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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관리 불가능한 영역의 물질에 대한 미세공정관리의 중요성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54-61)

육안관리 불가능한 영역의 물질에 대한 미세공정관리의 중요성

ReSEAT 전문연구위원 장윤한

랜 연구개발 및 공정개발 설비조사, 공장 레이아웃 검토 등 준비기간을 거쳐, 1990년도 말에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공장 부지를 결정하고, 연구동과 공장을 건축했다. 그리고 2000년 도, 1호 양산라인을 구축하여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본격적으 로 양산하기 전에 각종 표준에 의거 다량의 전지를 양산라인에 흘 려 전지성능 확인, 안전성 평가, 품질 검사 체제구축을 하면서 공정 수율을 확보하는 활동을 거쳤다. 국내의 양산 1호기의 공정과 품질 이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당시 국내 경험 기술자들이 전무 한 상황이라서 외국인들로만 구성된 일본연구소에서 근무한지 얼

육안관리 불가능한 영역의 물질에 대한 미세공정관리의 중요성 51 때문에, 전자광학현미경인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등에 의존하여 발생원을 조사해야 하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전지가 완성된

한다. 그런데 믹싱 설비의 회전축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휘는 일이 발생하여 믹싱설비의 벽면과 Blade가 마모되었다. 그 결과 전지에선 치명적인 전압불량 사고가 대규모로 일어난 것이다. 그 전압 불량은 OCV(Open circuit voltage)으로 충전된 전지에 부하를 걸지 않고 방치해 둔 상태에서 측정한 전압으로, 전지를 어떤 기기에 연결하여 실제 사용 후 방전됐을 때의 전압인 CCV(Cross circuit voltage)와는 반대의 개념이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제조공정은 전지의 극판을 제조하는 믹싱과 코팅, 건조와 프레스 공정과 레이저 초음파 등 각종 정밀 용접으로 밀폐화 시켜 조립하는 조립공정을 거친다. 그리고 기타 공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전압(OCV), 내부저항(IR)을 전수 검사하는 검사공정으로 이루어진다. 제조된 전지는 자동으로 전수 검사를 거친다. 일정기간 상온 방치 후 혹은 어떤 온도 조건상 방치 후 OCV와 저항 등 데이터 를 통해 다량의 전지들에 대한 통계적 처리에 의해 양품과 불량으로 분류된다.

이번 문제가 발견된 공정은 최종 공정인 검사공정에서 발견되었다.

따라서 일본 기술자들, 개발 및 공정 기술자와 설비기술자, 품질과 분석실 요원들을 모아서 공정을 역순으로 이동하며 면밀히 조사를 진행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주문 생산이므로 고객의 납기에 맞추어 납품해야 하는 상황인데, 라인을 멈춘 비상 상황이라 전지해체 분석과 공정조사를 동시에 실시했다. 품질과 분석실은 개발인력과 해체 전문가들이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해체하여 전자 광학 현미경과 질량

육안관리 불가능한 영역의 물질에 대한 미세공정관리의 중요성 53 분석법을 통해 금속 이물의 성분 조사에 들어갔다. 대량으로 불량이 났지만, 제일 첫 공정인 믹싱 설비에서 사고가 났을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의심되는 공정으로 극판제조 공정 중 극판을 절단하는 공정과 +/-단자와 연결하기 위한 리더선의 절단 공정과 각종 용접 공정을 우선적으로 조사하기로 하였다.

공정을 조사하던 중 분석실로부터 결과가 나왔다. 그 이물은 Fe 성분이 많고 Cr, Ni등이 나오는 것으로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전지 공정의 설비는 전지의 치명적인 결함의 요인이 되는 Fe나 Ni단독으로 사용금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Ni, Cr을 함유한 스테인리스를 사용하는 공정들을 조사하였고, 믹서 내부도 조사 하였으나 육안으로는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은 제일 의심이 갔던 믹싱 설비에 대한 정밀조사를 재실시 했다.

전지를 해체·분석한 SEM의 사진으로는 금속이물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육안으로 문제 발견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물을 포집하기 위한 검토 끝에, 금속이물이 접착성 있는 테이프에 달라붙게 하여 모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개발인력을 포함, 품질과 분석팀을 대기시켜 믹서 내부의 마모 가능성이 있는 부위에 표식을 남기고 번호를 부여하며 하나하나 조사했다. 강력한 영구자석을 이용한 이물 포집도 시도하 였으나 SUS는 자석에 잘 달라붙지 않아 실패하였다. 그러나 이것도 여러 가지 기술적 검토를 거쳐 SUS의 착자 방법을 알아내어 정확한 조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결국 믹서의 회전축의 베어링 부위에서 이물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믹서 탱크내로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것이 핵심 문제라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사고의 금속이물의 발생한 곳을 다시 조사 분석하여보니 믹서 내부의 벽에 육안으로 확인이 힘든 긁힌 자국이 확대경을 통해 발견되었다. 블레이드가 벽에 닿은 것이었다.

그래서 믹서의 축을 해체하여 정밀 측정을 진행하니 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 하지만, 수치로는 휘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었던 믹싱 공정의 설비는 두 쌍이 꼬여진 형상의 블레이드가 자전 및 공전을 하면서 믹서 설비의 벽면과 불필요한 공간이 거의 없게 하여 강력한 교반과 분산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리튬이온 이차전지에서는 대부분 이 설비를 사용하고 있었다.

문제 부위는 축이 휘어져 믹서의 블레이드가 믹서의 벽에 닿아 마모 되면서 금속 이물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고, 추가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사실 이번 문제는 설비자체의 문제 탓만 할 일이 아니었다. 양산 1호기를 외국에서 도입할 때 기존 연구 및 Pilot 단계에서 도입해 사용했던 양산 전문업체의 설비가 아닌 연구소용 설비가 주력인 회사를 선정한 것이 애초에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설비구매 원칙이 2개사 이상에서 비교 견적을 받아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보니, 유사한 사양 중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업체를 선정한 것이 잘못이었다.

Pilot 설비나 해외 전지업체들은 더블의 트러스트 베어링방식의 설비 인데, 우리가 도입한 양산 설비는 싱글의 볼베어링 형태로 큰 부하의

육안관리 불가능한 영역의 물질에 대한 미세공정관리의 중요성 55 힘이 걸리는데도 베어링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선택한 것이다. 초기는 문제가 없었으나 2년이 경과 시점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고체의 분체들인 활물질이나 도전제가 모두 검정색이고 완전 밀폐된 채 이송되어 생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작업자들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이 발화, 발연, 폭발 등의 안전성문제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고에너지원인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설비에 대해서는 금속이물 발생의 관점에서 설비에 대한 사전 연구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검증을 거쳤음에도 안전성에 관련된 마모발생 부위에 대한 고려가 아닌 단순한 사양비교나 가격비교로 업체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리스크가 큰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문제가 발견된 후, 작업 시 믹서 내 다른 이물들이 혼입되지 않도록 치명공정으로 표시된 적색으로 표식 판넬을 설비에 걸어 두었다. 사고 발생 원인과 전압불량 대량 발생의 사고 관련 SEM 사진, 불량 데이터 등을 현장에 정기적으로 확인하도록 하여 ‘눈에 보이는 관리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설비 감시강화를 위해 재료 투입공정과 이송 장치 및 믹서의 베어링과 축, 블레이드와 벽 내부의 주기적 감시는 물론이고 믹싱에서 저장하는 슬러리 액을 하루 3번 이상 샘플링 하도록 공정 감시 기능을 대폭 개선시켜 사고 재발 방지에 만전의 조치를 취했다. 그 후 믹싱 공정에서의 이상 발생은 사라졌다.

이런 사고를 바탕으로 2호기의 양산라인은 이런 문제점들을 모두 개선시킨 상태로 발주할 수 있었고 품질이 더욱 안정되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리튬이온 전지의 안전성 품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설비의 이상발생에 의한 금속이물 발생원에 대해 SEM사진 이나 불량데이터를 현장 작업자가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공정 감시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번 일은 소단위 공정에서의 샘플링과 현장의 이물포집에 의한 이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이물관리의 수준을 높이는데 큰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관련 사업을 하거나 유사업종의 기술자들에게 본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모든 업무를 통해서 우리는 성장한다 57

모든 업무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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