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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업계 고등학교의 상황

Ⅱ. 경제환경 변화와 수요 분석의 틀

2. 최근 실업계 고등학교의 상황

앞의 두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업계 고등학교는 우리 나라의 경제발 전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이 산업의 필요에 지나치게 편중됨에 따라 직업의식을 강화하는 교육의 본질을 등한시해 온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의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은 산업의 빠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직업교육의 위 상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은 내적 및 외적 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 절에서는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 그 원인을 진단한다.

가. 입학생의 미달

다음 장의 <표 Ⅲ-1>에서 다시 논의되겠지만, 학령인구 감소는 실업계 고 등학교 입학생을 감소시킴으로써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은 양적․질적 문제 에 봉착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인구증가율의 감소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 가 1980 년대이래 대학정원의 확대와 맞물리면서 실업계 고등학교의 교육대 상 자원이 더욱 부족해지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학진학 가능성이 높은 것도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생의 대학진학률을 상승시키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표 Ⅲ-6> 참조). 학

령인구 감소와 대학진학 기회 확대는 실업계 고등학교 입학생이 미달하는 사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심각성은 입학정원 확보율과 입학생 미달 현황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표 Ⅱ-8>에서와 같이 1999년 현재 총 실업계 고등학교 입학정원 은 1997년 313,151명에서 1999년 258,076명으로 감소하였다. 계열별로 보면 상업계에서 가장 크게 감소하였으며 수산․해운계는 약간 증가하였다. 이러 한 정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원 확보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 전체의 입학생 미달은 1997년 10,937명, 1998년 9,422명, 1999년 19,908명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더욱이 최근 크게 증가하 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열별로 입학생 미달률은 수산․해운계가 가장 높 으나 정원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다른 전공계열에서 더 문제가 심각한 것 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농림계와 상업계의 입학생 미달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입학생 부족이 심각하다. 공업계는 상대적으로 미 달률이 낮으나 1999년에는 크게 증가하였다.

<표 Ⅱ-8> 최근 3년간 실업계 고등학교 입학생 미달 현황

(단위: 명, %)

계열 1997 1998 1999

정원 미달 정원 미달 정원 미달

농림계 13,662 1,248( 9.1) 12,324 827( 6.7) 11,248 1,416(12.6) 공업계 131,473 2,569( 2.0) 122,916 2,209( 1.8) 112,583 6,229( 5.5) 상업계 162,829 6,776( 4.2) 146,991 5,920( 4.0) 129,255 11,824( 9.1) 수산해운계 2,946 335(11.4) 3,142 466(14.8) 3,252 414(12.7)

가사실업계 2,241 9( 0.4) 1,900 - 1,738 25( 1.4)

계 313,151 10,937( 3.5) 287,273 9,422( 3.3) 258,076 19,908( 7.7) 주: ( )안은 정원에서 차지하는 미달의 비율임.

자료: 교육부(1999). 내부자료.

이와 같은 입학생 미달사태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입학생들의 기초학습능 력을 저하시키게 된다. 왜냐하면 중학교에서 학업성적이 낮았던 학생들이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함에 따라 수학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의 비율이 많아 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는 이러한 상황을 슬기 롭게 극복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운영체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뿐만 아니라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의 내적인 문제는 결국 학생들의 학 습의욕을 저하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학생들은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하 여 입학한 후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게 되면서 탈선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 다. 정철영(1996)의 연구에 의하면, 농업고등학교의 경우 재학생의 2/3 이상 이 학업포기를 생각하고 있으며, 졸업 후에도 비농업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비율이 조사대상 학생의 6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실업계 고등학교 교 육이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미루어 볼 때 산업인력수급은 구조적인 불일치를 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노동시장에서 숙련 불일치를 발생시켜 인적자원의 효율 적 활용에 커다란 장애를 일으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 수요자 중심 직업교육의 미흡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수요자 중심 직업교육은 종래의 경직적인 직업교육의 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수요자 중심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부족 또는 오해로 인하여 공급자가 중심 이 되는 직업교육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직업교육이 미흡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교육서비스와 교육 서비스 수요자의 특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교육서비스 수요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이다. 흔히 직업교육이 학 생의 적성이나 선호를 중시해야 하며, 이러한 적성이나 선호에 따라 교육서 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된다. 즉, 일상적으로 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직업교육은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방식과 직 업교육 내용을 제공하도록 교육체제를 개편해 가고3), 직업교육을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의하면, 직업교육에 학생들의 선 호를 반영하게 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직업교육 수요자의 핵심이 된다.

그러나 산업체도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직업교육의 수요자라고 할 수 있다. 질적 측면에서 직업교육에 의한 직업능력 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산업의 수요는 감소하게 되고 결국 학생들이 직업교육을 기피할 것 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교육서비스 수요자로 학부모를 들 수 있다.

중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때 현실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은 대단히 드물다. 어떤 유형의 직업교육을 받을 것인지 또는 인문교육을 받을 것인지 직업교육을 받을 것인지를 선택함에 있어서 끊임없이 부모의 의견이 개입된다.

이상에서와 같이 직업교육의 수요는 산업체, 학부모, 학생 등의 선호에 영 향을 받게 되며, 이러한 각각의 선호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의사결정 을 필요로 한다. 결국, 직업교육서비스 수요자는 사회 전체적인 의사결정과 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요자 중심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서비스가 단순히 학생 또는 학부모 개인의 선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선택의 문제와 직결 되는 이유는 교육서비스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교육서비스는 가격을 지불하고 소비하는 상품과는 달리 사회생활을 영위 하고 직업세계에서 생산활동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개인의 능력과 역량을 함 양하는 것으로 무형의 재화라고 할 수 있다. 즉, 교육서비스를 소비하는 것 은 미래의 더 높은 소득을 위하여 인적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이므로 소비자 들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으로 재화를 거래하는 통상적인 재화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 사적 재화를 생산하는 기업이 산출물 수요의 변화에 신축적

3) 교육체제의 개편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김윤태 외, 1980; 최영표, 1985; 임 천순 외, 1992; 강태중 외, 1999;, 강무섭, 1999). 이들의 연구는 학교와 학생이라는 학교 내부적 틀 속에서 교육체제개편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 개편은 교육 서비스의 공급자 중심의 개편이며, 비록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려는 방향으 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교육서비스의 수요자를 학생들에게 한정하는

으로 대응하지 못할 때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과는 달리, 교육서비스를 공 급하는 학교는 수요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해서 곧바로 교육시장 에서 퇴출당하지 않는 속성을 가진다. 그 이유는 바로 교육서비스가 공공재 적 성격을 가지며, 사회적 선택의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따라 서 수요자 중심 직업교육은 학부모, 학생, 기업 등 사회적 선택의 문제가 함 께 고려될 때 활성화될 수 있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및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에서부터 운영에 산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직업교육의 내실화를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의 내실화보다는 체제개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수요자 중심 교육의 정착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4)

다. 고용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

산업구조가 대단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동 시에 고용구조를 변화시키며, 직업세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최근 산업구조 변화의 주요한 동인은 지식 및 정보기술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데에 있 다. 특히 지식 및 정보기술의 발달은 산업의 생산기술을 크게 변화시키며,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생산설비의 자동화가 확산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기업이 끊임없이 생산의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다. 기업이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시대에 뒤떨어진 종래의 생산기술을 그 대로 이용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산업의 생산활동에 정보기술이 점차 확대될수록 근로자들은 더 많은 그리고 다양한 새로운 숙

산업구조가 대단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동 시에 고용구조를 변화시키며, 직업세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최근 산업구조 변화의 주요한 동인은 지식 및 정보기술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데에 있 다. 특히 지식 및 정보기술의 발달은 산업의 생산기술을 크게 변화시키며,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생산설비의 자동화가 확산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기업이 끊임없이 생산의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다. 기업이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시대에 뒤떨어진 종래의 생산기술을 그 대로 이용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산업의 생산활동에 정보기술이 점차 확대될수록 근로자들은 더 많은 그리고 다양한 새로운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