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본 장에서는 원가족에서의 경험과 지인들의 이야기가 가족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청년들이 각자 어떠한 결혼, 출산을 상상하고 가족 형성을 어떻게 하고자 하는지를 검토해보았다.

청년들이 미래의 가족상을 그리는 데 있어 정책은 그다지 효과를 미치 지 못한 반면, 청년들이 태어나서 자란 원 가족은 큰 영향을 미쳤다. 부모 님의 불화, 형제자매의 불화,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가사와 육아부담을 전담하는 어머니와 경제적 부담을 짊어진 아버지의 모습 등은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직장 상사나 주변에 결혼한 친구 들의 이야기 또한 결혼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 았다. 특히 육아하는 가정의 경우, 유독 현실적 어려움이 더 생생하게 전 해지는 듯하였다. 주변으로부터 일부 긍정적 영향을 받는 참여자도 있었 으나 대부분 기혼 가정으로부터 결혼에 대한 거부감만 느끼게 된다고 하 였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꿈꾸는 가족의 모습은 다양하였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겠다는 청년들은 원 가족으로부터 긍정적 영향을 받은 청년들 이었다. 반면, 여성이 겪는 육아와 경력단절의 고통을 체감한 여성 청년 들의 경우 결혼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적었지만, 결혼과 비혼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이 청년들의 경우에는 혼자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새로운 공동체를 그리고 있었다. 이는 3장에서 인구감소 및 1인가구의 증가가 새로운 문화를 출현시킬 것이라 는 맥락과도 이어질 수 있다. 즉, 1인가구 및 비혼 문화의 확대는 ‘외로운 청년’을 늘리기보다는 관심사나 필요에 의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함께 할 만 한 배우자의 존재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남성들의 경우 마음이 잘 맞 는 동반자의 존재 자체만 언급되었다면, 여성들의 경우 시댁, 즉 배우자 의 원 가족 분위기 역시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 그 다음으로 꼽은 결 혼의 조건은 경제적 요건과 주거였다. 높은 주거비용의 부담은 청년들의 경제적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거 불안이 해결되지 않는 한 결혼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결혼 시기와 관련해서는 다들 결혼 시기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참여자들의 대답 속에 본인이 염두에 둔 결혼 시기는 있는 것처럼 보였다. 즉, 구조적으로는 결혼 시기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 을 갖고 있었지만, 자신은 3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해야 한다’/‘할 것’이라 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혼 문제에 대해서도 청년들은 ‘선택’

이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들 중에서는 비혼이란 현재 처한 상황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나타났다. 이처 럼 어쩔 수 없이 비혼을 선택한 경우, 배우자의 존재나 평등한 질서, 경제 력, 주거, 경력단절과 육아문제가 완화된다면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 하였다.

따라서 청년들이 본인의 가족을 형성하는 데 원 가족과 주변의 관계로 부터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주변의 기혼 가정 및 육 아 가정 중 본인의 가정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은 특이한 점으로 볼 수 있다. 가족 형성의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 이 러한 주변인들의 이야기는 청년들의 가족에 대한 인식에 큰 부분을 차지 하고 있었다. 평등한 문화를 가진 가정에서 자란 청년일수록 결혼에 긍정 적이라는 점 역시도 주목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이 장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결혼을 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혼자 늙어 죽을 셈이냐’라는 말을 하는 것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 이다. 청년들에게는 결혼하지 않는 것이 곧 혼자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혼인 청년들 또한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 마음이 맞는 사람과 공동체를 이루 어 함께 사는 것을 상상하고 있었다. 다만, 현재 이러한 다양한 삶의 형태 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도적 보완이 필 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청년들의 삶의 방식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러 한 방식이 제도 안에 포섭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 사한다고 할 수 있다.

생각

제1절 기존 인구정책에 대한 생각 제2절 청년들이 기대하는 정책의 방향 제3절 소결

5

청년들에게 ‘인구정책’에 대해 질문하였을 때, 많은 경우 저출산·고령 화 정책에 대해 떠올렸다. 실제로 정부는 제1차에서 제3차 저출산고령사 회기본계획에 이르기까지 ‘출산·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비롯한 출산 율 회복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관련 예산도 증가시켜왔다(이삼식, 2015).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담겨 있는 인구정책의 의도는 정확하게 전달 된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앞서 다룬 바와 같다. 청년들은 입을 모아 지금의 인 구정책, 저출산 정책으로는 “아이를 낳지 않을 것 같다.”고 대답하였다.

이들은 출생이 ‘아이를 낳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문 제”(G1-5) 것이며, 사회 전체와 관련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때문 에 출생에 집중하는 지금의 정책은 단편적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 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성별 간의 견해차가 거 의 없는 몇 안 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뭔가 본질을 해결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정책 중에 ‘할마·할빠’ 정책 이라고 해서 그 자녀의 손주들을 봐주면 일정의 금액, 지원금이 나오 는 그런 정책이 있더라구요. 그럼 노년의 삶은 보장이 안 되는 거잖 아요. 또 이분들은 육아해서 다 키워놨는데 다시 손주들을 육아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뭔가 나라에서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너무 개인적으로만 치중을 해서 오히려 보고 더 낳기 싫어지 는 기분. [G2-3, 수도권 대학생·취준생, 23, 여]

왜 사람들이 이렇게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는 뭔지. 그리고 왜

인구정책에 대한 청년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