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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 시민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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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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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통해 배우는 지속가능한 지역재생의 실천적 방법 まちづくり 市民事業 _

新しい公共による地域再生

마을만들기 시민사업

마을만들기 시민사업

(2)

MACHIZUKURI SHIMIN JIGYOU

: ATARASHII KOUKYOU NI YORU CHIIKISAISEI Copyright Ⓒ 2011 by SATO Shigeru

First published in Japan in 2011 by Gakugei Shuppansha Korean translation rights arranged with Gakugei Shuppansha through Shinwon Agency Co.

Korean translation rights Ⓒ 2012 by KRIHS (Korea Research Institute for Human Settlements).

(3)

시장과 공공은 근대 민주주의 사회와 경제를 움직이는 수레의 양 바퀴와도 같았다. 그러나 20세기 후 반부터 이 양자 사이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제3의 길’로 대표되는 또 다른 사회경제의 운영방안이 모색 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새로운 공공(新しい公共)’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본서에서는 이 러한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여러 도시에 걸쳐 시도되고 있는 시민에 의한 마치즈쿠리1) 사업들을 살펴 보고, 이를 폭넓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970년대에 시작된 일본의 마치즈쿠리 역사를 살 펴보면 공공사업이 시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는 가운데 마치즈쿠리 활동은 다양 한 실천적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것은 프로그램 사업의 실행, 시민참여형 계획 수립 등에서부터 시민 스스로가 마치즈쿠리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운영하는 것에까지 이르고 있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생겨난 것으로 현대사회의 복잡한 과제에 대한 지역의 대응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여러 주체들 간의 협동과 연대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이 연계되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치즈쿠리 사업을 스스로 기획하고 시민사업으로 재생산하기 위한 지역운영체제를 새롭게 형성하 는 움직임도 있다. 이러한 체제가 계획관리와 지역운영의 핵심이 되는 ‘마치즈쿠리 파트너십 조직’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이러한 지역운영구조는 지역에 다양한 공치(共治)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도시 및 지역재생에 기여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지금까지 축적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실제적인 방법과 이론을 기 술하고자 한다. 그러나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명확한 사회적 지원제도가 존재 하지 않은 가운데 시민과 전문가, 행정의 노력을 통해 마침내 실현된 것이다. 그래서 현재까지의 마치 즈쿠리 관련 운영구조는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를 일반화하여 제도화한 것이 많으며 지금도 그러한 양 상이 엿보인다.

본서에서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는 ‘새로운 공공’이나 ‘사회적 기업’을 사회경제운영의 또 하나의 담당 자로 여기는 것은 21세기 들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의 성 과들을 제도화하여 보다 폭넓게 사회공헌이 가능한 제도적 틀로 반드시 구축해야한다. 예를 들어 공동

| 머리말 |

1)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는 흔히 국내에서는 ‘마을만들기’, 영어로는 ‘Community planning’이라고 통용되며, 그 의미는 쇠퇴한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실시하는 다양한 하드웨어(시설)사업과 소프트웨어(프로그램)사업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마치즈쿠리의 특징은 지역주 민이 주체가 되어 추진하는 사업이며, 소규모 상가가로에서부터 도시 및 지역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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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에 세입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주택을 포함시키는 것과 같은 공적 보조를 구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새로운 공공’이라는 정책적 근거가 등장하고 이에 대한 각종 예산조치 및 지원제도가 시도되고 있 지만, 아직은 ‘새로운 공공’이 어떠한 사회시스템의 재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그 전체상이 명확하 지 않다. 공공의 업무를 ‘저비용의 효율적인’의 조직에 맡겨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지정관리자제도 (指定管理者制度)와 같이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의 업무를 수요자로 볼 수 있는 시민부문에 단순히 위탁 (Outsourcing)하는 행정개혁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한 시민조직을 민간부문과 가격·서비스·효 율성의 측면에서 경쟁시킨다는 것은 ‘새로운 공공’의 이념과도 대치된다. 그러나 역으로 민간주도로 행 해지고 있던 분야에 저수익성을 이유로 민간이 관여하지 않는 사회서비스 제공, 일자리 창출 등의 역 할을 결합시켜서 시민사업화하는 방법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검토가 진행되어 ‘새로운 공 공’을 위한 제도가 구축되고 새로운 사회시스템으로서 인식되면서 구체적인 성과로 귀결되는 사업이 수행되는 것이다. 아울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실천적 경험의 축적이 ‘새로운 공공’의 모습을 명확히 하고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를 통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사회정 책과 제도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사회적 사명을 보다 폭넓게 달성하며 본래의 취지에 다가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 ‘새로운 공공’에 의한 지역재생」은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무한한 가능 성과 이것들이 담당해 나갈 지역사회의 미래상과 공간상을 그려낸 것이다. 이 책이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지역의 재생을 촉진하고, 21세기의 바람직한 지역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대부분의 사례들은 집필자들과 지역의 시민, 행정직원, 관련 전문가 등의 협력 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 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없었다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실천 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집필자들을 대표해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 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코멘트를 통해 집필자들을 질타 격려해주신 가쿠게이 출판사(学芸出版社)의 마 에다 유스케(前田裕資)씨와 최종 제작단계에서 도움을 주신 고마루 카즈에(小丸和恵)씨께 진심으로 감 사의 말씀을 드린다.

집필자를 대표하여

사토 시게루

(佐藤 滋) 2011년 3월

(5)

삶의 질보다는 경제성장이 우선시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함께 가는 것은 더디고 품이 많이 드니, 집중된 힘을 모아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경제성장은 국토발전과 환경보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함께 추구해애 할 목표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도시재생 분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도 시민과 지역이 주체 가 되는 도시의 재생과 발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창조적 도시재생을 통해 쇠퇴된 구시 가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며 문화·사회·복지·복지기반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간계획의 핵심적 패러다임이 되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에서 기획한 ‘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는 창조적인 방법으로 우리 이웃, 우리 동네, 우리 도시, 우리 지역을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담긴 이야기들입니다. 부디 이 시 리즈물이 쇠퇴하는 도시를 살려내고 아름다운 국토를 만들어가는 데 참고자료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합니다.

2012년 10월 국토연구원 원장

박양호

| 발간사 |

(6)

마을만들기 시민사업을 기획하며

과거 개발시대에는 폭발적인 도시화의 진행과 더불어 신도시 개발과 대규모의 주택공급이 도 시계획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급격한 인구증가와 주택수요 확 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상과 함께 저성장·안정 화 사회로 진입하였고, 그에 따라 도시 및 주택정책에서도 기존의 대규모 주택공급 위주의 물리 적 개발 중심에서 기존 도시환경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개선하는 도시재생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더 나은 도시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삶의 질(Quality of life)’의 문제로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2000년대 이래로 전국에서 ‘마을만들기’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 되기 시작하였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 장려함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뛰 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가운데 진행된 마을만들기 운동은 초기 단계를 지난 지금 시점에서 돌아볼 때 지속가능성과 실질 적인 만족도면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마치즈쿠리’ 활동을 통해 지역과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와 지역경제의 부흥을 동시에 꾀하는 경험들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축적되어 왔습니 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있었습니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지역 재생 을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주민들의 역량을 제고시키며, 주변과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이루는데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공공이 해결 할 수 없었던 지역과제들을 새로운 공공이 중심이 되어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 었습니다. 일본의 이러한 경험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 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최근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 름에 발맞추어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는 『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를 기획하여 국내외 의 우수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 도시 및 지역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나가고자 하고 있

| 기획사 |

(7)

습니다. ‘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 30 『마을만들기 시민사업 -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통해 배우 는 지속가능한 지역재생의 실천적 방법』’은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인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를 위 해서 일본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에서 보여주었던 지역활성화의 노하우들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하였습니다. 본서가 향후 한국의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에 대한 연구와 실무에 유용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2012년 10월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이왕건

(8)

머리말 ………

3

발간사 ………

5

기획사 ………

6

서 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란 무엇인가 ………

10

제 ❶ 부 | 사 례 편

1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통한 공공공간의 재생 ………

45

- 오타루 지역의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 2장 창조적인 역사도시 만들기를 위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

57

-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통한 역사도시 재생 - 3장 시민과 공공이 함께하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

79

- 다케후 ‘구라노쓰지’ - 4장 마치즈쿠리에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

91

- 이와테현 하나마키시 도와초 쓰치자와 지구의 시민사업 - 5장 마치즈쿠리 네트워크의 형성 ………

109

- 니가타 현 가시와자키 시 엔마도리 상점가의 재해복구형 마치즈쿠리 - 6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에 의한 중심시가지 활성화 ………

129

- 돗토리 시(鳥取市) 중심시가지의 방화건축대(防火建築帶) 재생 - 7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에 의한 노후밀집주거지의 재생 ………

141

8장 마치즈쿠리 회사의 사업전개 ………

155

- 후라노 시 중심시가지활성화 - 9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목표 ………

175

- 야마가타 현 쓰루오카 시의 중심시가지 마치즈쿠리 -

| 목차 |

(9)

제 ❷ 부 | 이 론 편

10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매니지먼트………

203

11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형성과정과 추진주체의 역할 ………

217

- 시민과 함께 행동하는 전문가의 역할 - 12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특유의 협력구조 ………

235

13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육성과 지원 ………

245

14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위한 창조적 환경 ………

259

- ‘SOHO City 미타카 구상’과 산업활성화정책 - 15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운영 ………

273

- 지속적인 자금순환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16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평가 ………

291

-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평가항목과 지표의 구축 - 17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미래 ………

299

- 조합방식의 재개발사업의 발전 - 18장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만드는 지역재생 ………

321

- 영국의 사회적 기업 - 맺음말 ………

334

역자후기 ………

338

참고문헌 ………

340

집필자 약력 ………

343

(10)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란 무엇인가

사토 시게루

(佐藤 滋)

1.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배경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배경은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주민참여를 지향하는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지역 커뮤니티의 가치와 잠재력을 재평가하고 일상생활환경을 단계적으로 개선하려는 흐름이다. 1970년 전후부터 시작된 일본의 마치즈쿠리는 상향식 방식에 의한 ‘참여와 분권’의 이념 하에 기초지자체와 지역사회가 연대하여 거주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이는 대규모 슬럼지역을 전면 철거하는 재개발사업이나 정부주도의 도시기반정비사업에 대한 반성에 따라 세계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마치즈쿠리 활동은 대부분 지역협의회에 의해 수립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지자체가 협력’하는 형태지만 이를 위해 여전히 공공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사업을 포함한 이러한 방법은 뚜렷한 사업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으며, 마치즈쿠리 사업을 지속하 기 위한 행정지원 역시 충분하다고 할 수 없었다. 또한 ‘주민참여 마치즈쿠리’에서는 지역사회의 주체성을 확립하지 못하여 최종 단계에서는 결국 행정에 의지하게 되는 경향도 있었다. 뿐만 아 니라 효과적인 물리적 환경개선 사업에 있어 ‘주민들의 협력’을 얻지 못하여 사업성과가 파급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필요한 사업을 시민들 스스로 만들어내고 실현하려는 시도 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둘째, 공공시책으로서의 도시개발 및 재개발사업에 시장경제이론 도입되어 도시정책에 있어서 시장화의 움직임이 발생하였다. 미국에서 시작된 쇠퇴한 항만부와 도심지역의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은 80년대부터 90년대에 걸쳐 세계 대도시를 휩쓸었고, 교외주택지 인근에 입지한 대형 쇼핑 몰도 글로벌 시장경제의 부산물로서 시민들의 생활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져왔다. 그러나 도심

/

(11)

부 복합개발이 제한된 상황에서 개발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초고층·초고밀 개발은 기형적인 도시 공간을 창출하고, 정부의 방대한 재정지출과 보조금을 수반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일반 시 가지정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황폐해진 도심을 재생하고 다양한 지역과제를 해결하려는 비영리조 직, 상공회의소 등이 기초가 되어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들이 생겨났다. 또한 민관공동 사업을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사업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게다가 재개발사업에 있어 서 권리자와 행정, 권리자와 민간부문이 협동하여 보다 시민의 입장에서 추진되고 지역사회가 주 체가 되는 사업도 나타났다.

셋째는 지역성의 회복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슈마허(Ernst Friedrich Schumacher)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1), 다마노이 요시로(玉野井芳郎)의 ‘지역주의 (地域主義)2)’ 등으로 대표되는 1970년대의 흐름으로서 내발적 개발과 발전, 적정기술 등의 기본 개념과 함께 각 지역이 독자적으로 육성해온 문화나 지역성, 그리고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있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경제·글로벌 시장경제가 부상하고 일본의 버블경제가 만연하면서 한때 힘 을 잃은 듯 보이다가 1990년대 초반부터 지구환경문제를 발단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하며 다시금 커다란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슬로우 푸드(Slow food),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의 전통과 역사, 문화의 재평가 등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것들은 기존 자본주의 시장 에서의 경제적 평가로는 성립되기 어려운 것으로 뜻을 같이 하는 시민들의 출자와 노력을 통해 지역 가치를 재창조하는 공동의 창조적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마치즈쿠리·지역만들기 로 이어지는 광의의 ‘시민사업’이 탄생하였다.

상기의 흐름들은 각각 독자적 논리와 다른 맥락에서 진행되어 왔지만 1990년대에 이르러 상 호 연계되며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냈다. 한편 1990년대에는 지구환경문제 등으로 인한 제한상 황, EU의 본격적인 활동에 따른 국경 없는 시민사회의 출현, 이민문제, 개발도상국의 급속한 도시화, 국경을 초월한 시장경제의 제어불능과 한계 등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면서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어번 르네상스(Urban renaissance), 도시 및 지역재생, 지 속가능한 개발, 농촌지역을 포함한 도시지역권(City region)의 전략적인 공간계획, 문화·관광도

1) E. F. 슈마하, 고지마 케이조(小島慶三) 외 역 『Small is Beautiful』(『スモール イズ ビューティフル』) 고단샤 학술문고, 1986.

2) 다마노이 요시로(玉野井芳郎), 기요나리 타다오(清成忠男), 나카무라 히사시(中村尚司 共編) 『지역주의 -새로운 사상으로의 이론과 실천 의 시도』(『地域主義-新しい思想への理論と実践の試み』) ,가쿠요쇼보(学陽書房), 1978) 등.

(12)

시 전략, 에코 시티, 콤팩트시티 등과 같은 광범위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신개념들이 탄생하 였고, 이것들이 도시 및 지역 계획과 도시 디자인 분야에 수렴되면서 도시 및 지역 재생의 흐름 으로 본격화되어 왔다.

2. ‘새로운 공공’의 등장

일본에서는 1990년대 버블경제의 붕괴 이후 경제재건의 견인차로 도시개발이 대두되었고, 도 시재생특별조치법 등에 의한 규제완화가 진행되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는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로서, 규제완화와 시장경제를 만능으로 여기는 80년대의 레 이건, 대처, 나카소네(中曽根) 등 신자유주의경제를 신봉하는 리더에 의해 경제적 도구로서 도시 개발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대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패러다임 변화에 동반한 새로운 도시정비방 식을 모색하는 움직임과 민간부문의 활력을 제고하는 자유방임주의적인 도시개발의 방식이 팽팽 히 대립하면서 점차 새로운 사회경제운영의 청사진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정부주도로 추진되는 주거환경정비나 지역활성화 사업과 더불어 민간주도의 민관공동프로젝트의 한계 역시 분명히 존재했다. 특히 민간주도의 도시개발은 시장성이 있는 장소에서 집중적인 이윤을 낳는 장 치로만 기능을 할 뿐, 그 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과 반성을 통해 등장한 것이 비영리섹터, 중간영역, 협동조합 등에서 발전한 ‘사 회적 기업’3)이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경제운영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사회적 목적을 담당하 며 지역사회에서 시민의 협동에 의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창출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은 마 치즈쿠리나 상향식 주거환경정비사업, 사명감을 가진 기업가와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 등과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의 커뮤니티개발회사(Community Development Corporation)나 일본의 지권자(地權者)4) 중심의 공동재개발사업과 그 운영을 책임지는 마치즈쿠리 회사 등이 그것이다. 현대사회는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에 대한 대안이 요구되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을 짊어지고 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이 필요한데 지역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사회경제운영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부문 사이의 중간영역, 소위 ‘새로운 공공’의 역할을 할 주

3) 사회적 기업에 관한 포괄적인 조사와 이론화는, 카를로 보르자가(Carlo Borzaga) 외 편 『사회적 기업(소셜엔터프라이즈)』(『社会的企業 (ソーシャルエンタープライズ)』) (원저 2001년 출판)에서 이뤄지고, 유럽 여러 나라의 예를 모아서 이론적 정리와 전망을 하고 있다.

4) [역주] 지권자(地權者)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권리자(權利者)를 뜻한다.

(13)

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들이 이미 일정 한 경제활동을 담당하고 있으며, 선진 민주주의국가에서는 이에 걸맞은 제도설계가 시도되고 있 다.5) 유럽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미 이러한 사회적 기업 이 사회적 소수자(Minority)나 장애인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 에 공헌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그 위상이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적 기업이 지역사회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전통적인 ‘사회적 경제’의 주체로서 협동조합과 공익법인이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 고 있으며, 특히 의료·복지 분야의 생활협동조합은 이미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NPO법인이 다양한 커뮤니티 사업이나 조사활동을 담당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적 기업의 향후 지속가능성이나 전체적인 사회경제운영체계 내에서의 역할과 비전이 공유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2009년에 민주당정권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공공’이 주요정책이 되었다. 그러나 이 ‘새 로운 공공’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공통된 인식을 형성하고 체계적인 정책이 전개되고 있 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새로운 공공 원탁회의’ 등의 검토를 통해 고작 긴급고용대책사업 등과 같 은 시범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한 실정이다.6) 오히려 마치즈쿠리가 지방분권이라는 명분하 에 국가차원의 시책을 철퇴시키는 동향도 포착된다.

그러나 NPO법인이나 사회적 기업 등 ‘새로운 공공’이 공공정책의 실행을 위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맡고, 자주적인 활동을 통해 필요한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 청이다.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공공’의 역할은 시장경제와 공공정책의 사이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가운데 더욱더 확대될 것이다. 바꿔 말해 단순히 효율성이 중심이 되는 시장논리 뿐만 아니라 현대의 복잡한 사회문제에 대해 지역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사회경제운영의 새로운 길을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의 가 운데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5) 전게서(前揭書)를 비롯하여 예를 들면 다나카 나쓰코(田中夏子) 『이탈리아 사회적 경제의 지역전개』(『イタリア社会的経済の地域展開』) 日本経済評論社, 2004.

6) 09년도 말에 공모된 내각부 ‘지역사회고용창조사업’이 그 대표이며, ‘본 사업을 통해 지역차원에서 풀뿌리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 연수인재의 발굴, 연수처 NPO·사회적 기업의 확보를 도모해가겠습니다.’라고 되어 있고, 억 단위의 자금이 선정된 NPO법인 등에 매년 공급되는 구조이며, 시민사업의 담당자가 크게 정책적 위치를 부여받은 것으로서는 평가할 만하다.

(14)

3.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탄생

3-1.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란

본론에서 다룰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넓은 의미로 사회적 기업이 담당하는 사업 과 같은 흐름 안에 있으며, 지역의 사회·

경제적 필요에 의해 시민과 시민조직이 자 율적으로 만들어내고 시민의 자발성과 창조 성이 기반이 되는 사업을 말한다. 시민사업 이라는 용어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에 서 사용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시민 수준에서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정의되며,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

헌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뜻도 있다. 시민사업에 대하여 이가라시 다카요시(五十嵐敬喜) 는 국가 공공사업에 대치되는 것으로서, 기존 공공사업을 해체하고 공익(公益), 즉 시민전체의 공 통이익에 공헌하며 시민의 정부인 지자체가 실시하는 공공사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현지 기 업, 시민, NPO가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시민이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형성할 수 있는 공 공사업7)이라 하고 있다.

이렇듯 광범위한 해석이 가능한 가운데 본서에서 다루는 시민사업은 소위 ‘마치즈쿠리’에 관한 것으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물론 여기서 ‘마치즈쿠리’는 하드웨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프로그램 사업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경위에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지역사회에 기반한 시민에 의한 협동조직에 의해 지 역의 자원과 수요를 현재화(顯在化)함으로써 추진되는 자율적인 마치즈쿠리 사업의 총체’라고 정 의하겠다. 그러나 다양한 시민사업적인 실천이 차후 우리의 사회운영체제 안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으며, 시민과 행정, 전문가도 실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국가정책 차원에서는 지자체를 초월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조직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전국 도

그림1_지역사회의 시민사업

행정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시민 상점회 기업

재원・노하우 재정적・법적 지원

(조례 및 요강)

주민자치 조직

공익법인 (중간 지원 조직)

(중간 지원 조직)

전문가

마치즈쿠리센터 (중간 지원 조직)

NPO

(중간 지원 조직)

사회적기업

인적・재정적 자원 사업 지지

전문적 지식・기술・정보

7) 이가라시 타카요시(五十嵐敬喜), 아마노 레이코(天野礼子) 『시민사업 -포스트공공사업사회로의 도전』(『市民事業-ポスト公共事業社会へ の挑戦』) 中央公論新社,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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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재생 모델조사, 마치즈쿠리 담당자 지원사업, 주민참여형 마치즈쿠리 펀드 등의 실험적인 제도 를 통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후원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본고에서는 마치즈쿠리로 진행되고 있는 시민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가시적인 성과와 그 가능성, 그리고 향후의 과제들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그리고 시민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다주체(多主體) 연계의 구조를 이해하고, 지역사회운영의 청사진에 관해서도 논하고자 한다.

3-2.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혹은 일반적인 시민사업과 유사한 개념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Community business)와 소셜 비즈니스(Social business)가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 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쇠퇴하는 지역의 커뮤니티를 기초로 생활·복지 서비스나 재화의 공급 을 비즈니스로서 성립시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개념은 아직 명확하게 일반 화되어 정립되지 않았지만, 본서의 ‘마치즈쿠리 시민사업’과 대비시켜 그 개념적 차별성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겠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사회적 기업가(起業家)나 시민조직, 제3섹터, 지역 상공단체 등 광범위한 조직과 개인에 의해 추진되며 에코팜(Eco farm), 명산물 개발, 육아·생활지원 등의 다양한 사업으 로 실행된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비즈니스로 성립시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발견하여 발전시키고 정착시켜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 로 하고 있다.8)

다른 한편으로 ‘소셜 비즈니스’는 유누스(Muhammad Yunus)에 의한 그라민은행(Grameen Bank)9) 이나 개발도상국의 저소득 계층에 대한 환경개선사업을 글로벌기업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사업을 말한다. 또한 장애인 일자리 지원이나 빈곤층·노숙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도 포함된다. 즉 소셜 비즈니스는 사회적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인적·사회적·경제적 자원을 재구성하고 비즈니스로 성립시켜서 자율성과 지속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다.10)

반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지역사회에 축적된 마치즈쿠리 활동을 근간으로 지역에서 발생

8) 예를 들면, 가자미 쇼조(風見正三) 외 『커뮤니티 비즈니스 입문 -지역시민의 사회적 기업』(『コミュニティビジネス入門-地域市民の社会 的企業』) (가쿠게이출판사, 2009) 등에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지역과제의 해결, 지역지향(地域指向)이 강조되고 있다.

9) 빈곤층이나 여성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 기업지원을 저리, 무담보로 융자하는 은행.

10) 경제산업성 「소셜비즈니스연구회, 2008년 보고서」에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소셜 비즈니스를 지역성이 있는가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가 라는 관점에서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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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적 사명과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마치즈쿠리 사업을 구성하는 것이다. 비즈니스나 창업이 우선이 아니라 지역의 수요와 요구 혹은 미래의 비전에 대하여 그 해 답을 찾고 실행하려는 과정에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즉, 사회적 사명을 수 행하기 위한 사업이 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여러 주체가 연대하여 사업화한다는 것이 그 본질 이다. 예를 들어, 지권자(地權者)에 의한 공동주택 개축의 경우 개인이 개축할 때에는 비즈니스로 서가 아니라 자기가 비용을 부담하여 더 나은 주택을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다수 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부담으로 자신들의 거주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역이 필요로 하는 안전한 고 령자 주거나 복지·커뮤니티시설 등을 설치하고, 개인만으로는 해답을 찾아낼 수 없는 과제에 대 해 공익을 실현하며 사업화를 도모하는 것은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지역에 공헌하고 지역 내 자원을 순환시키는 것을 미션으로 삼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은 단일 비즈니스로서 사업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 지역과의 연대, 지역사회로부터의 지원 에 의해 커다란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나 참여그룹 과의 연대·교류에 의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유지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에서 의 ‘시민’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집합체이자 연대·통합의 대상으로서의 시민이다. 이에 조직이 나 법인, 조합, 기업도 그 집합체로서의 시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으며, ‘시민의 정부’로서의 지 자체도 포함된다. 이러한 개인과 조직이 시민으로서 연대하고 협동하는 것이 시민사업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나 소셜 비즈니스를 뛰어넘는 ‘시민과 지역’에 의한 ‘시민과 지역’을 위한 ‘시민과 지역’의 마치즈쿠리 사업인 것이다.

3-3.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되는 7가지 흐름

여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들을 살펴보면 사회적 문맥 안에서 각기 다른 배경과 동기를 가지고 생겨났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은 크게 다음의 7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마치즈쿠리 활동이 성숙해져감에 따라 다음의 단계를 모색하는 것이다. 1970년대에 시작한 마치즈쿠리 활동은 그 역사적 배경과 필연성 속에서 생겨났고, 30년 이상 시행착오를 거 치며 지속되었다. 그리고 시민과 전문가, 행정에서 발의된 모든 시민사업들이 이제는 성숙 단계 를 맞이하고 있다. 주민들은 단순히 참가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업의 주체로 부상하였고, 다양한 마치즈쿠리 활동은 서로 통합되어 지역사회운영을 위해 조직화되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구 체적인 마치즈쿠리 사업이 기획·운영되면서 마치즈쿠리 사업을 ‘시민사업’적인 구조로 추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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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이 나타나게 되었다.

두 번째, 시민들의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사업을 공공부문에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담당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고자 하는 흐름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농촌지역의 ‘유이(結)11)’나 공공공간 유지관리를 위한 ‘사토오야제도(里親制度)12)’, 주택지의 코먼(Common)13) 공간을 유지 관 리하는 관리조합 등의 활동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는 생활서비스 기능 이 쇠약한 주거단지나 노후화된 주거지역에서 주택보수와 쇼핑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 등 이 생기고 있다. 먼저 미션이 있고 그것을 담당할 주체를 스스로 형성하여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러한 조직들은 높은 이윤은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자원봉사적 성격이 강하지만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하는 것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으로서 일상생활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14) 그리고 주거단 지의 빈 집을 개보수하여 임대사업을 실시하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도 생겨나는 것도 있다.

세 번째, 지역사회의 다양한 수요를 현재화(顯在化)하고 이에 대응하는 영리·비영리사업을 만 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흐름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복지서비스 사업이다. 이는 개호 보험제도(介護保險制度)가 생겨난 이후 더욱 주목받게 되었는데 방문개호사업, 데이케어시설 경 영, 식사배달서비스 등이 있다. 또한 공공사업의 성격을 띠는 비영리사업에서부터 보다 광범위한 사업으로 발전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주체가 마 치즈쿠리에 관련된 사업의 담당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네 번째, 사회적 기업가(起業家)라는 존재이다. 이들은 조직의 형태와 상관없이 명확한 비전과 사회적 사명,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을 추진하며, 사회성을 전면에 내 세우면서도 비즈니스적인 합리성을 가지고 경영에 임하는 ‘사회적 기업가’가 된다.15) 행정의 측면 에서 보면, 이러한 것들은 사회성은 있지만 지자체가 직접 운영할 수 없는 사업 분야를 지원하여

11) [역주] 유이(結)는 모내기, 벼 베기, 지붕 잇기 등 일시에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할 때 행하는 공동노동의 형태를 말하며, 우리나라의 ‘두 레’와 비슷하다.

12) [역주] 사토오야제도(里親制度)는 공공공간의 환경미화를 촉진하기 위해 시민 볼런티어에 의한 미화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서, 시민 등이 사토오야(수양부모)가 되어서 일정 공간을 자신의 양자처럼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관리한다.

13) [역주] 계획적으로 정비된 주택지 안에서 가까운 이웃, 거주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적인 공유 공간.

14) 지바대학의 스태프가 지원하는 ‘지바지역 재생 리서치’ 등의 이외에, 인근 대학이 학생기숙사로 사용하면서 지원, 사회실천 등을 시도 하는 예도 나와 있다.

15) ‘오미 시민사업 창출지원 프로젝트(おうみ市民事業創出支援プロジェクト)’가 전형적인 예이다. 지원의 목적으로서 이하의 홈페이지 에는 “시민이 주체적으로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는 시민활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확대는 양상에서 (중략) 매니지먼트 능력을 포함한 ’경영 자원‘과 시장으로부터의 자원조달을 포함한 ’조직경영 개선‘, 사업을 통한 ’다양한 주체(전문가·행정·기업·시민 등)의 참여를 촉구하 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http://www.ohmi-net.com/shiminjigyou/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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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풍력발전과 같이 사회적 관심이 높은 분야를 대상으로 ‘뜻이 있는 펀드자금’을 모아서 비즈니스로 발전시킨다. 이는 단순 한 이윤을 배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즈니스 감각과 경영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참여하여 사회 성이 있는 미션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가는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적 인센티 브를 활용하여 로비활동을 지속하고 사회적인 미션을 비즈니스로 성립시키고자 노력한다. 그리 고 이렇게 생겨난 사회적 기업은 유기 농산물로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고 경제적 순환을 도모하는 기업으로부터 환경 비즈니스, 복지사업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섯 번째, 공공이 시행하는 법정사업이 발전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되는 흐름이다. 일 본의 재개발사업이나 구획정리사업에서의 조합, 혹은 구분소유건물의 관리조합이 바로 시민사업 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들은 법정사업의 틀을 벗어나 마치즈쿠리 회사를 세우고 NPO 법인, 지 역협의회 등과 연대하여 다양한 시민사업을 창출한다. 최근에는 법정 재개발사업에서 파생한 ‘우 량건축물정비촉진사업(優良建築物整備促進事業)’ 등을 위한 조합이 보다 개방적인 마치즈쿠리 시 민사업체로 발전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또한 15장의 다나카 시게오(田中滋夫)의 논문에서 볼 수 있듯이 각종 법정 사업조합들이 실적을 축적하여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장애인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이 자립지원법(自立支援法)으로 규정된 공적 보조를 받으면서 장애인 지원과 관련한 다양한 시민사업을 전개하며 마치즈쿠리, 커뮤니티 만들 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예도 있다. 이러한 법정 사업조합이 시민사업을 실천하는 현상은 마치 즈쿠리 시민사업의 핵심적인 동향이다.

여섯 번째, 개별 민간사업이 지역사회 공헌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오테마치(大手町)·마 루노우치(丸の内)·유라쿠초(有楽町) 지역의 기업 간 연합사업 등과 같은 지역 매니지먼트(Area management)의 흐름이다. 최근 지역사회 공간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민간기업이 연대하여 공동으 로 운영·관리하는 조직이 각지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는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사적 영역과 공공 부문이 관리하는 공공 영역을 분리·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NPO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

관리하는 것이며, ‘기업시민(企業市民)에 의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민간기 업에 가까운 형태의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했지만 향후 시민사업으로 전환되거나 본격적인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사회적 경제’라는 대체개념이 제안되고, 그것 을 담당하고 있는 협동조합이나 공익법인이 새로운 미션을 개발하고 시민사업에 편승하는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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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16) 기존 사회적 경제운영체제의 요체였던 생활협동조합이나 생산자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사명의 달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며 복지나 의료 등의 공익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때로는 이러한 조직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조합원이 자립하여 스 스로 기업체를 세워 시민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사회적 요구는 있지만 이를 행정과 민간부문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 설립되는 소위 관민공동출자의 제3섹터17)도 궁극적 으로는 이러한 흐름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치즈쿠리에 관련된 시민사업은 이러한 주체에게 맡겨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흐름에 비추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사례를 고찰해보면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 으로 작용하여 사업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에서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구체적인 형태를 소개하고자 한다.

3-4.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미션과 5가지 유형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수행하는 다양한 미션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지속적인 지역거주를 위한 협동의 주거환경 조성

•역사적 가로경관과 건축물의 보전 및 활용

•시민활동과 도심 내 커뮤니티 거점 형성

•공공공간이나 가로경관의 창조 및 개선

•복지와 일자리 지원을 위한 공간 형성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도시 관광을 지원하는 환경정비

•문화예술활동과 관련된 사업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이러한 미션이 다양하게 결합되어 진행되며 개별 담당자와 조직과 연 대하여 특정시설이나 커뮤니티 공간을 정비한다. 그리고 출자와 조직 형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

16) 협동조합에 관해서는, 가스야 노부지(粕谷信次) 『사회적 기업이 개척하는 시민적 공공성의 신차원』(『社会的企業が拓く市民的公共性の 新次元』) (지초샤, 2006)에 상세하다.

17) 본래 ‘제3섹터’는 ‘Third sector’와 같은 의미이나, 본고에서는 일본의 많은 제3섹터가 안이한 행정의 아웃소싱 수단으로 이용되어서 부 정적인 평가가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그것과 구별하고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본질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중간섹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중간섹터’는 정부와 민간 사이에 존재하고, ‘제3섹터’는 제3극(第三極)에 위치한다는 의미이므로 본래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에 본론에서 다루는 시민사업의 주체는 ‘제3섹터’라는 용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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섯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은 확대·연계되어 도시지역의 지속적인 재생을 담당하게 된다.

각각의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조직들은 유형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다양한 유형이 서 로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즈쿠리 활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마치즈쿠리 회사가 생 겨나고, 테마형 활동이 전개되거나 공익법인의 활동이 마치즈쿠리 활동을 유발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태생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고려한 유형별 마치즈쿠리 시민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⑴ 협동의 연대 사업형

제4장의 쓰치자와(土沢)의 사례와 같이 마치즈쿠리 활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행정지원을 통해 제3섹터로서의 마치즈쿠리 회사가 탄생하는 유형이 있다. 이 회사는 이벤트 사업을 추진하거나 주거공간의 개선 및 상업공간의 조성 등을 위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형태로 공동개축사업을 착수하기도 한다. 이는 지권자를 중심으로 추진되지만 마치즈쿠리 활동의 주체들에게 축적된 노 하우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제공되어 지역의 수요와 요구를 실현시키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 로 탄생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다양한 시민사업이 지역에서 생겨나고, 지속적인 마치즈쿠 리가 진행된다.

제1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오타루(小樽)의 목골벽돌식 창고군의 보전재생사업은 지속적으로 전 개되었던 오타루 운하 보전운동의 연장으로, 소유주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보존재생사업과 도시 공간·가로경관 정비, 공적 사업 등과 연계하여 전개된 예이다. 특히 이는 이미 진행중이던 민간 사업이 시민들과의 연계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제5장 에서는 이러한 집적의 과정에서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정비됨으로써 사업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지역전개방식을 통해 설명한다.

제3장에서 소개하는 다케후(武生) 구라노쓰지(蔵の辻) 사업은 공공의 재개발사업을 지속적인 시 민들의 참여를 통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마을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연대를 이 뤄낸 사례이다. 이 사업은 그 프로세스와 결과물의 수준을 볼 때 이상적인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이라 할 수 있다.

대도시의 도심부, 밀집시가지에서의 마치즈쿠리 활동의 연장선에서 생겨난 마치즈쿠리 시민사 업으로는 한신(阪神)·아와지(淡路) 대지진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고베시(神戸市) 마노 지구(真 野地区), 노다 북부지구(野田北部地区)의 공동개축사업 등이 있다. 그러나 이 사례들은 공공부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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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마치즈쿠리 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으로의 확대라고 볼 수 없다. 본래 마치즈쿠리 활동의 연장선상에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구축되 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대도시권에서는 마치즈쿠리 활동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서 확 대되기 위해 또 다른 사업적 동기부여가 필요하기도 한다.

제7장의 동경도 목조 밀집시가지의 사례에서는 방재와 주거환경정비를 결합하여 복합적인 마 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전개하는 양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고층화나 개별개축, 내진개수(耐震改 修) 정도의 대안만을 구상하여 지역의 미래상을 그려내는 데 한계가 있는 주민들에게 지역의 주민 자치조직이나 마치즈쿠리 협의회, 지자체, UR(도시기구), 전문가집단 등이 협력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만들고 지원하는 과정과 방법론을 소개한다.

⑵ 마치즈쿠리 회사 사업형

마치즈쿠리 회사의 시초는 나가하마(長浜) 행정이 출자한 주식회사 구로카베(黒壁)이며, 이것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즈쿠리의 추진조직으로서 설립된 이러한 회 사는 지역에서 노하우와 신뢰를 축적하면서 선도적인 사업을 개발하여 전개하였다.

제8장에서 소개하는 ‘후라노 마치즈쿠리 회사(ふらのまちづくり会社)’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나카(田中)씨가 설명하고 있는 라토브(LATOV)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사업 조합이 주변의 마치즈쿠리 활동과 연대하여 시민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이후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의 담당주체가 될 수도 있다. 후라노(富良野) 지역의 마치즈쿠리 회사는 재개발사업이라는 필요에 의해 축적된 경험을 새로운 사업에 적용하고 있는 예이며, 지역의 인적자원이 마치즈쿠리 회사에 결집해서 지역과 시민들의 지원을 얻는다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돗토리 현(鳥取県) 시카노(鹿野)의 마치즈쿠리는 가로경관 보전을 위한 지역활동이 ‘NPO 법인 인슈 시카노 마치즈쿠리 협의회(NPO法人いんしゅう鹿野まちづくり協議会)’와 ‘마치즈쿠리 회사 후 루사토 시카노(まちづくり会社ふるさと鹿野)’를 탄생시키고, 향토음식점 등과 같은 각종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다양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례이다. 예를 들어 빈집 을 활용한 마치즈쿠리 집회시설 ‘유메혼진(夢本陣)’, ‘유메코미치(夢こみち)’, ‘시카노야도(しかの宿)’ 등은 지역에 기반을 두고 교류시설을 정비·경영하고 있는데, 착실하게 진행된 마치즈쿠리 활동 은 시민의 총의를 결집함으로써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18) 근래에는 ‘시카노 교류 관 도리무(鹿野往来交流館童里夢)’라는 시설을 시(市)에서 직접 건설하고, 그 운영을 마치즈쿠리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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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맡고 있다. 자율적인 법인인 ‘마치즈쿠 리 회사’가 추진하는 작은 마을에서의 마치 즈쿠리 활동에서도 지역 애착과 전통적인 로컬 레짐·거버넌스(ローカルレジーム ガバ ナンス, Local Regime Governance)의 존재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치즈쿠리 회사의 출자와 관련된 사례는 재개발사업의 운영회사에서 시작되고 변형 된 형태와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서 출자자

를 모집한 나가하마 시(長浜市) 구로카베(黒壁)와 같은 형태,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프로그램을 행 정과 시민이 공유하고 실행을 위해 선도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이다 시(飯田市)의 마치즈쿠리 컴 퍼니(まちづくりカンパニー) 등이 있다. 출자를 모집하여 지속적인 사업전개를 하는 주식회사의 형 태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위해서 강력한 경영감각이 있는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

⑶ 테마형 마치즈쿠리 활동 발전형

환경문제나 경관보전활동을 비롯하여 장애인의 일자리 지원, 사회적으로 배제된 젊은이의 교 육문제 등 특정테마를 가진 활동단체가 단독으로 혹은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마치즈쿠리에 관련된 구체적인 사업이나 활동거점형성 사업에 나서는 예가 여기에 해당된다. 본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오타루의 벽돌창고의 보존활동, 가시와자키(柏崎)의 엔마도리 상점가(えんま通り商店街)의 마치즈 쿠리를 비롯하여 ‘NPO 그라운드워크 미시마(NPOグラウンドワーク三島)’를 중심으로 한 겐페이 강 (源兵川) 등의 수변공간과 생태계 복원을 테마로 한 마치즈쿠리 활동, 장애인 취업지원의 NPO법 인과 연대하는 ‘유메카이도 가베(夢街道 可部)’의 주거재생에 의한 거점형성 등이 테마를 추구한 비 영리 자원봉사 활동에서 발전하여 힘을 키우고 신뢰를 구축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전개된 예이다.19) 현재 이러한 사업은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사진1_후루사토 시카노가 운영하는 시설

18) 이마미조 쿄코(今溝恭子), 「NPO법인 인슈 시카노 마치즈쿠리 협의회에 의한 시민사업으로의 전개」(「NPO法人いんしゅう鹿野まちづく り協議会による市民事業への展開」) 『계간 마치즈쿠리 29호』(『季刊まちづくり29号』) (クッド研究所 · 学芸出版社, 2010年) 참조.

19) 각각의 홈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러나 가베(可部)에 관해서는 정리된 문헌이 아직 보고되어 있지 않다. 저자는 두 번에 걸쳐 현 지조사와 관계자 인터뷰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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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특정 테마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과제와 사명을 가진 활동조직과 연대를 통해 보다 포괄적인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⑷ 사회적 사명의 사업화형

사회적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공공사업 을 추진하기에는 필연성이 적고, 시장에서 의 사업 채산성도 낮은 경우에는 이러한 사 회적 미션에 동조하고 지지하는 뜻있는 시 민들과 그들의 출자에 의해 사업화를 도모 할 수 있다. 유한사업 책임조합(有限事業責 任組合, 통칭 LLP)을 설립하거나 커뮤니티 펀 드를 모집하기도 하며, 시민출자에 의한 트 러스트(Trust) 형성을 통해 사업화를 도모하 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형태를 취하면서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색채를 강하게 띠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지방도시 중심시가지에 방치되어 있는 빈집 문제는 도시의 공동화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문화 거점의 쇠퇴라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적 사명을 가진 각개각층의 시민들이 행정과 전문가와 협동하여 해결해야 한다. 제9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쓰루오 카 시(鶴岡市)의 시민사업은 크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이며, 중심시가지 내에서 거주의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숙박 관련 사업을 마치즈쿠리 시민사업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인 사명감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착수하는 동기부여가 되어 ‘NPO 조카마치 트러스트(NPO城下町 トラスト)’에 의한 빈집을 활용한 중단기 체류형 주택인 고카쿠테이(皓鶴亭)를 정비하여 운영하고, 고령자 대상 임대주택인 쿠오레(Cuore)하우스의 유한사업 책임조합, 합동회사(合同會社, 통칭 LLC) 에 의한 건설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연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농업 활성화와 식품안전에 관련된 사례로서 계단식 논의 경관과 문화를 보존하고 재생시 키려는 목적에서 진행된 ‘다나다 트러스트(棚田トラスト, NPO법인 오야마 센마이다 보존회(大山千枚 田保存会) + 가모가와 시(鴨川市) 중산간지역 등 활성화협의회)’, 관광형 농장에 의해 농업지역의 재생

사진2_ 이탈리아의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주택협동조합 ANDRIA가 설립 및 운영하는 육아를 위한 주택단지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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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도모하는 농업법인에 의한 ‘오무라 유메 팜 슈슈(おおむら夢ファーム·シュシュ)’ 등 다양한 마치 즈쿠리 시민사업을 볼 수가 있다.

이상의 유형들은 테마형 활동에서 진일보하여 사회적 공헌과 사명을 전면에 내세우고, 시민들 의 참여를 유도하여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⑸ 공익·공익법인

(公益·共益法人)

전개형

기존에 활동하던 협동조합이나 사회복지법인, NPO 법인 등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일환으 로 사회복지법인이나 생활협동조합을 조직하여 고령자 주택을 건설·경영하는 사례가 있다. 그 러나 지역사회와 연대를 이루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NPO 법인

‘복지맨션을 만드는 모임’이 기획하고 복지사업자가 운영하는 이즈(伊豆)의 ‘도모다치 무라(ともだ ち村)’와 도쿄 아라카와 구(荒川区)의 ‘칸칸 모리(かんかん森)’ 등도 지역과의 연대·지역에의 공헌 을 목표로 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20),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사업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이러한 사업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가진 조직을 지자체가 지원함으로써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에서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사회적 기업이 공존하며, 이들이 연대를 이루거나 명확한 법적 연합체를 조직하여 주택지 개발의 기획·설계와 운영·관리를 일체 적으로 진행하는 식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공공사업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시민 조직의 활동이나 시민사업과 연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사회적 활동에 착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의 공익법인(公益法人)이나 각종 협동조합의 재정의로서 ‘새로운 공공’의 실질 적인 기능과 역할로서 참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각종 공익법인이나 협동조합, 농업법인은 진행 가능한 사업의 목적이나 범위가 제한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이러한 조직들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담당자가 되기 위해서는 제17장에 서 다나카(田中)씨가 지적하고 있듯이 다양한 사업전개에 따른 수익을 지역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법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 이탈리아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을 탄생시킨 제도개 혁은 조합이라는 공익 조직을 통해 사회적인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사회적 기업을 창출하였다. 이 사회적 협동조합은 장애인의 취업기회 제공에서부터 다양한 사회적 주택사업, 농업과 식품의 안

20) 「지역복지의 시대와 마치즈쿠리(地域福祉の時代とまちづくり)」, 『계간 마치즈쿠리 1호(季刊まちづくり1号)』, 굿도연구소·가쿠게이출 판사(クッド研究所 · 学芸出版社),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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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환경문제와 교육복지 등의 문제를 담당하며 그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다양한 모체를 통해 전개된다. 그리고 지역에서 다양한 마치즈 쿠리 시민사업이 기획되면 그것을 지원하거나 지속사업을 만들어내는 기구 혹은 사업을 만들어내 고 운영할 명확한 연대조직으로서의 ‘마치즈쿠리 파트너십 조직’이 형성되어야 본격적인 마치즈 쿠리 시민사업에 의한 도시 및 지역재생으로 나아간다. 이에 관해서는 본장 5절에서 상술한다.

3-5.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5원칙

이제까지 반복해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 재 시점에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명확하 게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다. 다양한 발달 과정을 가진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각각 의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기 때문에 그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시민사업이라고 규정될 수는 없다.

여기서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과 그것을 중 심으로 하는 마치즈쿠리의 원칙으로 다음의

5가지를 제안한다. 단, 이것들 모두가 처음부터 갖춰지지 않으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배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집적·전개되는 과정에서 방향성이 갖춰 지게 되면 그것이 곧 훌륭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인 것이다.

⑴ 지역협동의 운영체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지역과 밀접하게 진행되는 것이 기본이며, 다양한 지역조직과 연대하 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의 다양한 단체 및 조직과 의사소통을 하고, 행정이나 공적 단체(상점가조 합, 사회복지협의회, 상공회의소 등)와 연대하여 지역협동 체제를 조직하여 시민사업이 고립되는 것 을 방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사업 프로세스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사 회의 지지, 열린 참여의 기회, 포괄성의 확보 등에 의해 지역운영의 구조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요구된다.

사진3_ 워크숍에 의한 마치즈쿠리 프로세스 (도쿄 무코지마(向島) 에서의 워크숍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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⑵ 지역자원에 기반한 지역 순환구조의 구축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성립된다. 사 회의 기반이 되는 주거 및 복지시설, 농산어촌 자원, 인적자원, 지역산업 등 다양한 지역자원이 토대가 되어 마치즈쿠리 활동, 예술창조활동, 인재육성 등의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상호 연대를 이루어내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활용되는 지역자원을 연결 하고 지역 내에서의 자원 순환을 실현한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이러한 자원의 지역 내 순환 을 촉진하여 지역자원의 보전과 활성화에 공헌한다.

⑶ 지역 전개와 운영조직의 형성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형성 단계에서는 사업 영역이 특정한 사회적 기업의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열린 조직을 토대로 상호 연대하는 구조를 갖추고 파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업을 지속적 으로 창출하는 기반 조직, 나아가 전체 사업의 기획조정을 담당하는 ‘마치즈쿠리 연대조직(이하,

‘마치즈쿠리 파트너십조직’이라고 칭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단계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상호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지원하는 협의·운영조직이 형성되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지역 전 개를 도모하도록 하는 조직 정비가 이후의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운영을 서로 지지하고 지속시 키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⑷ 담당주체에 의한 공동창조 프로세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담당주체나 관련된 시민들은 의무감이나 책임감으로만이 아니라 워크 숍 과정과 같이 생기가 넘치는 창조적인 프로세스를 스스로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주거환경이나 문제점, 장래의 비전에 대하여 주체로서 참여할 가능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 의 노력과 창조성으로 보다 바람직한 사업을 실현하고자 노력한다. 이때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을 촉매로 연대의 고리가 넓어진다. 이렇게 시민사업에 의해 생성된 주체가 한층 더 시민사업의 전 개로 확장되고, 전문가들이 프로세스를 이끌어가면서 노하우가 축적된다. 이러한 실천이 거듭되 어 공동창조적, 창의적인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파급되고, 지역경제에 연대와 창조의 사회적 자 본을 구축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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⑸ 지역경제기반의 형성과 사업의 자율성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지역의 경제기반과 연대하며 진행된다. 지역사회나 행정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율적인 경제기반을 구축하는 것과 병행하는 사업을 구성한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성립되면 이는 지역의 경제기반이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적인 시민사업의 기획과 실시에 맞춰서 지역경제기반의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에서 개별사업의 파이낸스를 스스로 통제하는 것은 그 동기와 도덕성 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운영의 자율성, 계획에 참여하는 시민에 의한 자치를 기본으 로 운영할 수 있는 조직체제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에서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자율성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조직을 컨트롤하는 것과 더불어 외부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조직이어야 한다. 공동 의 경영주체인 경우는 각각의 구성원이 외부에 대해서 ‘실체가 보이고, 어떠한 목적을 가졌으며, 이제까지 무엇을 해왔는가’ 등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신뢰감이 구축되면 지역의 경제기반 과 연계하여 경영의 자율성을 담보받게 되는 것이다.21)

4.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형성과정과 지역전개모델

4-1.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연대 프로세스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풀뿌리 마치즈쿠리 활동이나 개별 마치즈쿠리 회사의 사업을 통해서 생성되고, 나아가 복수의 사업이 연대하는 프로세스가 나타난다. 당초에는 지역의 명망 있는 사 람이나 신뢰받는 시민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일이 많았지만,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현지 금융 기관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마치즈쿠리 지원조직이 육성되고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연쇄적으로 진 행된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파급이나 연대에 의해 마을과 도시·지역의 재생을 도모하는 것 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최종 목표이다.

이러한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지역전개 과정은 다음의 5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

⑴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생성

도심재생의 핵심이 되는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추진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독자적인 시민

21) 이러한 의미에서는 주식회사 형태의 1주1표제(1株1票制)는 본질적으로 공동사업에는 어울리지 않으며, LLP나 LLC가 유한책임이면서 또한 1인1표제(1人1票制)인 점은 시민사업의 조직형태로서 적당한 것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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