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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출산

2) 비출산을 선택한 이유

출산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 관점이 있는 가운데, 비출산을 선택한 참여자들이 더러 있었다. [I5]는 “아이가 행복하게 클 수 있을까”를 생각 하면 낳지 않는 결론에 이른다고 말했다. 심지어 아이를 낳는 것이 아이 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G10-3] 역시 아이를 낳았을 때 자 녀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출산이 망설여진다고 하였다.

물론 애기들 되게 귀엽고 막 제 친구들 애기 낳은 거 보면 저도 이거 저거 해주고 싶고 한데, 과연 저 아이가 행복하게 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면 결론은 항상, 아니야. 우리는 애를 안 낳을 거야. 이렇게 흘러가거든요. (중략) 저희 부모님 세대에는 열심히 하면 될 거야. 좋아 질 거야. 라는 기대가 좀 있었다면, 저희 세대에는 그런 게 아예 없는 것 같아요. 진짜 다 포기하게 되는 세대인 것 같고, 그런 시간을 보내 다보니까 내가 애를 낳아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면 걔는 아무 선택권 도 없었을 거고, 미안한 마음이 커서 [I5, 수도권 정규직, 28, 여]

계속 악순환 같은 느낌인 것 같은 게, 부모님.. 제가 이제 부모가 된 다면 자녀가 똑같이 이렇게 고생을 하고 일을 하고 산다고 생각을 하 니까 그렇게 행복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출산하기가 선뜻 마 음먹지 않아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G10-3, 전라도 정규 직, 25, 여]

한편, 자신의 직업이 출산을 택할 수 없는 여건을 조성한다고 응답한 참여자들도 있었다. 직업이 간호사였던 참여자 [G10-2]는 임신을 할 때 에도 순서를 정해서 임신을 해야 하는 환경을 언급하며 직업군이 출산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하였다. [G10-4] 또한 야근이 일상인 자 신의 삶에서 출산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직업군하고 출산, 육아랑 결혼이랑 되게 많이 좌우를 하는 것 같아요.

그 직업군에 있어서. 저 같은 경우는 전 원래 간호사였거든요. 근데 간호사 출신인... 병원에서도 예약제라고 해요. 임신 예약제. 그래서 말을 하세요, 대놓고. 이때부터 이때까지는 출산을 하면 안 된다, 결 혼을 하면 안 된다 그렇게 얘기를 하시는 병원들도 있었고, [G10-2, 전라도 정규직, 31, 여]

출퇴근이 확실하게 시간이 정해진 분들은 조금 더 케어를 할 수 있는 게 크잖아요. 출산을 하고도. 근데 저... 제 쪽은 야근도 되게 많아요.

거의 일상이 야근이라서, 그렇게 되면 너무... 음... 힘들지 않을까.

[G10-4, 전라도 정규직, 27, 여]

[G10-5]의 경우에는 아이를 키우기 위한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보았 을 때,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망설이게 된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많 은 참여자들은 아이를 낳았을 때를 상상하며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 그 리고 경제력 측면에서 출산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모습을 보였다.

내 노후에 들어가는 것보다 아이를 키우는 데에 돈이 들어가는 게 훨 씬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전에는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 던 것들이 내가 또 직장 생활을 하고 하다 보니까 나 입에 풀칠하기 도 힘든데 아이를 키우고 누구랑 같이 사는 것을 할 수 있을까, 자신 도 없어지고 나 혼자 사는 것도 괜찮으니까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황 인데, 제가 만약 경제 상황이 바탕이 된다. 하면 이제 하고 싶은데, 이 바탕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G10-5, 전라도 정규직, 31, 여]

제가 만약에 출산을 하게,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하게 될 텐데, 그 런 문제들이 정말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너무 삶이 고달파질 것 같다는 생각이 지금만 해도 굉장히 [G10-1, 전라도 정규직, 32, 여]

특히 여성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로 출산을 선택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G10-4]는 경력단절을 맞게 되면 생계의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을 이유로 출산이 자신의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I6] 의 경우에는, 일부 기업에서 경력단절여성을 고용한다고 하지만, 그 여성들이 출산 전 맡았던 직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 었다. 여성에게 육아의 책임이 더 지워지고 있는 상태에서 출산 이후 다 시 직업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시간제가 아닌 정규 일자리를 갖는 것에 어 려움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여성들에게 출산이란, 직업적 성취와 출산이 동시에 달성될 수 없는 것을 전제로, 양자 중 어떤 것을 선 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되고 있었다.

저는 평생이 보장되는 직종이 아니기 때문에 출산을 결혼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바로 경력 단절하고 이어지는 상황이 돼요. 그렇게 되면 지금 당장 내가 먹고 살 수가 없는,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 되는 거

잖아요. 그리고 재취업을 하게 되도 흐름을 많이 따라가는 직종이어 서 좀.. 힘들 수가 있죠. 그래서 그런 걸 생각하면 또 당장 결혼하고 뭐, 출산을 하고 하는 게, 그렇게 막 와 닿지가 않는다고 해야 하나.

[G10-4, 전라도 정규직, 27, 여]

예전에 했던 자리로는 못 돌아가는 것 같아요. 대부분. 그래서 저는..

할리스 커피에서 경력단절여성 고용..하는 게 경력단절여성 많이 고용 을 한다고 하는데, 경력단절된 여성 분들이 다 바리스타를 하던 분들 은 아닐 거 아니에요.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지 않나 싶어 요. 육아를 아무리.. 맞벌이부부라고 하지만, 뭐.. 남자분들보다 여자 분들이 더 많이 분담을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보면 회사에 예 전처럼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고 이렇게 하는게 애들이 좀 커 서 학교를 다니면 가능할 수 있는데, 어릴 때는 많이 비울 수가 없으 니까.. [I6, 수도권 비정규직, 26, 여]

요즘 보면 저부터도 그렇고 일을…계속 한다는 생각이 되게 강하고 오히려 애를 낳으면 커리어가 끊기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도 진짜 많 이 하고 거기서 더 한 번 나가서 과연 내가 애를 낳으면 애는 이 사 회에서 행복할까? [I5, 수도권 정규직, 28, 여]

이처럼 출산에 대해서는 경력 형성의 문제, 육아의 문제 등 맞닥뜨릴 수밖에 없으나 사회구조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을 예견하여 출산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참여자들이 많았다.

다. 공동체: 비혼 공동체/파트너십

결혼, 출산에 대해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자신의 삶을 중 심에 두고 사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혼을 하거나 출산을 하는 것 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기에, 누군가에 의해 강요받아서는

안 되며, 자신의 판단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불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청년들은 결혼 외 다른 방식의 삶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