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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멘토를 만나다

문서에서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페이지 195-198)

중국어학과 10학번 권한나

강 의 명 : 글로벌창업과 자기향상 담당교수 : 성 덕 수

스무 살, 갓 대학생이 되어 학교 정문을 밟았을 때 꿈에 부풀어 있었다. 고등학교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넓은 캠퍼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동아리 활동, 다양한 지역에서 온 같은 과 학 생들 등등. 별거 아닌 작은 부분까지 신선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중국어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렜다.

그렇게 정신없이 학교생활을 보내던 중, 돌연 나는 제자리에 멈 춰 섰다. 2013년 1학기. 벌써 7번째 학기가 되었다. 중국어 하나에 몰두하며 3년을 보냈다. 중국에서 살다 온 친구들이나 훨씬 일찍 부터 중국어를 배운 친구를 보며 조바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열심 히 하지 않으면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생겼다. 그토록 열 심히 한 덕분에 작년 2012년엔 중국 교환학생으로 갈 기회를 얻 었다. 하지만 염원하던 목표를 이루어서일까? 막상 한국에 오자 고향의 편안함을 느끼며 게을러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태산 같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뚜렷한 목 표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습관이 나도 모르게 생긴 모양이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이었고, 대학교에 들어와선 중국 교환학생이었 던 것처럼. 나는 그제야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미래를 향해 고개 를 들었다. 그리고 이후, 중국어 관련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만으 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

196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때마침 들은 과목이 ‘글로벌 창업과 자기 향상’이었다. 과목명 뒷부분에 붙어있는 글자는 분명히 ‘자기 향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창업’이란 글자에 가려져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 내게 성덕수 교수님은 첫 시간부터 예상치 못한 말씀을 하셨다.“ 우리는 조연 배우가 아닌 주연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덧붙여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보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조언 하셨다. 무난한 목표를 찾아 거기에 목을 매었던 나는 잠이 확 깨 는 것 같았다. 자기계발 도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20대에 자신 만의 멘토를 찾아라.’는 문장이 있다. 직감적으로 교수님이 지금 내가 겪는 궁금증에 해답을 줄 수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래서 다음 날부터 항상 맨 앞줄 2번째 자리에 앉았다. 귀담아 들 을 만큼 가치가 있는 과목이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만약 성덕수 교수님의 수업을 듣지 못했다면, 졸업을 앞두고 있음 에도 여유로운 나는 여기 없었을 것이다.

수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다. 먼저 교수님의 인생 경험에서 나온 지혜를 들을 수 있었다. 지성, 덕성과 같은 철학적 인 주제로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으 로 이어졌다.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신체단련법과 외국어 공부 요령은 매우 유용해서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과목 명에 맞는 창업 강의가 있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기대 이상이었다.

두루뭉술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닐까 의심했는데 전혀 아니었 다. 창업비용부터 방법, 어려운 점이 생겼을 때 어디에 의지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셨다. 오히려 창업에 의구심을 품었던 내가 마음을 바꿀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앨빈 토플러가 쓴 부의 미래에 관해 설명하셨다. 매주 수업 때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을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했다. 굉장히 유명한 책이라는 것은 예전 부터 알고 있었지만 내용이 어려워서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기에 한 번 더 꼼꼼히 읽을 마음이 생겼다. 어째서 사람들이 부의 미래를 읽고, 이 책을 추천도서로 언급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돈’에 관 해서 지독하게 좁은 시야를 가졌었는데 이 책을 공부하며 조금 바

뀌었다. 경제란 단어를 정의하기 위해 고민하기도 했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인생과 세상을 파 노라마 사진처럼 펼쳐 볼 수 있게 해준 과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생각이 오가는 4학년 때 이 과목을 수강한 것은 정말 행운이 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내게 많은 길을 알려주었다. 그 리고 끝없이 배우며 물음표를 그리는 일이 기나긴 여행길에 꼭 필 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업 내용뿐만 아니라 강의실 밖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상담 시간을 내 어 주셨다. 아직도 그 시간에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하고 있다. 앞 으로의 길을 묻자, 교수님은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걸어가 라고 말하며 격려해주셨다.

창업에 큰 뜻은 없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수강 취소를 고민했 다. 하지만 학기가 끝난 후 수강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으로서 한 번쯤 들어야 할 강의라고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성덕수 교수님이 2013년 강의를 마지막 으로 퇴직하셨다. 공부만큼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일도 중요하 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학교에 이 같은 강의가 생겼으면 한다. 또한, 기꺼이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신 성덕수 교수님께 감사 드리며, 배운 내용을 잊지 않고 살아갈 생각이다.

198 가르치며 배우며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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