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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해상 물동량 추이와 전망

문서에서 해외곡물시장 동향 제11권 제2호 (페이지 54-60)

▮ 흑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흑해 수역은 2월 24일 개전과 동시에 사실상 기능이 마비되었다. 러시아는 세계 각국의 경제제재 영향으로,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항만 운영 불능으로 각각 곡물 수출이 중단되었다. 개전 직후 폐쇄된 Kerch 해 협의 통항이 지난 3월 9일 재개되며 러시아산 곡물이 터키, 이집트 등 인근 국가로 소량 수출되고 있지만, 정상 시장 기능을 수행 중이라고 볼 수는 없다.

흑해 최대 곡물 수출국 간의 전쟁으로 흑해 항로가 초토화된 점에 대해서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흑해 운임 시장에 대한 초점은 종전 이후 정상화 가능 여부에 보다 더 맞추어져야 한다. USDA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시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을 기존 전망치 대비 대폭 하향 조정 하였다. 소맥의 경우 러시아의 수출량은 3,200만 톤으로 전월 전망치 대비 3백만 톤 하향, 우크라이나는 2천 만 톤으로 4백만 톤 하향 조정하였다.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수출량은 2,750만 톤으로

전월 전망치 대비 6백만 톤 하향 조정하여 올 시즌 잔여 기간인 2분기 말까지 흑해산 곡물의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림 10> 흑해 월별 소맥 수출량 <그림 11> 흑해 월별 옥수수 수출량

자료: AgriCensus(흑해 = 러시아 + 우크라이나)

올 7월 시작되는 흑해의 2022/23 시즌 전망치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으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의 재배 차질이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과 수출을 대폭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협회는 전쟁 발발 이후 연료 부족이 심화되어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의 운영 차질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유는 우크라이나 전체 공급의 70%를 러시아와 벨라루스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농기계 운영 불가에 따른 경작 차질에 더해, 일부 농업지역은 러시아군에게 점령되어 재배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배과정에 적절히 관리되지 못 하고 방치된 곡물은 소출 감소로 이어져, 우크라이나의 2022/23 시즌 곡물 생산량은 최대 30~40% 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전 협상이 조기에 체결되어 농업 생산 활동이 재개되면 곡물 소출 피해는 다소나마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 전쟁 중 식량 공급 안정을 위해 일부 곡물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 상황까지 감안하면 올 하반기 흑해의 곡물 수출은 재난 수준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림 12> 소맥 물동량 추이와 전망 (백만 톤)

자료: U.S.D.A / 전월 전망치・전년 대비 증감은 2021/22 시즌 물동량 기준

▮ 남미

당초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던 브라질의 대두 생산 및 수출은 재배 후반에 브라질 남부를 중심으로 발생한 가뭄 피해로 지속 하향 조정 중이다. 브라질 농업 정책기관인 CONAB은 최근 자국의 금년 대두 생산량을 1억 2,270만 톤으로 전망 하였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약 11% 감소한 수준이다. 대두 수출량도 8,016만 톤으로 전년 대비 약 6백만 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USDA도 최근 보고서에서 2021/22 시즌 브라질 대두 수출량을 8,550만 톤으로 전망하여 이전 전망치 대비 5백만 톤 하향 조정하였다. 비록 올 1~2월 브라질의 대두 수출은 최근 수년의 같은 기간 대비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지속적인 작황 하향 조정 및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대두 수출 시즌 후반인 2~3분기에는 물량 위축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림 13> 브라질 월별 대두 수출량 <그림 14> 브라질 월별 옥수수 수출량

자료: 브라질산업통상자원부

올 시즌 브라질의 이모작 옥수수 생산량은 전 시즌 대비 42% 증가한 8,61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부터 본격 출하되는 브라질산 이모작 옥수수의 풍작이 현실화 될 경우 흑해의 부진을 상쇄하며 남미 항로의 강세를 평년 대비 장기간 지속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산 비료의 공급 차질이 브라질의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면밀한 주시가 요망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벨라루스는 모두 대표적인 비료 수출국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쟁 중 자국의 농업 안보 확보를 위해 일부 비료의 수출을 금지하였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여파로 무역에 차질이 발생 중인 점도 비료의 수급에 지장을 초래하였다. 전 세계 칼륨 비료의 약 16%를 공급하고 있는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논의도 서서히 시작되어 글로벌 비료 공급 부족 우려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6개국은 UN 식량농업기구에 러시아산 비료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캐나다 등으로부터 비료의 대체 공급을 추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그러나 비료의 원료인 에너지 가격 강세와 러시아, 벨라 루스 등 주요 수출국들에 대한 제재 확대, 또 다른 비료 수출 대국인 중국의 자국 공급 우선 정책 등은 비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남미 국가들의 작황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물량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나, 국제 비료 공급 부족이 장기화 될 경우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의 농업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림 15> 대두 물동량 추이와 전망 (백만 톤)

자료: U.S.D.A / 전월 전망치・전년 대비 증감은 2021/22 시즌 물동량 기준

▮ 북미

남미 대두가 본격 출하되며 북미의 대두 수출은 점차 소강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산 옥수수의 조달이 중단되자, 미국은 사실상 옥수수 수출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공급처로 떠올랐다. USDA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국의 올 시즌 옥수수 수출량을 이전 전망치 대비 2백만 톤 상향 조정한 6,350만 톤으로 전망 하였다.

<그림 16> 미국 월별 대두 수출량 <그림 17> 미국 월별 옥수수 수출량

자료: USDA

그러나 이는 2020/21 시즌 기록한 수출량인 6,860만 톤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의 브라질 이모작 옥수수 흉작에 따른 반사효과를 올 시즌에는 기대하기 어 렵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여 옥수수의 에탄올 생산 투입 비중이 증대된 점도 옥수수 수출량 증대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위와 같은 상황들을 고려하면, 브라질의 이모작 옥수수 출하 이전까지는 미국산 옥수수가 흑해산의 공백을 상쇄하며 물동량을 주도하겠으나, 브라질산이 출하되는 3분기 이후에는 그 영향력이 급격히 위축되는 패턴을 예상할 수 있다.

<그림 18> 옥수수 물동량 추이와 전망 (백만 톤)

자료: U.S.D.A / 전월 전망치・전년 대비 증감은 2021/22 시즌 물동량 기준

▮ 중국 및 기타 지역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흑해산 곡물의 공백은 호주, 인디아 등이 다소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주의 경우 올 시즌 사상 최고 수준의 소맥 작황으로 공급 여력이 넉넉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호주는 내륙물류 처리 능력의 한계로 실제 곡물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USDA도 최근 보고서에서 2021/22 시즌 호주의 소맥 수출량을 2,700만 톤으로 이전 전망치 대비 1백만 톤 상향 조정 하는데 그쳤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맥 수출 확대를 시도하는 인디아의 최근 움직임이 이목을 끌고 있다. 2019/20 시즌 이전 인디아의 연간 소맥 수출량은 1백만 톤에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비교적 넉넉한 잉여 재고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내륙 물류 설비와 품질관리 부족이 수출에 장애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인디아는 최근 곡물 수송 열차 확보 및 항만 곡물 저장설비 확충, 품질검수 강화 등을 통해 소맥 수출 증대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흑해의 부재를 기회로 활용하여 소맥 수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USDA는 2020/21 시즌 360만 톤을 기록한 인디아의 소맥 수출이 2021/22 시즌에는 1천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 하였는데, 이는 이전 전망치 대비 3백만 톤 상향 조정된 수치이다.

인디아의 소맥 수출이 건화물선 수요에 의미있는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올 시즌 중국의 대두와 옥수수 수입량은 각각 9,400만 톤 / 2,600만 톤으로 전망된다 (USDA). 대두의 경우 국제 가격 상승 및 중국의 분쇄가공 마진 약세 영향으로 이전

전망치 대비 3백만 톤 하향 조정되었고, 옥수수는 변동없이 유지 되었다. 중국의 수요가 국제 곡물 시장의 중요한 변수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흑해, 남미 등 공급처의 상황 변화가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림 19> 원산지별 중국향 대두 가격 추이 <그림 20> 중국 대두 분쇄가공 마진 추이

자료: CME, BMF, 한국해양진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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