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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업세계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서 사항으로 구 조화된 프로그램, 현장실습, 비구조화된 현장경험, 대학진학 기회, 실업계 고 교 교육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1 ) 구조화된 프로그램의 미비

고등학교의 구조화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업세계로 이행을 위해 제대 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학과는 산업의 변 화 추세에 맞추어 그 내용이나 특성에 있어서 변화되어 왔다. 농업계고교의 식품가공과, 도시원예과나 상업계 고교가 정보산업고교로 교명이 변경되고 경영정보학과 등을 설치한 것이 그런 예들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단 긍정적 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산업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빠른 변 화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과의 명칭만이 바뀌었을 뿐 교육 의 내용과 수준은 크게 변화하지 못하였다는 지적도 가능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여전히 고등학교에서 직업세계를 준비시키는 구조화된 프 로그램은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실기교육과정과 현장실습이외에 특별히 직 업세계를 준비하는 구조화된 프로그램이나 재학중 일의 경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학교에서 실습교육을 하기 위한 기자재는 매우 미비한 상태였다. 예를 들어, S공고는 이제는 더 이상 쓸모 없는 낡은 기자재를 계 속 보유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새로운 기자재를 구입할 비용이 없으며 기 존의 기자재를 폐기할 경우에 공식적인 기자재 확보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 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 여건을 확충하여 학교의 실험・실습교육을 내실화 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구조화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교육과정 중에 많이 포함시켜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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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조기 취업화된 현장 실습

현장실습은 학교에서 직업세계로의 이행을 준비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인 식되어 왔다. 그러나 현장실습은 산학협력을 통해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제 고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었 다. 더군다나 최근 경제위기로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나갈 기회가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그나마 현장실습은 일반적으로 3학년 2학기에 나가도록 되어있 기 때문에 사실상의 조기 취업으로 간주되고 있었다. 따라서 3학년 2학기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또한 현장실습 기간에 학생들은 학생 신분도 근로자 신분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의 입장에 처해 있 어 대기업이 아닌 경우는 학생생활지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도 있었 다.

3 ) 비구조화된 현장 경험 방치

고등학생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안에도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하고 있 다. 교사들은 많은 학생들이 비구조화된 일의 경험으로서 시간제 취업을 하 는 경우가 많다고 진술한다. 소위 아르바이트라고 일컬어지는 학생들의 시 간제 취업은 방과후 등에 이루어진다. 실제로 시간제 취업은 학생들이 직업 세계로 나가기 위한 준비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사대상 학교에서 학생 시간제 취업은 비교육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공식적 으로 금지되고 있었다. 따라서 학생들의 시간제 취업이 학교의 지도나 관심 하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학생들 개인적인 차원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 고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은 유흥업소나 주요소 등 대부분 교육적으로 바람 직하지 못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불량 청소년으로 전락하는 경 향이 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자신들의 업무 가 가중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이미 많은 학생이 시간제 취업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공 관련 업종, 구조화된 프로그램과 연계, 학교의 역 할 강화 등을 통해 시간제 취업을 교육적인 것으로 승화시키는 방안을 마련 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였다.

4 ) 고등교육기회 확대에 따른 고등학교 직업교육의 문제

최근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현상중의 하나는 졸 업자의 대학진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소득 수준의 향상, 전통적인 대학 진학열, 대학진학기회 확대정책 등으로 3년~4년 전부터 실 업계 고교생의 진학이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졸업 후 취업은 급격히 줄어들 고 있는 추세이다. 그 뿐만 아니라, S고교 교사의 말대로, 일반계 고교의 직 업과정도 자격증 취득을 통한 특별전형을 거쳐 대학진학을 손쉽게 하기 위 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교사들은 실업계 고교생의 진학 증가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었다.

어떤 교사들은 실업계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함으 로써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보면서 전문대학 진학뿐만 아니라 전문 대학은 이제 누구나 갈 수 있기 때문에 실업계 고교 졸업생이 이제는 일반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또 다른 교사들은 고등교육 진학이 계속교육을 통한 고기술의 획득 등의 차원 에서는 바람직할 수 있으나, 고교에서의 전공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문・사 회계열 또는 예・체능계열로의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 어 교육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미 실업계 고등학교도 진학반을 운영하는 등 실제로는 종합고교 또는 통합형 고교와 유사한 형태가 되고 있는 현실은 진학과 취업을 동시에 모색 하여 열린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형 고교는 제반 조건, 즉, 충분한 교사 수와 시설설비, 공동 실습소 설치의 확 대 또는 학교간 원활한 연계와 교류 등의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져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

5 ) 실업계 고교 교육과정의 문제

실업계 고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대부분 중학교에서 가장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학교 성적이 낮기 때문에 하는 수 없 이 실업계 고교에 입학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과정은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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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하게 이루어져 있지 못하다. 일반 교과목은 일반계 고교와 동일한 교과 서를 사용하고 전공 교과목은 대학에서 쓰는 교과서를 축소한 형태로 집필 되어 많은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교육에 흥 미를 잃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실업계 학교는 어쩌면 대안학교에나 가야할 학생들을 붙잡아 두는 수용소 또는 문제아 집 합소에 불과하다는 실업계 고교 교사의 불만과 고등교육 기회 확대로 인해 수학능력이 낮은 학생까지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대학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가진다.

교육의 현장 적합성 또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상업계 고교 에서는 컴퓨터를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가 수 년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 용이 시대에 매우 뒤쳐져 있었다.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불법 복제품으로 교 육을 시키고 있었다. 또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 방과 후에 별도의 학원수 강을 하는 학생도 많다. 실제로 학교교육을 통해 배운 것이 직업세계에서 곧바로 활용되지 못한다. 이에 많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학교에서 현장 과 괴리된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응용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초적인 교육 과 현장에 적응하는 능력, 그리고 성실성을 가르칠 것을 요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