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고용형태 다변화에 따른 사회보장 패러다임 재편방안 연구

문서에서 연차보고서 (페이지 142-146)

A Study on the Paradigm Shift in Korean Social Security according to the precarization of work

1. 연구 목적

이 연구는 현재 우리 사회보장체계가 계층 간·세대 간 연대의 실현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근로형태와 근로시간 등에 따라 사회보험 가입자격을 의무적으로 부여하고 사회보험료를 징수하는 방식이 정작 상대적 으로 더 큰 경제사회적 위험에 처해 있는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부조나 사회수당 등 조세기반 사회보장제도의 역할을 강화하는 정책 또한 명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존 패러다임을 고수해야 하는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하는지 주저하는 상황에서, 최근 사회보장 패러다임의 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 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사회보장 패러다임 재편 문제를 저출산·고령화 대응, 성장체제와의 정합성 제고를 위한 개혁 측면 등에서 설명하기보다 새로운 하층계급의 형성과 그에 따른 사회적 균열 측면에서 접근했다. 고용형태 다변화와 같은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사회보장체계를 지탱해 왔던 전제가 바뀌고 있고, 이에 따라 사회보장 패러다임 재편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사회보장 패러다임 재편은 서둘러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냉정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은 고용형태 다변화가 가져온 일하는 방식과 삶의 방식에 부응하는 사회보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 색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루고자 하는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 1) 고용불안과 소득불평등에 대한 전망, 2) 취약성이 사회 보장제도에 미치는 영향, 3) 일과 삶의 불안정성을 경험하는 집단에 대한 고찰, 4) 대안적 사회보장 패러다임 구상이다.

연구보고서 2020-13

143 142 ‣

PART 01 KIHASA 현황

PART 02 2020년 연구 사업

PART 03 2020년 연구 성과

PART 04 2020년 연구 활동

PART 05 부록

2. 연구 내용

이 연구에서는 보편적이고 미래 지속가능한 사회보장체계 구축을 위해 크게 4가지 연구문제를 설정하고 분석하였으 며, 각 문제들에서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대안적인 사회보장 패러다임 구상에 필요한 방향과 핵심 의제를 제시하였다.

첫째, 환경분석을 통한 고용불안과 소득불평등 전망을 살펴본 결과, 고용형태 다변화로 인한 사회보장제도 개편은 3가 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1) 노동시장 내 고용형태 다변화는 주로 기술적 요인과 기업의 경쟁적 원인에 의한 것 으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사회보장의 이중구조화(dualization)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 2) 고용형태 다변화는 경제의 디지털화와 디지털 자본주의 이행 등의 영향으로 ‘혼성고용(hybrid employment)’이 증대되어 종사상 지위보다는 소득 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을 초래한다는 점, 3) 코로나19 위기로 드러난 사회보장의 이중화와 극복 문제, 새로운 사회적 위험요인에 대응하는 사회보장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사회보험 사각지대문제 해소를 위 해서는 사회보험 방식의 사회안전망에서 소득을 기반으로 한 보편적 사회안전망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방식의 선택문제가 남아있으나, 상향식 사회보장을 위한 전제는 현재 수준의 기여나 부담 증가에 있음은 분명하다.

둘째, 한국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용형태 다변화와 새로운 고용불안 계층인 프레카리아트의 규모와 실태를 분석한 결과 6가지 함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1) 고용형태 다변화가 진행되는 속도와 업종이 특정 부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더 넓게 확산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 2) 고용형태 다변화는 불안정고용의 확산과 실업률 증가, 저소득노동자 증가를 통해 사회보장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사회보험 중심형 사회보장체계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는 점, 3) 고용형태 다변화와 사회보장체계의 미성숙은 프레카리아트 발생과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4) 고용과 관련 하여 공정성을 제고하는 보다 확고한 원칙과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이 시급하다는 점, 5) 프레카리아트에 대한 지원은 고 용영역을 넘어 사회보장영역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이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정책들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점, 6) 끝으로 고용정책과 사회보장정책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그로부터 배제된 집단에 대한 정 책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일과 삶의 불안정성을 경험하는 프레카리아트를 포착하고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 수행한 인식조사 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결과를 분석하였다. 고용형태 기준으로, 저임금 프레카리아트는 20~69세 인구집단의 20.15%로 추정되며, 개인노동소득에 가구소득을 반영하였을 때는 13.3%로 추정된다.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의 개념을 준용한 기준으로는 20~69세 인구집단의 43.8%가 프레카리아트이나 우리사회에서 많은 노동자들 이 충족시키기 힘든 기준(예, 노동조합을 통한 대표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또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분 석결과 고용불안, 소득, 사회보장 기준을 적용하였을 때 임금노동자의 46.1%가 프레카리아트의 속성을 갖는 것으로 나 타났다.

대상별 분석결과로는, 먼저 청년층은 개인소득에서 노동소득이 90%이상을 차지하고, 공적이전소득의 비중이 높았다.

사회적 지지체계가 없고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거나 혼자 밥을 먹는 청년일 가능성이 높았으며 초기 청년일수록 프레카 리아트일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프레카리아트의 삶은 사적이전소득의 감소와 낮은 수준의 공적이전소 득으로 인해 노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이들이 진입하는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이다. 고령층이 프레카리아트가 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근로연령기의 고용지위와 재직기간 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 다. 이민자가 겪는 중첩된 불안정 상태를 ‘하이퍼 프레카리아트’로 지칭하며 이민자가 하이퍼 프레카리아트가 되는 주요

144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0 연차보고서 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Annual Report 2020

원인으로 ‘체류자격’을 들 수 있다. 체류자격에 따라 하이퍼 프레카리아트를 경험하는 영역에 차이가 있었고, 승진기회 만족도, 근로안전, 사회보장 가입 등에 있어 전반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보편적 사회보장체계 구축을 위해 고민해야 할 핵심의제를 1) 보편적 사회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사회적 합의구 조 재편의 필요성, 2) 계층 간·세대 간 연대에 따른 공감대 형성 필요, 3) 재원부담체계 개혁, 4) 고령층 소득보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회보장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새로운 체계로의 단계적인 접근, 소득기반의 보편 적 사회보험체계 구축, 사회보장세 도입이 필요하다.

3. 정책 제언

세상은 항상 변해 왔으며, 근대세계는 더욱 빠르게 변해왔다. 인간의 지식이 축적되고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 쳐 노동과 삶의 방식 또한 빠르게 변해 왔다. 변화하는 세계에 맞게 제도를 바꾸는 것은 종교적 제도나 세속의 제도가 크 게 다르지 않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본래 그것이 지향했던 <계층 간·세대 간 연대>의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제도의 현실 대응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그것이 노동시장 과 사회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소평가는 항상 현실에 의해 부정되었다. 그리고 21세기 우리사회는 바로 이러한 문 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실에서 기술혁신은 제조업을 시작으로 많은 업종에서 사람들의 노동에 질적, 양적으로 영향을 미 치고 있다. 일자리는 국경을 넘어 이동하며 일국 차원의 일자리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노동에 대한 법적 규제가 방향을 잃음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고용불안과 저소득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이 문제가 <노동-가족-복지국가의 삼중구조>에 서 비롯되었다면 그 해법은 이 구조를 재편하는 방향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시장과 국가 그리고 가족>의 역할에서 사회보장체계를 지탱해 왔던 전제가 바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사 회보장 패러다임의 재편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재편방향과 관련된 원칙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 째, 고용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용문제 해결을 전제로 사회보장 정상화를 이루기보다 실제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 는 소득재분배와 사회서비스보장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둘째, 개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구는 연대가 작 동하는 사적영역이지만 개인의 소득을 보장하지 않고서는 그 연대는 가부장적이거나 종속적인 문제가 있다. 전업주부가 남편으로부터 독립할 개혁, 가난한 노인이 성인자녀에게 종속되지 않게 하는 개혁, 청년이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 는 개혁이 필요하다. 셋째, 임의적/시혜적 보장에서 보편적이고 사회권적 보장으로 이행해야 한다. 즉, 욕구가 있는 모든 국민이 사회보장의 혜택을 받게 하는 보편적 보장이 되어야 한다. 넷째, 공정한 부담을 전제로 하는 재원조달 체계를 구 축해야 한다. 보편적 사회보장체계는 <계층 간·세대 간 연대>를 목적으로 기능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프레카리아트로 정의할 수 있는 청년층, 고령자, 이민자 집단별 주요 정책제안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청년 프레카리아트의 삶은 노동소득이 생계의 주를 이루며, 위험상황에 처하거나 일을 할 수 없을 때 완충제 가 부재하고, 노동과 소득, 사회보험이 취약한 청년은 사회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삶의 불안정성을 극 복하기 위해서는 소득보장이 검토될 필요가 있지만 소득보장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려우므로 서비스 지원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문서에서 연차보고서 (페이지 14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