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이미지 차용에 관한 연구 : 본인의 칠예작품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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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물의 이미지 차용에 관한 연구 : 본인의 칠예작품을 중심으로 Appropriating Images of Visual Objects in Author’s Ottchil Artworks 이정은,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Lee, Jeong Eun_Sookmyung Women's University. 요약.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많은 작가는 사물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작품에 표현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작품에 표현된 사물의 이미지는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하고 더 나아가서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 중심어 사물(事物) 사물화(私物化) 차용 옻칠. 기도 한다. 또한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무미건조한 사물을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사물 그 자체가 가진 본래의 기능과는 다른, 자기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것을 여기에서는 ‘사물(事物)의 사물 화(私物化)’라고 부른다. 이 연구는 사물의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을 제작하여 평범한 일상의 가치에 대하여 재고하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이 칠예작품에 어떻게 표현되는가에 관해 고찰함으로써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물의 이미지 를 작품에 도입하기 위해 사용한 것은 차용 기법이다. 차용은 미술사나 광고, 미디어 등, 다른 문맥에 서 기존의 이미지를 가져와 새로운 이미지와 조합하여 작품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론이다. 본 논문에서 는 사물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차용기법에 대해 논하고, 야기 카즈오(八木一夫), 필립 타 프(Philip Taaffe)의 작품을 통해 미술작품에 표현된 차용에 대해 분석하였다. 연구자의 작품 제작에 있어서 주로 사용한 매체는 옻칠이다. 옻칠은 주로 한국 및 일본, 중국에서 사용되어 온 천연재료로서 고유의 색감과 표면 질감의 표현이 가능하다. 작품 형태 제작에 사용한 기법은 목심칠(木芯漆) 기법과 금태칠(金胎漆) 기법, 협저탈태칠(夾紵脱胎漆) 기법이며 이외에도 옻칠 가루, 나전, 한지, 삼베 등을 이용하여 장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사물의 이미지’와 ‘사물을 통한 경험’이 작가에게 있어 중요한 제작 동기가 됨을 알 수 있었으며, 앞으로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예술과 현실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매개체로서 사물을 차용한 작품 제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ABSTRACT. After postmodernism, many artists are trying to borrow images of objects and express them in their works. The images of objects expressed in an artwork reflect not only the artist’s personal. Keywords visual objects transition to visual art appropriation Ottchil. taste but also an aspect of modern society. By choosing to use bland mass-produced objects, an artist can convey a meaning rather than the innate function of the object per se. This researcher calls this the ‘Transition from Visual Objects to Visual Ar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and the scope of artistic expressions by re-examining the value of ordinary daily life as an artist produces artworks appropriating images of objects and by examining how trivial objects or things commonly found in daily life can be expressed in Ottchil artworks. The method to introduce images of objects is appropriation. Appropriation is one of several methodologies that takes the existing image of objects from various contexts, such as art history, advertising, media, and combines them with new images to create an artwork. This study discusses the chosen methods of appropriation to express images of objects and analyzes how images were appropriated to create artworks by Kazuo Yagi and Philip Taaffe. The main medium used for this researcher’s artworks is ottchil, known as traditional Korea lacquer. Ottchil is a natural traditional material used not only in Korea but also in Japan and China, which offers unique colors and surface finishes. Ottchil artwork were made of wood, metal, and hemp. Artworks were also embellished using ottchil powder, mother-of-pearl, Korean paper, and hemp cloth. Through this study, this researcher was able to learn that the image of objects and the experience through objects can serve as an important inspiration for an artist to produce works of art and hopes to see more active productions of artworks appropriating images of objects as a medium that can help narrow the gap between art and reality.. 288.
(3) 1.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는 수많은 사물(事物)은 작품 제작에 있어 중요한 동기가 되며, 사물과 그것에 관련된 기억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동시에 개인과 사회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연구자가 사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민화를 소재로 한 옻칠 식기 개발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민화에 그려진 일상적인 사물을 재해석한 작품 <Figure 1>을 제작하면서부터 였다. 민화 <Figure 2>에 표현된 평범한 사물은 지극히 현실적인 삶의 기록이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의 시대 상황과 괴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점차 비현실적인 표현으로 변모하는 점에 주목하여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Figure 1> Lee, Jeong Eun. <Figure 2> Minhwa, 17-18C. <Minhwa Series> 2010. 그 이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금까지의 선입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눈으로 ‘일(事)’이나 ‘물건 (物)’에 대해 생각하게 되어 사물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 다. 사물에서 얻어진 이미지는 차용이라는 방법을 통해 작품에 구현하였다. 근년 수많은 미술작 품에 이용되고 있는 차용은, 사물을 본래 만들어진 문맥에서 미술이라는 문맥에 옮겨 놓거나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복제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본 논문에서는 광고나 물건, 미술사상 유명한 작품 등 기존의 이미지를 찾아내어 개인적인 취향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제작 함으로써 현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 사회의 단면을 담아내고자 한다. 1.2. 연구 방법 및 범위 다다나 쉬르레알리스트들을 시작으로 하여, 수많은 현대미술 작품을 돌아보면 그중 많은 것들 이 과거 거장들의 작품을 인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거장의 작품을 복제하면서 착상을 얻는 것과 같은 행위는 모든 시대에 있어 적절했거나 불가피한 훈련 양식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미술 역사상 차용의 예를 모두 열거할 수는 없으나, 본 논문에서는 주로 1980년대 이후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패러다임을 취급하기로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중적인 매체에 의해 지배된 이데올로기와 그것에 수반되는 미국 문화의 신화 파괴 이전에 ‘차용’ 세력이 크게 형성 되었다. 이러한 특징을 움베르토 에코(Eco, 1962/2006)는 ‘개방성’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열린 예술작품은 일률적으로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고 감상자 자신이 작품에 개입하여 무한한 의미 를 끌어낸다. 본 연구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물(事物)에 대하여-표현 요소로서의 사 물에 관하여 논했다. 또한 일상적인 사물을 작품에 넣는 행위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언급한다. 둘째, 차용에 의한 표현-새로운 ‘눈’, 차용의 개념에 대해 논하고 사물 또는 사물의 이미지를 차용해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찾았다. 그중에서도 유학을 계기로 이문화(異文 化)를 접하게 되면서 일상적으로 보이는 평범한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작품에 형상화 시키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또한 차용을 작품에 도입한 야기 카즈오(八木一夫), 필립 타프 (Philip Taaffe)의 작품에 대해 고찰한다. 셋째, 사물(事物)의 사물화(私物化)-본 연구자가 제작한 작품을 통해 사물의 이미지가 어떠한 방식으로 작품에 구현되었는가에 관해 논하였다..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289.
(4) 2. 본론 2.1. 사물(事物)에 대하여 샤를 바퇴(Batteux, 1746)는 그의 저서 <동일 원리에 환원되는 아름다운 예술성>에서 모든 예술의 공통점은 자연을 모방한 아름다움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현대에는 예술작 품에 ‘발견된 사물(found material)’이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물의 이미지를 넣은 작품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견해를 창조적인 작업을 통해 표현하는 것에 있어 ‘일상적 사물’을 넣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의 분석철학자 아서 단토(Danto, 1992)는 미술에 있어서 ‘아름다움’이라고 하는 가치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술은 아름답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유가 없어졌다. 현실 세계가 눈에 전달하는 것을 똑같이 감각의 배열로 제공할 필요가 없다. 미술가의 붓 터치가 만들어 내는 마술의 산물이지 않으면 안 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작품에 일상적인 사물을 넣는다고 하는 행위는 단순히 단토 가 말한 것과 같이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예술, 즉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한 창작행위에서 빠져나 가기 위해 행해진 것일까. 혹은 키치적인 요소를 넣어 제도화된 모더니즘에 반기를 들기 위한 것일 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살아가는 것과 예술의 분리를 거부하기 위한 행위인 것은 확실하 나 제작자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저 단순히 ‘그것을 표현하고 싶다’라고 하는 욕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는 일상에서 흥미를 갖게 된 ‘사물(事物)을 사물화(私 物化)‘하는 과정에서 차용 기법을 선택하여 삶의 모습을 기록하고 표현의 범위를 확장하고자 한다. 2.2. 차용의 개념 차용(Appropriation)은 라틴어의 propius에서 파생되었으며 자기 자신의(proper) 혹은 자산 (property)과 같은 어원에서 ‘자기 자신의 것으로 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존 파올레티 (Paoletti, 1985)에 의하면 차용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1) 단순한 차용. 사물을 본래 만들어진 문맥에서 미술이라는 문맥으로 옮겨 놓는다. 예를 들면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 등. 2) 사물 전체 또는 일부를 다른 사물의 구성적 기반에 두는 것으로 변형시킨다. 콜라주 등. 3) 미술작품에 한정하지 않고, 특수한 이미지를 참조해 만들어진 것. 직접 인용과도 비슷하 나 통상 미술가 자신의 주제에 의해 구성된다. 예로서 팝적인 형상 또는 샤머니즘적인 이미지 등. 4) 선행하는 양식을 참조하여 주제 또는 회화의 부분적인 요소로써 이용한다. 예를 들면, 팝 아트에 있어서 만화의 이미지 인용이나 독일・이탈리아 현대회화에서 이미지나 신화의 재 사용. 5)는 3)과 4)의 혼합.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기도 하며 이미지를 복제하는 경우 도 있다. ‘차용’은 광고 미디어 등에 이미 등장한 어떤 형상을 새로운 형상과 합성하여 다른 작품을 창조하는 제작 방법을 지칭하기도 하며, 지식재산권 문제에도 도전해 모더니즘의 독창 성에 대한 숭배를 비웃는 듯한 수단으로서도 사용된다. 실제로 현대미술에서는 사용한 요소 및 차용 원리 그 자체가 작품의 본질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또, 이외에도 차용을 ‘유용(流用)’ 으로 해석하는 문헌도 있는데, 이러한 동향은 포스트모더니즘 표현의 상징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차용이라는 것은 미술사나 광고, 미디어 등 다른 문맥에서 기존의 이미지를 가져와 새로 운 이미지와 조합하여 작품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론을 말한다. 혹은 단순히 다른 작가가 만든 유명한 작품을 자기의 것으로 다시 제시하는 것 또한 이러한 종류의 차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있어 차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발견된 이미지를 그대로 새로운 콜라주 작품 안에 편입시켜버리지 않고 무엇인가를 덧그리거나 혹은 사진에 넣거나 한 뒤에 작품으로서 발표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도발적인 유용(流用)이라고 하는 행위는 모더니즘의 오리지널리티 신앙을 완전히 우롱하는 것이었다. 이미 1970년대, 롤랑 바르트나 움베르트 에코 가 “예술작품은 작자가 그 의도를 다 하는 것에 의한 것이 아닌, 감상자가 그것을 여러 가지로 해석하는 것에 의해 완성된다(Atkins, 1993/1996, pp.44-45)”고 주장하였다. 그 이후 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은 ‘유일무이의 재능을 가진 예술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둘도 없는 작품을 만든다’라고 하는 독창성(獨創性)이라고 하는 잘 알려진 이야기를 290.
(5) 실체가 없는 것, 그것도 서구 근대의, 일부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완전한 신화(神話)로 간주하게 되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예술관의 변화는 동시대 사회구조의 변화와 연동하고 있다. <일본 근현대미술사 사전>(Fujieda & Taki, 2007, p.347)에서는 시뮬라르크의 개념을 기본으로 하여 차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사회구조의 중심에 있는 것이 이미 구체적인 사물이나 경험이 아닌 그것에 대한 정보라는 것을 꿰뚫어 보고, 그러한 사회에서 는 오리지널한 사물이나 경험, 그것의 복사본인 카피를 구별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모든 것은 사물이나 체험을 모방한 것, 결국 ‘시뮬라르크(模造[品])’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차용 표현이 포스트모더니즘 이전에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술사상 유명한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 <Figure 3>은 라파엘로의 <패리스의 심판> <Figure 4>나 조르조네의 <전원의 합주> <Figure 5>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올랭피아> <Figure 6> 또한 전성기 르네상스의 거장 티치아노에 의한 <우르비노의 비너스> <Figure 7>의 이미지에서 영향을 받았다.. <Figure 3> Edouard Manet. <Figure 4> Marcantonio Raimondi. <Figure 5> Giorgio Barbarelii. <Le Déjeuner sur l'herbe>. <The Judgment of Paris> 1515. <Pastoral Concert> 1509. 1863. (https://www.metmuseum.org). (https://victorianweb.org). (https://www.museumtv.art). <Figure 6> Edouard Manet <Olympia>. <Figure 7> Vecllio Tiziano <Venus of. 1863 (https://ko.m.wikipedia.org). Urbino> 1538 (https://www.artsy.net). 그 외에도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가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Figure 8> 이미지를 차용하여 같은 제목의 작품을 완성한 것 <Figure 9> 등 이러한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291.
(6) <Figure 8> Jan van Eyck. <Figure 9> Fernando Botero. <The Arnolfini Portrait>. Angulo <The Arnolfini Portrait>. 1434(https://. 2006 (https://www.christies.com). www.nationalgallery.org.uk). 이렇듯 ‘차용’이라고 하는 표현행위는 시각예술에 있어서 넓게 사용되어 어떤 종류의 인식적 보편성을 가져왔는데 한편으로 오리지널과 관련해서 표절, 도용, 가짜로서 경시되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차용은 미술의 전통에 대하여 부정적인 힘을 가지는데 예를 들어 ‘천재’나 ‘독창성’ 이 진보주의나 이성이 만들어 낸 신화적 허구라는 것을 폭로하는 등 비평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도 말할 수 있다. 이것에 의해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이 구분되어, 차용의 특징을 통해서 많은 비평 및 이론이 태어났다. 2.3. 작가 연구 2.3.1. 야기 카즈오(八木一夫, 1918~1979) 야기 카즈오는 1937년 쿄토 시립 예술 공예학교 조각과를 졸업한 후, 국립 도자기 시험장의 수습생이 되어 누마타 이치가(沼田一雅)에게 사사했다. 1939년, 일본 도조 협회전(日本陶彫協 会展)에 <사자(獅子)>를 출품한 것을 시작으로 레키 테이 미술협회전(歴程美術協会展) ․ 닛 텐(日展) ․ 쿄텐(京展) ․ 신 타쿠미 공예회전(新匠工芸会展) ․ 뉴욕 현대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발표하였다. 1946년부터 1948년까지 청년 작도가 집단(青年作陶家集団)의 일원으로서 활동 했으며 1948년부터는 소우데이샤(走泥社)의 회원으로 이후 50년간 활동을 계속했다. 전위 도 예가 ․ 오브제 도자의 최첨단 작가였던 그의 작품을 보면 국내외를 불문하고 많은 작가의 작품 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야기 카즈오의 대표작인 <잠자 씨의 산책> <Figure 10>에서 모티브가 된 것은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에서 곤충으로 변신한 잠 자 씨이며, 그 형태를 보면 노구치 이사무(野口勇)의 작품을 연상하게 된다. <Figure 11> 또, 1950년 작인 <두 개의 입을 가진 항아리> <Figure 12>에 그려진 기호같이 보이는 선에 는 호안 미로(Joan Miro)가 그린 회화의 영향이 보인다.. <Figure 12> Yagi Kazuo <Jar <Figure 10> Yagi Kazuo. <Figure 11> Exhibition by. with Two Mouths> 1950. <Mr. Samsa's Walk> 1954. Noguchi Isamu 1950. (Higata, T. & Inaga. S.,. (https://intojapanwaraku.com). (https://www.pinterest.co.kr). 2008, P.80) 292.
(7) 또한, 가운데 공간을 만들어 갈라진 곳을 뚫어놓은 작품 <작은 마을의 깁스> <Figure 13>은 동시대의 루치오 폰타나의 캔버스를 찢은 작품 <공간개념> <Figure 14>와 외견상 많이 닮았다.. <Figure 13> Yagi Kazuo. <Figure 14> Lucio Fontana. <Small Town Cast>. <Concetto Spaziale> 1960. (Higata, T. & Inaga.. (Higata, T. & Inaga. S.,. S., 2008, P.88). 2008, P.89).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이 1969년 작 <뉴턴의 귀> <Figure 15>이다. 당시 모노하(物 派)의 미술가로서 활약했던 세키네 노부오(関根伸夫)의 <위상(位相)-대지(大地)> <Figure 16>에서 얻은 구도에 미키 토미오(三木富雄)의 <귀> <Figure 17>을 화석처럼 메워 넣고 거기에 호리우치 마사카즈(堀内正和)가 제작한 <에바에게 받은 커다란 사과> <Figure 18> 의 사과까지 결합했다. 세 개의 작품을 하나로 합쳤음에도 위화감 없이 그의 위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Figure 15> Yagi Kazuo. <Figure 16> Sekine Nobuo. <Figure 17> Miki. <Figure 18> Horiuchi. <Newton's Ear> 1969. <Phase-Earth> 1968. Tomio <Ear>. Masakazu <A Big Apple. (Higata, T. & Inaga. S.,. (http://www.nobuosekine.com). 1965-72. from Eva> 1966. (https://docplayer.fr). (https://www.artosaka.jp). 2008, P.104). 야기 카즈오의 창작행위에 대해서 미술 연구가인 이나가 시게미(稲賀繁美)는 다음과 같이 말 하고 있다. “도예에 있어서 토미모토 켄키치(富本憲吉)나 카와이 칸지로우(河井寛次郎), 호안 미로나 이사무 노구치, 마르셀 뒤샹이나 루치오 폰타나, 재스퍼 존스, 또한 요시하라 지로우(吉 原治良), 호리우치 마사카즈(堀内正和)와 같은 동시대의 호적수를 적당한 사냥감으로서, 그것 에 도전해 그 문제의식을 빌리면서 야기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도예를 도예라는 틀에 억지로 밀어 넣는 질곡에서 탈피시킬 계기가 있다면 아무런 머뭇거림도 없이 그것들을 시험해 창상(創傷)과 창작(創作)을 합쳐 세계 미술사에 정면으로 치고 들어갔던 전위. 그러한 그를 핑계 삼아 말할 수 있는 ‘오브제 도자’가 죽음을 맞이했다면, 그것은 20세기의 조형 세계사에 있어 무언가 끝났다는 암호인지 다시금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Hida, T., & Inaga, S., 2008, pp.117-118).” 2.3.2. 필립 타프 (Philip Taaffe, 1955~ ) 필립 타프는 1955년 뉴저지에서 태어나, 뉴욕에 있는 쿠퍼 유니언 대학에서 공부했다. 그 후 1982년에 뉴욕의 로저 리츠 갤러리(Roger Litz Gallery)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뒤 중동, 인도, 남아프리카, 모로코 등을 여행하면서 카네기 인터내셔널(Carnegie International), 시드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293.
(8) 니 비엔날레(Sydney Biennial),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ial) 등 수많은 전람회에 참가 하고 있다. 타프는 1980년대 네오지오 그룹의 일원으로 클리퍼드 스틸(Clifford Still), 바넷 뉴먼(Barnett Newman), 엘즈워스 켈리(Ellsworth Kelly), 브리지트 라일리(Bridget Riley) 등 여러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를 새로운 그림 속에 포함하는 것을 즐겨 하는 타프의 그림은 상당히 구성적이며 아름다운 색채를 가진다. 그는 미술사의 추상 이미지를 포함해 이슬람 건축과 이집트의 상형문자 혹은 켈트어의 사본으 로부터 가지고 온 이미지, 마른 나뭇잎, 풍뎅이, 독뱀, 나비, 잠자리, 혹은 불가사리, 문학, 민속 미술 ․ 장식을 참조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이러한 주제의 선택은 타프의 작품 속에서 중요한 출발점이다(Taaffe, P., & Rosenblum, R., 2000, p.6). 그는 초기의 작품에 있어서 주로 추상회 화나 옵아트의 기하학적인 패턴을 많이 차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형식주의나 아방가 르드로부터 거리를 두고, 작품의 목적이 아닌 단순한 도구로서 추상적 개념을 대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 <We are not afraid> <Figure 19>는 뉴먼이 그린 <Who Afraid of red yellow and blue> <Figure 20>을 차용한 작품이다.. <Figure 19> Philip Taaffe. <Figure 20> Barnett. <We Are Not Afraid> 1985. Newman <Who Afraid of. (https://philiptaaffe.info). Red Yellow and Blue> 1966 (https://www.wikiart.org). 뉴먼의 색을 분할하는 수직선이 초월적 추상을 의미하는 것에 비해, 타프는 그것을 꼬아서 엮은 장식용 줄로 변형하여 가벼운 의미로 바꾸고 있다. 또, 뉴먼의 작품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 뉴먼이 그린 3개의 색 선을 현실적이며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추상과 묘사 의 중간에서 혼란을 야기해 계획적으로 독창성을 손상시킨다. 타프는 이 작품을 ‘재현(再現)’이라 고 부르고 있는데, 독일 쿤스트 박물관 전시의 인터뷰에서 “뉴먼의 색 선을 물질적으로, 또한 환상가와 같이 다룬 것은 내가 그 시대에 해야 할 일이었다(Coggins, 2008, p.159)”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차용 기법이 당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에 대한 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차용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예술가로서의 길을 찾았다고 밝히고 있다(Coggins, 2008, p.163). 타프는 추상표현주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추상표현주의가 갖는 지고성(至高性)과, 회화는 그 자체의 초월적인 실재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전제 에 관심이 있다. 바넷 뉴먼의 작품은 확실한 본보기가 되어, 나는 그의 작품 일부를 재현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은 패러디로서가 아닌 원시 종족의 의식적인 행위와 같은 것으로, 화가로서 내가 뉴먼의 ‘영웅적 숭고함(Heroics Sublime)’을 가지고 하려고 했던 것은 그것을 다시 한번 만드는 것에 의해 그것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작품을 재창조하면서 흥미로운 변형이 몇 개인가 발생했다는 것이다(Rosenblum, 1994, p.48).” 끈은 <Black, White and South Ferry> <Figure 21>에도 사용되었는데 여기에서는 엘즈워스 켈리의 작품을 차용하고 있다. 또한, 옵아트의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으로 <Shaded Sphere> <Figure 22>와 <Trinity> <Figure 23>이 있다. 이러한 작품의 이미지는 브리지트 라일리의 <Tremor>나 <Breathe> <Figure 24>와 닮아있다.. 294.
(9) <Figure 21> Philip Taaffe. <Figure 22> Philip Taaffe. <Figure 23>. <Figure 24> Bridget. <Black, White and South. <Shaded Sphere> 1985. Philip Taaffe. Riley <Breathe> 1966. Ferry> 1985-86. (https://philiptaaffe.info). <Trinity>. (https://www.wikiart.org). (https://philiptaaffe.info). 1985 (https://philip taaffe.info). 또한 20년 이상에 걸쳐 작품의 동기가 된 것은 추상주의와 현실주의와의 사이에 있는 근본적인 차이이다. <Desert Flowers> <Figure 25, 26>의 주제는 걸프전쟁으로, 전쟁으로 인해 시작 된 인간성의 상실과 문명의 상실에 대한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 <Figure 25> Philip Taaffe <Desert. <Figure 26> Philip Taaffe <Desert. Flowers> 1990. Flowers> 1996-97. (https://philiptaaffe.info). (https://philiptaaffe.info). 1990년대에 들어서면 <Loculus> <Figure 27>, <Bal Asterie> <Figure 28> 등 식물, 곤충, 어류, 파충류의 이미지를 이용한 작품이 많이 보인다.. <Figure 27> Philip Taaffe. <Figure 28> Philip Taaffe <Bal. <Loculus> 1997. Asterie> 1999. (https://philiptaaffe.info). (https://philiptaaffe.info). 또 2008년에는 독일의 미술관(Wolfsburgs Kunstmuseum)에서 30년간의 작품을 모은 ‘The Life of Forms, works 1980-2008’ 회고전이 열려 바이킹의 보석이나 비잔틴의 프리즘, 이집 트 양식의 조각을 시작으로 다양한 역사적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이 발표되었다. <Passage de Venus surlesoleil> <Figure 29>를 보면 따뜻함이 느껴지는 붉은 배경이나 반복된 게, 점성학 의 무늬 등에 팝아트와의 연관성이 보인다. 그러나 타프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미지만이 아닌 오브제 자체의 해석에도 관심이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Figure 30> <Pine Columns Ⅱ> 에도 적용되었다. 여기에서는 단순화한 이미지로 그려낸 솔방울이 타워처럼 배열되어 있는데, 자연의 오브제를 아이콘화한 경위에 대해서 그는 “많은 세기를 지나 우리는 천천히 이 자연의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295.
(10) 세계를 동일(identify) 시켜 배우고, 묘사하고, 그리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Coggins, 2008, p.166). <Cape Sinope> <Figure 31>은 섬세한 표현이 특징적이다. 릴리프 판이나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그린 후, 거기에 도료 등을 겹쳤기 때문에 정확한 이미지는 알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작품에 공간의 불확실성 ‧ 불명료함을 가져오고 있다.. <Figure 29> Philip. <Figure 30> Philip Taaffe. <Figure 31> Philip Taaffe. Taaffe <Passage de. <Pine ColumnsⅡ> 1989. <Cape Sinope> 2007. Venus Surlesoleil>. (https://philiptaaffe.info). (https://philiptaaffe.info). 1998-99 (https://philiptaaffe.info). 오늘날, 회화의 힘과 가능성은 문화적 유산을 연결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과 같이 타프의 작품에는 시간과 공간, 도시와 자연, 추상과 구상을 조화시킨 이미지가 숨 쉬고 있다. 타프는 차용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히고 있다. “차용은 사물을 앞에 내세우는 것이다. 그것은 살아온 역사의 일부분을 통해서 보는 사람에게 그 순간, 혹은 그 지역의 힘이나 리듬을 이해시켜 지역의 역사나 지리를 이해시킬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나는 시간을 여행하고 싶다. 하나의 작품에 대해 강한 느낌을 받을 때 그 시대나 장소, 시간 속에 살아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진다. 나는 이러한 에너지를 현실에 가지고 간다. 그리고 에너지 는 다시 이 현실에서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Coggins, 2008, p.162).”. 3. 작품연구 늘 많은 물건을 소비하며 생활을 해왔음에도 유학 생활을 계기로 새삼 물건에 둘러싸인 느낌을 받게 된 이유 중 한 가지는 ‘물건’이 낯설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에 가서 조미료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항상 접하고 있어서 눈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은 소 금, 이것은 식초, … 와 같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쉽게 선택할지 모른다. 그러나 타국의 언어와 물건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 용도를 유추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 서 사물이 가진 속성보다 겉모습이나 이미지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어디에 가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수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 또,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간판, 약국에 진열된 약, 사람들의 옷차림, 음식 등 주변에 있는 소소한 것 모두가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이러한 상황은 결코 한국에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아주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물건이 이미 알고 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이미지를 가진 것에 의해 새롭게 느껴진 것이다. 물건이 본래 가지 고 있는 용도에서 벗어나 이미지만을 어필하는 것과 같은 감각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익숙하지 않음’은 단순히 물건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이 나 사람들과의 대화, 작은 사건과 같은 일을 마주할 때마다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움 을 느꼈다. 다시 말하면, 사물을 통해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이것은 필립 타프가 매우 상징적이며 전형적인 사물을 작품에 넣는 이유와 맥락을 같이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모티브가 된 햄버거나 마들렌처럼, 쉽게 볼 수 있는 것임에 도 흡사 어느 날 우연히 발견된 것처럼 갑자기 내부에서 커다란 반향이 샘솟는 듯한 감각과도 296.
(11) 같다. 무릇, 예술품이나 인공물은 항상 인간에 의해 모방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미술가들은 과거의 작품을 이해하면서 창조하기 위해 모방해온 것이다. 요컨대 모방이라는 것은 차용이면 서 동시에 창조이고, 대상을 변형하면서 본래의 의미를 파괴하는 것이다. 작품에 표현된 ‘찾아 내어진 이미지’는 모더니즘의 독창성 신앙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했다고 하기보다는 작가로 서 관심을 두고 있는 소재에 이질적인 이미지를 재조합하는 표현에 가깝다. <Figure 32>의 Suica는 일본의 철도 회사에서 만든 카드로, 디자이너 사카자키 치하루(坂崎 千春)의 펭귄 캐릭터를 도입한 것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보았던 펭귄의 이미지에 맥도널드 <Figure 33>를 의식한 햄버거 회사를 설립한다는 가공의 이야기를 덧붙여 작품을 제작하였 다. 작품 <World burger&Co.> <Figure 34> 의 광고판에 표기된 ‘SINCE 1992’라는 숫자는 연구자가 설립한 가공의 회사가 1992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설정에 따른 것이다. 그 이유는 고등 학교 때 사용했던 노트 한구석에 햄버거를 그린 적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 들어 다시 생각해 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학교 근처에 햄버거 체인점이 새롭게 생겨 방과 후에 친구들과 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 패스트푸드(fast food)점에 가는 것은 왠지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유행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듯한 만족감을 주었다. 햄버거는 즉, 유행을 좇는 신세대의 상징이라고도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후 유학 생활 초기, 쉽게 주문이 가능한 패스트푸드점에 자주 가게 되었고, ‘햄버거 회사를 경영한다면 세계 각지에 체인점을 내고, 유 명 햄버거 회사의 시그니처 메뉴를 합친 버거를 개발해야겠다’는 상상을 하였다. 작품에 일상적 인 사물의 이미지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이러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나 상상 혹은 공상에 의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Suica’이다. 2006년 봄, 우에노(上野) 지하 철역 벽에 붙여진 거대한 포스터에 등장한 펭귄을 보고 작품에 넣고자 결심하게 되었다. 월드 버거와 철도 회사가 협력 사업을 도모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옻칠을 이용해 광고판을 직접 제작하였다.. <Figure 32> Suica <Figure 33> McDonald's. Hamburger. <Figure 34> Lee, Jeong Eun <World Burger&Co.> ottchil, wood, metal,. mother-of-pearl, gold powder, silver powder 82.4x57.4cm 2010.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297.
(12) 무의식 속에서, 항상 제작의 테마가 되는 소재나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때가 있다. 무엇을 보든지, 무엇을 먹든지, 어디에 가든지, 어떤 일을 겪든지, 목적이 그렇지 않았다 고 하더라도 어떤 순간에 ‘작품이 될 것 같은’ 장면을 발견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 새로운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Madeleine-Venus의 탄생, 탄생의 비화> <Figure 35>는 마들렌 <Figure 36>을 보며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Figure 37>을 떠올리고, 프랑스 과자의 형태를 협저탈태칠(夾紵脱胎漆)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먼저 점토로 형태를 만들고 석고를 부어 틀을 만든 후, 틀 안쪽 면에 찹쌀풀과 생칠을 섞어 만든 호칠(糊漆)로 삼베를 여러 겹 덧붙인 후 석고를 제거하고 금박과 옻칠, 나전을 이용하여 완성하였다. <Figure 38>은 보티첼리의 비너스를 차용한 것으 로, 스케치를 한 뒤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종이에 찍어내었다.. <Figure 35> Lee, Jeong Eun <Madeleine-Venus의. <Figure 36> Madeleine. 탄생, 탄생의 비화> Ottchil, Hemp Cloth, Motherof-Pearl, Gold Leaf 5.1x8.2cm 2007(2019 재제작). <Figure 37> Sandro Botticelli <The Birth of Venus>. 1485 (https://commons.wikimedia.org). <Figure 38> Lee, Jeong. Eun <Madeleine-Venus의 탄생, 탄생의 비화> Silk Screen 6.7x17.3cm 2007. <Pattern> <Figure 39>의 모티브가 된 것은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들렀던 컵케이크 가게에 서의 경험 <Figure 40>과 뉴멕시코에 있는 한 소품 가게에서 보았던 향토색 짙은 기념품의 이미지 <Figure 41>을 재조합한 것이다. 나무에 옻칠하는 목심칠(木芯漆) 기법으로 제작하였 으며, 나전의 뒷면은 복채(伏彩) 기법을 이용해 은은한 빛이 나도록 의도하였다. 복채는 나전의 뒷면에 채색하는 방법으로 고려 시대에는 대모(玳瑁)에 주칠(朱漆)을 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 에서는 진주패를 0.1mm 이하로 얇게 켠 후 뒷면에 은분을 발라 구워 사용하였다.. 298.
(13) <Figure 39> Lee, Jeong Eun <Pattern> Ottchil, Wood, Metal, Mother-of-Pearl 11x15cm 2019. <Figure 40> Cupcake. <Figure 41> Souvenir Shops in New. Mexico. <Untitled> <Figure 42>는 과학 도서에서 읽었던 별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유년 시절에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과 잡지에서 찾은 선인장의 이미지 등을 결합한 작품이다. 오른쪽 위에 부착한 별은 금속판을 잘라 옻칠을 바르고 구워내는 금태칠(金胎漆) 기법을 사용하였다.. <Figure 42> Lee, Jeong Eun <Untitled> Ottchil, Metal,. Korean Paper, Mix Media on Paper 28.5x20cm 2021. <Untitled> <Figure 43>과 <Figure 44>는 <Rain>(Robert, K., & Donald C., 1991)에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비가 내리는 풍경을 묘사한 글을 읽고 연상되는 이미지를 스케치한 후, 금속판에 옻칠을 이용하여 떨어지는 빗방울을 표현한 뒤 한지, 삼베, 잡지에서 오려낸 글자 등을 조합하여 종이에 붙여 완성하였다..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299.
(14) <Figure 43> Lee, Jeong Eun <Untitled>. <Figure 44> Lee, Jeong Eun <Untitled>. Ottchil, Metal, Hemp Cloth, Mix Media. Ottchil, Metal, Korean Paper, Mix Media. on Paper 21x26.5cm 2021. on Paper 20.5x25.5m 2021.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물건을 사용하게 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애착을 갖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떤 물건에 왜 그렇게 집착을 했었는지 기억이 옅어지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사물’이 가진 그 자체의 용도보다도 ‘사물과 인간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중요했던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의미가 퇴색해 버리는 예도 있는가 하면, 가까이 두고 한 번도 의식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의 가치를 돌연 자각하게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심리학자 장 피아제(Turkle, 2007)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사물을 통해서 수학, 공간, 시간, 인과법칙, 삶에 대해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언급했다. 우리들의 학습 과정은 구체적이고 개인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사물’을 통해서 ‘사고’를 촉발하는 행위는 긴 시간에 걸쳐서 축적해 온 추억이나 연상, 직관력의 열쇠를 해제시켜 다른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사고 과정에 도달시키 도록 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데 있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물과 접하고 있으며 매일같이 다양한 사물을 선택하고 소비하고 있다. ‘사물의 이미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면서도 현시 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서 일반적이며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물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작품으로 표현하여 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 4. 결론 작품에 주로 사용한 제작 기법은 목심칠(木芯漆) 기법과 협저탈태칠(夾紵脱胎漆) 기법 ․ 금태 칠(金胎漆) 기법이며, 시회(蒔繪) 기법 ․ 나전(螺鈿) 기법으로 장식하였다. 그리는 것으로는 채울 수 없는 질감(質感)을 얻기 위해서 공예적 장식성은 필수이다. 평면이면서 동시에 입체적 인 표현, 눈으로 보면서도 손으로 만지고 있는 듯한 공감각적 표현에 있어서, 자유자재로 응용 이 가능한 칠의 성질은 표현의 가능성을 넓혀주었으며 독특한 색감은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또한 사물에 관한 낯섦 즉, 신기함과 새로움은 연구자에게 있어 무엇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원천이며, 이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주는 근원이 된다. 러시아 혁명 당시 이론가였던 빅토르 시클롭스키(Viktor Shklovsky)는 낯익은 대상을 이상(異常)하게 보여주는 것에 의해 선입관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미술은 우리가 삶의 감각을 되돌리고, 돌을 돌과 같이 느끼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미술의 목적은, 사물을 낯설게 하는 것이다. 미술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는 것만이, 인간 세계에 대한 감각을 회복시켜준다(Godfrey, 1998/2002, p. 332)” 라고 말하고 있다. 매일같이 어떤 것을 보거나, 물건을 사용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 등 평범한 일과에서 새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예를 들자면 시력이 한층 좋아진 것과 같은 감각에 가깝다. 그것은 마치 눈앞을 가로막고 있던 불투명한 유리가 사라져 번진 듯 뿌옇게 보였던 어떤 것이 일순간 시야에 흩어져 떨어지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듯한 체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일상에서 마주하는 평범한 경험과 사소한 물건들의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다채로운 작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사물(事物)의 사물화(私物化)’ 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예술과 삶을 잇고자 한 본 연구자의 시도가 향후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일상성 회복을 위한 작품 제작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300.
(15) References Atkins, R. (1996). Artspoke: a guide to Modern ideas, movements, and buzzwords, 1848-1944. New York: Abbeville Press. (Sugiyama, E. Trans.). Bigaku Shuppan. 44-45. (Original work published 1993). Batteux, C. (2015). The fine arts reduced to a single principle. (James O. Trans.). Coggins, D. (2008). Heirloom Varieties.(Cover story). Art in America, 96(9), 158-166. Creeley, R. et al. (2000). Philip Taaffe. Valencia, Spain, IVAM. 19(4). Danto, A. C. (1998). Beyond the Brillo box: The visual arts in post-historical perspective. California University Press. Eco, U. (2006). Opera aperta. (Cho. H. J. Trans.). Saemulgyeol. (Original work published 1962). Godfrey, T., & Godfrey, T. (1998). Conceptual art. Phaidon Incorporated Limited. (Jeon, H. S. Trans.). Hangil art. 332. Higata, T. & Inaga. S. (2008). The endless ‘modern era’- Kazuo Yagi and object. Bigaku shuppan. 117-118. https://www.artosaka.jp https://www.artsy.net/artwork/titian-venus-of-urbino-1 https://www.christies.com/en/lot/lot-5561698 https://www.en.wikipedia.org/wiki/Olympia_(Manet) https://www.fr.wikipedia.org https://www.intojapanwaraku.com https://www.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337058 https://www.museumtv.art/artnews/oeuvre/le-dejeuner-sur-lherbe-de-edouard-manet https://www.nationalgallery.org.uk/paintings/jan-van-eyck-the-arnolfini-portrait https://www.nobuosekine.com/image/phase-mother-earth-1968 https://www.philiptaaffe.info https://www.pinterest.co.kr https://www.victorianweb.org/painting/italian/titian5.html Juncosa, E. (2000). Painting as paradise, Philip Taaffe. Valencia, Spain, IVAM. 9(8). Oxford University Press. (Original work published 1746). Paoletti, J. (1985). Art and appropriation. The art of appropriation. NY: the Alternative Museum. Robert K. & Donald C. (1991). Rain. A Mulberry Paperback Book. Rosenblum, R. (1994). Another kind of abstract order: Note of Philip Taaffe. Princeton University Press. 48. Taaffe, P., & Rosenblum, R. (2000). Philip Taaffe. IVAM Institue Valencià d'Art Modern. 6. Taki, K. & Fujieda, A. (2007). Historical dictionary of modern art of Japan. Tokyo shoseki. 347. Turkle, S. (2007). The secret power of things we hold dear. New scientist 194(2607), 50-52.. 기초조형학연구 22권 4호 (통권106호).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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