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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기존 인구정책에 대한 생각

4. 정책 소외를 느끼는 청년들

앞서 여성청년들은 ‘출산의 도구’로써 정책대상이 되었다는 점에 불쾌 감을 표시했지만, 한편으로 정책에서 제외되었다는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택정책의 경우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설계 되어 있어 “일반청년들은 가점으로는 절대 못 이”(G4-2)기고 심지어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결혼 안 하면 너네 못살게 한다.”(G6-5) 느낌을 받 는다. 정책의 대상이 되는 것도 싫고, 소외되는 것도 싫다는 얼핏 모순되 어 보이는 말이지만, 개인의 삶을 존중받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라는

점에서 상통한다.

정책대상에서 배제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 직장인들이 었다. 이는 많은 여성청년들이 비혼을 고려하는 것과도 관련된다. 비혼을 고려할 경우 정형화되지 않은 삶의 방식,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독립을 목전에 둔 직장인 여성들에게서 청년 주거정책의 1인 가구 배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다. 같은 맥 락에서 혼인 관계가 아닌 동반자, 동성애 등 다른 형태의 가족에 대한 배 제를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가 우리한테 뭐 청년을 위해 뭐 요새는 많이 지원해준다고 하지 만, 부양도 하고 출산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많이 요구하면서 1인 가구에 대한 그게 굉장히 적고, (중략)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결 혼 안하면 너네 못살게 한다는 그런 이야기 같아요. [G6-5, 수도권 비정규직, 28, 여]

왜 청년들은 집 안 사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청약 같 은 것도 보면은 일반 청년은 절대 못해요. 왜냐하면 부부 특공(특별공 급), 신혼부부 특공 그게 제일 많고. 아니면은 다른 특공 대상들이 가 져가는 게 많기 때문에 저희 일반 청년들은 가점으로는 절대 못 이겨 요. [G4-2, 수도권 정규직, 28, 여]

그래서 그냥 마음 맞는 친구랑 둘이 주거를 하면 맞지 않을까 고민을 했는데, 문제는 그러면 주거정책 지원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

결혼을 해야되는구나.’ 라는걸 느꼈어요. 신혼부부 위주로 너무 되어 있고, 신혼부부가 이성... 이성이고 유자녀인, 이성 유자녀인 부부여야 만 가능한 거예요. 동성이거나, 제 친구이거나, 제가 입양을 했건 뭘 하건 다 안되는 거예요. 다 안돼. [I9, 수도권 비정규직, 29, 여]

정책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학교를 벗어나면서 교육정책 의 대상에서 빠져버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여성의 경우 직장 내에서 출산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생활방식에 이질감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 다. 참여자 [G4-4]는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정책들은 결혼을 하지 않으면

“평생 그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싱글인 사람들을 위한 정책은 아 무것도 없”다고 말하였다.

관련 정책들이 “그분들(임신, 출산한 사람)을 보호”한다는 것은 인지하 지만, 그로 인해 “저는 그냥 계속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가지고 있었다. 임신, 출산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약간의 불만을 가지는 이유는 다른 참여자의 응답에서 포 착할 수 있었다. 참여자 [I9]는 현재 상황에 대해 “작은 파이”를 두고 모두 가 “너넨 아이가 있으니 먼저 먹”으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유자녀 가정에 더 많은 정책이 적용되는 건 불만이 아니지만, 유자녀 가정이 아 닌 사람들에게도 정책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였다.

즉, 비혼 청년들도 독립하고, 생활을 꾸려나가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실 제로 적용받을 수 있는 정책은 “아무것도 없”(G4-4)다고 생각하다 보니 청년정책이 기혼청년들에게만 집중되었다는 데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 로 보인다.

회사 다녀보면은 수당, 휴가, 뭐 복지 포인트 모든 거의 기준은 ‘그냥 배우자가 있다.’, ‘부양할 사람이 있다.’ 그거거든요. 진짜 미혼인, 싱 글인 사람들을 위한 정책은 아무것도 없어요. 회사에서도. 물론 이제 그 분들을 보호하고 그런 프레임에서 만들어졌겠죠. 기존의 정책들이.

저는 아무것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입장에서 육아, 임신, 출산하신 분 들은 그분들대로 배려를 받고 뭐 부양하시는 분들은 부양하시는 대로 배려받고. 그렇게 해서 빠지시면 저는 그냥 계속 회사에서 일하는 거

예요. 저 혼자 8시간, 9 to 6로 근무하고. 실제로 받을 수 있는 혜택 은 없는데 뭐 너도 언젠가 하면 받으니까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제가 만약에 결혼을 하지 못하면 저는 평생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거잖아요. [G4-4, 수도권 정규직, 30, 여]

이 방 안에 여성 1인 가구도 있고 독립 생활자도 있고 동성애자도 있고. 아니, 동성애자가 아니라 LGBTQ도 있고, 이렇게 다 있다고 해봐요. 신혼부부 있고. 근데 이 방 안에 이 작은 파이가 하나 들어 온 거예요. 이 파이를 양보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 느낌이 드는 거예 요. 이 파이 가지고 나눠 먹어. 근데 약간 정부에서도 그렇고 모두가 그렇고, ‘그래도 너넨 아이가 있으니까 너네가 먼저 먹어.’ 뭐 이렇게 되는 상황인 거죠. (중략) ‘이 사람들(유자녀 기혼 가정을 제외한 사 람들)한테도 기회가 가는 정책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저는 얘기하는 거고, 이 사람들이 같이 있다고 하면 당연히 이 사람도 (받 는 정책이) 있어야 하고, 더 많은 파이가 이 사람들(유자녀 기혼 가 정)한테 간다고 해서 저는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에요. [I9, 수도권 비 정규직, 29, 여]

한편, 참여자 [G4-4]는 정규직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출산·양육 휴가를 사용하는 사례를 많이 접했기 때문에 출산·양육 휴가를 아이를 낳는 경우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고 표현했을 것으로 유추된다. 일반적으로 출산·

양육 휴가의 사용이 퇴사와 동일시되는 비정규직에 속하는 여성들에게서 는 이런 의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남성들에게서는 스스로가 정책에서 소외된 것 같다는 응답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향후 결혼 의사가 있는 경우가 비교적 많기 때문에 관련 정책에 언젠가는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관련 정책 자체가 자신과 는 무관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