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지역

(1) 구림지역 지역사회구조와 변동

① 구림지역의 공간구조

❑ 구림지역은 대략 영암군 군서면 지역을 동서로 양분하여 서쪽 일대에 속한 마을들 을 아우르는 지역을 말함

∙ 현재 행정구역 기준으로 동구림리, 서구림리, 도갑리 3개 행정리에 속한 9개 마을이 구림지역에 속함

∙ 넓은 의미에서 구림지역을 지칭할 때는 주변의 모정리, 양정리, 동호리, 성양 리까지 포함하기도 함

∙ 2015년 말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좁은 의미의 구림지역 인구는 군서면 전체 인구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음

❑ 동구림리는 상가, 공공시설 들이 입지해있어 이 일대의 중심지역이며 서구림리와

도갑리는 전형적인 농업중심 마을임

∙ 동구림리에는 일찍부터 5일장이 섰고, 파출소, 우체국, 보건지소, 의원 등 상 당한 고차기능들도 입지해있어, 면소재지가 아니면서도 우리나라 일반 면소재 지 평균 수준 이상의 중심기능을 갖춘 곳임

∙ 서구림리는 유교문화 경관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곳이며, 1960년대 이전까 지는 구림지역의 중심 역할을 한 지역이며 최근에는 역사마을 조성을 위한 각종 지역개발사업들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지역임

② 구림지역의 형성

❑ 구림지역은 원래 함양 박씨, 창녕 조씨, 낭주 최씨, 해주 최씨 4개 지방 사족세력 이 세거지였으며, 조선시대부터 이 4개 성씨의 동족마을들로 구성되어 있었음

∙ 특히 16세기 지남들 간척으로 대규모 농지를 확보하고, 4개 성씨 문중조직과 별도로 이들의 연합조직은 구림대동계가 조직되면서 구림지역에 속한 마을들이

‘구림마을’ 혹은 ‘구림 열두 동네’라는 하나의 명칭 아래 통합되었음

❑ 구림대동계는 사족세력들의 협의체이면서 동시에 구림지역에 속한 각 자연마을들 을 통제하는 역할을 오랫동안 수행하였음(정근식 외, 2003)

∙ 대동계 계원은 원래 각 문중의 중심인물들로 조직되었는데, 이들은 동족마을들 로 이루어진 구림의 각 마을들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됨

∙ 즉 마을자치기구인 촌계(村契)는 마을의 중요한 현안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마 을 내 각 자치조직의 대표들과 이장이 촌계에서 선출됨

∙ 대동계 계원은 촌계에서 발언권이 크기 때문에 대표 선출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 력을 미치고 이런 방식으로 대동계는 각 마을을 통제하여 왔음

∙ 대동계는 학교설립, 수해복구, 제방사업, 최근의 3.1운동 기념탑 조성 등 여러 지역현안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음

③ 1970년대 이후 지역사회 지배구조의 변화

❑ 1970년대 새마을사업을 비롯해 취락구조개선사업, 소도시가꾸기사업 등의 정부

사업들이 추진되고, 또 동구림리 상가 지역을 중심으로 외부인들이 유입되면서 지 역담론은 전통과 유교 중심에서 개발과 소득 증대 중심으로 전환되었음

∙ 이에 따라 마을 내 임원 구성과 의사결정은 대동계와 문중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음

❑ 또한 구림지역 전체 의사결정에 있어서 마을의 역할이 커지고 동시에 상인회, 구림 청년회, 구림발전위원회와 같은 새로운 자치조직이 지역의사를 대변하는 양상이 전개됨

∙ 구림청년회는 1988년 전통문화의 계승, 지역발전의 도모라는 취지하에 지역청 년들이 결성한 조직체로 결성 이후 각종 봉사활동 및 환경개선 사업을 주도적으 로 추진하였음. 이후 1992년 지역축제인 ‘벚꽃제’ 행사를 추진하였음

∙ 구림발전위원회는 1992년에 결성되었는데, 구림지역이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란 외부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대동계를 대체하는 지역대변 조직을 만들려는 의 도로 조직되었으며 회원 구성도 9개 주민 전체로 하고, 각 마을대표 3명씩 모여 임원진을 구성하였음

❑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는 행정기관이 지역 개발을 주도하면서 지역 자치기구들의 영향력이 약화되었음

∙ 축제가 지역발전의 유력한 수단이라는 담론이 커지면서 1997년 기존의 지역축 제 ‘벚꽃제’를 영암군의 대표 축제로 확대하고 명칭도 ‘왕인문화축제’로 바뀐 것이 직접적인 계기임

∙ 이때부터 축제의 주관기구도 그동안의 구림청년회 대신 군수를 위원장으로 하 는 추진위원회로 전환됨. 이에 따라 구림청년회 조직은 활동 기반을 잃고 현재 는 그 역할이 미미하게 됨

∙ 구림발전위원회는 지역현안들과 관련하여 행정기관과 협의를 주도하고 몇 가지 성과12)를 도출하였으나, 최근에 들어 그 활동은 미미하여 존재 자체를 모를 정 도임

12) 1998년 폐교 위기에 처했던 구림중학교를 폐교 대신 이전하여 존속하는 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음. 또 구림중학교 자리에 도기문화센터를 유치하는 성과도 올림.

∙ 현재 마을간 협의기구 형태를 띠는 기구는 왕인촌자치위원회 정도인데, 형식적 으로는 동구림리와 서구림리 이장 및 마을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실제 활동 은 동구림리 한옥마을과 관련된 주민들의 협의기구적 성격을 띰

조직명 임원 활동 내용

대동계 동장, 부동장, 삼동장, 계수, 공사원, 유사, 고지기(庫直)

년 1회 정기총회 다양한 현안 논의 및 결정

폐쇄적 회원 구성 문중 주 최씨/창녕 조씨/함양 박씨/

해주 최씨 4대 문중별 임원 구성 연 2차례 문중행사 주관

상신회 동구림 사근정 사거리 상인회 정기총회, 월례회의

구림청년회 1988년 결성

학암, 죽정 중심 군서청년회로 확대 인문화축제 주관

구림발전위원회 임원(위원장, 마을별 대의원 3명) 구림 9개 마을 주민

구림중학교 이전 도기문화센터 건립 연 1~2회 주민교육 인촌자치위원회 동구림리, 서구림리 마을 대표자 한옥체험 민박 및 상가 운영 협의 처: 정근식 외(2003) pp.263~306의 내용을 참고로 정리한 것임

표 4-6 구림권 마을간 연합조직체와 그 활동

④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의 전개와 지역주민의 소외

❑ 2000년대 이후 구림지역에는 대규모 지역개발사업들이 추진되어 있음

∙ 동구림리 일대에 조성된 왕인박사유적지 조성사업은 원래 1985년부터 소규모 사업들이 이루어져오다가 왕인문화축제가 알려지면서 대규모 관광지구로 조성 되었으며 현재 영암군 문화시설사업소가 운영을 맡고 있음

∙ 또 다른 지역개발사업으로 서구림리를 중심으로 한 문화마을조성사업인데, 1998년에 건립된 도기박물관과 2012년에 건립된 군립미술관이 그 대표적 시설 물들임. 이 역시 군청 문화시설사업소가 운영을 맡고 있음

∙ 전통한옥마을조성사업도 최근에 추진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2003년부터 최근 까지 동구림리에 96채의 한옥을 보수 혹은 신축을 하고 마을 일대를 한옥마을 로 조성하는 사업임

∙ 현재 체험프로그램 및 민박 운영과 관련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왕인촌자치 위원회가 운영을 맡고 있음

∙ 이외에 주거변천사야외전시장를 조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옥건축 체험사업도 이루어지고 있음

❑ 지역의 의례에 뿌리를 두었던 축제가 영암군 관광발전의 수단으로 변하면서 축제는 점점 지역주민의 생활세계로부터 유리되고, 같은 논리로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진 행되면서 지역개발의 성과와 지역주민들 간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음

∙ 대동계뿐만 아니라 청년회, 구림발전위원회 등의 지역 자치조직들은 활동기반 을 상실하고 주변부로 밀려남

∙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러한 사업들의 성과로부터 배제되어 무관심해지고 때로는 불만을 표시함(홍성흡, 2001)

❑ 이처럼 전통과 의례 중심에서 개발과 축제 중심으로의 지역담론 변화, 이에 따른 축제성격의 변화 및 대규모개발사업의 전개 등이 진행되면서 구림지역을 통괄하는 자치조직뿐만 아니라 개별마을의 역할도 약화됨

그림 4-3 구림지역의 사회조직의 위상 변화

자료: 정근식 외, 2003, p.290

(2) 사례 마을의 공동체적 특성

① 인구 및 농가 특성

❑ 서구림리 4개 마을들은 마을 규모가 작으며, 과소화와 노령화 현상이 극심함

∙ 가장 규모가 작은 신흥동은 가구수와 거주인구가 각각 15호와 23명이며 가장 규모가 큰 서호정조차도 52가구의 96명만이 거주함

∙ 신흥동은 주민 모두가 60세를 넘고, 60세 비율이 가장 낮은 백암동도 62.5%

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가 극심함

∙ 또한 남송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자연마을들은 모두 단독가구의 비율도 상당히 높은데, 백암동의 경우 27가구 중 16가구가 단독가구로 이루어져 있음

∙ 단독가구들은 대부분 고령의 가구주 혼자 사는 가구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만 큼 긴급구호와 같은 밀착된 서비스가 필요한 가구들이 많음을 의미함

❑ 외지인의 유입은 활발하지 않음

∙ 최근 5년 동안 각 마을에는 1~2호 정도의 귀촌 가구가 있었고 귀촌가구들은 거의 대부분 U-턴 가구임

❑ 배연정 외의 연구(2013)에 따르면, 마을 단위로 정주환경에 대한 서비스가 자생적 으로 발생되고 운영될 수 있는 마을이 되려면 마을 규모가 40호를 넘어야 하고, 또 마을규모가 60호 정도를 넘어야 농업관련조직 활동 및 도농교류 사업의 전개가 가능하다고 분석됨

∙ 이 연구 결과를 두고 볼 때 4개 마을 모두 매우 취약한 인적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음

❑ 농가의 절대 다수가 벼농사 위주로 하거나 자급 목적으로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음

∙ 4개 마을 모두 축산, 이나 과수 혹은 시설재배와 같이 집약적 농업을 하는 농가 는 전혀 없고, 대신 식량이나 채소 등 자급용 작물을 재배하는 가구가 압도적 비율을 차지함

∙ 예를 들어 백암동 마을은 가구의 2/3가 비농업에 종사하거나 농산물판매가 전 혀 없는 농가들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때 비농가들은 비농업활동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