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구집중과 주택건설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일본에 대한 연구가 필수 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첫째, 한국사회가 일본을 발전모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의 발전모델이 ‘토건국가’라는 점이다. 셋째, ‘토건국가’
일본의 발전모델이 실패한 모델이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사례연구는 오랫동안 일본을 연구한 호주의 역사학자 개번 맥코맥의 ‘일본 허울뿐 인 풍요’를 기본적인 연구의 자료로 활용하였음을 밝혀둔다. 그 이유는 저자인 개 번 맥코맥 역시 일본의 발전 모델이 시행됨으로써 일본의 문제가 아시아 각 국으
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 연구성과를 받아들여 우리의 문제를 살펴보는데 유용 하기 때문이다.
토건국가 일본에서 일고 있는 새로운 변화는 지난 100년 동안 진행된 중앙집권 화와 근대화를 역전시키는 것이며 또한 전국적인 정치지도를 새로 그리는 것이기 도 하다. 성장률 제로와, 멍들고 상처받은 환경의 복원과, 다수의 자립적인 지역경 제의 창출을 자랑하는 새로운 유형의 개발모델의 점진적인 등장이다. 사람들은 최 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주로 자기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들을 사용하여 기본적인 의식주 면에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생산하고 저장하고 운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노동시간을 감소시키고(그리고 놀이시간을 증가시키며), 또한 실제 로 노동을 놀이로 변화시킬 것이며, 사회적인 교제와 예술적․문화적 창조의 기회 를 확대시킬 것이다. 그러한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억압되고 부정되고 겨우 어렴풋 이 감지만 할 수 있었던 아이덴티티들이 완전하고도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을 것 이다.
성장에 대한 신념과 헌신이라는 일본의 일반적인 현상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사례를 수정을 거쳐 지속시켜야 하는가, 아니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가의 문 제이다. 기술관료들은 이미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져버린 건설업에 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엄청난 양의 강철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전국의 구조물들을 보 강할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반면에, 미야모또는 대안적인 해결책으로 해안이나 만 의 추가적인 매립을 금지하고 자동차의 통행을 부분적으로 금지함으로써 도심을 부활시키며 공공교통체계를 확대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미야모또는 규제완화나 중앙집권적인 관료기구를 통한 공공의 통제 그 어느 것도 선호하지 않으며 지역공 동체가 다시 힘과 자유를 회복할 것을 선호하고 있다. 미야모또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러한 자만은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요구라는 매우 다른 이해 앞에 조만간 굴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자와는 스스로 대기, 바다와 강, 숲과 열린 공간 등 과 같은 ‘사회적 공동자본’이라 이름붙인 것들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60년대 이래 개발을 위하여 이런 것들을 점차 사유화한 것이야말로 60 년대와 70년대에 만연된 오염과 환경피폐, 엄청난 규모로 거듭된 환경파괴, 그리
고 이와 결합된 일본 특유의 부패구조의 근본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코오베시에서 경제적인 이득은 단기적인 이득에 불과하였으며 구조적인 왜곡, 부채, 그리고 사회적․환경적 비용은 무시되었다. 이렇게 상처입은 환경을 회복하 려면 여러 세대가 지나가야 할 것이다. 학자나 언론인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보통 사람들도 코오베지진을 통해서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개발이라는 인 습의 불합리성을 갑자기 깨닫기 시작하였다. 코오베는 치수를 한다는 명목으로 도 시를 흐르는 강과 냇물을 콘크리트로 복개하여 폐쇄된 하수관으로 변형시켜버린 매우 전형적인 도시였다. 1월의 지진 이후에 발생한 물의 부족, 즉 마실 물, 소방용 수, 나아가 목욕물까지 모자랐던 사태는 자연의 결과가 아니라 정책의 결과였던 것이다.
뿌리깊은 정계와 관계와 재계의 이해집단들은 오랫동안 기술관료적인 해결책 을 강조해왔다. 즉 (모든 것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한층 철저한 관료적인 통제, 한층 엄격한 기준, 더욱 많은 자재의 사용, 전국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보강작업, 그리고 중앙정부가 비상사태시에 법의 지배를 중단하고 군 대의 동원을 허용하는 이른바 유사입법 등이다. 용량과잉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바로 그 용량을 엄청난 규모로 더욱 증가시키기로 한 것은 대담한 선택이었다. ‘왜 이러한 성장을 시도하였는가?’ ‘왜 이러한 성장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에 대해 성찰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말았다.
이러한 일본의 실패는 일본을 베낀 한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더 심각한 수도권 집중이 심각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경제개발과 수도권집중에 대해 서 처음부터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잘 드러내 주고 있다. 한국 이 일본의 전국종합계획을 본 따 국토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전국을 공업입지로 개발하고, 농민희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개발은 도시인구 증가 를 초래하였으며, 증가된 도시인구는 특히 수도권에서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으며, 정부에서는 증가된 수도권 인구를 억제하기 위하여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을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시도들은 지속적으로 실패하면서 현 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자체의 존폐가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사
회가 모델로 베낀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안에 있는 문제점을 이해함으로써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향을 모색하는데 있다.
2) ‘토건국가’ 일본
오랫동안 토목과 건설은 일본 정치경제의 핵심이었다. 일본에서는 근대이전부 터 토지간척사업과 관개사업이 시행되었으며 이중 일부는 규모가 매우 커서 상당 한 노동력이 동원되기도 하였다. 전후 일본의 고도성장이 지속된 수 십 년 동안 토건부문은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공공사업이 토건부문의 중심이 되었기 때 문에 토건업자들과 관료, 정부간에는 항상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었다.
제조업은 탈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가운데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으며 1991년에는 단지 480만 명을 고용하고 있을 뿐이었다. 건설업의 경 우 피라미드의 최상층부는 전체의 0.2%에 불과한 소수의 종합건설회사가 차지하 고 있고, 나머지 99.8%는 실제로 공사를 수행하는 소규모 하청업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1993년만 해도 31조 8천억 엔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공투자자금이 건설업 계에 유입되었다. 당해연도의 공공지출총액이 73조 엔이었음을 생각한다면 이는 국가예산의 43%가 건설에 투자되었음을 의미한다. 만일 여기에 민간주택건설과 토목공사를 더한다면 건설부문의 총지출은 90조 엔이 되며 이는 GDP의 약 19.1%
이다. 한편 미국의 공공사업비는 겨우 54조엔(약 500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참고 로 미국의 국토면적은 일본의 약 25배이다). 즉 일본은 미국보다 건설부문에 2.6배 나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는데, 상대적인 토지면적을 감안한다면 일본의 건 설부문 지출은 미국의 32배에 달한다고 할 수 있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일본은 미국의 국방예산보다 많은 돈을 공공사업에 지출하고 있는데, 심지어 냉전이 최고 조에 달한 시기에도 그러하였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일당지배체제하에서 대규모 의 부패를 통해서 민중을 착취하는 유착체계가 성립되었기 때문이며, 흔히 ‘토건 국가’라 불리는 이 유착체계에서 건설이라는 행위는 권력의 재생산과 이윤의 분배 과정에 부수하여 일어나는 것일 따름이다. 토건국가는 대규모의 나눠먹기 체계‘가
되었으며 그 수혜자는 수백만에 달하고 있는데, 이들은 여타 국가의 마피아에 필 적할만한 악몽같은 존재들이다. 미국에서 냉전시대 정치경제의 핵심구조의 특징 으로 종종 ’군산복합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과 마찬가지로 토건국가라는 표현은 일본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냉전 종식 후 아직까지도 일본의 토건국가체계가 약 화될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특정 프로젝트에 콘크리트를 쏟아 붓는 것이 이러한 시스템에 이해관계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사회적 이익을 도모하 는 과정에서는 부차적인 중요성밖에 갖지 못할지 몰라도 시민들이나 국가와는 무 관한 문제가 아닐뿐더러 일본의 자연환경, 도덕환경, 그리고 정치환경에는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쳐 온 문제이다. 유착, 가격조작, 뇌물은 오랫동안 건설업계를 특 징지어 온 요소이다. 특히, 이들에게는 교량, 터널, 도로, 철도, 공항과 같은 대규모 건설프로젝트가 선호되었다. 이러한 유착에 의한 부패구조 때문에 일본의 건설단 가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도로건설비용이 독일의 4배, 그리고 미국의 9배나 되는 이유이며, 동시에 일본의 건설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되었으며 그 수혜자는 수백만에 달하고 있는데, 이들은 여타 국가의 마피아에 필 적할만한 악몽같은 존재들이다. 미국에서 냉전시대 정치경제의 핵심구조의 특징 으로 종종 ’군산복합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과 마찬가지로 토건국가라는 표현은 일본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냉전 종식 후 아직까지도 일본의 토건국가체계가 약 화될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특정 프로젝트에 콘크리트를 쏟아 붓는 것이 이러한 시스템에 이해관계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사회적 이익을 도모하 는 과정에서는 부차적인 중요성밖에 갖지 못할지 몰라도 시민들이나 국가와는 무 관한 문제가 아닐뿐더러 일본의 자연환경, 도덕환경, 그리고 정치환경에는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쳐 온 문제이다. 유착, 가격조작, 뇌물은 오랫동안 건설업계를 특 징지어 온 요소이다. 특히, 이들에게는 교량, 터널, 도로, 철도, 공항과 같은 대규모 건설프로젝트가 선호되었다. 이러한 유착에 의한 부패구조 때문에 일본의 건설단 가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도로건설비용이 독일의 4배, 그리고 미국의 9배나 되는 이유이며, 동시에 일본의 건설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