 작업 에 관한 생각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친구, 후배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학우들 간에 일상적인 대화는 많이 나누게 되 지만 '작업치료'와 '작업'에 관하여 깊게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 는 것 같다. ‘작업’에 관하여 막상 대화를 진지하게 나눠 보니 하 나의 주제를 놓고 생각하는 것이 매우 달랐었다.
어느 토론 수업 시간이었다. PEO모델이라는 작업치료의 접근 방 법이 있는데, 사람(Person), 환경(Environment), 작업(Occupation)이 라는 3가지 관점을 고려하여 치료를 적용하는 방법이다. P, E, O 위의 세 가지 요소들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고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인가?’,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토론을 했었는데 나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고 다른 친구들은 작업이 가장 중 요하다고 하여 열띤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그 토론을 하면서 '하 나의 주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생각이 많이 달라 질 수가 있구나!', 그리고 '완벽한 정답은 없구나!'라고 크게 느꼈었던 것 같다. 또한 이 두 가지 요인이 토론 수업의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치료학을 배우는 데 있어 '작업'에 대해 개념을 잡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작업'을 모르고 어떻게 '작업치료'를 할 수 있을 까? 임상에 아직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실습 중인 현재 이런 기본적 인 것들 보다는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들만 속성 으로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생각된 다. 하지만 치료를 할 때 환자에 증상과 그 치료에 대한 근거가 없다면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닌 속이 빈 깡통 같은 겉으로 보여주 기 식의 치료만 될 뿐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작업치료사' 의 뿌리를 알 수 있는 '작업과학'이라는 과목을 작업치료학과 학우 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