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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결혼관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금까지 알아본 청소년의 결혼관 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은 결혼에 대해 개방적인 변과 보수적인 면을 동 시에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과반수의 청소년들이 독신의 삶이 매력 있다면 결 혼을 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또한 반이 넘는 청소년들이 하고 싶 은 일이나 공부가 있으면 결혼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결혼과 관련이 없는 성관계에 대해 많은 청소년들이 대체로 반대하거나 매우 반대하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갈등하는 부부들이 이혼을 선택하는데 찬 성하는 비율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미혼 성인남녀들과 비교에서 더 욱뚜렷하다.

둘째, 다양한 개인적 특정이 결혼에 대한 의견과 관련이 있었다. 그 중 결혼 에 대해서 남녀 간 뚜렷한 차이를 별견할 수 있었다. 결혼에 대한 거의 전 문 항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은 견해차를 드러냈다. 예를 들면 남자 청소년들은 결 혼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꼭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도 강하다 반면 여자 청소년들은 긍정과 부정이 혼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성차 는 한국의 사회적 특징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결혼은 여성에게 굴레가 되고 있다 특히 여성이 취업 을 희망하게 되면 그 굴레는 더욱 힘겨워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학생들은 결 혼을 과거처럼 보편적이고 당위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선택으로 인식 하는 경향이 크다. 또한 연령에 대한 차이도 뚜렷하다 대체로 학년이 올라갈수 록 결혼에 대해 현실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사고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 년이 올라감에 따라 적절한 혼인연령이 올라갔으며 결혼에서 직업이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갔으며 대신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셋째, 다양한 가족적 특정에 의해 결혼에 대한 의견이 달라졌다. 가족적 특 정 중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하나는 가족 구성원 간 관계였다 부모간의 관계, 학

청소년의 결혼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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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부모와의 관계에 따라 결혼에 대한 생각은 달렸다 대체적으로 가구원 간 관계가 좋을수록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였으며 결혼에서 가족을 소중 하게 생각했다. 반면 구성원 간 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결혼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부모 간 관계가 매우 나쁜 학생은 이혼을 가능한 선택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정리하자변 결혼에 대해 청소년들은 많이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과 고등학생은 그러한 경향이 매우 크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에 자신의 가족 관계가 큰 영향을 갖는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교육의 내용이 학생들의 사고에 조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교과서 내용을 시대에 맞게 손질하는 일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교과서는 아직도 전통적 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삼식 외,

2005a).

예를 들면 가정에서 남녀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대한교과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óJ버Àl 얄터에 나가신다 자족여행을 계획하신다 어머냐 잡안 살림을 맡아 하신대 7J족회의를 여신다

많은 여학생들이 일을 위해서는 결혼을 늦추거나 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 고 있으며 실제로 여성 인구의 절반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취업포털 코리아 리쿠르트가 2005년 미혼 직장인 16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 후 ‘맞벌 이 하겠다’는 응답자가 85.3%나 됐다. ‘남편만 경제활동을 할 것’이라는 답변은 9.5%에 그쳤다. 그럼에도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남자는 일하고, 여자는 살림만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여기저기에도 발견되고 있다 교과서에 게재된 삽화 에서 어머니는 바느질이나 뜨개질하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반면 아버지는 모녀 가 설거지를 하고 상 치우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존재(중171술가정)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서술도 있다 중2 사회교과서(교학씨에서는 아들이 있는 직장여성을 예로 들어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아 살림이 엉망이 되곤 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둘째, 학생들의 가치관은 성별이나 연령 등 개인적 변수와 경제적 상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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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계 등 가족적 특정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교육도 이러한 개인적 사회적 변수에 따라 달라져야할 필요가 있다 남학생들 은 대를 잇는데 가치관을 부여하고 있는데 비해 여학생들은 자아실현을 중시하 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데 비해 고등학생들은 이혼을 가 능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맞는 교육 내용이 필요하다. 우 선 학년별로 학생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맞는 교과 및 교육 내용 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은 저학년 학생에게 적절한 주제라면 이혼 등 새로운 가족에 대한 내용은 고학년 학생에게 적당한 주제일 것이다 또는 남학생들에게 집안일의 중요성에 대해서 는 역시 고학년에서 가르치는 것이 좋을 듯싶다. 고학년들이 맞벌이나 양육 등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뜨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나이에 맞는 가치관 형성은 부모의 양육 태도에도 반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는 부모가 가능하면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족,

결혼 등에 대한 기본적 태도 형성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중학교 때는 여러 가 지 현실에 노출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다양한 현실을 이해 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으면 자녀들은 부모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화 될 것이다. 고등학교 때는 결혼과 가족에 대해서는 이미 자녀들은 독립적인 사고 를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이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일 때문에 결혼을 미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는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녀에게 다가가야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 결과 청소년의 결혼관에 가정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가족 구성원 간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 이러한 결과는 가정교 육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우리나라에 심각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청 소년은 부모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고 있다 특히 많은 학자들이 아버지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최근 일본 국립여성교육회관이 한국, 일본, 미국, 프랑 스, 태국, 스웨멘 6개국에서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한국 아빠들이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평일 하루 2.8시간으로 꼴찌를 차지 하였다(중앙일보,

2006)

또 스웨덴의 아빠들이 2명 중 1 명꼴로 아이의 식사를

청소년의 결흔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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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주는 데 비해 한국은 5명 중 1명이었다. 그래서 가정에 아빠가 ‘없는’ 한국 아이들은 암전하게 밥을 먹는 등 예의범절을 배우거나 자립심을 기르는 게 다 른 나라 아이들보다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한국의 부모님들은 자녀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을 위해서라도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도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고양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한 예로,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참 여를 도울 수 있는 정책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