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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3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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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ReSEAT 전문연구위원 윤희중

olarization is very important !’

빠르게 진화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전자파자원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되고 전파자원을 확보하려는 통신사들의 경쟁도 치열 하다. 2016년 5월, 광대역 LTE 주파수 대역(1.8,2.1,2.6 GHz대역)을 할당받기 위해서 통신 3사가 2조1106억 원의 경매를 통해 확보하였다.

그런데 마이크로파를 이용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인공위성통신에 이용하려면 편광(polarization)상태로 만들어서 사용해야한다. 편광을 만드는 것은 정교하고 까다롭다.

이 편광 신호는 아주 미약하기 때문에 잘못 분석할 수도 있고 엉터리 결과를 발표할 수도 있다. BICEP2 실험그룹이 2014년 CMB B-mode

신호가 우주폭발 시 발생된 중력파로부터 온 신호를 관측한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그런데 유럽의 Planck 실험그룹과 일부 과학자들이 그 B-mode 시그널이 중력파로부터 온 신호가 아니고 우주먼지에서 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다. 그리하여 BICEP2 실험그룹은 BICEP2/

Keck 데이터를 다시 정밀 분석하였는데, B-mode 신호일 가능성이 희박한 결과로 나왔다. 모두 다 통계적 기법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결국 BICEP2가 발표했던 신호는 우주먼지로부터 온 신호라고 재발표 되었고 많은 과학자들이 크게 실망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 후,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그룹에서 세계 최초로 블랙홀에서 중력파를 관찰했다는 발표를 했다. 4km 길이의 광학공진기와 평행하게 진행되는 선형편광을 두 관측소에서 동시에 관찰하였다. 그 결과 사기가 떨어진 과학자들을 격려하는 결과를 보여주게 되었다. 세계적인 연구 그룹들도 실수와 도전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과학적 발견을 이루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페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2016년 10월, 미국 일리노이스 Champaign, Hilton Garden Inn에서 2016 Wolfram Technology 컨퍼런스가 나흘 동안 열렸다. 나는 2006년도에도 참석해서 논문발표를 했는데 10년 만에 다시 컨퍼런스에 참가해 또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 컨퍼런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호계산 프로그램 Mathematica 제작사인 Wolfram사가 새로운 버전의

인터페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131 프로그램과 기술개발을 발표하는 연례행사이다. 현재는 Mathematica 11 버전이 출시되고 있는데, 나는 버전 2.2 부터 사용해 왔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학부과정에서 ‘Mathematica for Physicists’ 교과 과정을 도입하여 강의를 하였으며,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30여 종 이상의 Mathematica 프로그램을 제작 발표한 바 있다.

그래서 Wolfram사에서는 나에게 매년 초청장을 보내오지만 이미 대학에서 퇴임한지 오래고 영어도 시원치 않은 형편이라 컨퍼런스에 참석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2016년 대학공동 ReSEAT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4-train platform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Wolfram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겠다고 연구계획서를 제출할 때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컨퍼런스에서 논문발표가 끝나면 Ohio Lima에 들러서 94세인 Juanita 여사를 만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Juanita 여사는 미 해군대위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서대문 녹번리 전투에서 1950.9.22.일 장렬하게 전사한 William Hamilton Shaw의 미망인이다.

W. H. Shaw가 2015년 호국영웅으로 선정되어 기념우표까지 발행되었다.

마침 내가 대학에 있을 때 그에 대해서 알아볼 기회가 있었으며, 2010년에 <한국인 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윌리엄 해밀턴 쇼> (이화출판) 라는 책을 쓰면서 그의 가족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찾아뵙기 위해 그의 아들을 통해 미리 연락을 해 둔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Champaign에 도착해서 10년 전과 같은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빛의 편광특성은 라디오 TV 방송, GPS, 양자암호화 통신의 핵심 기술이며, 현대물리학에서는 보존(boson)을 정의하는 기본요소다. 천문 우주과학에서는 우주의 신호를 검출하는 핵심도구이다. 그러나 대학 교재에서는 편광의 물리학적 개념 설명이 저자와 교재마다 다르게 설명 되어 있고, 특히 편광의 나선도(helicity)에 대한 정의가 명쾌하지 않아 물리학도나 연구자들이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도 물리 학회지에 논문을 투고했는데 심사교수가 편광의 헬리시티의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다고 지적해서 이를 설명하느라 애 먹은 일도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해서 2015-2016년 ReSEAT 대학공동 연구를 통해서 2-train, 4-train 편광모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물리학 회서 발표하고, JKPS에 논문도 함께 게재 되었다.

특히 2016년 6월 23일 고려대에서 개최되는 Mathematica Korean User 컨퍼런스 2016에서 참가해 논문발표를 하면서 4-train platform을 시연한 결과 매우 좋은 반응을 받았다. 4-train의 vectorial platform에 대한 발표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10월에 미국에서 열리는 Wolfram 2016 Technical 컨퍼런스 참가해 전 세계 Mathematica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컨퍼런스가 개최되는 행사장을 미리 들러보았다. 발표에 사용할 노트북과 커넥터를 가지고 이 노트북으로 발표를 하는데 문제없는지 준비실에 가서 점검을 받았다. 본인들 커넥터로 LCD 모니터에 연결해 보더니 문제가 없단다. 내가 직접 노트북에서 프로그램을 수행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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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를 위해 참석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는 것이 시선에 들어 오고 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내 사이트에 올려놓았으니 이 패스 워드로 다운로드해서 여러분이 직접 프로그램을 수행해 보라고 하면서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발표를 끝냈다. 나를 위안해주려는 듯 참석자 모두가 박수를 보내주었다. 다음 발표자를 위해 강단을 내려왔다. 마침 뒤 자석에 앉았던 여성 참석자 Debra Love가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polarization is very important!’ 하면서 말을 붙여왔다. 나를 위로해 주려는 배려로 생각되었다. 그 분은 컨퍼런스 기간 동안 내 발표자 사이트에 방문해, 내 발표에 꼭 참석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긴 정부파견 공무원이었다.

어쨌거나 영 만족스럽지 못한 발표를 하고 말았다. Mathematica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논문발표를 수십 번 했어도 이번 같은 일은 처음이었다. 이 문제가 전염이라도 되었는지 다음 발표자가 발표하려고 세팅을 해도 화면이 안 뜨니까 이 발표자는 아예 처음부터 태연스럽게 화면 없이 구두로만 발표를 했다. 관리자들이 서둘러서 이번에는 2, 3분 후에 화면이 작동되어 정상적으로 발표를 하는 것을 앞에 앉아서 보게 되었다.

쉬는 시간에 홀에 나오니 마침 한국에서 6월 달 Mathematica user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포스텍의 이재민 박사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 왔다. 방금 내 세션에 참석해서 모든 광경을 다 보고 나온 것이다.

상심한 내 기분을 달래주려는 심산으로 자기가 렌트한 차를 타고 한식이나 먹으러 가자고 하길래 따라나섰다. 완전한 발표는 아니었지만

인터페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135 이름은 올렸으니 일단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내일 여행 준비나 해야 겠다고 마음을 돌려먹었다. 기분전환을 위해 일리노이스 대학 캠퍼스를 한 바퀴 돌고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니 기분전환이 되었다. 오후에는 세션 장에 들어가는 대신 이재민 박사와 휴게실에 머물렀다. 발표 할 때 생긴 문제는 프로그램 문제가 아닌 윈도우 문제였을 거라고 했다. 다음 날, 이재민 박사의 맥 노트북을 연결하니 바로 스크린에 표시됐다.

우리는 Yasui 일본인 교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며 서로 위안을 삼았다. Mathematica 이용자들에게 다이내믹한 벡토리얼 플랫폼을 생생하게 보여 주려고 미국까지 왔는데 정작 플랫폼을 띄어 보지도 못하고 끝내서 아쉬움이 남는 컨퍼런스였다.

세계적인 연구그룹 BICEP2도 편광을 잘못 측정해서 많은 과학자들을 실망시켰다. Mathematica 프로그램을 개발한 Wolfram 박사는 자기 회사에서 프로그램을 돌리다가 프로그램이 멈춰 섰다. 나는 역동적인 편광파의 진행모드를 전 세계 석학들에게 보여주려다가 프로그램을 가동조차 못하고 발표를 마쳤다. 상심한 나에게는 Debra Love 여사가 건네준 ‘Polarization is very important !’ 한마디가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

이 한마디를 위로로 삼고 21일 아침 나는 Champaign을 떠나왔다.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을 화면에 띄워주는 ‘인터페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는 것을 깨닫게 된 날이었다. 어디 논문발표뿐이겠는가?

인생살이, 사회생활 모두가 인터페이스가 잘 되어야 사는 보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얼마 후에 Wolfram사에서는 WTC 2016발표 논문내용과 비디오가 업로드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실제로 사이트(http://www.wolfram.

com/events/technology-conference/2016/presentations/#thursd ay)에 접속해, THURS, OCTOBER 20에서 내 프로그램과 비디오를 다운해서 수행해보니 내가 제출한 프로그램이 정확하게 업로드 되 어 있었고, 제대로 실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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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공정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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