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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과거부터 행해져 왔다. 동거의 발 전 과정을 보면 과거의 동거는 노동자 그룹이나 결혼식을 올릴 경제적 상 황이 따라 주지 않는 사람들이 선택하거나(Kiernan, 2004; Trost, 1978; Villeneuve-Gokalp, 1991), 혹은 이혼 후 재혼 대신 택하는 (Haskey, 2001) 삶의 방식이었다. 특히, 1950~1960년대 유럽 국가에 서 이혼율이 증가할 당시의 동거 형태는 이혼 후 동거가 가장 많았다 (Kiernan, 2002). 하지만 호주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이혼한 많은 사 람들이 혼자 살거나 한부모 가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de Vaus, 2004) 이혼한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만이 동거를 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과거에는 자신의 상황에 의해 동거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면, 1970년대 결혼을 대신하는 동거 유형이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나타나기 시작하고, 1980~1990년대에는 그 수가 급증하게 되었다(Kiernan, 2002).

동거 비율이 증가한 1990년대에 15개의 EU(European Union) 국가 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1996 유로바로미터 조사(Eurobarometer Surveys)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 여성의 혼인 상태에서 동거 비율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와 같은 북유럽 국가 에 동거가 가장 널리 퍼져 있었으며,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영

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동거 비율 수준이 중간에 속하는 국가들이었 다(Kiernan, 1999, 2002). 미국과 호주의 동거 수준 역시 이들 중간 그 룹에 속하는 것으로 보여졌다(McDonald, 2000; Raley, 2000).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국가들과 아일랜 드는 동거가 드문 국가에 속했다(Kiernan, 1999, 2002)(그림 2-8 참조).

〔그림 2-8〕 1996년 EU 국가 25~29세 여성의 혼인 상태

자료: European Commission(1996). Eurobarometer Surveys: Kiernan(2001). p.5에서 재인용.

그 이유와 형태가 다양화된 현대의 동거에 대해 가장 자주 등장하는 구 분은 ‘결혼 과정의 한 단계로서의 동거’(‘cohabitation as a stage in the marriage process’)와 ‘결혼의 대안으로서의 동거’(‘cohabitation as an alternative to marriage’)이다(Hiekel, Liefbroer, & Poortman, 2014; Rindfuss & VandenHeuvel, 1990). 이를 더욱 세분화해 동거를 구분하면, ‘결혼의 서막’(‘prelude to marriage’), ‘시험적 결혼’(‘a trial marriage’),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동거, 그리고 결혼제도에 대해서는 불 만이지만 결혼 의도는 있는 동거를 묶어 결혼 과정 중 한 단계로의 동거 로 보고, 결혼을 거부하거나 결혼과 관계없이 하는 동거는 결혼의 대안으 로서의 동거에 속한다(Hiekel, et al., 2014). 앞선 연구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분류를 한 연구에서는 동거는 ‘결혼의 서막’인 경우(‘prelude to marriage’, 비교적 동거 기간은 짧고 임신 비율 낮음), ‘결혼 과정의 한 단계로의 동거’(‘a stage in the marriage process’, 주로 자녀를 낳은 후 결혼으로 이어짐), ‘싱글 대안으로서의 동거’(‘an alternative to be-ing sbe-ingle’, 비교적 동거 기간이 짧고 결혼보다는 헤어짐으로 동거가 끝 남), ‘결혼의 대안으로서의 동거’(‘an alternative to marriage’, 동거기 간이 길고 임신하는 경우도 많음), 그리고 ‘결혼과 아주 흡사한 동거’(‘a status indistinguishable from marriage’)로 나눌 수 있다 (Heuveline & Timberlake, 2004).

이 유형들을 국가에 적용해 보면, 마지막 유형인 결혼과 아주 흡사한 동 거는 스웨덴의 동거가 그러하다. 동거로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 고 동거 커플 사이의 자녀 출생도 특이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도 동거 커플이 첫째나 둘째를 출산한 후에는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나 캐나다에서는 결혼의 대안으로 동거를 택하고 뉴질랜드와 미국 은 주로 싱글의 대안으로 동거를 택한다. 그리고 유럽 중 폴란드, 이탈리

아, 스페인 등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동거가 흔하지 않고, 이들을 제외 한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서의 동거는 결혼의 서막이거나 결혼의 한 단계, 즉 결론적으로는 결혼에 이르는 동거 유형을 보였다(Heuveline &

Timberlake, 2004). 동거의 이유가 다양하지만, 그 유형을 크게 나누면 결국 언젠가는 결혼으로 이어지는 결혼의 한 과정으로서의 동거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가진 결혼의 대안으로서의 동거 혹은 현재는 결혼과 관계없는 동거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