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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인구 위기’, ‘저출산’, ‘고령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대한 본 장의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청년들에게 ‘인구 위기’란 언론과 정부 발표에서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었다.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를 실 재하는 현상으로 체감하고 있느냐와 별개로, 청년들은 이를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회 문제로서는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

가적, 정부적 차원에서의 ‘위기’임은 인식하지만, 인구 위기를 문제화하 는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인구 위기’ 담론의 노출에 정부의 의도가 담겨져 있으며, 이것이 “세뇌”로까지 느껴졌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청년의 경우 이를 출산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사회 문제로서의 ‘인구 위기’ 체감과 인구 위기 담론에 대한 태 도는 ‘인구 위기’에의 대처와 전망으로 연결되어, 정부의 해결 의지에 냉 소적인 태도나 불만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또한 ‘출산’을 통해 인구를 되 돌리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를 인정하고 기술 발 전 등을 통해 이에 사회적으로 적응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보는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청년들의 저출산에 대한 언술은 ‘왜 아이를 낳지 않는 가’에 대한 의견 이 주류를 이뤘다. 이는 저출산 현상을 조망적 관점으로 파악하거나, 자 신 혹은 주변 경험을 토대로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벌어지는 어려움을 토 로하는 경우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대다수가 남성 참여자의 입장이었는 데, 이는 (저)출산을 ‘자신의 이야기’로서 체감하는 정도가 낮았기 때문으 로 해석된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왜 출산하지 않는 가’에 초점이 맞추어 져 있으며, 여성으로서의 경험이 드러나는 경향이 있었다.

경제적인 부담은 대표적인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였다. 이 부담은 절대적인 액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만족과 연결되는 기 회비용의 문제이기도 하였다. 경제적 부담은 출산 후 노동수입의 변동과 도 관련된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여성 노동자에게 ‘비출산’

을 결심케 하는 요인이 된다. 아이에게 한국 사회의 부정적 면모를 경험 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로서 지목되었다.

한편 정부와 언론이 저출산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여성 참여자들이 표 출하는 불쾌감, 당혹감, 분노는 여성 청년들이 저출산 담론을 어떻게 바 라보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들은 저출산 관련 보도와 발표에서 아이를 낳 으라는 책망, 유도, 압박과 강요를 받는다. 정부가 제대로 된 뒷받침 없 이, 심지어 가부장적 사회에서 차별받아 온 여성에게 저출산 현상의 책임 을 떠넘기고 있다는 데에 부당함을 느꼈다. 저출산 담론이 ‘저출산 문제’

를 ‘여성 문제’로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 역시 제기된다.

청년들의 고령화에 대한 언술은 노후와 부양에 대한 의견이 주류를 이 뤘다. 노인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상이했지만, 노인 세 대가 늘어날수록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었다.

세대 간 부양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의견과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 혼재 되어 나타났다. 동의 의견 중에는 당위적인 의무보다는 나도 받은 것이 있고, 또 앞으로 노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냄으로써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적인 관계에 입각한 입장이 자주 등장하였다. 비동의 의견 으로는 노인 세대를 부양하기에는 자신의 앞가림도 힘든 형편이라는 것, 오히려 윗세대가 지금의 청년 세대보다 부유하다는 현실 인식에서 오는 반감이 진술되었다. 한편 지금의 노인 기준을 상향조정하여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의 경우 일자리를 통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 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되었는데, 수도권 거주자일수록, 그리고 고용상태 가 불안정할수록 더 강하게 나타냈다. 그 외에도 기술의 발전과 복지제도 가 개인적 부양을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참여자들도 있었다.

본인 부모님의 부양 문제에 대해서는 인터뷰 참여자들이 아직 20~30 대 청년들로서 부모님 세대의 연령이 50~6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 라 일부 직장인들의 경우를 제외하면 아직 부양에 대한 현실적 부담을 지

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짐 지 우지 않겠다’ 라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들은 이전 세대에 대해 부양을 했거나 아직까지도 하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식 세 대에까지 부담을 지우려고 하지 않으려는 하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였다.

형제·자매의 수가 부양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현실적으로 부양의 수행 이 여전히 가족 내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경제적 측면의 부담 이 대표적인 부양의 어려움으로 지적되었다. 부양에 있어서 부모들이 아 들보다는 딸에게 더 의존하려고 하는 성차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정서적 인 기대에 부담을 호소한 참여자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경제적인 보조에 그치는 것이 아닌 ‘돌봄’ 부양은 대개 여성 가족에게 지워진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청년 참여자들은 대다수가 본인의 노후는 본인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부모의 ‘폐 끼치지 않겠다’는 태도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윗세대의 부양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참여자들은 본 인의 노후에도 사회적으로 비슷한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연구 참여자 청년들은 ‘인구 위기’에 자체는 다소 피상적으로 인식하 고, 사회문제로서의 체감도 높지 않았지만 저출산, 고령화 등 구체적인 현상으로 진입했을 때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을 밀도 높게 발 언하였다.

저출산과 고령화 이슈에 대한 참여자들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차이에서 ‘부양’보다 ‘출산과 육아’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를 읽어 낼 수 있다. 노인 복지를 위한 세금을 내고 부모를 돌보는 ‘부양’은 이미 주어진 현실인 데 반해 아이를 낳는 것은 미래의 부담을 연상시킨다. 출 산은 추상적 차원에서는 ‘고령화’사회의 해소로 이어지지만, 개인적인 차 원에서는 노인 부양의 부담에 아이 양육의 부담이 곱해지는 양상으로 나

타난다. 더불어 출산과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주로 전가되는 현실에 대 한 비판은 저출산과 고령화 담화에서 모두 제기되었다.

인구 구조의 변화를 타파해야 하는 ‘위기’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새로운 흐름으로서 받아들이고, 사회가 그에 맞춰 적응하기를 기대하고 전망하 는 모습은 연구 참여자 청년들에게 나타난 주목할 만한 경향이다. 이는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우리에게 아이 낳음을 강요하지 말고 다른 방 법을 찾으라’는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