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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 880㎜의 1.4배에 달한다.

그러나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1인당 연 강수총량은 2,591㎥

로 세계 평균 1만 9,635㎥의 13%에 지나지 않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기 도 한다. 이 지표는 실제 용도별 물 사용 부족과는 무관하여 비현실적이다.

갈수기에 어떤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식수가 모자라는 일도 있고, 농사철에 비가 오지 않아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거나 모내기를 못하는 지역이 있기 도 하지만 평상시에 항상적으로 물이 부족한 적이 없다. 오히려 ‘물 쓰듯이 펑펑’ 물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제 낭비해도 좋을 만큼 물이 풍부하지 않 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물 사용량은 계속 늘어왔고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인데 댐이나 저수지를 새로 짓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댐 건설 입지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훼손, 기후 변화 등을 이 유로 반대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강우 패턴은 6∼9월에 강우가 집중되고 11∼4월은 갈수기로 강 수량이 부족한 형태이다. 강수량의 계절 편차가 크고 시기별로 물이 부족 하거나 지역별로 가뭄을 겪는 일이 많다. 한편, 국토의 70% 이상이 경사도 20% 이상으로 홍수기의 폭우도 단시간에 하천에 유출되는 반면 갈수기에 는 하천의 유량이 크게 줄어 유지용수가 빈약해진다. 따라서 홍수기에 강 우를 저장하여 농업용수를 비롯한 각종 용도의 물을 공급하고 홍수를 예방

하며, 갈수기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댐·저수지·양수장·보 등의 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건설교통부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 따르면, 현재의 용수 공급시설로는 2011년에 물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즉, 2011년에 물 공급량 은 352억 ㎥로 수요량 370억 ㎥에 약 18억 ㎥가 부족하며, 2016년에 약 23 억 ㎥, 2020년에 약 26억 ㎥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 계획에서 농 업용수의 수요량은 2006년의 164억 ㎥(전체의 45.2%)에서 2011년 이후 매 년 10억 ㎥씩 절감한다는 전제하에 169억 ㎥(전체의 43%)로 증가할 것으 로 전망하였다. 물이 부족하게 될 것이므로 신규 수자원 확보 등 물 공급 의 확대 방안과 함께 물 사용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농림부의 ‘농촌용수10개년 계획(2002∼2011)’에서는 농업용수의 수요량 을 지표로 쓰는 대신 수리안전답과 밭 기반정비의 목표 면적을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계획·투자계획을 수립하였다. 수리안전답 면적과 비율을 2000년의 88만 ha와 77%에서 2011년에는 90만 ha와 82%

로 늘리고, 같은 기간 밭의 용수개발 면적과 비율을 4만 2,000ha와 25%에 서 11만 ha와 66%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논과 밭의 관개면적을 늘리는 방 법은 농업용 수리시설을 신규로 설치하는 것 외에도 기존 시설의 증·개축 이나 재활용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환경운동단체 등은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한국을 물 부족국가로 분 류한 데 대해, 그리고 신규 수자원 공급 확대 및 농업용수 개발이 필요하다 는 전망 및 계획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거나 과장 또는 왜곡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이들은 저수지와 댐의 건설이 자연환경·생태계의 파괴를 야기 하므로 물 공급 확대 정책에 반대하며, 대신 물 소비 절약과 이용 효율화 등을 주장한다. 물이 부족할 것인지, 부족하다면 물 공급 확대가 아니라 소 비 절약 및 이용효율화를 통해 물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농촌용수의 수급에 관한 검토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편, 연간 물 이용량은 계속 증가추세인데, 용도별로 농업용수의 비중 이 감소추세인 반면 생활용수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으며, 농촌에서도 농업

용수 외에 유지용수 등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연간 용수 이용량은 1965년 51억 ㎥에서 1980년에 153억 ㎥로 증가한 데 이어 1990년 249억 ㎥, 2003 년 337억 ㎥, 2006년 344억 ㎥로 증가하였다. 그중 농업용수의 비중은 같 은 기간 88%에서 67%, 59%, 47%, 47%로 감소추세인 반면 생활용수의 비 중은 4%에서 12%, 17%, 23%, 23%로 증가추세를 나타냈으며, 하천유지용 수 비중 또한 1980년의 16%에서 2003년 이후 22%로 증가하였다. 농촌용 수의 개념과 범위는 명확하지 않지만 ‘농업용수’에서 ‘농촌용수’로 용어가 전환1되면서 용도가 비농업용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제까지 농업용수 위주 로 개발 및 이용·관리하던 농업용수 관리체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2006년 농업용수 이용량 160억 ㎥ 중 논 용수가 83%(132억 ㎥), 밭 용 수가 16%(26억㎥), 축산용수가 1%(2억 ㎥)로 논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안전답 비율은 79%(10년 빈도 수리안전답 비 율은 46%)로 낮고, 용·배수로의 61%가 흙수로이며, 수리시설의 57%가 30 년 이상 노후화되어 96%가 안전에 취약한 상태이다. 농업용 수리시설의 확대와 개·보수 및 현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농업용수 및 수리시설 유지·관리 체계가 한국농어촌공사 관리구역과 시·군 관리구역으로 2원화 되어 전자는 시설이 우수함에도 농업용수 사용료가 면제되고 있는 반면 후 자는 시설이 낙후되어 있음에도 사용료를 부담하고 있어 다양한 문제를 야 기하고 있다.

농업용수 이용의 효율화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쟁점이 되고 있다. OECD 는 농업용수 이용료 면제가 농업용수 과다사용을 유발하고 기반시설보조 금이 자유무역을 왜곡시켜 농업환경의 피해를 야기하므로 물 사용료를 징 수하고 농업기반시설의 보조금을 삭감할 것을 권유하였다. OECD가 추구

1 일본의 경우 ‘농업용수’의 개념과 범위에 ‘지역용수’가 포함되는 것으로 정의하 고 있다(제2장 제2절 및 부록 참조). 반면, 한국에서는 ‘농업용수’에 ‘지역용수’

를 합쳐 ‘농촌용수’라고 하는데, 그럴 경우 이른바 ‘농업용수의 다원적 기능’이 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실제 농촌에서 농업용수가 다목적 지역용수로 사용되고 있다는 현실과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 미에서 ‘농촌용수’보다 ‘농업용수’가 더 적절한 용어라고 생각된다.

하는 목표는 용수 공급 비용의 회수와 그에 의한 서비스 향상, 농업용수의 수요 관리를 통한 이용 절감 등이다. 우리의 경우 2001년부터 면제하고 있 는 농업용수 사용료를 농업인에게 다시 부담하도록 할 경우 농업인의 불만 은 물론 농업소득 감소를 초래하게 되므로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연구 필요성에 따라 이 연구는 농촌용수와 수리시설의 효율 적인 이용 및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다. 보다 구체 적으로는 전체 수자원 및 농촌용수의 수급 전망, 농업용 수리시설의 현황 과 개선의 효과 및 개선방향·수준, 농촌용수와 수리시설의 이용 및 관리체 계 등을 검토·분석함으로써 농촌용수 공급 확대 위주의 정책을 기존 시설 의 개·보수와 현대화·자동화 및 이용 효율화를 통한 이용관리·수요관리 정 책으로 전환하여 물 사용과 관리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물 이용 수요와 서비 스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