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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의 사고는 훌륭한 스승이다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91-96)

ReSEAT 전문연구위원 이태호

년 전의 이야기다. 날씨가 화창했던 봄날, 우리는 얼마 전 시험한 적이 있던 연소관을 다시 시험하고 있었다. 저온 저장 창고에 보관했다가 저온 상태에서의 연소관 연소 성능을 파 악하기 위함이었다. 차가운 창고에서 꺼낸 연소관의 표면은 물방 울이 하얗게 얼음처럼 맺혀, 서리인지 이슬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무척 아름다웠다. 세상의 물질은 기체와 액체, 고체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 은 온도에 따라 형태가 변한다. 일상의 일반적인 온도 차이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대표적인 물질은 물이고, 대부분 물성 값은 변할지 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더구나 상온에서 고체 상태인 물질은 온도가 내려가도 고체다. 그런데 지금 차가운 연소관 표면에 접촉된 공기 중의 수분이 얼고 녹고 한 것이다. 여러 차례 시험을 해왔던 터라 우리는 큰 부담 없이 연소관의 연소 시험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이 연소 시험은 2초 정도였다.

연소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연소관에 불길이 솟아 오르면서 시험대에서 빠져 나와 바닥 이곳저곳에 파편과 불덩이가 뒹굴었다. 연구원들은 당황해하면서도 긴급 상황에 재빨리 대처해 무사히 불을 끌 수 있었다. 우리가 개발하는 연소관은 일반적인 연소실과 달리 고온과 고압 상태를 유지하면서 연료를 연소시키는 연소관이다.

원통형의 연소관에 부착되어 있는 연료는 반경 방향으로 연소하며, 발생 하는 가스는 축 방향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있는 구조다.

특히, 이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연료가 연소관에 잘 부착되도록 연소관과 연료 사이에 접착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고무 성분의 단열 재가 사용된다. 그리고 고온이나 영하 30℃의 환경에서도 연소관의 성능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고압에서 연소가 일어나기 때문에 적합한 소재를 사용해도, 1000℃이상의 고온에서는 어떤 소재도 버티지 못하고 녹아 버리기 때문에 연소실의 열이 연소관에 전달되지 않도록 단열시켜서 소재의 특성을 유지하도록 해야만 한다. 연소실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연소관에 부착되어있고, 또 연료가 고무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접착이 용이하면서 연소관에도 접착이 잘 되어야 하는 단열재가 필요했다.

해서, 단열재의 소재로 고무 계열을 선택했다.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자 한시름을 놓고 진행하던 어느 날, 연소 시험 중 예기치 않은

연구실의 사고는 훌륭한 스승이다 89

용어의 문제를 제기했다. 귀가 번쩍 띄었다. 유리 전이 온도, 바로

연구실의 사고는 훌륭한 스승이다 91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유리전이온도가 내게 알려준 교훈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슈퍼박테리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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