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다년도 예산제도

영국은 1961년에 다년도 공공지출계획(multi-year public expenditure survey) 을 시행함으로써 다년도 예산제도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영국예산제도의 실 질적인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 이 제도는 1961년의 프라우든 보고서를 계기로 도입되었다(이종익, 1998).

영국 다년도 예산제도의 핵심적인 요소는 다년도의 맥락에서 지출을 결정함 으로써, 예산의 통제, 정책의 합리화, 지출의 효율성 등을 추구하는 것이다. 재 정통제와 지출의 효율성 강조는 영국만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영국과 영연방 국가의 역사적 유대와 계속적인 교류의 결과, 이러한 특징은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영연방국가들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므로 재정통제와 지출의 효과성을 강 조하는 것은 영국과 영연방국가들의 다년도 예산에의 접근과 관련된다.

* 자료 : 강순철, 2007, ｢방위력개선사업 예산편성시 다년도 예산 적용방안 연구｣, p.22

<그림 3-1> 영국 중기재정의 틀(MTFF) 작성절차

1982년도에 재무성이 주도하여 도입된 재무관리개혁조치(FMI : Financial Management Initiatives)는 영국의 재정에 관련된 개혁조치 중에서 보다 광범위

하고 그 파급효과가 큰 조치로 평가된다. 이는 공무원 개인이나 집단으로 하여 금 특정분야의 업무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이 에 따라 공무원들은 미리 설정된 목표나 목적을 갖게 되며, 이들의 업무실적은 이러한 목표나 목적에 대비하여 평가되고 업무성과도 잘 정제된 예산항목에 나 타나 있다. 또 책임이 하부로 내려감에 따라 예산 권한도 분산ㆍ위임된다. FMI 의 도입으로 기존 예산제도의 비탄력성(단년도 편성, 항 단위까지 세부적인 편 성, 항목 간의 극도로 곤란한 전용 등)을 타파하고 예산의 자율성을 확대함으로 써 관리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할당예산에 대해서 상급자에게 책임을 지며, 고 위공무원들은 세밀한 통제보다 전략적인 사항에 더욱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국에서의 다년도 예산은 정책결정자들에게 지출의 다년도 영향과 정부의 중기경제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는 예산정책의 중기적 시각을 제공한다. 또한, 다년도 예측은 금년에 만들어진 예산예측을 업데이트 하고, 차년도 예산공식화 과정의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예산과정에 지속성과 안 정성을 부여한다. 다년도 예산은 정부가 내년의 자금과 자원의 제약을 인식하 고 연차재정계획을 결정하도록 돕는다. 영국 다년도 예산과정의 고유 특징은 예산과정의 다년도 범위가 예산의 지출분야에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출계 획은 향후 3년간을 포함하는 반면, 조세정책제안서는 단지 연차예산에만 포함 되어 다루어진다. 그러나 다년도 세입예측은 3년간을 다룬다.

연차예산제안의 공식화와 다년도 예산전략은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 재무장 관(Chancellor of the Exchequer)이 그의 수석보좌관들 및 국세청(Inland Revenue Service), 관세 및 간접세청(Customs and Excise Service)의 청장들과 함께 향후 3년간의 재정전략을 수립했을 때 시작된다. 정부의 중기재정전략은 다년도 예산 의 공식화 과정을 이끌고 11월에 예산의 의회 설명회 때 공식적으로 보고서로 발간된다.

이른 봄 재정전략을 수립할 때, 내각세출위원회(Cabinet Committeeman Public Expenditure)는 다년 동안의 통제총액(Control Totals)에 연계된 통합 및 부처별

지출 상한을 결정한다. 다년도 통제총액이 설정될 때, 정부는 다음 두 개의 예산 회계연도를 위해 현재의 지출 상태를 평가하고, 새로운 3년간의 계획을 발전시 키는데 이것을 공공지출계획(PES : Public Expenditure Survey)이라고 한다.

영국에서 각 부처는 재무성이 설정한 한도 내에서 프로그램의 우선순위를 결 정할 책임이 있다. 각 부처는 예산공식화 과정에서 부처별 예산범위 내에서 낮은 우선순위의 프로그램을 삭감하거나 제거하는 대신에 보다 높은 우선순위의 프 로그램에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서 재정을 전환시킬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보유 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처별 예산은 통합된 부처별 지출한도뿐만 아니라 임금과 같은 부서별 유지비까지 계상된 부처별 통제총액(control total)을 준수하 게 된다. 최근에 재무성은 정부부처의 비용절감을 유도하고 공공부문의 효율성 을 증대시키기 위해 각 부처의 행정 및 임금 비용을 통제해 왔다. 일반적인 정책 은 비용이나 임금 상승이 효율성 증대로 상쇄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추가재정이 필요한 부처는 재무성의 담당 부서에 추가자원요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그러면 담당 부서는 지출부서와 함께 지출요구서와 지출한도를 조정 하기 위해 작업한다.

영국에서는 다년도 예산이 분리된 문서로 제출되지 않고, 대신 연차예산에 완전히 통합되어 정부의 예산안인 ‘재정명세 및 예산보고서(FSBR : Financial Statement and Budget Report)’의 한 부분으로 의회에 제출된다. 정부의 연차예 산안 외에 FSBR은 정부의 중기재정전략, 단기경제전망, 예산에 포함된 조세수 단의 분석, 공공부문 차입 필요액(Public Sector Borrowing Requirement) 등의 공공재정 분석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