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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심사과제 수행경험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61-67)

모든 업무를 통해서 우리의 역량은 성장한다.

: 한국표준형원전 (KSNP)

인허가심사과제 수행경험

ReSEAT 전문연구위원 윤원영

국표준형원전(KSNP)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자체 설계⋅개 발한 가압경수로(PWR) 원자력발전소(원전)이다. 현재 우 리나라에는 24개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으며 이들 중 20개가 가압 경수로 원전이다. 한국표준형원전의 최초 모델은 1988년에 탄생한 한빛 3,4호기(전기출력 1,000MWe급)로서 ABB-CE사의 전기출력 1,300MWe급 Palo Verde 원전의 원자로계통 설계를 참조했다.

한빛 원전 3,4호기를 도입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국내 가압경수로 원전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에서 설계한 것이었다. 프랑스에서 공급한 울진 1,2호기의 경우도 웨스팅하우스의 설계를 참조한 것으로 대부분의 국내 원전 운전원들은 웨스팅하우스 원전 운전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새로운 원전 모델을 도입할 시 운영 문제점과 기존 원전의 설계를 축소 변경한 부분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원전 안전성의 핵심은 검증된 설계와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국내에 도입되는 한빛 3,4호기 원전은 ABB-CE사의 1,300MWe급 Palo Verde 원전 설계를 부분적으로 축소해서 1,000MWe급으로 재설계하는 형태였다. 이는 ABB-CE사에서도 최초로 시도하는 설계 였으며 이에 대한 원자력 반대론자들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국내 언론 매체들은 이런 내용을 특종으로 연일 보도했다.

나는 1978년에 한국원자력연구소(KAERI)에 입소해서 한국원자력 안전기술원 (KINS)에 근무하기까지 원자력 계측제어 분야의 업무만을 수행해 왔다. 내가 프랑스 원자력연구소에 파견되어 참여한 연구도 원자력 계측제어 설비개발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우리 기관의 조직이 전문실 운영체제에서 프로젝트 운영체제로 개편되면서 내가 졸지에 한빛 3,4호기 원전 운영허가 심사PM을 맡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운영 허가 심사는 약 18개월에 걸쳐서 70명 정도의 전문 분야별 심사 인력이 투입되는 대형 과제다. 운영 허가 심사PM의 역할은 심사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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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에 인허가 신청 서류 요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한빛 3,4호기 원전의 도입 단계에서 국내 전문가와 반핵 단체에서 제기한 안전성 현안 사항들을 관련 전문기관들에 객관적인 검토를 요청하고, KINS에서 수행하는 안전성 심사 활동의 객관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문가그룹 검토지원 서비스(IPERS)를 요청했다. 그 결과, 이들 기관 모두에서 한빛 3,4호기 원전 설계 안전 성에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이후 IAEA IPERS팀 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KINS의 안전성 심사 역량이 국제적 수준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현장에서는 주요 설비들에 대한 성능 검사가 진행되 었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안전성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운전 기간 중에 화학 및 체적 제어 계통(CVCS) 출력 측 배관이 과다 진동하면서 열 교환기 배기밸브 용접부가 네 번 이나 파손되는 사고와 비상디젤발전기 운전 중에 과도한 진동이 발생 하면서 발전소 중앙제어실에 설치된 전자회로 내장 캐비닛에 진동이 전달되는 사고였다.

원자력 발전소는 원자로를 포함해 고온⋅고압의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원자로 냉각재계통(1차 계통)과 고온의 순환수를 증기발생기를 이용하여 수증기로 변환하고 이를 터빈에 전달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발전 기계통(2차 계통)으로 구분한다. 파손된 열교환기 배기 밸브의 기능은 1차 계통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열교환기 배기밸브 용접부의 파손은 심각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방출된 것을 의미한다.

모든 업무를 통해서 우리는 성장한다 61

이 과제를 통하여 나는 세상의 모든 일들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내가 원전 운영허가 심사PM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나는 원전 계측제어분야 전문가 역할로 직장생활을 마쳤을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맡은 새로운 형태의 업무를 통해서 나의 경험이 풍부 해지고, 나의 역량이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용기 내어 도전하라, 난관은 낙담이 아닌 분발을 위한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면 문제는 영원히 안 풀린다 63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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