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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가족 형성과 출산에 있어서 나타나는 최근의 특징을 살펴 본다면, 가장 먼저 만혼과 그에 따른 출산 연령의 증가 및 출산 기피 현상, 그리고 가족 형태의 다양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 던 전형적인 가족 형태인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과 더불어 현재 논의 되고 있는 가족들을 보면,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한부모 가족, 미혼모 가 족, 무자녀 가족 등이 있고, 가족원의 특성 측면에서는 재혼 가족, 입양 가족, 국제결혼 가족이 있을 수 있으며, 탈 근대적 측면으로 나누어 보면 미혼 독신 가족, 동거가족, 동성애 가족, 공동체 가족 등(김승권 등, 2004) 매우 다양한 가족 형태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이 루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가족이 증가하는 만큼 이러한 가족에 대한 인식적·

정책적 수용 또한 중요시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결혼한 부모와 자녀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가족을 기준 삼기에는 가족의 형태가 너무나 다양화 되어 있다. 특히, 비혼 동거가족과 같이 성인 남녀가 함께 가족과 같은 삶을 살아가기는 하지만 가족 안에 법적 부부가 존재하지 않아 가족 형성 의 시작에서부터 전형적인 가족과 차이가 있는 가족에 대해서도 논의해 볼 만큼 사회는 변화하였다.

이러한 배경 하에 최근 발표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2016~2020)」에서는 ‘다양한 가족에 대한 포용성 제고’라는 정책과제를

서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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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다양한 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편견 없이 가족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 록 하고, 나아가 어떠한 형태의 가족이라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 적 지지 강화를 위한 추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안에 비혼 동거가족에 대한 사회·제도적 차별 개선을 추진 과제로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변화하 는 가족 형태를 정책에 반영하고 환경 변화를 추구하는 등 정책적으로 바 람직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혹은 매거진 등 매스미 디어(mass media)를 통해 동거가족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종종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비(非)전통적 형태의 가족에 대한 수용 정도가 자연스럽게 확대되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즉, 다양한 가족, 특히 정책적인 면에서 활발히 논의되지 않아 왔던 비혼 동 거가족에 대한 정책적·인식적 수용이 점차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수용과 함께 비혼 동거가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 를 흔하게 들을 수는 있지만, 현재 통계나 연구의 부재로 비혼 동거가족 의 현황이나 증가하는 정도가 얼마만큼인지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어떠한 이유로 결혼 대신 동거가족을 형성하게 되며, 결혼-출산 고리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비(非)전통적인 가족으로 살아가면 서 가족,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대해 갖는 생각이 어떠한지 등에 대해서 도 노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현실은 그동안 동거 인구의 수가 적어서 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동거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과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많은 경우 타인에게 부부임을 선포하는 이벤트인 결혼 식을 올리지 못할 상황이라 일단 남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있었고, 또는 이혼 후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을 다시 하는 대신 동거를 택하는 경우 등 동거를 적극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하는 상황들이 있어 왔 다. 그 결과 전통 가족 이데올로기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성인 남녀가 함께 사는 것을 숨기거나, 가족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삶의

형태로 보아온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가족이 변화된 만큼 동거 또한 그 이유에서부터 다양화되었고, 이제는 동 거를 가족의 한 형태로 인정하려는 시도와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는 혼인한 성인 남녀가 출산을 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형태 의 가족이 아직까지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법적 부부조차 임신·출산 및 양육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인해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비(非)전통적 모습을 취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 에게는 그 과정이 더욱 어려울 것임을 예견해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다 양한 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과 그 구성원의 복지를 위해, 나아가 저 출산 현상 극복을 위해 각각 다른 형태의 가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저출 산 극복의 방법과 가족 형태별 지원 방안을 구축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여러 가족 형태 중에서도 그 수가 많아지고 있는 한부모 가족이나 다문화 가족 등 일부 다양한 가족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어 오고 있으나 현재까지 동거가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해 기초적인 정보부터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가족 중 비혼 동거가족을 중심으로 그들 이 결혼, 가족, 그리고 임신·출산 및 양육 전반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그 과정에서 비혼 동거가족으로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 나아가 비혼 동거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 존재 여부 등을 파악하고 이해해 보고자 한다. 또한 일반 국민이 비혼 동거가족에 대해 어느 정도를 수용하고 있 는지 함께 살펴보아 비혼 동거가족이 임신·출산 및 양육은 물론 안정적인 가족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에 대해 제 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