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비혼 동거가족

프랑스에서는 PACS가 제정되기 이전에도 대략 다섯 가지 형태의 비혼 동거가족의 형태가 존재하였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각 형태에 따른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프랑스 정부는 후 술하는 몇 가지 이유에서 이성, 동성을 불문하고 2인의 결합에 대하여 혼 인과 유사한 형태의 결합으로서 PACS라는 법제도를 만들고, 법률혼만큼 의 강한 보호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보호를 하고 있다.

프랑스에 존재하는 PACS 이전의 비혼 동거가족은 ① “예비 혼인(un prélude du mariage)”으로서의 동거, ② “혼전 실험(un test avant le mariage)”으로서의 동거, ③ “일시적 결합(l'union éphémère)”, ④ “안 정적 결합(l'union stable)”, ⑤ “자유로운 결합(l'union libre)”으로 나 뉜다. 예비 혼인으로서의 동거는 동거 이전에 혼인을 약속하고 실제로 동 거를 시작한 후 1년 이내에 혼인을 하는 경우이다(Villeneuve-Gokalp C., 1990: 김수현, 2003, p.5에서 재인용). 혼전(婚前) 실험으로서의 동 거는 용어 그대로 혼전에 혼인의 적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약 1~3년 정도 동거한 후에 혼인을 결정하는 경우이다. 일시적 결합은 3년 이내의 비교 적 짧은 기간 동안 혼인의 약속 없이 단순히 공동생활을 하는 경우이다.

안정적 결합은 일시적 결합과는 달리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혼인의 약속 없이 동거를 하는 경우이며, 혼인과 가장 유사한 결합인 자유로운 결합 은, 동거 후 3년 이내에 자녀를 출산하는 등 법률혼의 부부와 외관상 같은 모습을 가지지만 법률혼에는 이르지 않는 경우이다. 이 자유로운 결합이 우리의 사실혼과 아주 유사하지만 혼인 의사와 혼인 공동체의 외관을 가 질 것을 요건으로 하는 사실혼과는 형식적 실질적으로 다르다.

PACS가 이러한 유형의 비혼 동거가족을 얼마나 포섭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프랑스에서 PACS의 제정은 “동성 커플(couples homo-sexuels)의 결합에 대한 법적 보호와 통제의 개시이며, 동시에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 또는 인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의미”(안문희, 2012, p.202)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와는 달리 2008년에 체결된 PACS의 신고 수에 따르면, 동성 커플의 구성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 하였고 90% 이상이 이성 커플이었다고 한다. 나아가 PACS의 신고 건수 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2010년 현재 신고 건수는 100만명으로 추산되 었다(안문희, 2012, p.202).

PACS를 통하여 다섯 가지의 비혼 동거가족 유형이 법률혼으로 전환되 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법률적 보호의 경계 내로 진입하였다고 평 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법률혼과 PACS에 포섭되지 않은 각 유형 의 비혼 동거가족은 남아 있고, 이들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보호도 여전 히 숙제로 남아 있다.

프랑스 혼인 건수와 PACS에 등록된 누적 수치를 보면, 혼인 건수는 천 천히 감소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반면 PACS는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로 급격히 증가하다가 줄어들기도 했었지만 또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 인할 수 있다. 여기서 PACS가 새로운 결혼의 형태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 간의 결합으로 PACS와 결혼을 합산한다면 실질적인 결혼은 이전보다 증가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결혼이 감소한다 기보다는 여러 형태의 결합을 인정함으로써 결혼이 현대화되어 가고 있 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2〕 프랑스 혼인 건수와 PACS에 등록된 수 누적

자료: National Institute of Statistics and Economic Studies(Insee, 2015). Marriage, nuptiality and civil solidarity pacts(PACS). http://www.bdm.insee.fr/bdm2/

affichageSeries?idbank=001641589&idbank=001641595&idbank=001686967&pa ge=export&codeGroupe=1506&recherche=criteres에서 2016.10.5. 인출.

〔그림 3-3〕 프랑스 합계출산율과 혼외출산 비율 추이

자료: Insee(2015). Statistiques d’état civil sur les naissance en 2015. http://www.insee.fr /fr/themes/detail.asp?ref_id=ir-irsocsd20151#IRSOCSD20151_NAT에서 2016.10.7. 인출.

프랑스의 합계출산율과 혼외출산 비율을 함께 보면, 실선으로 나타낸

서 각 유형 사이에 차이점은 없다. 이것은 프랑스의 비혼 동거가족 유형 들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사실혼 가족이라고 해서 법률적 보호 의 범주 바깥에 두어서는 안 되므로 여러 특별법에서 사실혼의 배우자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2. 프랑스의 비혼 동거가족 관련 제도-PACS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