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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개념으로서의 중첩에 관한 연구 -본인의 회화작품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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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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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투고일_2020.08.10. 심사기간_2020.09.01-14. 게재확정일_2020.09.15. 열린 개념으로서의 중첩에 관한 연구 -본인의 회화작품을 중심으로A Study on Superposition as an Open Concept -focused on jeong, yun-young’s paintings정윤영, 국민대학교 대학원 / 김태진(교신저자),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 Jeong, Yun Young_Graduate School of Kookmin University / Kim, Tae Jin(Corresponding author)_Department of Fine Art, Kookmin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현대 미술에서의 중첩 2.1. 다이어그램 – 메타적 사고의 가능성 2.2. 제2의 감각 – 종합적인 층위 2.3. 투명성 – 층위의 대화 3. 상호관계적 개념으로서의 중첩 연구 3.1. 팰림프세스트 3.2. 앵프라맹스 3.3. 이중성 - 안과 밖 사이의 경계 4. 결론 참고문헌. 기초조형학연구 21권 5호 (통권101호). 497.

(2) 열린 개념으로서의 중첩에 관한 연구 -본인의 회화작품을 중심으로A Study on Superposition as an Open Concept -focused on jeong, yun-young’s paintings정윤영, 국민대학교 대학원 / 김태진(교신저자),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 Jeong, Yun Young_Graduate School of Kookmin University / Kim, Tae Jin(Corresponding author)_Department of Fine Art, Kookmin University. 요약 중심어 중첩 상호관계성 경계 팰림프세스트. ABSTRACT Keyword superposition interrelationship boundary palimpsest. 본 논문은 연구자의 2020년 미술박사 학위논문의 일부를. 본 논문은 평면 회화에서 ‘중첩’ 개념이 완전체의 형태로서 겹쳐지지 않고, 서로의 영향을 토대로 상호 작용하면서 형상화되고 있는 이유에 관한 연구이다. 이와 함께 이질적인 것들의 혼합을 전제로 한 혼 성적 의미의 층위가 축적된 중첩 개념을 전면적으로 재고찰하였다. 동시대의 맥락 안에서 연구자의 작 업은 중첩의 상호관계성을 적용하여 이를 조형화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도입된 ‘중첩’ 개념을 탐 구하는 목적은 연구자의 작업 속 여러 층위의 의미를 추적하고, 중첩 개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틀을 제 시하여 동시대 미술의 변화된 시각을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재료와 형식을 벗어난 중첩에 관한 연구 방법은 실존적 경계와 모순을 수용해 나아가는 메타적 사고의 가능성이 된다는 것을 들뢰즈의 ‘다이어 그램’ 개념으로 살펴보았고, 인간에 기원한 여러 에너지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종합적인 층위를 지닌 이중적인 감각에 대해서는 소쉬르의 구조주의적 입장을 참조하였다. 그 외 상호관계적 개념으로서의 중첩에 대해서는 바르트의 ‘팰림프세스트’, 데리다의 ‘미장아빔’, 뒤샹의 ‘앵프라맹스’ 개념 등 다양한 양식의 융합으로 하나의 작품이 지니는 이중성에 대해 경계 확장을 꾀하였다. 결과적으로 연구자의 작 업에서 표현된 ‘중첩’은 a, b, c의 조합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제3의 상태’에 가깝다. 변형과 종합 된 제3의 상태를 만드는 것은 ‘분절과 종합을 거듭하는 시간’과 ‘회화의 실천’이 동적 영향 관계를 지 속적으로 모순되게 상충시키며 진전되어 간다. 이는 또 다른 미술의 방법론으로서 작가가 자신이라는 열린 장 안에서 회화적 시간을 역사적으로 증명하기 위하여, 중첩을 통한 상호관계적 표현을 바탕으로 외부와 자유롭게 관계 맺는 작업에서 시적인 언어에 상응하는 자율성을 획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This research is a study on the concept of 'superposition' in flat painting that is overlapped not as a form of a complete body but as the one that is shaped by the act of interaction based on the painting’s mutual influence. At the same time, the concept of overlapping which is composed of layers of hybrid concepts were delved into in this research under the premise of a mixture of disparate things. Within the context of the contemporary period, the researcher’s painting is formed by applying the interrelationship of overlapping, exploring the concept of interaction, introduced in this research. This approach is to differentiate the changing perspectives of contemporary art by tracking the meaning of several layers of the work by presenting a new framework of the superposition concept. The concept of 'diagram' by Deleuze was employed to understand the superposition concept other than just as materials and forms itself. This goes onto the possibility of meta thinking that accepts existential boundaries and contradictions. Also, as for the dual sense that contains a comprehensive level of response to various energies of human origin, the reference was made to the structuralist position by Saussure. Besides, the researcher attempted to expand the boundary of the duality of one art piece by referring to Barthe’s concept of 'Palimpsest', Derrida's concept of 'Mise en abyme', and Duchamp’s ‘inframince’ for the convergence of various styles. As a result, the ‘superposition’ expressed in the researcher's work is not just a simple assemble of a, b, and c, but is more of a ‘third state’. Together with the concept of transformation, the creation of the combined third state is developed through 'time to repeat segmentation and synthesis' and 'practice of art', and through these methods, progress is continued to be made conflicting dynamic influences. As another distinctive methodology of art, in order to historically witness the pictorial time in the open field of the artist, It is meaningful in that the autonomy was obtained by corresponding to the poetic language in the work by freely interacting with the outside world based on the mutual expression through the concept of superposition.. 발췌함.. 498.

(3) 1. 서론 동시대 시각예술 영역 전반에서 예술적 매체와 표현의 방식 등은 상호관계적으로 다변하며 확장되었고, 장르의 구분 또한 무의미해졌다. 실제 연구자의 작업은 전통적인 매체를 바탕으로 한 회화로 규정할 수 있지만, 작업에서 중첩을 주요한 조형 어법으로 다루고 있었기에 중첩의 새로운 예술적 변용을 모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사실상 중첩이라는 개념은 전 미술의 영역에서 드러나는 어떤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고, 예술작품의 전체 성격에 스며들어 있는 다소 실체가 모호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시작한 동기는 연구자 작업에서 중첩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사안별로 포착하고 분석하여 미시적으로 이해해 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중첩은 형태와 층위의 경계를 희석하고 혼합하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이어 매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시공간을 교차하며 이원성을 해체하는 매개체이자 조형 원리로 서 지속해서 창작의 과정에 적용되어왔다. 하지만 작업의 주제에 있어서 연구자의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중첩이라는 개념이 함의하는 바는 투병 중 신체에 관한 자각에서 비롯한 혼성성, 의식과 무의식의 교차, 삶과 죽음의 경계 등을 아우르며 개인의 신체적 경험을 식물의 성장과 형태로 비유하도록 이끈다. 중첩이라는 개념을 다루면서 거대 담론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살아있는 형태의 창의적 지식창출이 중요 하다는 판단 아래 조형의 구조 안에서 수직적인 질서나 위계를 해체하려는 데 역점을 두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연구자가 생각하는 중첩의 개념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연구자 의 작업에서 표현된 중첩은 다양한 요소들의 조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더해진 ‘제3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에 가깝다. 변형됨과 동시에 종합된 제3의 상태가 ‘종합과 분절을 거듭하는 시간’과 ‘회화적 실천의 동적인 영향 관계’로써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완전히 완성되 거나 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겹치는 것이 아닌, 미완결된 상태에서 서로의 영향이 일어나는 상태 로 볼 수 있는 중첩은 연구자 작업의 주된 표현적 특징이기도 하다. 이렇게 겹의 언어로서 다중 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팰림프세스트(palimpsest)와 앵프라맹스(inframince) 개념이 함유하고 있는 다면적인 의미와 그것들이 지니는 수용적 관계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자의 작업을 살펴 보고자 한다.. 2. 현대미술에서의 중첩 2.1. 다이어그램 – 메타적 사고의 가능성 중첩의 개념을 본질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시각예술을 비롯한 타 분야에서 사용된 중첩 개념 을 연결지어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중첩은 ‘거듭 겹치거나 포개어짐’을 지칭하지만, 들 뢰즈(Gilles Deleuze)는 연극에 관한 그의 비평 글 <마이너 선언>에서 ‘중첩(superpositions)’ 개념에 대하여 의미를 편협하게 규정하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그가 규정하려는 중첩은 보철 · 기형 · 결함 · 변이 등으로 ‘자유롭게 구성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스스로를 기형으로 만들고, 보철 기구로 조립하고 합성함으로써 지속적인 변이를 따라 자신을 일정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 다. 재료와 형식은 더 이상 중첩이 재현이 되기를 멈추게 하며, 다른 재료와 형식이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이는 ‘빼는 것’과 관련이 있다. 변이에서 핵심적인 것은 변형의 선과 변화하는 비율에 따라 몸짓과 발화를 이끌어내는 빠름 혹은 느림의 관계, 즉, 이 관계들의 변양 (modification)이다. 몸짓과 사물의 지속적인 변이, 언어와 소리의 지속적인 변이는 서로가 서 로에게 개입하며 교차할 수 있다(Deleuze, 2005/1978, pp.125-169). 들뢰즈가 저서 󰡔감각의 논리󰡕에서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작품을 설명하며 언급한 다이어그램(diagramme) 개념은 연구자에게도 작품을 대면하는 흥미로운 방법론으로 여겨진 다. 다이어그램은 돌발 흔적, 추상과 구상을 넘어섬, 물질을 벗어나려는 의지, 갑작스러운 에너 지의 출몰, 예기치 않게 등장하는 공간감 등을 의미한다. 기초조형학연구 21권 5호 (통권101호). 499.

(4) 연구자의 작업 <Paphiopedilum charlesworthii> <Figure 1>에서도 중첩된 화면의 층위는 아 랫면 그림이 윗면 그림에 시간 차이를 두고 자 유 연상을 통해 드로잉과 채색이 진행된 지점 에서 이 개념을 도입해 볼 수 있다. 화면 속의 대상은 작가의 의도와 그 대상이 존재하는 세 계 사이를 매개하는 고리를 제공한다. 자기 동 일성은 타자를 전제하고,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을 없애고 해석이 종결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해 불확정성이나 모순되는 점을 감추고, 자 신의 현존을 각인시킨다. 이는 기존의 이미지 를 무효로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이미지 를 생성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으므로 의미의 편협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며 풍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회화를 이해하는 기존의 <Figure 1> Jeong, Yun-young · <Paphiopedilum charlesworthii>. 통념에서 벗어나 층위를 중첩하여 차이를 반복. · Oriental Color on Silk Layered Canvas · 116.8×91cm. 되게 하고, 회화라는 공간 속에서 혼성적 대화. · 2019. 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다이어그램은 ‘메. 타(meta)적 사고’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다른 형태의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연구자의 작업 에서 이미지와 매체, 감각적이고 애매한 느낌이 만들어내는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공간감을 대 체하는 ‘제2의 감각’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공간감에 대한 상상력은 리비도(libido) 에너지, 삶에 대한 욕동, 죽음에 대한 저항, 고통을 뛰어넘어 초극하려는 힘과 같은, 인간에게 기원한 여러 에너지에 대한 반응으로도 볼 수 있다. 변증법적으로 충돌하는 이질적인 것들을 연결하기 위한 연쇄적인 과정들은 여러 충돌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층위를 만들어낸다 (Ranciere, 2014/2003, p.116). 2.2. 제2의 감각 – 종합적인 층위 작가가 중층적인 화면을 바탕으로 원근법 회 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은 초현실주의자 피카비아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근법은 3차원을 2차원의 평면으로 초대하 는 것인데, 이것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과 관련이 되며, 주체가 바라보는 것을 대상화하 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조금 더 세밀하 게 살펴보면, 중첩된 이미지를 그려낸 피카비 아의 1920년대 투명성(transparency) 연작 들은 이중 인화를 이용한 사진 기법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층위 개념이 정교하게 녹아든 <Figure 2> Francis Picabia · <Corrida-Transparence> ·. Guash on Paper · 65×50cm · 1927-1930.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투명성 연작들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피카비아의. 작품. <Corrida-Transparence><Figure 2>에 관하여, 오세권(Oh, S., 2017)은 스페인 투우장의 소싸움 장면이 담긴 층위 위에 두 인물이 대칭적으로 그려진 채 중층화되어 있음을 설명했다. 관중석을 연상시키는 배경 위로 격렬한 동세가 표현된 싸움소의 형상이 눈에 띈다. 이 작품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검은 선으로 다소 거칠게 그려진 좌우 측면의 인물 이미지이다. 이러한 중층 회화 실험을 꾸준히 시도해온 피카비아의 작업은 모더니즘적 레이어의 시초로 볼 수 있으며, 바흐친의 산문 정신에서 영향을 받은 다중성, 다층위성, 다성성 등의 코드를 500.

(5) 바탕으로 한 인간의 욕망에 관한 비유가 상징적으로 등장한다. 피카비아의 작업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연구자의 작업 <Her painting was opaque to me><Figure 3>는 자연의 형상이 만들어내는 생명의 근원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서 화면 속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겹쳐 놓는다. 아랫면의 이미지에 다른 이미지가 첨가되고 (superimposed), 겹쳐지고, 이중으로 놓이고, 어떤 요소나 특질이 덧붙여진다.. <Figure 3> Jeong, Yun-young · <Her Painting was Opaque to Me> · Mixed media on Paper Layered Canvas ·. 162.2×336.3cm · 2020. 이것은 결국 앞과 뒤가 무엇인지 모르게 뒤섞여서 미묘한 반전을 일으킨다. 이러한 상태에서 연구자는 시각적 반응에 충실하여 화면 안에서 감각을 밀어붙여서 혼란스러운 에너지를 촉발 하고, 전복적인 상태로 두며, 뒷면의 것이 오히려 더 튀어나와 보이는 모순적인 상태가 되게끔 한다. 화면의 중첩성을 드러내놓는 단계를 통하여 마침내 ‘지층의 단면’을 연상시키는 발굴의 과정에 돌입한다. 윗면의 것을 뜯어내서 아랫면이 노출되는 데콜라주(décollage) 방식으로 ‘자 연스럽게’ 겹쳐지는 상태가 우연적으로 만들어진다. 아랫면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떼어내는 행위에 사건성이 존재하며, 이것들이 뒤섞여 공존하는 형태는 다시 우연성을 발생시 킨다. 결국, 여러 층위 사이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단계에 이른다. 중첩은 그것이 지닌 정형화된 특성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해석을 피하며, 동시에 유사성을 암시하는 알레고리와 우의(寓 意)를 부정하고, 서사를 하나로 완성하는 상징성과 의미의 부여를 비껴간다. 단순한 2차원의 화면이 아니며, 한층 복합적인 차원의 문제로 넘어간다. 서로 혼합되고 교차하면서, 분할할 수 없는 동일한 연속체를 형성한다. 잠재성을 현실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갈등을 재현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생성과 변형을 통해 무엇인가를 거듭 생략하고 삭제하면 서 비워나가는 방식이며 무언가를 부족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자의 주된 작업의 방법론이 자 개념인 ‘중첩’과 ‘겹’에 편재하는 여러 시점들에 관해 김희영이 설명한 것은 아래와 같다. 다양한 요소들이 한 공간 안에 자유롭게 공존하는 화면은 사실상 다층적인 겹으로 구성되어 있다. 캔버스에 그려진 이미지 위에 몇 겹의 반투명한 비단에 그려진 이미지 와 형상들이 겹치면서 구현된 화면은 각기 다르면서도 연결된 이미지들이 공존하는 장이다. 여러 겹의 이미지들은 물리적, 시간적 차이를 상정하면서 서로 겹쳐지는 과정 안에서 보완하기도 하고 덮기도 하고, 연결하면서도 맥을 끊기도 하는 가운데 생명의 지속성을 시사한다. 이는 화면 안에 고립된 미학적인 자율성을 구현하려는 노력에 한 정되지 않는다. 작가는 상이한 공간과 시간대에서 경험했던 과거의 기억이 자신의 신 체에 물리적, 심리적으로 인각되었음을 여러 겹으로 중첩된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하 고 있다. 오래된 경험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미해지나 소멸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현재의 감성과 사고에 영향을 준다(Jeong, 2019, p.117). 기초조형학연구 21권 5호 (통권101호). 501.

(6) 김희영이 지적한 바와 같이, 모든 언어와 이미지란 본래의 의도처럼 완결체를 지향하기 보다는 불가피하게 지속적으로 미끄러진다. 미묘하고 섬세하며 난해하기까지 한 마음의 굴곡, 감정의 편린을 온전히 표현해낼 수는 없다는 점이 회화가 지닌 재현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회 화’와 ‘회화 속 이미지’는 어떻게 상이한가? 랑시에르는 자신의 저서 󰡔이미지의 운명󰡕에서 다양 한 이미지들(벌거벗은 이미지, 직시적 이미지, 변성적 이미지) 사이의 상호작용이 모종의 효과 를 끌어낸다고 보았다. 다성적 의미를 지닌 언어가 발화되는 순간 여러 층위를 동시에 건드리게 된다. 연구자의 작업에서는 이미지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그것은 ‘이미지 자 체’라기 보다 ‘회화와 이미지 사이에서 사유하는 방식이자 기준’이다. 2.3. 투명성 – 층위의 대화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다의성, 중의성, 애매성 등 언어의 이중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후기 구조주의적 입장에서 바라본 ‘구조’는 존재를 구성하는 요소가 상호이질적이며, 이러한 이질적인 것들이 겹쳐짐으로써 중층성을 형성하게 한다. 바흐친의 이론에서 ‘대화’, ‘종 결불가능성’ 등의 개념은 연구자의 작업과도 접합되는 지점이 있다. 그가 이야기한 ‘대화’는 화자의 독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청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질적인 요소들이 그 속으로 섞여 들어가며 말과 그 세계는 끊임없이 확장된다. 그의 이론은 사물과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이 자, 언어와 사고를 매개하는 중층적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연구자의 작품 역시 미리 결정되지 않은 비어있는 기호로서 맥락에 따라 항상 변화하며, 아예 무의미한 것이 되기도 한 다. ‘중첩’이라는 개념을 추상 회화의 형식으로 변주하여 가져왔지만, ‘인간 존재로서 지닌 취약 함’, ‘영원하지 않음’ 같은 문제들에 대한 것은 곧 마음의 현상학이라고 볼 수 있으며, 관습적으 로 보아온 현상들 너머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것에 가깝다. 중첩된 화면에서 층위란, 비단 같은 매체를 이용하여 연약한 것들을 겹쳐가는 과정이며, 기존의 가치와 용도를 해체한 이미지 를 통해 환영과 재현이 뒤섞이는 상태이다. 이분법을 해체하며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 의 개념이 녹아있는 것이다. 이렇게 화면을 중첩하는 이유는 겹치고 뒤섞이고 혼성된 이미지를 통해 지속해서 어긋나는 상황을 자각하면서 그것이 비고정적으로 정신적 경험을 확장하는 촉 매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3. 상호관계적 개념으로서의 중첩 연구 3.1. 팰림프세스트 연구자의 작업 <Odontioda George McMahon Fortuna><Figure 4><Figure 5>는 바람에 여러 형상이 흩날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제작 방식에 있어서 프라이밍 되지 않은 캔버스의 바탕 면에 붓질의 흔적을 남기고 그 위에 여러 겹의 비단을 겹쳐 올려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아랫면의 이미지가 투명하게 혹은 불투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여기서 ‘중첩’ 개념은 작업 제작 과정에서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층위 이상의 의미를 띠는 텍스트의 인문학 적 은유로서의 ‘팰림프세스트(palimpsest)’ 와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다. 팰림프세스트는 이미 텍스트가 있지만, 그 텍 스트를 지우고 그 위에 새로 쓴 텍스트를 의 미하며, 여러 번 가필, 정정, 삭제를 거쳐서 아주 달라진 작품을 지칭한다. 종이가 보편화 되기 전 중세에는 그 당시 흔했던 양피지, 석 판, 모조 피지 등 여러 종류의 소재가 사용되 었다. 박물관의 오래된 유물을 연상시키는 <Figure 4> Jeong, Yun-young · <Odontioda George. <Papyrus><Figure 6>는 이집트에서 일종. McMahon Fortuna> · Oriental Color on Silk Layered. 의 연설문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것으. Canvas · 91×116.8cm · 2019. 502.

(7) 로 추정된다. 양피지를 뜻하는 영어 ‘parchment’는 ‘페르가몬 종이’를 뜻하는 라틴어 ‘페르가메 나 카르타(pregamena charta)’가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중세 영어로 정착한 것인데, 과거 양피 지는 희소가치가 상당했었으므로 지면 절약을 위하여 구두점 없이 단어와 문장을 연속적으로 쓰기도 하였지만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재사용하는 것이었다. 특히 책의 경우에는 양피지를 재사용하기 위해 양면에 글을 써야 했으므로 오래된 글 쓴 흔적을 긁어내거나 씻어서 새로운 빈 페이지를 만드는 일종의 재활용 과정의 결과물이었다.. <Figure 5> Jeong Yun-young · The Layered Voice · Gallery DOS (Installation View) · 2019. <Figure 6> <Papyrus> · Egypt · 2nd-3rd Century BC. 이 같은 팰림프세스트 개념을 연구자의 작업에 적용해보면 작업의 성격에 관한 이해를 돕는 실마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 시공간을 규정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개념은 연구자의 작업의 성격에 연관된 것으로 대입해 볼 수 있다. ‘겹쳐짐’은 원전(原典)의 상태에 밀착해 있기도 하고, 밑에 있는 텍스트를 덮어버리는 것처럼 결과하기도 하지만, 결국 원 기록 물의 영향이 어떠한 형태로든 지속하는 상태이다. 아랫면과 윗면은 서로를 흡수하고, 개선을 위한 수정과 변경(modification)을 통하여 서로에게 작용하고 지속해서 변용하는 상태와 관련 이 깊다. 연구자는 양피지를 보고 사이 톰블리(Cy Twombly)의 낙서 같은 작업이 연상되었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자신의 글 󰡔이미지와 글쓰기󰡕 중 그의 회화관이 압축된 <예술의 지혜>에서 톰블리의 작업을 비평하며 팰림프세스트 개념에 대하여 언급한 바 있다. 그에게 회화와 화면은 ‘거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묻게 하는, 무엇인가가 우연히 일어나 고 있는 무대이다. 또한, 그는 ‘회화의 도구’를 ‘하나의 사실’로 규정하였다. 톰블리는 ‘재료’를 절대적인 소재로 이용하였는데, 재료를 소재로 존재하게 만드는 화필과 화구는 ‘사물’로 남는 기초조형학연구 21권 5호 (통권101호). 503.

(8) 다. ‘거기-있음’의 완고한 실체로 남으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재로서의 속성은 그는 예술을 ‘사물’로 보게 해주며, 재현하는 사물이 아닌, 취급하는 사물로 바라보게 해준다. 그의 작품 <Panorama><Figure 7>에는 알아보기 힘든 선으로 화면을 긁은 흔적과 그의 가벼운 신체 접촉이 캔버스에 반점을 남긴다. 그리고 화면을 더럽히는데, 톰블리 작업의 한 특징이기도 한 이 ‘더럽힘’은 사실 무엇인가가 쓰여졌다가 지운 흔적, 다시 그 위에 그려 넣은 그림들이 이루는 입체적인 층을 말한다. 이것을 바르트는 ‘팰림프세스트’라 설명했다. 톰블리는 일부러 자신의 캔버스를 망친 체하며, 이러한 작업은 갑작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작가의 운동, 더 나아가 이 운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그의 감정적인 이행을 보여준다.. <Figure 7> Cy Twombly · <Panorama> · Oil Based House Paint, Wax Crayon, Chalk on Canvas · 254×340.4cm ·. 1955.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 팰림프세스트 개념과 연관 지어서 ‘경계 없는 경계’에 대해 언급하였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선을 점들의 집합으로 정의하여 어떤 형상과 그 테두리의 존재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것처럼, 경계선이 경계 안인지 밖인지 애매하다는 사실은 말 그대 로 이것은 경계 그 자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계는 안쪽에도 바깥쪽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실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만약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 자체가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는 다면 안과 밖이라는 구분도 명확한 것일 수 있을까? 데리다는 작품의 아름다움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한다. 그는 예술작품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이 주제를 살피기 위해 작품이 하나의 텍스트로서 갖는 미학적 의미와 관련하여 모순적이고 애매한 파레 르곤(parergon)의 성격에 주목했다. 파레르곤이 예술작품의 안이나 밖에 속하지 않는 경계 ‘그 자체’임에 주목함으로써 오히려 예술작품 자체가 하나의 파레르곤으로서 안팎의 경계를 갖지 않는 모호한 성격을 지닌 것임을 증명하고자 하였다(Park, Y., 2009, pp.87-88). 연구자의 작품 <Do you think that the orchid looks like him><Figure 8>은 비고정적인 의미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텍스트 내부에 있는 것도 아니고 텍스트 외부에 있는 것도 아니며, 그것들이 얽히는 중간에 있다. 신체의 내부를 연상시키는 아랫면 이미지와 회색 라인 드로잉으로 중첩된 양란 꽃의 일부분은 일그러진 근육에 대한 막연한 상상력이 구동된 작품인데, 이는 그 자체로서 텍스트의 안과 밖일 뿐이다. 작품의 의미는 텍스트 속에 고정된 것이 아니므로 얼마든지 가변적이다. 텍스트를 구성하는 어떠한 고정된 의미라도 쉽사리 해체 504.

(9) 될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따라서 작품의 의 미는 어떤 틀 안에 있는 실체가 아니라 바로 안과 밖을 구분하는 틀 자체다. 미학의 대상 이 되는 것은 예술작품의 안과 밖 사이의 경 계 자체이다. 데리다에 따르면, 예술작품의 ‘의미’는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모순으로 서 ‘없는 것’이다. 연구자의 작품 속 화면은 세 계를 향한 시각을 나타내는 창문과도 같다. 창문은 양방향으로 작용하는 이중성을 띠며 다른 사람의 삶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어주 <Figure 8> Jeong Yun-young · <Do You Think That The. 기도 한다. 그것은 외면을 관찰하는 동시에. Orchid Looks Like Him> · Mixed Media on Silk Layered. 보이지 않는 근본적인 것까지 들여다보고자. Canvas · 40×50cm · 2018. 하는, 다시 말하자면 외면뿐 아니라 내면적. 본질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다.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으로서의 욕망은 단순히 어떤 대상을 시각화하는 것을 넘어선 중첩이라는 전제를 뛰어넘는 반투명한 어떤 구멍과도 같다. 같은 그림 안에서 경계를 지우게 하는 전제이다. 마치 시에서 연과 연 사이, 행과 행 사이에서 중립을 선호하는 오버랩처럼 능동과 수동이 교차하는 것이다. 이렇게 욕망으로 가득 찬 시선은 상상의 산물을 만들어낸다. 그 환상의 세계에 일시적으로 침입함으로써, 관찰자의 시선 은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드러난다. 관찰자와 대상 사이에는 항상 욕망의 관계가 존재한다. 로잘린드 크라우스(Rosalind Krauss)는 데리다가 언급한 ‘미장아빔(mise-en-abyme)의 구 조’가 현대 예술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고 보았다. 연구자의 작업에서도 중첩의 구조가 드러남을 앞서 살펴보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참조해 볼 수 있는 작품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The Face of War><Figure 9>이다. 이 작업은 작품의 의미가 곧 파레르곤처럼 무의미와 의미의 중첩된 형태이며, 어떠한 확고한 경계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다 근원적으로 건드린다. 전쟁에서 비롯된 외상에서 영감을 얻은 그의 작품은 사막을 배경으로 처참한 상태의 얼굴이 묘사되었으며 입과 눈에는 똑같은 얼굴들이 무한하게 반복되는 미장아빔의 구조로 암 시되어 있다. 이러한 ‘액자 속의 액자’라는 중첩의 구조는 미술 이외에 건축의 영역에서도 발견 된다. 그 예시로 운현궁(雲峴宮)의 별당인 이로당(二老堂)<Figure 10>을 살펴보면, 영화 기 법인 ‘줌 인(zoom in)'처럼 앞과 뒤가 거리 차이를 보이며 창문 속의 창문이 드러나는 공간과 풍경이 중첩된 전통 한옥의 구조를 보여준다.. <Figure 9> Salvador Dali · <The Face of War> · Oil on. <Figure 10> Unhyeongung. Canvas · 64×79cm · 1940. 기초조형학연구 21권 5호 (통권101호). 505.

(10) 3.2. 앵프라맹스 팰림프세스트 다음으로 살펴볼 개념은 ‘앵프라맹스(inframince)’이다. 이 개념은 1934년에서 1945년까지 뒤샹이 파편적인 메모 형식으로 남긴 주제로서, ‘극도로 얇은’ 막이나 간격 혹은 그러한 간격에 의한 분리라는 일차적인 의미 외에 그것을 넘어서는 흐름이나 이행이라는 확장 된 뜻을 내포하고 있다. 프랑스어 단어의 조합인 inframince의 ‘infra’는 ‘낮은’, ‘아래의’, ‘다음 의’ 등의 의미를 지니며, ‘mince’는 ‘얇다’, ‘가늘다’ 등의 추상적 개념으로, 인간과 사물의 극도 로 얇은 막, 아주 미세한 분리 막을 의미한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는 개성, 차별성을 일으키는 나만의 독특한 틈새 혹은 두 현상 사이의 매우 미세하고 미묘한 차이, 간격, 사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Kim, Y., 2017, p.58). 1910년대 후반에 작성한 노트에서 뒤샹은 ‘가능한 것(un possible)’에 대해 ‘불가능의 반대도 아니고, 개연성과 관련된 것도 아니며, 확률적인 것에 속하는 것도 아닌 것’이라 지적하며 ‘가능 태(le possible)는 모든 미학이나 이론들을 불태워버리는 물리적 부식제’라는 수수께끼 같은 단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Jung, E., 2018, pp.105-138).. <Figure 11> Jeong, Yun-young · <Untitled> · Color on Cotton Layered Canvas · 27.3×41cm · 2016. 연구자의 작업 <untitled><Figure 11>에서도 몸이 이질적인 것과 중화되고 유화되어 ‘하나’ 가 되는, 자신의 몸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표현되어 있다. 식물의 실루엣이 블러링 (blurring) 방식으로 표현되어 대기의 움직임이 느껴지고, 물감의 물질성을 이용해 화면이 살아 움직이는 듯이 보이기도 하며, 작가의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의 기록인 붓질이 형상을 이룬다. 화면 속 식물로 비유된 신체의 이미지는 겹쳐져 있거나 어긋나 있는 존재의 근원적인 면을 중첩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이미지의 미묘한 응축과 확장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는 상상적 체험과 상호 연관되는 존재의 근원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결합된 언어적인 상징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작업의 전 과정은 상징화의 장소로 기능하는 육체에 충돌하지 않는 상호작용으로서 이질적인 체계가 잘 자리하였는지를 가늠해보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3.3. 이중성 - 안과 밖 사이의 경계 지금까지 살펴본 ‘팰림프세스트’와 ‘앵프라맹스’라는 개념은 연구자의 작업에서 어떻게 적용하 고 종합해 볼 수 있는가? 이는 연구자의 작업에 포함된 ‘회화의 과정’ 속에서 사유해볼 수 있다. 506.

(11) 연구자에게 팰림프세스트와 앵프라맹스를 아우르는 중첩의 의미는 이미지가 지닌 형상성이나 명시성보다 함의(implication)의 상태를 지향한다는 것에 있다. 연구자의 작업에 등장하는 꽃 이라는 형상은 어떤 성적 욕망과도 관련이 있지만, 은연중에 드러난 생명 일반에 대한 성 에너 지로서 환원되는 것이기도 하다. 본 연구에서 연구자의 작품과 여러 비교 작품들의 예시를 통하 여 살펴보고자 한 것은, 중첩은 ‘시간의 겹쳐짐’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양피지에 기록된 내용은 역사적 사물이자 기록물로서 역사의 특수성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것을 연구 자의 회화에 적용해보면 의미를 정의 내리는 힘과 겹쳐질 때의 ‘제3의 상태’와 관련된다. 다소 시적인 표현이지만, 연구자는 이러한 ‘제3의 상태’를 ‘종합적 용광로’라고 명명하고 싶다. 연구 자는 ‘화면 속 자신’이라는 장 안에서 회화적 시간을 역사적으로 증명하기 위하여 휘발되기 쉬운 의미들의 중첩을 거듭함으로써 상호관계적 표현을 작업에서 지속하였음을 자각할 수 있 었다.. 4. 결론 본 논문은 평면 회화에서의 중첩이라는 개념이 열린 상태로서 완전체의 형태로 겹쳐지지 않고, 서로의 영향을 기반으로 하여 상호관계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는 과정에 관하여 연구하였다. 연 구자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중첩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개별적으로 포착하고 분석하며 미시적으 로 이해해 나가기 위한 출발로 삼은 본 연구에서 중첩은 어떤 경계를 희석시키고 혼합하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잇는 매개적 역할을 해왔음이 밝혀졌다. 중첩은 시공간을 교차하며 이원 성을 해체하는 촉매이자 조형 원리로서 지속해서 연구자의 작업에 차용되어왔다. 이렇듯 작업 의 실제적 과정을 미학적 개념에 접목하여 분석함으로써 이질적인 것들의 혼합을 전제로 한 혼성적인 의미의 층위가 축적된 중첩 개념을 전면적으로 재고찰해 볼 수 있었다. 동시대의 맥락 안에서 연구자의 회화 작업은 중첩의 상호관계성을 적용하여 이를 조형화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도입된 ‘중첩’ 개념을 탐구하는 일은 연구자 작업이 지닌 여러 층위의 의미를 추적하 게 하고, 그 개념을 바탕으로 조형의 새로운 틀을 제시함으로써 동시대 미술의 미적 관점을 차별화해 가는 것이다. 연구자의 작업에서 재료와 형식을 벗어난 더욱 포괄적 의미로서의 중첩 은 실존적 경계와 모순을 수용해 나아가는 메타적 사고의 가능성이 된다는 것을 들뢰즈의 ‘다이 어그램’ 개념을 빌어 살펴보았고, 인간에 기원을 둔 여러 에너지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층위의 종합이 담고 있는 이중적인 감각에 대해서는 소쉬르의 구조주의적 입장을 참조하였다. 그 외에 상호관계적인 개념으로서의 중첩에 관해서는 롤랑 바르트의 ‘팰림프세스트’와, 데리다의 ‘미장 아빔’, 뒤샹의 ‘앵프라맹스’ 개념 등 다양한 양식의 융합을 통해 하나의 작품이 지니는 이중성에 관해 그 경계를 확장해 가며 고찰하였다. 연구자의 작업에서 표현된 ‘중첩’은 a, b, c의 조합으로 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제3의 상태’에 가깝다. 여러 요소 간의 단순한 조합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에 ‘얼마만큼 정도를 더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변형됨과 동시에 종합된 제3의 상태를 만드는 것은 ‘분절과 종합을 거듭하는 시간’과 ‘회화의 실천’이 동적인 영향 관계를 지속해서 모순되게 상충시키며 진전시켜 가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미술의 방법론으로서 작가가 자신이 라는 열린 장 안에서 회화적 시간을 역사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며, 중첩을 통한 상호관계 적 표현을 바탕으로 외부와 자유롭게 관계 맺는 작업에서 시적인 언어에 상응하는 자율성을 획득해 가는 실천이라고 할 수 있겠다.. References Deleuze, G. (2005). Superpositions (Heo, H. J. Trans.). Dongmunsun. (Original work published 1978). Jeong, Y. Y. (2020). A Study of Correlational Expression through Overlapping Paintings : Focused. on My Works (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Kookmin University.. 기초조형학연구 21권 5호 (통권101호). 507.

(12) Jung, E. Y. (2018). Marcel Duchamp’s Thoughts and Experiments on the Inframince. The Journal of. Art Theory & Practice, 0(25), 105-138. http://dx.doi.org/10.15597/jksmi.25083538.2018.25.105 Kim, Y. G. (2017). Inframince de Duchamp : Du point de vu de la difference. Visual Culture, 0(31), 55-86. Oh, S. K. (2017). A Study on the Expression of a Multi-Layer Structure in Picabia’s Works : focus on his Transparency series. Korean Society of Basic Design & Art, 18(6), 391-404. Park, Y. W. (2009). Jacques Derrida & Gilles Deleuze. Gimmyoungsa. Ranciere, J. (2014). The Future of the Image (Kim, S. W. Trans.). Hyunsil Moonhwa. (Original work published 2003)..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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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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