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살펴보았듯이 인구 감소, 적정 인구, 인구 위기 등 인구문제를 학 술적으로 다뤄온 연구들은 이미 1990년대부터 진행되어 상당히 축적되 어 왔다. 인구정책의 한계와 방향성에 대한 연구들도 마찬가지로 인구정 책이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어 온 만큼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인구정책이 개개인의 삶과 괴리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인구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알아보는 연 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와 더불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 목을 받고 있는 청년들의 결혼관과 출산관에 대한 연구들도 여러 건을 찾 아볼 수 있다.
먼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3년 주기로 실시하는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를 들 수 있다. 동 조사에서는 매년 설문지를 통 해 임신·출산 실태뿐만 아니라 혼인 및 자녀 가치관의 변화 양상도 함께 조사한다. 따라서 이를 통해 20~30대 청년들이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어 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함께 알아볼 수 있다(김승권 외, 2009; 이소 영 외, 2018). 동 조사의 주된 내용이 실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면 ‘저 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이상림 외, 2018)은 좀 더 인식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고 있다. 동 조사에서는 저출산 정책에 대한 의견과 일·가정 양립, 주요 정책에 대한 인식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다. 이뿐만 아니라 인구보건복지협회, 보건복지부, 저출산 고령사 회 위원회에서도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물어보는 설 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위의 조사들은 여러 연령대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먼저 ‘전국 출 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의 경우, 가임기(15~49세) 기혼 여성 및
미혼 남녀(20~44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욕구 모니터링’은 중·고등학생 1,000명과 20대~60대까지로 구성 된 다양한 연령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따라서 동 조사들 로부터 청년의 인식을 알고자 하는 경우 연령대에 따라 별도의 확인이 필 요하다. 최근 들어, 청년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청소년연구원에서는 2016년부터 ‘청년 사회·경제 실태 및 정책방안 연 구’를 실시하고 있다. 본 연구는 3천 명 정도의 청년(만 15~39세)을 대상 으로 결혼(혹은 자녀) 필요성 및 적정 결혼 시기 등과 같은 인구와 가족 관련 인식에서부터 경제와 고용, 주거, 건강, 문화 등 청년의 삶 전반적인 내용에 관해 양적 조사를 수행해오고 있다.
주제를 세분화하여 살펴보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는 2012년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질적 조사를 수행한 바 있 다(이삼식 외, 2012). 그 전에는 양적 조사 위주였던 결혼이나 출산에 대 한 인식에 있어 질적 접근으로의 시도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특히 〈표 1-2-6〉에서 볼 수 있듯이 동 조사에서는 출산영향요인을 생애주기 관점 에서 성장과정에서부터 결혼, 자녀출산·양육과정으로 나누어 보았고, 분 석의 수준도 개인, 가족, 직장, 지역사회, 국가정책으로까지 다층적으로 나누어 검토하였다. 즉, 출산을 선택할지에 있어 개인이 성장해온 주변 환경까지도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살펴본 것이다. 실제로 동 연구에서는 지역사회의 인프라나 가치관 등 그간 연구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부분들도 출산에 대한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표 1-2-6〉 질적 연구방법을 통한 출산영향요인 분석 대상
요인들이 결혼의향 및 결혼 연령에 미치는 영향, 가치관이 미치는 영향을
자료: 최효미‧유해미‧김지현‧김태우(2016). 청년층의 비혼에 대한 인식과 저출산 대응 방안 (연구보
위와 같이 공공기관이나 국책연구소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청년들의
자료: 최효미‧유해미‧김지현‧김태우(2016). 청년층의 비혼에 대한 인식과 저출산 대응 방안 (연구보
일자리 외에도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 석한 연구들이 많다. 양문희(2018)에서는 육아예능 프로그램 시청이 결 혼 기대감이나 가족 가치관의 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밝 혔다. 호정화(2014)는 청년들의 혼인 및 거주형태와 결혼 가치관의 유의 미한 상관성을 확인하였다. 즉, 비혼 1인 가구원이 다른 혼인 및 거주형태 집단에 비해 탈전통적인 결혼 가치관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장경섭(2018)은 배우자, 부모, 며느리, 사위로서 기혼자가 지게 되는 가족 형성의 의무적 부담이 청년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지워져 있 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런 이유로 여성 청년들이 적극적 사회 진출을 통 해 혼인과 출산을 권하는 주변의 압력에 대항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정 아름(2018)의 경우, 기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그들 부모의 경제적 형편, 양육태도, 1명 이상의 형제의 존재 등과 같은 청소년기의 가정환경요인 이 출산의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진미정·정혜 은(2010)은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청년들은 결혼이나 자녀에 대해 부여하는 당위적 규범의 영향력보다 정서적 가치 에 부여하는 중요성이 클수록 결혼의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밖에도 정우영·조형숙·안혜준(2019)의 경우, 미혼 남성 사무직 종 사자들을 대상으로 결혼 가치관 형성과 관련된 경험을 살펴보았다. 이 연 구에서는 ‘불안한 고용시장에서의 고군분투하기’, ‘평생 불가능한 내 집 마련의 꿈’ 등이 결혼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이처럼 주거 문제가 가족 형성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은 여 러 양적 연구에서 드러난 바 있기도 하다(이삼식·최효진, 2018; 변수정‧
조성호‧이지혜, 2018)
이처럼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 의향을 이끄는 요인에 대해서는 지난 수 년간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일자리나 소득, 주거 문제와 같은 경제
적 요인에서부터 정서적 가치관, 가족 관계, 주변 사회적 관계 등 여러 요 인들이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에 대한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사실, 청년들의 결혼이나 출산, 가족 형성에 대한 선택은 이 중 어느 것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청년들이 수십 년간 함께 살아갈 하나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으로서 여태까지 청년이 살아온 모든 주변 환경으로 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청년들의 가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또한, 위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인구문제에 대한 인식 조사는 주로 양적 조사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현상의 주체로 여겨지는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고민해 왔지만, 본 연구에서는 당사자인 청년들이 인구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고 있는지도 함께 조명하고자 한다. 이런 배경에 기반하여 본 연구에서 는 인구위기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심층 인터뷰와 같은 질적 조사를 통 해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기존 양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청년들의 언어를 통해 확인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