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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학교기업 운영의 필요성 논의

문서에서 학교기업 활성화 방안 연구 (페이지 97-103)

이상적인 차원에서 교육은 국민이 공유하는 문화 유산을 전수하는 과정이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학교교육은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제도라기 보다는 철저하게 개인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기능, 지식, 이해력을 증진시켜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이같이 학교교육이 교육제도 내부의 논리에 의해서만 조직되고 운영될 때, 교육은 사회적인 공유체나 그 사회의 문화를 전수하는 제도가 되지 못하고 개인사(個人事)가 되고 만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 모 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노 동은 일종의 사회적 거래 과정이다. 학생이 학교기업의 경우와 같이 현장중 심의 학습 (w ork - based learning ) 과정 속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하게 될 때, 그들의 학습과정은 사회적인 교환(거래) 행위의 일부가 되며, 이는 학생 개 인에게는 물론 타인과 사회에도 이익을 제공해 준다. 이 때 교육은 개인주 의적 특성에서 벗어나 사회가 공유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 또한 근대교육 의 가장 큰 맹점으로 지적되었던 교육의 추상성 및 지나친 이론지향성을 감 소시킬 수도 있다.

학생에게 생산활동을 통해 타인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경험을 제공하는 학교기업의 운영은 미래의 진로선택으로 고학력보다는 취업을 원 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는 교육 방식으로써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Bish op , 1989, 6- 10; Rosenb aum , 1989). 아울러 상급학교 진학을 준 비하는 학생에게도 실제적인 사회(노동시장) 상황에서 전개되는 학습상황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삶과 연관되고 미래의 직업세계를 준비시켜

주는 유용한 교육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서구의 인지과학자들이 밝혀낸 연구 결과, 즉 실제적인 상황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획득한 정보와 생각(thought )은 향후에 기억 속도가 빠르고 미래에 접하게 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R esn ick , 1987a , 1987b : 13- 20; R aizen , 1989; Br ow n et al., 1989 : 32- 41)는 이 같은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나라의 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이 제기된 다. 즉 지식과 이론위주의 교육에서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배운 지식과 이론을 통합하여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미래 세계 에 대비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교육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는 직업교육에 국한되는 주장이 아니라 일반교육에도 적용되며, 모든 학교급의 교육에까지 적용되는 주장이다. 이제 우리는 21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여전히 암기 위주의 교육, 대학진학위주의 교육, 학자양성 중심의 교육내용, 현실과 괴리 된 교육에 매달려야 하는지, 아니면 지식이나 이론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필 요한 교육, 직업세계를 준비하는 교육, 교실수업보다는 체험학습이 강조되는 교육, 교사중심의 교육에서 기업체 및 지역사회의 관계자들과 같이 운영하 는 교육이 필요한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 교육제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문용린, 1999: 19- 22; 정태화, 1999b : 81). 그러나 학교 교육에서 생산활동을 경험하는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이 학교에서 가 르치는 전통적인 교과(국어, 수학,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외국어 등)의 중요 성을 평가절하 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지는 않는다. 학교교육에서 생산활 동을 경험하는 학습을 강조하자는 주장은 이들 교과에 대한 학습결과를 실 제적인 삶의 상황에 적용시켜 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교기업뿐만 아니라 학생에게 직업세계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모든 학교급에서 운영될 필요가 있 으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청된다. 무 엇보다도 학생에게 학교- 노동시장 전이 (sch ool t o w ork tr an sition )를 용이 하게 해주는 교육 내용과 방법, 그리고 이를 행 재정 차원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 마련이 요청된다.

학습의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교육과정 내에서 생산활동을 설 계할 때, 학생은 성인으로서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노동 경험을 접할 수 있 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이 방과 후나 방학 중에 참여하는 시간제 혹은 전 일제 취업(반복적이고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노동 행위)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학교기업과 같이 교육적인 목적 하에서 설계된 교육과정 내에 서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일은 학생들로 하여금 노동을 개인의 생활학습 경 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이 러한 유형의 교육은 장차 생산 사무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전문 관리직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도 계속학습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 고, 직업세계로의 원활한 진입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계속학습 은 한 개인이 필요한 지식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획득하는 일 뿐만 아니라 학생 개인이 고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일 까지를 포함한다.

경제가 생산품의 설계와 생산 방식의 개선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게 됨에 따라 작업장에서 근로자의 계속학습과 창의성 발휘가 더욱 중요시 되 고 있다. 이 점에서 학교 시절에 제품의 생산과 서비스 제공 활동에 참여하 는 경험을 제공해 주는 일은 교육제도가 청장년의 미래를 준비시켜 주는 중 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각 급 학교에서는 학교기업 등과 같은 삶 지향적이고 이론과 실제의 통합적 적 용을 강조하는 새로운 교육 비전(v ision )을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교기업의 활성화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제기 되는 문제는 과연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인 전문대학에서 학교기업을 운 영해야 하는가이다. 이 문제의 제기가 중요한 이유는 그간에 학교기업이 교 육성 보다는 수익성 추구에 치우쳐 운영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에 교육부가 전문대학에 학교기업의 운영을 권장하였을 때, 여 러 전문대학에서는 이 사업을 최근 전문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의 어려 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해석하고 수익 추구 모형을 적극 도입 운영하였다. 그 결과 교육과정과의 연계나 학생의 참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오직 학교재단의 수입 증대 대책으로 운영하는 경향을 초래하였다. 이 러한 상황에서 전문대학의 재정지원을 위한 평가 사업의 실행 과정에서 과 연 재단 수입 증대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학교기업의 운영 성과를 높이 평가 하여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와는 별도로 전문대학 교수들 로부터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들의 주장은 대학재단이 오직 수익 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기업을 운영하고, 이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학생의 교육에 모든 노력을 투자해야지 이같은 수익 추구 활동에 학생과 교수를 참여시키 는 일은 학교 교육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다른 한편에서 학교기업의 활성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사람 도 있다. 이들의 주장은 이미 1970년대에 일부 직업교육기관에서 학교기업 을 시도하였으나 지나친 수익성 강조와 이로 인한 교사(수)와 학생의 참여 기피로 인해 실패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학교기업의 활성화에 대해 회 의적인 입장을 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 지적의 타당성은 연구진이 한 농업고등학교를 방문한 과정을 통해서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학교는 고등학교 단계에서 학교기업에 준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학교였고, 연간 수 입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당해 연도의 수익금 전체는 익년도의 학 교 재정으로 이체될 뿐, 교육과정과의 연계 부족으로 인한 교육성과 도출 부족, 학생의 주도적 역할 부여 미흡, 학생과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부 재 등의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면담에 응한 교사는 이러한 상 황에서는 형식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고 교육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는 점을 지적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현황을 고려하면 학교기업의 활성화를 정부 차원에서 권 장하는 일은 여러 가지 한계점과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전문대학의 산학협동 실상과 일부 대학에서의 운영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교육 효과의 추구를 기본적인 목적으로 하는 학 교기업을 활성화 할 필요성이 발견되며,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활성화 가능 성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우리 나라 전문대학 직

업교육의 상황에서 학교기업을 활성화시켜야 할 이유는 다음의 차원에서 접 근해 볼 수 있다.

첫째, 현장지향적인 교육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학교기업의 운영을 고려 해 볼 수 있다. 그간 우리 나라 직업교육 전반의 문제점은 이론위주의 교육

첫째, 현장지향적인 교육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학교기업의 운영을 고려 해 볼 수 있다. 그간 우리 나라 직업교육 전반의 문제점은 이론위주의 교육

문서에서 학교기업 활성화 방안 연구 (페이지 97-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