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⑶ 오타루 운하 주변지역에서 시작된 전용의 변천

문서에서 마을만들기 시민사업 (페이지 52-57)

이제까지 오타루 운하 주변지역에서 전용이 집중되고 있는 지구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이제 이 러한 전용의 주체가 누구며 무엇에서 시작되었는가라는 점을 살펴보자.

우선 첫 번째는 ‘현지’에서 ‘외부’로의 흐름으로, 이것은 전용주체에 주목한 관점이다. 전용의 전 개 프로세스는 1990년대 이전의 현지기업 등에 의한 현지 자영형에서 시작되어 1990년대의 현지 임대형과 외부 유도형의 출현을 거쳐 2000년 이후에는 외부 운용형으로 전개되었다. 또한 역사 적 건조물의 가치를 활용하는 현지기업 중심의 전용에서 외부기업에 의한 비즈니스 목적의 전용 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외부기업은 임대인(현지 임대형), 현지기업과 협의를 통 한 임대인(외부 유도형), 그리고 소유자(외부 운용형)의 역할로 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유휴시설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기존용도를 이전한 적극적인 전용으로의 흐름이 다. 1990년대 전반까지 진행된 7건의 사례 중 4건은 유휴시설을 이용한 전용이며, 건축물의 본래 이용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던(예를 들면, 창고를 창고로서) 전용은 1건에 그쳤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이후는 8건 모두가 본래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던 건축물의 전용이다. 이 중에는 외부기업의 협의를 통한 전용도 포함되어 있다.

세 번째는 외부기업의 참가에 따른 전용구역의 확대이다. 현지 기업에 의한 종래의 전용은 역 사적 건축물이 많이 남겨져 있는 서쪽거리가 중심이었지만, 이에 반해 외부기업이 주체가 된 외 부 유도형과 외부 운용형 전용은 운하 건너편인 운하 동쪽거리로 확대되어 관광구역이 확대되었 다. 이것들이 모두 대규모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볼 때, 외부기업의 참가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용의 연쇄적인 발생을 ‘전용목적’과 ‘전용유형’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연쇄의 구조는 다 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오타루 운하 정비 직후에는 현지 기업에 의한 역사적 건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용이 시작되었고, 그 후에 조성제도나 시가지정비사업의 영향을 받으면서

‘경관 마치즈쿠리에 대한 공감’을 느낀 현지기업에 의한 전용이 뒤이어 발생하였다. 이러한 전용 의 연쇄에 따라 지역의 가치가 향상되었고, 이를 ‘비즈니스 기회요소’로 여기는 외부기업들에 의 한 전용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렇게 오타루 운하 주변지역과 같이 역사적 건축물이

고밀도로 존재하는 역사적 시가지에서는 전용이 연쇄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지역의 잠재적 가치가 향상되고, 이는 다양한 주체에 의해 파급되어 지역이미지를 제고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게 되었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동 지구에서의 전용의 연쇄작용에는 오타루 시에 의한 시가지 정비사업 이나 조성제도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역사적 건축물이나 역사적 건축물의 전용이 한층 더 연쇄를 촉구하는 요인의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민간 사업자에 의한 역사적 건조물의 전용은 그림1-2와 같이 부지 내의 외부공간 등의 갱신이나 기능 변화로 이어지고, 이는 보행자가 자유롭 게 이동할 수 있는 공공간(共空間)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공공간의 창출에서는 민간 사업 자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정비주체의 이해 하에서 각각의 지역에 알맞은 부지 내 보행자공간을 정비하고, 보행자공간의 영역을 확대시켜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3. 역사적 자원의 활용에 있어서의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의 가능성

본고에서는 마치즈쿠리 의지가 있는 참여주체들과 역사문화자원이 다수 존재하는 오타루라는 역사적 시가지에 대해 다뤘다. 오타루에서는 왜 시민과 기업에 의한 역사적 공간의 수복과 공공 공간의 형성이 연쇄적으로 실현된 것일까?

그림1-2_역사적 건조물의 전용과정에서의 보행자공간 정비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인 정비주체가 오타루에서 창업 당시의 본사 건축물을 어떠한 형태로든 남기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고 이것을 시작으로 정비가 진행되었다. 2002년에 닛토(日藤)의 창고가 점포·

미술관으로 전용되었는데, 이때 부속 목조건축을 제거하고 석조 창고만을 남겼으며, 2개의 공공간(共空間)을 정비하였고, 정비 비용의 부담과 유지관리는 정비주체가 담당하였다. 2003년에 오타루 시 도시경관상을 수상하였다.

① 광장모양의 외부공간은 심플한 구조물과 납작돌을 깐 바닥, 조명으로 연출

② 보행자공간에는 침목(枕木)을 사용하고 식재로 보행자공간을 연출

<전용 전> <전용 후>

보행자공간 닛토(日藤)의 창고

1946년 건설, 석조(石造)

광장

① ②

민간사업자에 의한 역사적 건조물의 활용과 보행자공간의 형성

① 마치즈쿠리 경험과 신뢰관계

오타루 지역의 마치즈쿠리 활동단체가 테마나 대상구역을 초월한 활동이 가능하게 했던 것은 오랜 기간에 걸친 오타루 운하 논쟁을 통해 축적된 마치즈쿠리의 경험에 의해서다. 운하논쟁이 진행되면서 ‘건물과 토지는 개인의 재산이지만 마을의 재산이기도 하다’라는 주민의식이 생겨났 으며, 이는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밑바탕이 되었다. 장기간에 걸친 마치즈쿠리 활동을 통해 얻 어진 개인의식의 변화와 활동의 축적, 다양한 주체들 간의 신뢰관계는 마치즈쿠리의 토양을 이루 고 있었다. 지역성이 담긴 공간형성의 핵심이 된 역사적 자원의 활용과 그 연쇄효과는 앞에서 언 급하였듯이 ‘역사적 가치의 평가’가 역사자원의 활용을 촉진하고 공익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② 부지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오타루에서는 개인이나 민간기업이 독자적 판단, 혹은 인접하는 소유자와의 협의를 통하여 연 쇄적으로 공공간의 정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역사적 건축물의 전용이 집중되어 있는 이 지구는 먼저 상인들이 창고나 사무소를 건축하고 난 이후에 행정기관이 측량을 통해 부지경계 등을 결정 한 지역이라고 한다. 따라서 역사적 건축물이 부지경계선 내에 다 들어가지 않고 20㎝ 정도 넘어 가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애매한 경계선으로 인해 다수의 소유자가 부지를 공유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는 공간정비에 관한 논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③ 역사적 맥락의 평가

주민들은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보존의식을 넘어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평가하는 의식이 성숙 되어 있었다. 주민들은 인터뷰를 통해 ‘형체가 있는 것은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역사적 건축물은 가능한 한 후세에 계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정비가 필요할 경우는 오타루 우체 국(小樽郵便局)처럼 역사적 문맥을 반영하는 디자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디자인의 수준은 오타루 주민들이 평가하며,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시설은 이 지역에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조치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주민의식을 통해 마을이 가꾸어져 왔다’라고 말한다.

④ 주민들이 마치즈쿠리의 전문가가 되다

오타루 운하 논쟁 이후의 마치즈쿠리 활동을 살펴보면, 행정이나 민간기업이 지역과제의 해결 을 위한 사업을 위탁할 때, 마치즈쿠리 활동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참여원을 조직하고 코디네이트하는 사업지원방식이 생겨났다. 개인이나 단체가 중심이 되고 가로경관의 역사적 가 치, 마치즈쿠리 활동가의 경험, 조사정보 등에 입각하여 독자적으로 추진되는 마치즈쿠리 시민사 업도 있다.

⑤ 공공사업으로의 위치부여

오타루의 마치즈쿠리에서는 행정이 사업타당성을 갖추고 있는 민간사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 이고 있었다. 2008년 7월, 오타루 시의 중심시가지 활성화 기본계획이 승인되었는데, 1999년에 수립된 구 중심시가지 활성화 기본계획과 달라진 점은 민간이 주체가 되어 진행하는 민간사업의 비율이 50%에서 80%로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민간사업의 사업평가 지표로 운하논쟁 때부 터 시민이 제시하였던 ‘역사적 건축물 활용시설의 이용자수’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시민들이 관심있는 사업을 선택하여 기부할 수 있는 ‘후루사토 납세제도(ふるさと納税制 度)’를 도입하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사업 안에는 마치즈쿠 리 활동단체에 업무위탁을 하는 역사적 건축물 보전사업도 포함되어 있다. 시민이 선택하고 기부 한 사업비를 마치즈쿠리 사업자가 양질의 활동으로 연결하고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다.

오타루의 마치즈쿠리 시민사업은 공공성을 가진 유무형의 역사적 자원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왔다. 행정의 선행투자나 제도의 개선을 통해 개인이나 민간사업자가 소유하는 작은 공간단위를 정비하고, 개별 관리운영을 자율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오타루에서는 마 치즈쿠리 시민사업이 지역 과제에 선행하여 추진되어 왔던 것이다.

제2장

문서에서 마을만들기 시민사업 (페이지 5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