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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석탄 해상 물동량 추이와 전망

문서에서 해외곡물시장 동향 제11권 제2호 (페이지 48-54)

▮ 철광석 물동량 추이와 전망

철광석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다른 주요 건화물 대비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산 철강 수출 중단에 따른 동북아산 철강 수요 확대가 철광석 수요에 소폭 도움이 되겠으나, 그보다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건설경기 침체가 철광석 수요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개최된 양회에서 금년 자국의 경제성장률을 5.5%로 제시하였다.

’21년 기록한 8.1% 성장(비록 ’20년의 기저효과가 있었지만)과 비교하면 상당폭의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금년 5.5% 성장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IMF는 지난 1월 중국의 금년 경제성장률을 4.8%로 전망하기도 하였다.

작년 하반기 헝다 그룹 디폴트 위기로 표면화된 중국의 부동산 경기 위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1~2월 중국의 주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하였다.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 자기부담금 인하 등의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에 더해 올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대기질 개선을 위한 하였다. BDI 지수는 지난 1월 평균 1,761 포인트로 전월 대비 38% 급락하였으나, 2월 1,835 포인트, 3월 2,454 포인트로 회복 되었으며, 2월 초 이후로는 줄곧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어렵지 않게 점령할 것이라는 개전 초기의 전망은 현재 유효하지 않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강한 항전과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제재 조치로 고전하고 있으며, 전쟁 또한 예상 대비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양국의 정전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원유, 석탄 등 주요 화물의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우크라이나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이번 전쟁이 향후 어떻게 종결될지, 종결 이후 서방의 對러시아 경제제재가 어느 정도 강도로 이어질지,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 라이나의 재건은 어떤 속도로 이루어질지 여부 등에 따라 건화물선 시장은 그 전개 양상을 달리할 것이다. 이에 더해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 가려 그 중요성이 덜 주목되고 있는 중 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양적 긴축 움직임도 앞으로의 해운 시장에는 위협 요인이다.

제철소 가동 및 산업활동 통제는 중국의 조강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올 1~2월 중국의 월 평균 조강 생산량은 7,898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감소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월 평균 9,055만 톤으로 0.2% 감소에 그쳤다. 이는 중국의 항만 철광석 재고량을 사상 최대 수준에 인접하게 증가시켜, 철광석 신규 물동량 발생을 제한하였다.

<그림 2> 중국 제철소 철강생산 마진 추이 <그림 3> 중국 월별 조강 생산량

자료: 한국해양진흥공사, 중국 통계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되고(2.20) 양회까지 종료되며(3.11), 중국의 제철소 가동 률은 서서히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항만 철광석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재고 우선 사용 독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주요 대도 시 봉쇄 등은 중국의 철강 및 철광석 수요 회복을 지연시키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중순 자국의 철광석 항만 재고량이 사상 최대치에 불과 250만 톤 부족한 1억 6,034만 톤까지 증가하자, 주요 항만의 철광석 야적장 무료 사용기간 단축 및 보관료 인상 등의 조치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중국 철광석 항만 재고량은 3월 18일 1억 5,497만 톤으로 감소하였으나, 그만큼 철광석 신규 수입 수요는 제한되었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오미크론 변이 통제를 위해 3.14~20일 기간 셴젠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 봉쇄령을 실시한 점도 산업활동 및 물류 차질을 초래하여 철광석 수요 회복을 지연시켰다.

<그림 4> 호주/브라질 월별 철광석 수출량 <그림 5> 중국 월별 철광석 수입량

자료: ABARE, 브라질산업통상자원부, 중국해관총서

올 초 발생한 브라질 주요 광업지역의 홍수 피해도 철광석 물동량 및 케이프 시황을 압박하였다. 브라질의 광산 가동은 1월 말 경 대부분 복구되었으나, 홍수에 따른 토양 습도 상승으로 안전관리가 강화되어 철광석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였다.

중국의 철강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제철소 마진 악화 및 이에 따른 고품위 철광석 수요 감소도 브라질산 철광석 물량 감소 요인이다. 그 결과 브라질의 올 1~2월 철광석 수출량은 각각 2,521만 톤, 1,930만 톤으로 최근 3년의 같은 기간 수출량을 하회하였다.

브라질의 감소분을 호주의 수출 증가가 상쇄하였으나, 브라질 대비 짧은 톤마일로 인해 시장 견인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앞서 기술한대로, 중국의 철강 산업은 현재 계절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올림픽, 양회, 오미크론 등 각종 행사 및 질병이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으나, 철광석 수요는 당분간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건설 경기 부 양을 위해 각 지방정부 주도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평년 대비 이르게 추진하고 있는 점도 철광석 수요 및 건화물선 시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철광석 항만 재고 우선 사용 독려 및 원자재 투기 엄단,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한 강력 대응 등은 철광석 수요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금년 재정 적자율 목표를 2.8%로 전년 대비 0.4%p 하향한 점도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 규모 축소를 시사하는 부분이다.

<그림 6> 철광석 물동량 추이와 전망 (백만 톤)

자료: Clarkson / 전월 전망치・전년 대비 증감은 2022년 물동량 기준

철광석과 달리 철강 물동량 패턴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연쇄적으로 이루어진 양국 흑해 항만 통제 및 폐쇄, 러시아의 국제 은행망(SWIFT) 퇴출, 양국 제철소들의 가동 중단 및 불가항력 선포 등 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철강 수출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이에 양국의 철강을 주로 수입하던 중동 및 인근 유럽 국가들은 그 부족분을 중국, 우리나라 등 동북아 지역으 로부터의 철강 수입으로 대체하고 있다.

철강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고철의 공급도 사실상 중단되어, 고철을 원료로 하는 전 기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의 철강 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였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전기 가격 상승도 전기로의 비용 상승 압력을 가중시켜, 전쟁 발발 이후 동북아산 철강에 대한 유럽향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유럽의 아시 아산 석탄 수입 급증과 더불어 주요 선형들의 백홀(Backhaul, 태평양→대서양 항로) 항로 급등을 유발하였으며, 대서양 항로가 태평양 항로 대비 통상적으로 높게 형성되던 기존의 서고동저(西高東低)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건화 물선 시장의 상승 효과 자체보다는 그 교역 패턴의 변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석탄 물동량 추이와 전망

지난 1월 27일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가 전격 해제되자, 수출 금지 기간 중

미루어졌던 석탄 확보 수요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며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동남아 수역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국제 석탄 가격은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해제 이후에도 쉽게 안정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내 석탄 공급의 안정 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간 연간으로 이행하던 DMO (Domestic Market Obligation) 제도를 월간으로 개편하여 점검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향 공급이 축소되며 그 대체재인 석탄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석탄 가격 상승이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를 위협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에 지속 개입하였다. 1월 말에는 자국산 석탄의 항만 판매가격을 톤당 1천 위안으로 제한하고 ‘적정가격은 톤당 900위안 이하’ 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 하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된 2월 말에는 자국산 석탄의 장기 판매가격은 ‘톤당 570~770위안이 합리적’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며 석탄 가격 안정을 지속적으로 시도하였다.

<그림 7> 중국 월별 석탄 수입량 <그림 8> 중국 월별 석탄 생산량

자료: 중국해관총서, 중국통계국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은 단지 가격 가이드라인 설정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성급한 석탄 사용 감축에 따른 초유의 전력난을 경험한 이후, 중국 정부는 석탄의 자체 생산 증대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금년 1~2월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월 평균 3.43억 톤으로 역대 같은 기간 생산량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 중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석탄 생산량 증대가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같은 기간 석탄 수입량은 월 평균 1,770만 톤으로 ’16년 1~2월

이후 동 기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자체 생산 증대분이 수입 감소분을 여유롭게 상쇄 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석탄 증산에 따른 수입 감소와 정부의 석탄 가격 통제는 건화 물선 시장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된 글로벌 에너지 섹터의 상승 랠리는 건화 물선 물동량 패턴에도 큰 변화를 야기하였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향 공급 축소가 심화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한 유럽의 석탄 수요가 확대되었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은행망(SWIFT) 퇴출에 따라 러시아산 상품에 대한 달러화 교역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전체 석탄 수입량의 약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던 유럽은 석탄의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근거리인 미국, 콜럼비아, 남아공 등으로부터의 석탄 확보가 각국의 공급 여력 부족으로 여의치 않자, 유럽의 석탄 구매자들은 호주, 인도네시아 등 태평양 으로 조달처를 확대하였다. 전쟁 발발 이후 폭등한 유럽의 석탄 가격은 유럽 바이어들의 아시아산 석탄에 대한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였고, 그 결과 호주 및 인도네시아산 석탄의 유럽향 판매가 급증하였다. 이는 앞서 기술한 철강의 유럽향 물량 증대와 더불어 전 선형에 걸친 백홀 항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3월 말 현재, 유럽의 석탄 확보 랠리는 잠시 소강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예상외로 고전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정전 방안을 모색하자, 에너지 섹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며 석탄 구매를 지연시키고 있다. 글로벌 석탄 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무역상들의 신용장 개설 한도 소진도 석탄 구매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한 개전 이후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중국이 위안화 결재 시스템을 활용하여 러시 아산 석탄의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아직 확인된 바 없으나) 석탄 구매 열기를 진정시키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전이 실현되더라도 러시아에 대한 은행 및 경제 제재가 지속되는 이상, 에너지 섹터의 정상화는 근 시일 내 기대하기 어렵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ttee)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산 화석 연료 – 천연 가스, 원유, 석탄 등 – 에 대한 의존도를 2027년까지 제로화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기로 하였다. 오는 5월까지 작성 예정인 본 계획에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요를 올 연말까지 2/3 가량 감축하고, LNG 수입선 다변화와 신재생 에너지 공급을 증대시키는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석탄 수입 확대에 대한 계획은 언급된 바 없으나, 단기간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경우 석탄의 대체재 역할 지속은 불가피할 것으로 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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