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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괄적 합리주의(comprehensive rationalism)

공공계획이론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중 가장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지지를 받 고 있는 합리적 계획이론(rationality-based planning theory)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합리적 계획이론은 1940~50년대 시카고학파의 중심 이론이었던 고전 경제이론인 “이성적 인간의 효용극대화적 행위”에 근거하여, 1950년대와 60년대를 풍미한 “청사진식”(blueprint, 물리적 계획을 수반한 디자인 적 관점의 도시계획) 계획이라는 전형을 낳았다(Taylor, 1998a: 3~36). 이러한 물 리적 계획 및 디자인적인 공공계획은 도시 및 지역의 토지이용과 공간 형태등에 대해 건축가 또는 공학자들에 의한 종합계획(master plan) 수립 등의 현상으로 나 타나게 되었다.

이는 공간적 활용에 대해 중립적으로 물리적 접근을 주로 강조하면서, “공간을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디자인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대지향적(modernized)이고 미학적(aesthetic)인 접근을 추구하는 계획이론이다. 따라서 이러한 물리적이고 디 자인 접근적인 계획이론은 각 지역에 구성요소인 인적․물적 존재들의 관심사항

이나 요구사항 등의 사회경제학적인 필요성을 배제한 종합계획을 제시하고 실행 하였기 때문에, 실제 집행에 있어서는 공간 활용에 관한 경험적인 연구나 기존 이론 등에 근거하지 못한 채, 오직 계획가의 논리와 합리에 기반한 직관적이고 심미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을 중심으로 이른바 “유토피아적 사회주 의”의 반영으로 더 나은 거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면서, 초기 단계의 규범 적 계획론이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의 규범적인 특성이란 사회적, 시대 적 가치를 반영하는 참여적이거나 협력적인 것이 아니었다. 즉, 사회적 현실 속 에서 주민의 욕구와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 이상적인 물리적 공간 환경에 대한 전문가(계획가)의 이상적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었기에 결국 계획과정 은 이상적 목표에 대한 기술적 수단의 모색 수준을 넘어설 수 없었다.

이와 같은 근대적 공공계획의 사조들은 1960~70년대에 나타나는 절차적 (procedural)이면서 과학적 수단을 핵심으로 하는 실용적 합리주의(pragmatic rationalism) 계획이론의 토대가 된다. 1960년 대 이후의 계획이론은 이전 시대의 물리적이고 심미적인 요소에 기반을 둔 이론들이 직면했던 비판들, 즉, ① 거주 자들의 사회경제적인 생활에 대한 이해의 부족, ② 공간에 속한 개인들의 삶이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의 부족, ③ 종합계획의 비탄력적인 특성 등을 논리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립되었다(Taylor, 1998a: 64).

이 시기의 계획이론은 Faludi(1973)에 의한 절차적 계획이론으로, 나아가서는 Giddens(1994)의 사이버네틱(cybernetic) 계획모형으로 연계된다. 이 들 모형의 기 본적인 특징은 서로 연계된 지역(계획 대상)을 ① 시스템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 여야 하며, 따라서 공공계획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② 합리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 다는 것이다(McLoughlin, 1969). 이 같은 접근은 이른바 실용적 합리주의에 기초 하여 공공계획의 가설 설정과 그 실행에 있어 직관적인(intuitional) 의사결정을 배제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수리모형 중심의 과학적 방법을 따르는 계획이론이 라고 할 수 있다(Verma, 1996; Moon, 1994: 27~28).

포괄적 및 실용적 합리주의는 의사결정 자체에 관한 계획이론이라기 보다는

공공계획의 실행에 있어서 합리적 절차만을 요구하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서, 실 용적 합리주의 공공계획이론은 “합리적으로 절차를 따르기만 하면 공공계획이 당면한 목적은 올바르고 바람직하게 성취될 수 있는가?”에 대해 “그렇다”라는 답변을 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Brooks(2002: 84)가 직시하듯이, 주어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최선의 선택은 할 수 있을 지라도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상황에 따른 최선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불분명한 제약조건 하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답을 제공해주지 못하 는 조작적(operational) 계획이론이라는 한계점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공공계획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합리주의 적 접근이 선호되고 있다. Baum(1996)이 포착하고 있는 바와, 계획가들은 현실적 으로 계획 설정이나 문제해결의 과정에 있어서 존재하는 위험요소를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합리주의 계획이론은 이 런 측면에서 계획가를 비롯한 정책집행자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되기 때문이 다.18)

결국 합리주의적 계획이론이 가장 유용하게 작용하는 때는 계획의 목적이나 기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존재하여 논쟁의 여지가 없는 문제들을 다루 는 경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계획은 복잡다단한 현실세계에서 수시로 대립 되고 부딪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19), 미래의 불확실 성에 대한 예측은 인간행태와 사회현상을 가치중립적인 기술적, 도구적 합리성 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합리주의적 계획이론은 현실 세계의 사회경제적 문제해결을 위한 역할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여기서 “점진주의

18) Brooks(2004: 94)는 공공계획에 합리주의가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조건에는 1) 상충하는 가치가 이미 해결되었을 때, 2) 특정 목표가 재분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최적화의 상태일 때, 3) 정치적 과정이 주요한 곳에 개입되어 있지 않을 때, 4) 결정권자의 권위가 모든 공동체 로부터 완전히 합법적으로 인정될 때, 5) 마지막으로 결정과정이 분권화 되어 있지 않고 중앙집권화 되어 있을 때 공공계획에 합리주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19) Wildavsky(1973)의 표현대로 계획이란 “사악한(wicked)"한 문제, 즉, 수학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지도 않고, 근본적으로 똑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는 무엇이 옳은 가에 대한 규칙 도 절차도 없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incrementalism)” 접근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합리주의적 전통 안에 서의 실천적 대안으로 제시된다.

(2) 점진주의(Incrementalism)

점진주의는 의사결정권자로 하여금 관료주의의 특성과 함께 합리적 판단이 가 지는 한계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하게 하는 것이 주요 목 표이다. 점진주의의 이론적 배경은 Simon(1957a, 1957b)의 “제한된 합리성 (bounded rationality)”에서 찾을 수 있다. Simon(1957a)은 먼저 인간의 지적능력이 해결해야 할 문제의 범위를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심하면서, 인간은 의사결 정을 함에 있어서 모든 가능한 대안들을 다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실행 가 능할 것 같은 현실적 대안들만을 고려한다고 보았다.20) 이러한 계획가로서의 관 리적 인간은 수단과 목적을 동시에 비교하며, 따라서 특정한 대안이 목적 달성에 어느 정도 충분한 상황에 도달한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수용하게 된다. 따라서 공공계획에 이러한 논리가 적용되어질 때에는 계획가는 공공계획의 의사결정과 정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고려하려는 노력보다는, 수단적으로 접근 가능하고 적정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을 내포한 한정된 대안을 추출한 뒤, 이를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을 요구하게 된다(Lindblom, 1965).21)

점진주의적 계획이론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합리적 계획이론이 접근 방식인 미리 모든 예상 가능한 결과들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략이라기보다는 반

20) Simon(1957b)은 인간의 만족감을 이러한 인간의 지적한계에 대한 결과로 인식한다. 이러한 인식은 최대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제적 인간(economic man)"의 개념대신 보다 현실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만족할 줄 아는 "관리적 인간(administrative man)"상으로 연결된다.

21) Lindblom(1965: 144~148)은 점진주의적 계획이론의 입장에서 의사결정권자들이 현실적으로 정책집 행환경에 처해 있을 때 사용하는 여러 단계의 조정(adaptation)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한계 증가분(marginal increments)만에 기반한 대안들의 특징적 차이만을 비교, 평가 - 제한된 정책 대안(policy alternatives)의 수를 고려

- 주어진 대안별로 제한된 수의 중요한 결과(consequences)만을 고려 - 정책에 대한 목표의 수정과 동시에 목표에 따른 자료의 재구축적 처리 - 연속적으로 행하여 지는 분석과 평가

- 실행된 분석과 평가에 대한 치유적 지향(remedial orientation)

대되는 결과들이 개별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자연스럽게 다루어지고 해결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점진주의적 접근은 실제 공공계획의 집행은 정치적 현실을 고려해야 함을 주지시켰다는 측면에서 계획이론에 주요한 축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지만 포괄적 합리주의 진영으로부터 만만치 않은 반격 을 받기도 했다.22)

점진주의 이론은 특히, 현재의 공공계획이 공공(public)으로부터 광범위하게 거부되어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이 요구되는 상황이나 새로운 집행기구가 현재 의 공공계획 실행을 기술적이거나 새로이 발견된 문제점, 혹은 정치적으로 거부 할 경우에는 적용되기가 힘든 난점이 있다. 이와 같이, 점진주의 이론은 그 특성 상 일단, 공공계획이 시행되고 나면 이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 보완하려는 경 향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적 측면에서 약자의 입장보다는 정치적으로 강한 파워 를 가진 엘리트 계층에 친화적인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비록 현재에는 기술적

점진주의 이론은 특히, 현재의 공공계획이 공공(public)으로부터 광범위하게 거부되어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이 요구되는 상황이나 새로운 집행기구가 현재 의 공공계획 실행을 기술적이거나 새로이 발견된 문제점, 혹은 정치적으로 거부 할 경우에는 적용되기가 힘든 난점이 있다. 이와 같이, 점진주의 이론은 그 특성 상 일단, 공공계획이 시행되고 나면 이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 보완하려는 경 향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적 측면에서 약자의 입장보다는 정치적으로 강한 파워 를 가진 엘리트 계층에 친화적인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비록 현재에는 기술적